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휴가차 들른 홍콩 오디오쇼에서 초음파 LP 크리너를 보았습니다. 그 때 관심이 가서 전시 부스 앞에서 30분 정도 있으면서 이것저것 꼼꼼하게 살펴보고 실제로 판을 세척하는 것도 지켜보았습니다. 덩치가 커서 사오진 못했고, 그 전시 부스에서 파는 액세서리만 사들고 왔습니다.
전시 부스에서 그 때 찍은 사진입니다. 그 뒤로 가끔 이 크리너가 소개된 글을 보고는 했습니다. 그래도 실물을 직접 사용해 볼수 없으니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110V 미국버전을 한국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관심을 보이니 시험삼아 사용해 보라고 합니다.
전 리뷰할 물건을 일단 분해를 해봅니다. 내부를 봐야 만듦새의 수준과 제작 노하우를 어느정도 알수 있고 좀더 심도있는 리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밑면 분해한 모습입니다. 3개로 원형으로 돌출된 부분이 초음파 진동 빌생기입니다. 그 사이에 직사각으로 보이는 3개는 온도 센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온도 센서 내부를 열어본 사진입니다. 단열재를 넣어서 기기 내부의 온도에 상관없이 수조의 물 온도를 정확히 측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옆면도 분해 했습니다. 아래 사진이 옆면 분해한 모습입니다.
반대측 옆면도 이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초음파 발생기 출력이 크다보니, 전원부도 무시하지 못할만큼 크고 복잡합니다. 이 제품은 110V 용이다 보니 SMPS 전원부에 사용된 콘덴서 내압이 200V 정도로 높지 않아도 됩니다. 220V 용은 전원부의 콘덴서 내압이 400V 정도로 높아져야 하는데, 그러면 콘덴서 크기와 가격이 올라갑니다. 실제 가격도 110V 용은 미국내 현지 리테일 가격이 850달러인데 반해, 220V 용은 1100달러로 250달러나 비쌉니다.
초음파 세척기는 보통 출력이 작으면 오랜시간 가동을 해야 세척이 됩니다. 세척시간을 줄이려면 출력을 높여야 합니다. 상용 초음파 엘피 크리너들은 세척 시간을 길게하면 안되기 때문에 출력을 높여서 제작합니다.
이 세척기도 90W 짜리 초음파 진동기를 3개 사용해서 총 270W의 출력을 내도록 했습니다. 이 세척기 전체 소비 전력은 380W 입니다.
이 세척기의 특징은 보통의 12인치 엘피만 세척이 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특이하게 10인치와 7인치 LP를 세척할 수 있습니다. 물론 SP 판 세척도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맨 뒤쪽 빈 틈 2 곳이 12인치용 슬롯이고 그 앞에 있는 것이 10인치나 SP용이고 맨앞이 7인치 용입니다. 수조에 엘피를 돌려주는 구동장치 겸 커버를 덮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엘피를 돌려주는 구동장치의 전원은 어댑터 잭으로 본체에 꼽게 되어 있습니다. 나처럼 10인치 엘피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반가운 기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엘피 구동장치 내부의 사진입니다. 플라스틱 기어로 돌아가게 되어 있고 기어의 축은 스테인리스 재질입니다. 처음에 홍콩 오디오쇼에서 볼 때 플라스틱이라 내구성이 약할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나의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것을 사용을 시작하면서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초음파가 수조 바닥에서 위로 출력을 내니 물이 쉽게 수면 위로 증발이 됩니다. 결국 사진에서 보듯이 구동장치의 기어는 물이 적셔진 상태와 비슷하게 됩니다. 철이나 알루미늄 기어라면 쉽게 부식이 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플라스틱 기어를 선택한 이유는 물에 강하면서 소음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자는 기존의 초음파 엘피 세척기들이 40~45kHz 를 사용하는데 반해 이 제품은 35kHz 를 사용해서 엘피의 손상 가능성을 줄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초음파 기기 제작 전문가에게 확인한 결과 주파수 대역이 엘피에 손상을 주는지 여부는 그 영향은 미미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출력이 얼마나 쎄냐와 초음파에 노출된 시간이 얼마냐가 인가입니다. 다만 유리 같은 단단한 물체를 세척할 때는 27kHz 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를 사용하고 플라스틱 세척의 경우는 40kHz 근처의 대역을 사용한답니다. 이것을 유추해보면 이 제품은 단단한 플라스틱과 SP 같이 플라스틱보다는 약간 더 단단한 재질에 포커스를 맞춘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음파의 주파수는 초음파가 털어내는 불순물의 입자 크기와도 상관이 있습니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파장이 짧아지면서 좀더 작은 입자에 집중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 제품은 기존의 초음파 엘피 세척기보다 약간 더 큰 입자의 세척에 강하다는 것을 추정해 볼수 있습니다.
