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의 콘 아모레 음반이나 시벨리우스 바협은 좋아하는 음반이다. 당대 최고의 반열에 올랐던 정경화님이 최근 재기해서 활동을 시작했다.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최근에 출시한 바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 우연히 그 음반을 듣게 되었다.
일단 첫소리부터 바이올린 사이즈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비올라보다 더 커서 조금 과장하면 아르페지오네( 첼로의 고악기로 첼로보다 작음)라고 할 정도다.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성 조지 교회의 라이브 녹음이라 그런 것 같다.
녹음시에 아마도 바이올린과 거리를 일정하게 두고 교회 홀톤도 같이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 배음이나 울림이 살짝 많은 편으로 느껴진다.
연주는 전성기 시절의 칼날같은 느낌이 줄어서 엣지 부분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노년에 이르러 완숙해졌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지만, 바하 무반주 소나타 파르티타를 서정적으로 연주하는 것을 듣기에는 어색함이 있다. 개인적으로 감상적인 느낌을 받고자 듣는 곡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 70에 이르렀고 힘과 체력이 예전같지 않고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을 것이다. 그래서 이해가 되는 면도 있다.
이해가 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비슷한 나이에 바하 무반주 소나타 파르티타를 녹음한 이다 헨델의 연주가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애비로드에서 이다 헨델이 녹음할 당시 나이가 68세 였다. 이 음반은 정경화님이 2016년 영국 브리스톨의 성 조지 교회에서 녹음 했다. 우연이긴 하지만 이다헨델과 같이 만 68세에 녹음한 것이다.
이다 헨델의 연주를 들어보면 예리함과 선열함 그리고 치밀함이 느껴진다. 듣기 편안하게 부드럽게 연주하지 않는다. 녹음도 좋아서 바이올린 사이즈도 적당한 크기로 느껴지고 바이올린이 가지는 특유의 까칠함도 잘 표현되어 있다.
정경화님의 연주가 전체적으로 보자면 연주가 다소 부드럽고 서정적으로 흐르고, 악기 사이즈가 약간 크고 울림과 배음이 많다. 개인적으로 내 취향과 거리가 있지만 들어줄만 한 연주다. 더구나 가격이 3장에 4만원 정도 하는 가격이니 메리트는 충분히 있다. 더블 폴더 재킷에 3장을 넣어야 해서 한쪽에 2장을 우겨 넣어야 하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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