My Favorite Song 과 함께 쳇 베이커를 대표하는 앨범입니다. 얼마전에 유럽에서 리이슈로 나왔는데, 이번에 마장뮤직에서 퍼시픽 재즈와 정식음원 계약을 통해서 리이슈 LP로 발매했습니다.
정식 발매 음반을 확인하는 방법은 재킷에 Pacific Jazz라는 글씨와 레이블에도 역시 같은 Pacific Jazz의 로고가 찍혀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음반이 도착하자 마자 들어 봤는데 음질이 시원치 않았습니다. 원래 오리지날 음반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지인 집에서 오리지날 음반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이정도 음질은 아니었습니다.
기억에 의한 비교를 통해서 음반 평을 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아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들었던 시스템도 내 시스템이 아닌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좋은 걸 좋다고 하는 것은 기억과 비교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좋지 않게 들은 경우 좋지 않다고 쓸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는 좀더 확실한 근거나 기준을 밝혀야 합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문득 머리속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 음반을 어디선가 본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한참 생각을 하다가 어디서 봤는지 생각해냈습니다.
바로 이 음반 입니다. 사실 실물은 본적이 없고 테스트 LP 만들 때 표지에 사용할 목적으로 스튜디오로 직적 배송해서 사진 촬영을 했던 음반입니다. 이후에 오리무중으로 사라졌습니다. 생각이 나서 찾다가 못 찾아서 비교해 볼 목적으로 다시 구입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리지날도 아닌 리이슈 음반을 두번 사게 되었습니다.
겉 표지에 Pacific Jazz 라는 글자가 안보이고 레이블 디자인도 전혀 다르게 되어 있고 해당 로고도 안보입니다. 정식 계약을 맺고 음원을 받아서 제작한게 아니고, 해적 음원이나 CD를 음원으로 사용해서 제작된 음반이라는 얘기입니다.
재킷 뒷면을 보면 우측 상단에 DMM 커팅을 했다고 표기되어 있고, 우측 하단에 made in EU라고 적혀 있습니다. 독일이나 프랑스라고 적지 않고 EU라고 표기한 것을 봐서는 체코에서 커팅과 프레싱을 한 음반으로 보여집니다.
음반 이력은 대충 파악이 되었고 본격적으로 음질을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검은색의 마장 뮤직 제작 음반은 목소리가 흐리고 탁한 느낌을 줍니다. 트럼펫도 아무리 쳇 베이커가 부드럽게 분다고 하지만, 트럼펫 특유의 예리함이 약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샛노란 리이슈 엘피를 걸어 봅니다. 앞서의 음반보다 고음의 해상력이 조금 더 나옵니다. 보컬의 고음도 좀더 나오고 트럼펫도 존재감이 살짝 더 두드러져 들립니다. 아마도 DMM 커팅의 장점이 발휘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의 음원이 고음이 충분하고 날카로운 경우 DMM 커팅은 오히려 이런 점을 더 부각시켜서 치찰음이 강조되고 귀를 피곤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쳇 베이커의 이 음원 같은 경우 음원 자체가 흐릿하고 고음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 경우 DMM 커팅이 래커 커팅에 비해서 고음 표현을 좀더 디테일하게 할 수 있어서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정식 라이센스 계약 앨범이 해적 음원으로 만든 음원보다 음질이 더 못한 드문 경우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마장뮤직의 커팅과 플레이팅 능력을 생각한다면 제작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음원 자체가 가지는 문제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한번 음원의 중요성과 음원의 상태에 따른 커팅 방법의 선택이 최종적인 음질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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