초음파의 세기나 노출시간도 중요하지만 초음파가 엘피 표면에 어떤 각도로 접촉하느냐도 중요한 변수 중에 하나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초음파도 음파의 일종입니다. 음파는 종파로서 파동의 진행 방향과 매질이 왕복으로 왔다갔다 하는 방향이 일치 합니다.
여기서 간단히 횡파와 종파에 대해서 살펴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엘피 크리너의 수조 바닥에서 초음파가 발생하면 초음파는 수면을 향해서 진행합니다. 이 때 물 입자도 상하로 왕복 운동을 하게 됩니다. 엘피 표면을 물 입자가 다이렉트로 직접 때리지 않습니다. 90도 각도를 두고 옆에서 출렁거리는 형태가 됩니다.
K 사의 초음파 세척기는 초음파 발생기가 엘피면 옆에 있습니다. 그러면 초음파는 횡으로 진행하고 물 입자도 횡으로 왕복 운동을 하게 됩니다. 물입자가 수직으로 서 있는 엘피 표면을 직접 때리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는 초음파의 에너지가 엘피 표면을 그대로 때리기 때문에 세척력이 극대화 됩니다. 반면에 소릿골이 손상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파도가 치는 바닷가 방파제에 서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방파제가 파도를 정면으로 맞는 곳과 90도 비껴서 맞는 곳을 비교해보면 방파제에 가해지는 파도의 에너지는 천지차이로 다릅니다.
K사도 개발단계에서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초음파 발생기와 엘피 사이에 금속 격벽을 만들어 초음파 에너지가 엘피 면에 직접 때리지 않고 돌아서 간접적으로 가해지도록 했습니다.
Kirmuss 의 초음파 세척기는 바닥에 초음파 진동자를 두어서 엘피 면에 초음파 에너지가 90도로 비껴서 맞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세척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큼 소릿골이 손상될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시작하기 위해서 수조에 물을 채웁니다. 설명서와 시연 동영상에는 증류수를 사용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석회질이 많은 미국의 수도물 때문인 듯 합니다. 한국의 수도물은 석회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역삼투압 정수기로 정수된 물을 사용해도 문제 없습니다. 설명서 대로 70% 이소 프로필 알콜을 40ml를 추가로 붓습니다.
이제 엘피를 꼽아 넣을 차례 입니다. 12인치 2장과 10인치 1장을 꼽았습니다. 전원을 넣고 스위치를 두번 터치하니 가동을 시작합니다. 이제 엘피가 서서히 돌기 시작합니다. 엘피가 제대로 꼽혀지지 않으면 엘피가 제대로 회전하지 않습니다. 엘피가 회전하지 않으면 물과 공기와 엘피가 접하는 경계면에 초음파 에너지가 집중되면서 엘피 소릿골에 손상이 올수 있습니다. 시작하고 엘피가 도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하면서 레이블 보호기를 쓰지않고 바로 알판을 세척기에 꼽는게 상당히 편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구멍에 무엇을 끼워 넣는 다는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엘피가 크고 잡을 곳이 마땅치 않고 잘못 잡으면 지문이나 흔적이 남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가동을 하면서 소음이 얼마나 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국내 K사의 초음파 세척기보다는 확실히 소음이 적습니다. 독일의 D사 제품보다도 약간 적게 나는거 같습니다. 특히 초음파 세척시 소음도 약간 적지만 압축공기로 불어네는 과정이 없어서 덜 시끄럽습니다. 초음파 LP 세척기치고는 소음이 큰 편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렇다고 음악 들으면서 하기에는 거슬리는 수준의 소음은 납니다.
