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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오디오퀘스트 , PC-Fi를 위한 오디오퀘스트의 멋진 선물

by onekey 2024. 3. 2.
이종학2010-12-09 14:20
추천 32 댓글 0
 

작년에 오디오퀘스트(이하 AQ)를 주재하는 윌리엄 E. 로우(빌 로우)를 만나서 그간 케이블에 관해 궁금했던 여러 사항을 들으며, 상당히 공부가 되었다. 게다가 음악이라던가 역사, 사회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그의 말을 들으면, 마치 무슨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그 후, 개인적으로 빌 로우를 프로페서라 여기며, 틈나는 대로 AQ의 제품들을 리뷰했다. 인터커넥터는 물론, HDMI와 같은 디지털 케이블도 접하게 된 바, 그때마다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얻은 수확도 상당했다. 항상 교수님은 앞서가는구나, 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인터뷰에 AQ의 오너 로우는 오지 않았지만, 대신 오랫동안 그의 파트너로 일해오고, 설계에도 관여해 온 조 할리(Joe Harley)씨가 와서 테크니컬한 부분을 심도 깊게 설명해줬다. 또 오랜 기간 에어(Ayre)에 재직하다 이번에 합류한 스티브 실버먼(Steve Silverman) 부사장도 함께 했으며, 지난 번 로우의 방한에도 얼굴을 비췄던 스티브 쉐이드(Steve Shade) 아시안 마케팅 담당도 함께 했으므로, 이래저래 AQ를 대표하는 핵심 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바, 이 중 조 할리와 스티브 실버먼을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하겠다. 각자 자신의 소개 이후 신제품이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통칭하겠다.

 

인터뷰어 이종학(Johnny Lee)
인터뷰이 조 할리, 스티브 실버먼

 

우선 조 할리씨부터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JH : 저는 빌이 AQ를 창업하기 전, 하이엔드 제품들을 판매하는 가게를 산타 모니카에서 운영하던 1979년경에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레코딩 프로덕션에 관심이 많아, 이쪽 일을 부업으로 하고 있었고, 프로 농구 팀에 관련된 일이 주업이었습니다.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이 통해서 곧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1980년에 AQ를 창업한 후, 지속적으로 빌이 합류해달라고 독촉했습니다. 밤중에 전화가 걸려온 적도 많았죠. 오죽하면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아내가 "여보, 빌의 전화야"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다행히 제품들이 일찍 주목을 받아 여유가 생겼으므로, 1983년에 저를 정식으로 고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첫 번째 직원이 된 것이죠. 이후 지금까지 개발이나 디자인에 관계해서 꾸준히 일하고 있습니다. 레코딩 쪽도 활발하게 일해서, 텔락, ECM 등과 교류해서 작업도 많이 했습니다. 결국 AQ에서 1990년에 별도의 레코드 회사를 차리게 되었답니다. 아무튼 30년간 AQ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즐겁고, 새로운 제품이 완성될 때마다 듣고 감동하는 부분이 무척 기쁘답니다. 가끔 빌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게 좋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한테 왔는데, 뭐 만족할만해? 그럼 이렇게 말하죠. 당연하지!

 

스티브 실버맨 씨도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합니다.

SS : 저는 어릴 적부터 부친과 삼촌이 오디오파일이었던 관계로 일찍이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은 경쟁적으로 오디오를 업그레이드했던 바, 제품이 바뀔 때마다 저와 형이 불려가서 듣곤 했습니다. 6개월을 주기로, 한번은 집에서 또 한번은 삼촌 댁에서 리스닝 테스트를 했답니다. 결국 저도 오디오에 매료되어 듀얼 턴테이블에 파이오니아 SA 8500 앰프, KLH 9 스피커 등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형이 콜로라도에 있는 오디오 숍에 일하게 된 것을 계기로, 여름방학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발전이 되어 에어에 입사해서 18년간 마케팅을 했습니다. 최근에 AQ로 옮겨서 마케팅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우선 AQ의 제품명을 보면 재미있는 이름이 많이 나옵니다. 커피, 다이아몬드, 보드카 등등 전혀 케이블과 상관없는 것들이어서 흥미를 끄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빌은 예전에 모델 1이니 모델 2니 하는 이름을 지었지만, 곧 싫증이 났습니다. 뭔가 사람들의 뇌리에도 남고, 유머도 곁들일 수 있는 네임을 원했죠. 예를 들어 빌은 상당히 커피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커피라는 모델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보드카의 경우는 좀 의외인데, 실은 빌은 알코올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거든요. 다이아몬드는 어쨌든 모든 보석의 왕이 아닙니까? 그런 의미가 담겨있죠. 실제로 이 제품은 1990년대 AQ가 만든 제품군에서 플래그십의 위치에 있답니다. 카본도 마찬가지죠. 결국 다이아몬드는 탄소에서 나오는 것 아닙니까?

 

이번 신제품들은 이른바 PC-Fi라고 부르는 영역에 속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특별이 이쪽 관련 제품들을 많이 런칭하게 된 이유라도 있습니까?

PC-Fi는 현대 오디오에서 아주 중요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USB에 관심을 갖고 조사했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사다가 AB 테스트해보고, 잘라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거의 이름만 다를 뿐, 중국산 저가품을 베이스로 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중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케이블을 만드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AQ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다 하이 퀄리티한 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특히, USB와 HDMI를 만들 때 빌의 모습을 보면 정말로 놀랄 정도였습니다. 최근에 이렇게 정열적으로 몰두한 적이 없으니까요. 단, USB와 HDMI의 경우, 일정하게 정해진 규범이 있으므로, 이 틀 안에서 AQ의 노하우를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큰 관건이었고, 그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합니다.

