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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er] 새로운 플래그십 셀렉트 6000 시리즈 등장

by onekey 2024. 3. 2.
이종학2010-11-05 14:04
추천 21 댓글 0
 

 

새로운 플래그십 셀렉트 6000 시리즈 등장

킴버 케이블의 제품 중에 4PR이라는 스피커 케이블이 있다. 아마 킴버에 대해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제품명이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맞아, 한때 싸고 좋은 제품이었지, 라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한데 이 제품은 지금도 생산되고 있다. 업계의 부침이 심하고,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연달아 출현하는 케이블 업계에서 아직도 이런 케케묵은 제품이 만들어지고 또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냥 기념작이니까? 일종의 노스탤지어?

 

절대 아니다. 지금도 성능이 좋기 때문이다. 킴버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케이블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소재상의 변화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일단 제대로 만들면 10년이건 20년이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게 무슨 소리냐 반문할 애호가들이 상당하겠지만, 지금도 4PR이 팔리고 있는 것을 보면 일면 수긍이 간다. 물론 4PR이 나온 지 30년이나 가까이 된 물건이라, 그 사이 약간의 수정 보완은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은 경이롭기만 하다. 현재 이 시리즈는 4VS, 4TC, 4AG 등으로 진화했고, 그 위에 8이 붙은 제품들도 나와 있다. 하나의 테크놀로지를 확립하면 지속적으로 연구 발전시키는 킴버의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킴버에서 제너럴 매니저를 하는 로니 굴드(Lonny Gould)와 세일즈 매니저 네이트 맨스필드(Nate Mansfield)다. 두 분이 번갈아 이야기한 경우가 많아, 편의상 통일해서 그 내용을 전달하기로 하겠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일단 킴버 케이블 회사에 대해 잠깐 묻겠습니다. 어디에 위치하고 있고, 어느 정도 규모인지 알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는 1979년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 근처에서 설립되었습니다. 지금도 이곳에 있는데, 약 3만 평방 스퀘어 정도의 공장을 갖고 있습니다. 직원은 약 30명 정도 됩니다.

 

3만 평방 스퀘어 정도면 거의 풋볼 구장 수준인데, 이렇게 회사의 규모가 큰 까닭이 있습니까?

우선 다양한 계측 장비 시설이 많습니다. 우리는 뛰어난 케이블을 제작하기 위해선 앰프며 스피커 모두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제품들을 테스팅할 수 있는 장비를 빼곡히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와 친분이 있는 회사들은 직접 제품을 보내서 테스트를 의뢰하기도 합니다.

 

케이블 회사에서 이런 장비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놀랍군요. 그럼 테스트할 때마다 비용을 청구합니까?

아닙니다. 우리와 친분이 있거나 혹 우리 제품을 내부 배선재로 사용하는 경우라면 그냥 공짜로 서비스해줍니다.

 

장비 외에 또 어떤 부분이 이토록 회사의 규모를 크게 만드는지요?

우리는 자체적으로 케이블의 재료가 되는 선재, 그러니까 컨덕터를 생산합니다. 그 위에 1차로 피복을 하거나, 절연을 하는 테플론을 입힌다거나, 히트 슈링크, 연결 단자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충당합니다. 물론 오디오뿐 아니라 산업용까지 생산하기 때문에 공장이 클 수밖에 없죠.

 

사실 피복이나 수축 튜브 같은 것은 다른 케이블 회사에게 납품도 많이 한다면서요?

거의 대부분의 케이블 회사가 우리에게 의뢰합니다. 재질이나 사이즈 등을 보내면 우리가 제작해줍니다. 물론 색깔이나 수축 튜브 위에 박히는 로고까지도 해결해주죠. 이를 위해 히트 슈링크(Heatshrink)나 와트게이트(Wattgate)와 같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후자에선 파워 코드용 단자를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WBT의 미국 지사도 우리가 담당하고 있으며, 또한 제품을 생산합니다.

 

솔직히 킴버를 빼놓고 케이블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들리는군요. 그럼 창업자 레이 킴버(Ray Kimber)에 대해 잠시 소개해주시죠.

원래 이 분은 호기심이 많고, 일단 궁금증이 발동하면 꼭 해결을 보는 분입니다. 예를 들어 어릴 적에 크리스탈 리시버라는 헤드폰을 만든 적이 있는데, 이는 군용으로 보급된 저급한 제품을 개량한 것입니다. 음질이 놀랍도록 좋았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뭐 하나를 보면 꼭 손을 대서 새롭게 만드는 성격이죠.