5분 기본 세팅을 돌리고 꺼내서 물기를 털고 동봉된 극세사 수건으로 물기를 훔칩니다. 따라온 극세사 수건의 흡수력이 꽤 좋습니다. 12인치 2장을 다 닦고 10인치를 꺼냅니다. 음반 세척이 끝나고 레이블에 물이 묻었는지 확인해봅니다. 문제 없더군요. 잡음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확인차 텐테이블에 얹어 봅니다.
전체적으로 잡음이 줄어들은 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특히 들릴듯 말듯 작게 바닥에 깔리는 백그라운드 잡음이 줄어들은게 눈에 뜨입니다. 일단 첫 세척 테스트는 합격점입니다. 본격적으로 먼지가 좀 있는 판들을 골라서 세척을 시작합니다. 12인치 2장에 10인치 한장 조합으로 세척을 합니다.
참고로 초음파 세척이 끝나면 바로 음반을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대로 오래 방치하면 물에 떠다니는 먼지가 엘피에 다시 달라붙게 됩니다. 오래 방치 했을 경우에는 다시 가동시킨 후에 엘피를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두번째도 역시 세척이 문제없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10인치 음반을 꺼내보니 레이블 가장자리에 물기가 묻어 있습니다. 12인치도 그렇지만 10인치 음반은 예전에 나온 모노반이 많고 그래서 레이블이 종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코팅이 된 경우는 수건으로 훔치면 간단히 물기가 없어지지만, 종이 레이블은 젖으면 쉽게 마르지 않습니다. 보통 몇시간은 지나야 마르게 됩니다.
이번에만 그런가 싶어서 다시 세척을 시도해봅니다. 역시 12인치는 문제가 없는데, 10인치 음반은 가장자리가 물에 젖어 있습니다.
하자라면 나름 결정적인 하자일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종이 레이블은 젖었다가 마르면 되는게 아니라 마른 후에도 젖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제작을 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내부 설계도 좋고 외부 마감이나 디자인 수준을 생각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문제는 발견했고 다른 성능은 어떤지 알기위해 세척을 계속하면서 살펴 봅니다. 다 문제 없는데 어김없이 10인치는 레이블 가장자리가 물에 젖는 문제가 생깁니다.
4번 정도 연속해서 세척을하니 5:00 이라는 시간 표시 아래에 있는 LED에 녹색만 켜지다가 두번째 칸인 주황색이 켜집니다. 세척이 끝난 엘피를 만져봐도 물이 미지근해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이 비로 주황색 등이 들어온 상태입니다.
설명서에서도 35분 정도 사용하면 10여분 쉬었다가 사용을 할 것을 권합니다. 제품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주황색 LED 가 켜진 상태에서도 계속 세척을 해봅니다. 총 연속 세척 횟수 9회 정도 되니 드디어 주황색 옆에 적색 LED에 불이 들어옵니다. 판을 꺼내는데 김이 모럭모락 피어오릅니다. 더이상은 연속해서 가동을 하면 안될거 같습니다.
모듬 초음파 세척기는 매체인 물의 온도를 올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왜 물이 뜨거워지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앞서서 90와트 짜리 3개로 초음파 진동을 발생시킨다고 했습니다. 이 초음파 에너지는 초음에는 파동이지만 결국은 열로 바꿔어 수조의 물을 뜨겁게 만듭니다. 초음파 출력을 낮추면 이런 문제가 완화되지만 세척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연속해서 대 여섯번 세척을 하고 따라온 극세사 천으로 물기를 닦아내다 보니 금새 극세사 천이 축축해집니다. 그래서 극세사 천을 하나 더 준비해서 2개를 사용해서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척기에서 판을 꺼내서는 일단 일반 수건이 깔린 곳에 톡톡 털어주고 첫번째 극세사 천으로 한번 슥하고 전체적으로 물기를 훔칩니다. 그 다음에 뽀송뽀송한 극세사 천으로 한번 더 물기를 닦아주면 아주 잘 물기가 마릅니다. 다음 번에도 첫번째 수건과 두번째 수건 순서대로 하면 두번째 극세사 천은 열장 이상을 닦아도 물기가 그다지 많지 않게 됩니다.
