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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LP 디깅 일지

차이콥스키 6번 비창

by onekey 2024. 3. 8.
음반이야기 

차이콥스키 6번 비창

롱암
2019.01.04. 14:40조회 443
 

차이콥스키 6번 비창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오래전 지인이 차이콥스키 6번 비창을 여러번 언급했었습니다. 므라빈스키 연주에 빠져 있는 나에게 캬라얀의 연주를 꼭 들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캬라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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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오래전 지인이 차이콥스키 6번 비창을 여러번 언급했었습니다. 므라빈스키 연주에 빠져 있는 나에게 캬라얀의 연주를 꼭 들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캬라얀 듣다가 무리빈스키 듣고는 캬라얀은 안듣던 때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일부러 캬라얀 연주를 찾아 들어 봤습니다. 그래도 도통 느낌이 안오더군요. 그 뒤로 그 지인을 한번 더 만났는데, 진심으로 캬라얀 연주를 들어보라는 지인의 진심어린 눈빛을 모른채할 수 없어서 한번 더 들어보마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만나고 나서 갑자기 지인이 사고로 저세상으로 가버렸습니다.

오랜만에 그 지인을 생각하면서 캬라얀 연주를 집어들었습니다. 꾹 참고 끝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인내심만 확인하고 말았습니다. 집중이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구한 것 중에 뭐가 있나 찾아보니 2장이 나오더군요.



일본반으로 호렌슈타인의 연주입니다. 일본판 특유의 고음이 가늘고 날리는 느낌이 없습니다. 어둑하고 음울한 느낌을 잘 표현해줍니다. 생각보다 선이 굵은 톤으로 연주를 하는데 솔직히 캬라얀 연주보다는 와닿습니다. 집중도 되구요. 필 받은 김에 하나를 더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



일본판으로 질베스트리의 연주입니다. 첫 악장부터 아주 세밀하고 섬세하게 그려갑니다. 우울한 감정의 상태를 아주 디테일하고 치밀하게 표현합니다. 다소 선이 굵지 않다는 것을 빼면 나무랄데 없는 연주입니다. 개인적으로 호렌슈타인 연주보다 조금더 몰입이 되고 집중이 됩니다. 동구권 지휘자 답게 우울하고 멜랑꼬리한 정서 표현이 아주 좋습니다.

빈틈없이 능수능란하게 어느 한 구석도 소홀히 하지않고 곡을 이끌어 갑니다. 최근에 들었던 비창 중에 단연 손에 꼽을만 합니다.

다 듣고 나서 다시 한번 생각에 잠깁니다.
왜? 아직도 나는 캬라얀 연주에 집중이 되지 않는지 말입니다. 이제는 캬라얀 연주를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몇 년을 더 기다렸다가 다시 들어봐야 하는건지 고민이 됩니다.

지금 질베스트리의 연주가 나는 좋지만, 그래도 캬라얀의 진수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클래식 입문하고 므라빈스키 다음으로 많이 들었던 연주가 캬라얀의 연주 입니다. 진심어린 표정으로 캬라얀 비창을 꼭 한번 더 들어보라고 하면서 내 손을 꼭 잡고 얘기하던 그 친구의 눈빛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이젠 캬라얀을 보내드려야 할지 아니면 한번더 나중을 기약해봐야 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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