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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라운지 시청회 후기

by onekey 2024. 3. 8.
하이파이게시판 

아날로그 라운지 시청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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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라운지 시청회 후기

시웍스 이원일 사장님이 새로 오픈한 아날로그 라운지 오픈 기념 시청회를 한다고 해서 토요일 다녀 왔습니다.일단 룸이 인상적으로 세팅이 되어 있더군요. 옆 벽에 많은 양의 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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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웍스 이원일 사장님이 새로 오픈한 아날로그 라운지 오픈 기념 시청회를 한다고 해서 토요일 다녀 왔습니다.

일단 룸이 인상적으로 세팅이 되어 있더군요. 옆 벽에 많은 양의 음향판들이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저음이 울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국내 오디오 수입사 시청실 중에서는 음향이 좋은 편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음이 잘 타고 올리오는 천장에 설치된 목재 디퓨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스템은 ZYX 카트리지에 크로노스의 PRO 턴테이블에 블랙뷰티 톤암에 크로노스의 레퍼런스 포노를 연결했습니다. 프리와 파워는 테레스 오디오의 프리와 845 싱글 모노 모노 파워에 스피커는 데보어 피델리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첫 곡으로 멜로디아 레이블의 발레곡을 틀어 주었습니다. 루이스 드자르뎅이 무슨 의도로 틀었는지는 알것 같았지만 현악기의 고음이 드세고 찌그러져서 듣기 거북했습니다. 음반 발매사인 멜로디아 레이블 특유의 문제로 오디오 시스템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멜로디아는 바이얼린의 고음이 제대로 나오는 음반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경화 연주를 들으면서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멜로디아 음반의 문제라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반의 재즈 앨범을 들으면서 모노 엘피의 뉘앙스와 분위기 재생도 상당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래커반이라 소개하고 20회 정도 틀면 소릿골이 상한다는 음반은 음색이 진하면서 리얼한 소리가 나와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래커반은 아닙니다. 래커반은 틀어서 소리가 나긴 하지만, 래커의 재질은 한 두번의 플레이 만으로도 음골의 손상이 생길 정도로 아주 무릅니다.


위 그림은 디스크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래커 디스크가 만들어지고(1) 그것에 금속 화학 처리를 해서 메탈 마스터(2)가 만들어지고 거기서 다시 메탈 머더(3)가 만들어 집니다. 메탈 머더에서 다시 스탬퍼(4)가 만들어집니다. 스탬퍼로 말깡하게 녹인 염화비닐을 찍어서 레코드(5)가 나오게 됩니다.

이 과정 중에 2번 메탈 마스터를 원틀로 해서 아세테이트라는 재료를 녹여서 판을 찍어 내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아세테이트 판입니다. 아세테이트 판을 만드는 이유는 커팅이 잘 되었는지 래커 디스크에서 메탈 마스터가 잘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입니다. 아세테이트 판을 바늘로 들어봐서 이상이 없으면 메탈 머더(3), 그리고 더 나아가 스탬퍼(4)를 제작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스탬퍼로 레코드(5)를 찍어내게 됩니다.

아세테이트는 인쇄 과정으로 비교를 하면 양산하기 전에 한두장 미리 시험적으로 찍어서 오타는 없는지 보는 테스트 샘플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이걸 밖으로 유출하지는 않습니다. 아세테이트는 염화비닐보다 무르고 약하기 때문에 20회 정도 플레이가 한계 수명입니다. 재질 탓에 음색이 진하고 호소력이 짙습니다.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좋지 않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세테이트 판은 마치 사파이어 바늘이 내는 음색과 비슷합니다. 진하고 호소력 짙은게 다이아몬드 바늘과는 많이 소리가 다릅니다. 신기하게 아세테이트 판이 일반 레코드에 비해서 수명이 아주 짧듯이 사파이어 바늘도 다이아몬드 바늘에 비해서 수명이 5/1 도 채 되지 못합니다. 모노 레코드를 듣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사파이어 바늘보다 다이아몬드 바늘의 소리를 더 좋아합니다.

마지막으로 크로노스 턴테이블의 특이점인 서로 반대로 도는 플래터의 효과를 직접 비교해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래에 반대로 도는 플래터를 끄고 위의 플래터만 돌리고 레코드를 플레이하면 무대의 좌우폭과 깊이기 줄어들더군요. 소리 자체도 약간 탁해지고 답답해지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비교를 해보기 전까지 반대로 도는 이중 플래터에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듣고 나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날 시청을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노이즈가 거의 들리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SN비가 정말 좋다고 하면서 어떤 회로와 어떤 진공관으로 포노앰프를 만들었는지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을 받자마자 루이스 드자르뎅이 말문이 터지더니 미처 통역이 번역할 시간도 주지 않고 일사천리로 포노앰프에 대한 설명을 쉬지 않고 하더군요. 진공관은 포노앰프에 아주 흔하디 흔한 12AX7을 사용한 NFB 회로에 최종단은 12AU7 을 이용해서 캐소드 팔로워를 사용해서 출력단 임피던스를 낮추는 것으로 추정이 되더군요. 지구상의 포노앰프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된 진부하다 못해 뻔한 회로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놀라운 SN비를 보여주는 것은 샤시의 진동제어 기술과 진공관의 진동을 제어하는 노하우를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분리된 전원부의 트랜스와 부품의 제작에 치밀하게 신경을 쓰고, 샤시 본체에 진동제어에 유리한 동(구리)를 사용해서 진한 여운과 깊게 내려가는 저음을 내게 한것 같습니다. 구리는 물성 자체가 무겁고 진동이 잘 안되는 재질로 알루미늄 샤시들이 가지기 쉬운 특유의 날카로운 고음의 울림을 효과적으로 제어할수 있는 재질입니다.

좋은 소리를 내는 방법은 선진적인 회로나 소자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샤시의 진동과 부품의 퀄리티를 극도로 높이는 단순하고 우직하게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루이스 드자르뎅이 진동 제어 앤지니어라는 점이 생각나게 하는 포노앰프 였습니다. 지금껏 EMT JPA 66 이 가장 SN비가 좋은 포노라고 생각 했는데, 이젠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정도로 SN비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크로노스의 레퍼런스 포노는 소리도 물론 좋았지만, SN 비 하나는 세계 최강의 수준이었습니다. 값도 어마무시할 텐데 세계 유수의 업체에서 이 포노를 기본 시스템으로 사용한다는 제작자의 말에 수긍이 되었습니다. 포노앰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는데, 충분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날로그 매니아라면 꼭 한번 방문해볼만한 시청실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