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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LP 디깅 일지

바하 칸타타

by onekey 2024. 3. 8.
음반이야기 

바하 칸타타

롱암
2018.12.27. 16:47조회 429
 

바하 칸타타

연말이라 베토벤 9번 합창을 이것 저것 걸었지만 썩 마음이 흡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바하 칸타타나 한번 들어보자고 올렸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보컬을 별로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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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 베토벤 9번 합창을 이것 저것 걸었지만 썩 마음이 흡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바하 칸타타나 한번 들어보자고 올렸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보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취향 탓에 칸타타를 자주 듣진 않았습니다. 9번 합창 만큼이나 바하의 칸타타는 보컬의 비중이 큰 곡이죠.

올리면서도 보컬 때문에 제대로 끝까지 들어낼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듣기 시작 했는데, 들을만 합니다.

듣다 보니 판을 뒤집어서 끝까지 다 들었습니다. 들으면서 보컬이 거슬리지 않고 잘 감상이 되더군요. 그래서 듣는 내내 왜 보컬이 귀에 거슬리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음악들을 때 집중해서 들어도 머리속에서는 쉼없이 해찰을 합니다.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도 나고 평소 고민하다 묻어두었던 것들도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아마도 음악 들을 때 뇌가 가징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 보컬이 거슬리지 않나 하고 생각을 계속하면서 칸타타를 듣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보컬이 문제가 아니야. 바보야!' 보컬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연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목소리를 기교를 넣지 않고 담백하게 악기처럼 사용해서 부르면 거부감이 없이 그 음악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곡은 가수들이 목소리에 기교를 넣지 않고 담담하게 자기가 낼 소리만 정확하게 내더군요. 물론 세상의 모든 칸타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이 음반은 그렇더군요.

예전에 들었던 칸타타 중에는 보컬이 나서서 자신을 뽐내면서 화려한 기교로 불렀던 음반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칸타타를 들으면서 거슬리는 느낌이 겨울의 한기처럼 몸을 엄습해 왔었습니다.

보컬도 보컬 나름이고 어떻게 연주 되느냐에 따라서 보컬에 대한 거부감도 충분히 불식 시킬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하는 음식점은 그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까지도 즐기면서 그 음식을 먹게 할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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