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를 좋아해서 듣다보면 레코드가 쌓여갑니다. 처음 몇십장일 때는 레코드가 빈약해 보여서 빨리 늘리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사게됩니다. 물론 레파토리를 갖춰야한다는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밀입니다. 몇 백장이 되면 수납장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본인이 몇장 가지고 있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틈나는대로 헤아려 보거든요.
지나고 보면 이 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입니다. 4~5백장을 넘어서고 엘피로 음악을 듣는 것에 맛을 들이면 레코드가 천장을 향해 질주를 합니다. 천장이 넘어서면 맷수를 헤아리지 못하게 됩니다. 이 때 부터 필요한 판을 정리할 필요성이 생기게 됩니다. 천장이 넘어가면 어떤 판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어려워 집니다.
이때부터는 장르를 나누는 것으로 구분하는 것으로는 판 관리가 어려워집니다. 같은 장르 안에 있는 판도 몇백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요는 이름순으로 ㄱ ㄴ ㄷ 으로 쉽게 구분을 합니다. 문제는 클래식인데 한장에 한 작곡가만 있을 경우는 쉬운데, 상당수의 음반이 서로 작곡가의 곡이 들어가 있습니다. 머리 아파지기 시작합니다.
천장이 넘어가면 빽빽히 들어간 레코드 사이에서 원하는 레코드를 찾을려면 인덱스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레코드 파티션이 상품으로 나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값이 나갑니다. 마분지나 박스를 엘피 사이즈로 오려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영 보기가 안좋습니다. 저도 2년 쯤 전에 두꺼운 마분지로 만든 것을 사서 사용을 했습니다.
종이다 보나 두께도 생각보다 두껍고 시간이 지나면 틀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뭔가 좋은 대안이 없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아예 내가 도안을 해서 만들까하는 생각도 하기도 했었습니다. 일단 제작을 할려면 충분한 수량을 주문해야만 하는데 이것을 혼자 다 사서 사용할수는 없기에 판로를 확보해야만 해서 이게 문제라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게 필요는 한데 하고는 머리속에 넣어두기만 하고 있다가 우연히 오디오 동호회에서 이것을 공동제작한다는 글을 우연히 보게 됩니다. 저와 비슷하게 이 레코두 파티션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더군요. 얇고 가벼운 책받침 소재로 제작을 하고 사이즈도 가로와 세로로 사용할수 있게 디자인 했더군요.
제작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50장 주문 댓글을 달고 입금을 했습니다. 신청자가 많아서 단가가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제작자는 입금 내역 통장확인부터 제작업체외 협의 배송 등 일이 상당합니다. 운이 좋아서 인지 설 연휴 전에 받았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뿌듯합니다. 다시 한번 제작을 한 분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가격을 보면 일체의 이윤 없이 심지어 본인이 이 일하면서 사용한 시간이나 교통비도 포함이 안된거 같더군요.
신기한게 이 사람이 충분한 수량 확보를 위해 3~4 군데 오디오 사이트에 글을 올렸는데 하이파이 코리아에는 안올렸더군요.
최근에 한 일 중에 제일 만족스런 일입니다. 이제 여기에 매직으로 써넣을지 스티커를 만들어 일목요연하게 붙일 것인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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