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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음악가 이야기

현악 영산회상 정음회 연주 LP

by onekey 2024. 3. 8.
음반이야기 

현악 영산회상 정음회 연주 LP

롱암
2018.12.01. 13:33조회 237
 

현악 영산회상 정음회 연주 LP

반가운 음반 소식이 있어서 바로 예스24에 주문을 했습니다. 영산회상이 음반으로 나온지도 오래되었지만 LP로 발매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다이애나 크롤 음반과 같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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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음반 소식이 있어서 바로 예스24에 주문을 했습니다. 영산회상이 음반으로 나온지도 오래되었지만 LP로 발매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다이애나 크롤 음반과 같이 주문했는데, 택배 중에 던졌는지 레코드 무게로 인해 재킷 옆구리가 터지는 사고가 있어서 교환해서 다시 받았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의기투합으로 국악 중에서도 정악을 연주하기 위해서 2017년에 정음회를 창단했는데, 그 첫 결실의 음반이 바로 이 음반입니다.

정음회는 국립국악원, KBS 국악관현악단,경기도립 국악원 단원과 국립국악고 교사로 이루어진 연주단체 입니다. 정음은 과거 지향적이면서도 동시대적인 음악을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음반의 영상회상은 특이하게 생황이 추가되어서 연주를 합니다. 우선 더블 재킷의 만듦새는 생각보다 좋습니다. 꺽인 부분의 각도 잘 살아있고 접착부분도 문제 없습니다. 인쇄 퀄리티나 코팅상태도 나무랄 것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포장 비닐이 너무 얇고 약해서 한번 개봉하고나면 무조건 버려야 합니다.

상영산부터 들어 봅니다. 제일 먼저 장구의 잔향과 여운이 너무 길게 나옵니다. 아마도 추측컨데 녹음한 스튜디오가 낮은 저음을 효과적으로 처리해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녹음시에 장구 주위를 베이스 트랩으로 감싸거나 했었으면 이런 문제가 덜 드러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음은 단정하고 안정적이어서 마음에 듭니다. 고음의 잔향은 살짝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음향은 장구의 타격음 잔향이 긴 것은 문제로 보여지고 고음의 잔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개인 취향의 호불호 문제라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음향을 들어본 소감으로는 라우드 커팅이 아닌 일반 커팅을 했고, 동판에 새기는 DMM 커팅이 아닌 일반 래커 커팅을 한 소리로 판단되더군요. 홍콩 프레싱으로 밝히고 있는데, 홍콩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찍은 것입니다. 홍콩에는 프레싱 공장이 없습니다. 물론 커팅은 광저우 공장과 연계된 미국의 커팅 엔지니어가 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중국에 커팅하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리로 들어본 느낌으로는 커팅과 플레이팅 그리고 프레싱하는 공정까지 상당히 안정되어 있음을 확인 할수 있었습니다. 또 언급하기 그렇지만 음질로 보면 커팅, 플레이팅, 프레싱 퀄리티는 팔라스 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중국애들 무섭습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쫒아오는거 보면 말입니다.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커팅도 조만간 시도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제 연주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원래 영산회상은 선비들이 사랑방에서 정신과 마음을 화평하게 다스리기 위한 방편으로 연주하던 음악입니다. 기존의 오동나무 박스의 영산회상이 나이 지긋한 정승이나 판서들이 모여서 느긋하게 연주하면서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느낌이라면 정음회의 영산회상은 좌랑이나 교리 같은 혈기왕성한 젊은 선비들이 마음을 다스릴려고 애써서 연주하는 느낌입니다.

사랑방에 앉아서 같이 연주하고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마음 한 구석에는 상춘당에 새로운 기생 명월이 생각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든 누르고 달래서 밖으로 분출되지 않게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군악으로 끝날 때까지 명월이 생각은 계속되지만 명월이 생각을 꾹꾹누르며 참아내기는 합니다.

영산회상을 듣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온해져서 자연스럽게 나른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정음회의 영산회상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감정의 잔 물결이 끊임없이 출렁이는 느낌이 계속됩니다.

국악 그중에서도 정악을 오래들은 국악 매니아게는 색다른 느낌의 영산회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달음에 이어서 들었는데, 나른하기는 커녕 묘하게 설레이는 느낌이 가슴에서 안개처럼 끊임없이 피어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국악에 관심이 있고 특히 정악을 들어보고 싶다면 입문용으로 너무 나른해지지 않고 긴장의 끈을 당겨놓은 연주라서 추천해드리고 싶은 음반 입니다.

이런 음반이 계속 나와주었으면 하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이 국악을 즐기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