 

원래 오디오 업계에 종사했나요?

오디오뿐 아니라 조명, 콘서트, 투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케이블이라는 존재가 단순히 기기를 연결하는 도구 이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인 사건은 어느 큰 디스코텍에 조명과 음향을 설치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곳은 조명과 스피커 선이 겹치도록 배선이 되었답니다. 그러므로 조명에서 발생한 잡음이 스피커 선을 통해 그대로 유입된 것이죠.

 

그럴 경우 스피커 선이 안테나 역할을 하니까요.

이를 고치려고 처음에는 스피커 선 주위를 쇠로 감쌌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이즈는 줄어든 대신, 음질이 저하되었습니다. 스피커 선 주위를 맴도는 자기장에 악영향을 준 것이죠.

 

그럴 경우 전송에 문제가 발생하니까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라는 말이 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고안을 하다가 스피커 선 여러 개를 꼬는 방법을 썼습니다. 놀랍게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노이즈가 줄어든 것 외에 더욱 디테일이 살아나고, 음악성이 올라가는 것을 목격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꼬는(braided) 방법을 중심으로 케이블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처음 나온 것이 4PR이라는 전설적인 스피커 케이블이었죠. 1979년의 일입니다.

 

그런 방식에는 뭔가 이론적인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일반적인 케이블은 그 위에 실딩 처리를 위해 절연체를 피복으로 감쌉니다. 그 경우 외부 노이즈가 차단되지만, 그 노이즈가 피복에 부딪히면서 튕겨나갈 때 내부에 흐르는 음성 신호 일부를 가져갑니다. 당연히 신호의 손실을 피할 수 없죠. 그러므로 이런 실딩 처리 대신 1차 피복된 여러 개의 선을 꼬아서 노이즈를 차단함과 동시에 음성 신호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나온 4PR은 4개의 컨덕터를 꼬았다는 뜻이겠군요.

맞습니다. 8로 시작하는 제품들은 8개의 컨덕터를 꼬았다는 뜻이고요. 아무튼 처음 시제품이 마켓에 나왔을 때, 그 반응은 그리 열렬하지 못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케이블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전무해서 군사나 산업용 혹은 자동차용으로 만들어진 케이블을 사용하는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레이 킴버는 자신의 제품을 들고 일일이 딜러들을 만나 AB 테스트를 감행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쓰는 케이블로 음악을 듣고, 이후 자신의 제품으로 바꿔서 다시 듣는 식이죠. 그 결과는 놀라워서 점차 명성을 얻게 됩니다.

 

그래도 현재의 킴버를 있게 한 데에는 또 다른 무엇인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요. 무엇보다 가격대비 성능이 훌륭합니다. 동 가격대의 제품에 비하면 성능이 탁월할 뿐 아니라, 이보다 2~3배 비싼 제품들과 겨뤄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또 케이블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테크놀로지가 발전한 것 같아도 소재 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순은선이나 동선, 테플론 피복 등 제조 방식은 예전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의 제품을 기획하면 제대로 만들고, 그것을 오랫동안 생산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해서 쓰다가 10년 후 홈시어터를 구성하면서 좀 더 케이블이 필요하다고 하면 역시 같은 모델을 사서 쓰면 됩니다. 예를 들어 8TC라는 스피커 케이블은 15년 전에 만들었는데, 올해에만 중요한 잡지 세 군데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인 케이블 상식으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 적응이 안 됩니다. 그만큼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다고 이해해야겠군요. 또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결국 모든 부분을 인하우스 처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실 많은 재료들의 가격이 엄청 뛰었습니다. 순은만 해도 요 30년간 5배 이상 올랐습니다. 그것은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되도록 최초의 가격을 지키려고 합니다. 그 점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로 연결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킴버 케이블은 유난히 흉내내는 메이커들이 많더군요.

저희 제품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금방 알 정도로 심플합니다. 또 우리는 대부분의 테크놀로지를 다 오픈합니다. 하지만 카피한 것들을 가져다 들어보면 역시 우리 것만 못하죠.

 

거기엔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것 아닙니까?