이지크린에 연결된 진공 청소기를 이용해서 물기를 빨아내면 좋을것 같아서 그것도 시도를 해봤습니다. 물론 가능하고 물기도 잘 없어집니다. 그런데 레이블 보호기를 끼워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만해서 잘 안하게 되더군요. 극세사 수건을 2장으로 차례로 사용하면서 물기를 닦아보니 할만합니다.
이제 어느정도 물기 닦는 것도 숙달이 되었는데, 10인치 음반 레이블 젖는게 영 마음에 걸립니다.
도대체 왜 10인치만 레이블이 물에 젖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머리에서 가시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엘피를 돌리는 구동부를 꺼내서 엘피를 슬릿에 전부 끼워 보았습니다. 12인치는 물이 따라 올라오는 것을 막는 스펀지가 레이블 바깥까지만 있는데, 10인치는 이 스펀지가 길이가 12인치와 똑같다 보니 레이블 안에까지 침범해서 닿는 것이었습니다. 엘피를 세척하다 보면 이 스펀지에 물이 적셔지고 결국은 안쪽 스펀지에까지 스며들어 레이블을 적시게 하는 것이라고 추측되더군요.
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스펀지를 고정하는 바를 슬릿에서 뽑아냈습니다.
그래서 사진에서 처럼 스펀지 끝에서 20mm 정도 되는 부분에 칼을대서 자른 후 20mm 정도 되는 스펀지를 뜯어냈습니다. 위 사진의 맨 왼쪽이 뜯어낸 스펀지고, 가운데가 스펀지를 들어낸 바이고, 오른쪽이 스펀지 떠어내기 전의 바입니다 스펀지 떼어낼 때 조심 할 것이 있습니다. 2개의 바를 스펀지가 마주보게 한 상태에서 한쪽을 선택해서 제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슬릿에 끼울 때 스펀지 남은 부분이 반대쪽을 바라보게 되서 짝이 안맞게 됩니다.
사진을 보시면 10인치 부분이 12인치 슬릿보다 2센티 정도 스펀지가 짧아진 것을 아실수 있습니다. 이제 시험을 해서 제대로 수정이 되었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10인치 음반을 넣고 세척을 해보니 레이블에 물기가 전혀 묻지 않습니다. 알고보면 간단한 것인데, 그걸 모르고 대 여섯장의 10인치 앨범을 물에 젖게 했습니다.
이제 이 초음파 세척기가 음반의 소릿골을 상하게 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20여장을 닦고 나서 수조에 남은 물을 천천히 가라앉히고 침전물이 어떤지 살펴봅니다.
염화비닐 성분으로 추정되는 가루는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청감상으로도 소릿골을 상하게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제 최종적으로 세척 성능이 어떤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몇 년째 메인으로 사용하는 이지크린과 냉정한 비교 평가에 들어갑니다. 동일하게 오염된 동일한 레파토리의 엘피가 2장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민트급 음반을 일부러 동일하게 오염을 시키지 않는 이상 이런 상황은 현실적으로 있을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방법을 하나 생각해 냈습니다. 평가 방법은 초음파 세척기로 세척한 후에 음반을 들어서 노이즈를 체크하고 그 음반을 이지크린으로 다시 한번 세척해서 노이즈가 줄어드는지 확인을 합니다.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 반대로 이지크린으로 세척한 음반을 듣고, 그 음반을 초음파 세척기로 다시 한번 세척을 하고 노이즈가 줄어드는지 확인을 하는 것입니다.
경우의 수에 의한 편차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분량의 엘피를 이용해서 반복적으로 시험을 했습니다. 어떤 음반은 초음파 세척을 2번이나 했는데도 더이상 줄어들지 않는 노이즈가 이지크린 세척으로 확연히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반대로 이지크린으로 충분히 세척해도 더이상 줄어들지 않던 노이즈가 초음파 세척후 노이즈가 한단계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지크린으로 한번 더 세척했을 때 줄어드는 노이즈는 상대적으로 귀에 잘들리는 노이즈 였다는 점입니다. 초음파 세척기로 한번더 세척했을 때 줄어드는 노이즈는 상대적으로 작고 미세하게 들릴듯 말듯 바닥에 깔리는 백그라운드 노이즈와 비슷했습니다.
