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을 사왔으니 들어보긴 해야 하겠는데 말입니다. 오르간 음반은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하이엔드 스피커로는 윌슨의 그랜드 슬램도 버전별로 여러번 들었는데, 오르간의 낮은 저음을 상당부분 재생을 해주긴 하지만, 저음의 울림이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포칼의 그랜드 유토피아 EM도 저음의 깊이나 양은 어느 정도 나오는데, 오르간의 여운이 만족스럽게 재생하지 못하는 것은 비슷하더군요. 실제 파이프 오르간을 들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저음이 파이프에서 나오고 나서 공간의 바닥과 천장을 타고 파도처럼 넘실대면서 퍼져 나오는 여운의 느낌을 아실 겁니다.
죄송하지만 B&W 800은 택도 없었고 매지코의 최상위 스피커를 들어도 오르간은 역시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저음이 좋다는 YG acoustic의 최상급 스피커도 안되더군요. 안타깝게도 비비드 G1도 안되더군요. 그리폰의 트라이던트도 역부족 이었구요. KODO 는 저음의 양은 충분한데 음정이 불명확하게 들리더군요.
현존하는 최상위 스피커들을 오르간은 안된다고 모조리 까버리면 도대체 되는게 어떤 스피커냐고 묻고 싶으실 겁니다. 현존하는 정상급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오르간 재생에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되는 스피커가 있긴 한거냐?'라고 묻고 싶으실 겁니다. 경험을 비추어 보면 오르간에 한정한다면 그래도 실제 오르간 비슷하게 내주는 스피커가 있긴 있습니다. 정말 있긴 한거야? 라고 관심을 보이실만 한데 실제 있긴 있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몇가지 기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시청 공간이 10평 이하의 공간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밀폐형이든 덕트형이든 박스형 스피커에서는 오르간의 여운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걸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스피커 통의 크기에 상관없이 박스형은 안되는 거 같습니다.
초대형 평판은 평판이 공진하면서 울수 밖에 없어서 논외로 하고 미러포닉이나 쉐어러처럼 박스형이 아닌 형태여야 합니다. 여기서 잠깐 미러포닉과 쉐어러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웨스턴의 TA 4165 통입니다. 우퍼 유닛 앞에 대형 혼이 있습니다. 이 혼으로 끝이 아닙니다.
우퍼 혼 옆에 평판이 붙습니다. 어마어마한 크기가 됩니다. 여기서 웨스턴의 미러포닉을 보기로 하시죠.
평판을 평면이 아니게 접어서 구부려서 우퍼 앞으로 나가는 저음 신호의 위상을 변화시켜 평판의 거대한 크기를 줄이기 위한 시도입니다. 더 나아가 RCA 의 쉐어러 통을 보도록 하죠.
구조가 한눈에 들어 오실 겁니다. 이상의 통들의 공통점은 우퍼의 뒷면을 통으로 감싸서 막지 않고 그대로 개방 했다는 점입니다. 쉐어러 통에는 우퍼 뒷면을 합판으로 막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클로저 통처럼 가두어 둔다는 개념하고는 조금 다른 컨셉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통으로 유닛을 가두어 두면 파이프 오르간이 내는 저음의 여운이 자연스럽게 울려 퍼져 나가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유닛을 가두는 인클로져 개념의 통은 오르간이 내는 저음의 여운을 자연스럽개 재생하기 힘든거 같습니다.
통의 형태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우퍼 크기도 중요합니다. 일단 15인치 포함 그 이하 사이즈는 2개나 3개를 연달아 달아도 안되는거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15인치 한발로는 어림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소 18인치는 되어야 얼추 오르간의 저음을 흉내 내는거 같습니다.
18인치면 되느냐 그게 그렇지도 않습니다. 18인치 우퍼를 여러 종류 들어봤지만 알니코나 페라이트 모두 음정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고 흐릿하고 불분명해 지더군요. 전자석 즉 필드코일 우퍼가 아니면 오르간의 아주 낮은 저음 음정이 흐릿하지 않게 그래도 엇비슷하게 음높이를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젠센의 초기형 필드 우퍼와 웨스턴의 4181 우퍼 정도나 그에 준하는 급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혹자는 21세기를 사는 시점에 필드코일 같은 20세기 초반 고래짝 시절 전자석 스피커 얘기를 하냐고 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영구자석도 전자석의 자력에는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발전소에서도 전자석을 사용하고 입자 가속기에도 전자석을 이용해서 자력을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15인치를 초과하는 초대형 우퍼는 전자석이 아니고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알니코나 페라이트 자석으로 된거 들어보면 저음이 뭉개집니다. 알텍 515A 우퍼가 그나마 덜 뭉개지긴 합니디만 대신 깊게 내려가지 못합니다.
대형 시스템을 운용한지 2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소리는 그저 그래서 70점을 넘길까 말까한 수준 입니다. 그런데 오르간 앨범을 들어보니 유치원 생용 장난감 수준을 벗어나 중학생용 1/2 스케일의 모형 수준은 되는거 같습니다. 18인치 필드 우퍼에 앞뒤 개방되는 구조의 IPC 쉐어러 통을 사용하는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오르간 음반에 도전해보라고는 쉽게 말 못하겠습니다. 시청공간 20평 정도 넘고 층고도 3미터 넘고 박스형 아닌 전후면 개방형의 인클로저에 18인치 이상의 필드 스타일 우퍼를 채용한 스피커여야 가능한게 오르간 인거 같습니다.
오르간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적은 것입니다. 그저 흘려 들으시고 혹시라도 제가 언급한 초 하이앤드 스피커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그런 스피커를 사지 못하는 팔불출의 신세한탄 정도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오르간 듣지 마세요!
오르간 말고도 좋은 악기와 목소리 많고도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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