무엇보다 우리 직원들의 경우 대부분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같은 제품을 수없이 만들었습니다. 그 비결을 감히 누가 흉내낼 수 있을까요? 또 저희는 딜러라던가 원재료 공급자, 소비자 등과도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죠. 설령 경기가 좋아지거나 혹은 나빠지거나 또 무슨 천재지변이 발생해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답니다.

 

제품을 만들 때 튜닝 과정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레이 혼자 진행하는지요?

저희는 레이를 포함, 여러 명의 엔지니어 팀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우선 이론적인 배경하에 제작해봅니다. 그리고 음질 테스트를 하죠. 당연히 여러 테스팅 기기도 동원하고 다양한 시스템에 걸어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뭔가 부족하면 다시 점검을 하고, 이런저런 고안을 해서 새로 시제품을 만듭니다.

그리고 테스트가 이어집니다. 이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서 팀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에야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갑니다. 정말로 지난한 과정이지만, 이를 통해 기술적으로나 또 음질적으로 납득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일례로 저희가 생산하는 HDMI 케이블은 겉엔 1.3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1.4 환경에서도 작동합니다. 먼 미래를 보고 기획하고 또 생산하는 것이죠. 일단 제품화되면 오랫동안 생산한다는 저희 제품 철학이 반영된 것입니다.

 

정말 대단하군요. 역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완벽을 기하는 것은 결국 창업자인 레이의 성품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레이는 뭔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집요하게 달려들어서 어떤 형식으로든 답을 얻어야 하는 분입니다. 15년 전의 일인데, 마침 파워 코드의 단자가 필요했습니다. 물론 오디오 그레이드의 것으로요. 그래서 전세계에 통용되는 수많은 단자를 구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직접 제조하기로 결심하고 와트게이트라는 회사를 설립해서 오히려 시장에 공급하는 일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또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라, 되도록 많은 애호가들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요즘에는 헤드폰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죠. 어차피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기기니까요.

 

또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꽤 뛰어난 퀄리티의 녹음을 내고 있는 R 레코드사의 경영이 어려웠을 때 직접 돈을 빌려줘서 회생시킨 일도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레코드사는 꼭 살아남아서 많은 애호가들을 기쁘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죠. 수많은 앰프며 스피커 회사의 제품을 공짜로 테스팅해주는 것도 다 그런 배려에서 나온 것입니다.

 

참 대단한 분입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뵙고 싶군요. 참 그러고 보니 이번에 신제품을 가져오셨다면서요? 플래그십 모델이라 들었는데 궁금합니다.

기존의 셀렉트 시리즈 스피커 케이블인 3000 시리즈를 대체하는 6000 시리즈입니다. 사실 최상품인 6068의 경우 가격이 엄청나지만,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동급의 제품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퀄리티라 자부합니다.

 

6000 시리즈에는 어떤 제품들이 있죠?

6063, 6065 그리고 6068입니다. 차례로 순동, 순동과 순은의 혼합 그리고 순은의 컨덕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30년간 케이블을 만들면서 쌓아온 노하우가 모두 투입된 제품이라 보면 됩니다. 단순히 다른 게 아니라, 엄청나게 진보된 것이라 보면 됩니다. 킴버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깜짝 놀랄 만한 퀄리티를 제공하리라 확신합니다.

 

끝으로 이런 셀렉트 시리즈는 아니지만, 일반 오디오 애호가들이 사용할 만한 저렴한 제품 중에 추천할 것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스피커 케이블로는 VS 시리즈가 좋습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상당히 우수합니다. 그 위의 TC 정도면 하이엔드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인터커넥터 쪽은 PBJ가 떠오르는군요. 비싸지 않으면서 매우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아무튼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P.S 이번 내한의 목적은 셀렉트 6000 시리즈지만, 여기엔 한 가지 지켜야 할 비밀이 있다. 이 분들이 가져온 샘플은 제품의 만듦새를 알 수 있는 여러 개의 층이 알기 쉽게 표현되어 있어서 확실히 진일보한 기술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일체 사진을 찍거나 제조법을 언급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많은 회사들이 킴버의 제품을 많이 카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을 직접 보고 확인한 편집부의 눈썰미를 그냥 믿어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단, 곧 이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런칭되는 만큼, 제품 평을 통해 자세한 리포트가 올라갈 것이다. 기존의 3000 시리즈를 쓰는 분들이나 혹은 최상의 스피커 케이블을 구하는 분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할 것이다.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제품 철학을 가진 회사인 만큼, 이 정도 가격표를 매겼을 때엔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보장하는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