추정컨데 브러쉬를 통한 물리적 세척은 상대적으로 큰 먼지 제거에 효과적이고 초음파 세척기는 상대적으로 작은 먼지 제거에 효과적이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민트급 음반인데, 먼지만 살짝 묻어 있는 경우는 어느쪽이든 한번만 세척을 해주면 충분합니다. 실제로 다시 세척을 해도 노이즈가 별로 줄어들지 않더군요.
문제는 스크래치가 있고 오래된 찌든 때가 있는 경우인데, 이 경우 어느 하나의 방법만으로 만족할 만하게 노이즈가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초음파 세척과 물리적으로 브러쉬를 사용하는 방법을 병행해야 세척 효과가 극대화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Kirmuss가 시연하는 동영상을 봐도 정전기 방지제나 증류수를 뿌리고 손으로 문지르는 물리적 세척을 하고 다시 초음파 세척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에 보면 소릿골을 재생하는 과정이라고 하면서 연마제를 엘피에 바르고 골고루 문질러서 닦은 후 초음파 세척을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마치 엘피 제작 과정중에 메탈 머더의 금속판을 매끈하게 깍고 다듬는 디호닝 과정과 비슷합니다. 이걸 재현하기 위해서 액상 연마제를 사러 근처 대형 철물점에 들렀습니다. 액상 연마제가 있긴 한데 금속용 광택제라 사기가 좀 그랬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액상 치약을 생각해 냈습니다. 치약에는 양질의 연마제가 들어 있습니다.
잡음이 심한 엘피를 골라서 물치약을 떨어트리고 극세사 천으로 열심히 문질렀습니다. 이 때 소릿골을 따라서 문지르면 안되고 아주 작은 원을 그리면서 문질러야 소리골 안쪽이 연마로 닳는 것을 줄일수 있습니다.
물로 깨끗이 헹군후 초음파 세척을 시도합니다. 세척이 끝나고 다시 시청을 해봅니다. 잡음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엘피 특유의 배음과 뉘앙스도 줄어든게 확실합니다. 잡음이 줄였지만 생생함도 줄어들었습니다. 이 방법은 VG 이하의 음반에나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irmuss KARC-1 초음파 엘피 크리너 1 사용 소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점을 먼저 말하자면 한번에 몰아서 세척할 수 있는 엘피가 20여장에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몰아서 세척하는 스타일의 애호가는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초음파 세척기 마다 차이는 있지만 출력이 크면 어쩔수 없이 생길수 밖에 없는 문제이긴 합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엘피 전용 초음파 크리너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중국 생산이지만 설계와 제작 노하우는 미국에서 이루어진 제품이라 그런것 같습니다. 만듦새와 작동상태 등에서 중국에서 설계 제작된 저가 제품과는 차이가 확연히 납니다. 그러면서도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입니다. 부속품으로 따라오는 극세사 천과 정전기 방지제 액, 카본 브러쉬와 솔이 일체형으로 된 브러쉬를 생각하면 분명 메리트가 있는 가격입니다.
이전의 초음파 세척기에 비하면 사용자의 편의나 사용자의 입장을 좀더 고려한 제품이리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척 효과는 저가 중국 설계 제품보다는 좋고, 고가의 제품과 비교해서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좋다고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초음파 세척이 만능이라고 할수는 없다는 것은 여러번의 비교 시청과 세척을 통해서 확인을 했습니다. 물리적 세척을 병행해주면 최상의 세척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비입니다. 다만 물기를 제거하는 것을 손으로 해야한다는 점이 귀잖은 것일수도 있지만, 실제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극세사 수건을 2장 사용하면 건조도 생각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바로바로 말라서 바로 재킷에 넣을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지크린과 같이 사용했을 때 최선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10인치 엘피와 SP 음반을 전문적으로 세척할 수 있는 초음파 세척기라는 점에서 구매를 심각하게 고려해볼 수 밖에 없는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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