 

이번 라인업을 보니 여러 제품들이 런칭되어 있더군요. 이 제품들을 차등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은의 함량에 달려 있습니다. 최상급엔 100% 순은을 쓰고, 그 밑으로 조금씩 순도가 떨어지는 도체를 쓰는 것이죠.

 

은의 경우 전송 속도에는 상당히 유리하지만, 컨트롤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일부에서는 소리가 날릴 수 있다 라는 우려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개 은을 케이블에 사용할 때 몇 가지 오해들을 하더군요. 우선 이 부분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선 은은 밝고 날린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컨덕터의 기준은 정확성입니다. 그때 순은이 가장 적절한 것이죠. 또 같은 은이라고 해도 실제 그 내용은 천차만별입니다. 그 중 음질적으로 유리한 것을 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음이 날린다고 하면, 그것은 은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슐레이션이라던가 여러 다른 요소를 잘못 다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죠. 저는 지난 30년 동안 숱하게 많은 케이블을 접하고, 설계하고 또 들어봤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순은이라고 해도 두께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28게이지짜리와 25게이지짜리가 다르게 들리는 데에 정말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완벽한 케이블은 없다고 보는 것이죠.

 

금은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은에 비해 유리할 것 같은데요.

물론 좋죠. 금을 잘 이용해서 설계하면, 마치 케이블의 존재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덜 나쁜 (less bad) 케이블이 되는 겁니다. 결국 케이블의 등급이라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전송 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닐까 싶군요.

 

은의 경우, 아날로그와 디지털에서 각각 사용할 때의 기준이 다르다고 예전에 빌에게 들었는데, 이 부분을 좀 더 설명해주시죠.

아날로그 케이블의 경우, 은도금을 한 도체가 좋습니다. 반면 비디오와 디지털 케이블의 경우, 순은을 쓰는 게 더 유리합니다. 아무래도 하이 스피디한 전송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최근에 AQ에서 만든 HDMI 케이블을 접하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에 관련해서 흥미로운 경험이 있다고 들었는데, 한번 소개해주시죠.

HDMI 케이블의 경우, DBS 박스가 달린 것은 다이아몬드 하나뿐입니다. 이것을 들고 미국의 케이블 세일즈맨 50명을 모아서 시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선 영상부터 보여줬죠. 바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그 후, 음성 신호를 트니까, 모두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죠. "당신 지금 농담하는 거야?"라고 할 정도로 큰 충격을 준 모양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제 경우 다이아몬드가 아닌 제품을 갖고도 집에서 깜짝 놀랐으니까요. 더구나 HDMI는 케이블 하나로 영상과 음성 모두를 커버하니까, 이래저래 경제적이고 또 홈시어터를 즐길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 제대로 된 제품은 꼭 사두고 싶은 심정입니다.

 

사실 HDMI는 그 자체로도 아직 발전의 여지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영상과 음성을 모두 다루는 복잡한 기능을 하는 데에 반해 클록이라는 개념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러 회사에서 이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오디오 쪽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HDMI와 USB를 사용하다 보니, 각각 길이의 제한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정확히 어느 정도의 길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HDMI의 경우, 25게이지의 두께라면 약 16미터까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홈시어터를 할 때 프로젝터와 AV 앰프를 연결할 정도는 충분합니다. 반면 USB는 약 5미터 정도가 한계입니다. 3미터까지는 별 지장이 없지만, 5미터를 넘어가면 급속히 성능이 떨어집니다.

 

모 케이블 회사와 인터뷰를 해보니, 케이블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도체, 피복, 단자 등에서 재료상 큰 발전이 없기 때문에, 일단 제대로 설계했으면 오랜 기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아날로그 케이블이라면 일리가 있지만, 저희 회사의 경우 수없이 많은 재료들을 발굴하고 시험하면서 끊임없이 성능을 개선하는 쪽이라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군요. 최근 10년간 이쪽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 중 하나라면 저희가 만든 DBS인데, 이것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얼마나 현격한 차이가 납니까?

 

요즘 하이엔드 케이블들을 보면 노이즈를 줄이는 데에 너무나 전력한 나머지, 약간 소리가 차가워진다는 소리들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마도 그렇게 들었다면, 케이블이 아닌 다른 기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때문이 아닐까 싶군요. 좋은 케이블이란 마치 공기처럼 신호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 성능이 뛰어날수록 앰프라던가 CDP라던가 아무튼 이런 기기가 갖는 한계나 나쁜 점이 노출되지 않을까요? 그 부분을 전적으로 케이블 탓으로 돌릴 수는 없죠. 또 해상력 문제인데, 한번 이렇게 봅시다. 실제로 누가 기타를 연주하는 것을 듣는다고 할 때, 우리는 고음이며 저음을 나눠서 듣지 않습니다. 악기 그 자체를 듣죠. 한데 오디오에선 고역, 중역, 저역 등을 나눠서 이리저리 흠을 잡습니다. 정말로 해상력이 좋다면, 이렇게 나눌 필요 없이 기타 음 그 자체를 듣게 되지 않을까요? 좋은 케이블이란 바로 이런 부분을 가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USB와 HDMI 등의 신제품 외에 또 런칭할 제품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애플 유저들이 많아진 관계로, 저희도 이쪽 관련 제품들을 준비 중입니다. 파이어 와이어를 전송하는 케이블이며 이더넷 케이블도 있고, 아이팟과 USB 단자를 연결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커넥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맥 유저들이라면 흥미를 가질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모로 기대가 됩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P.S 참고로 스티브 실버먼은 대단한 PC-Fi 애호가로, 맥 프로 노트북을 들고는 자신의 종교라고 칭할 정도다. 현재 그가 맥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아마라. 이미 본 사이트를 통해 여러 번 소개가 된 소프트웨어다. 가격이 좀 나가지만, 음질 하나는 확실하다고 한다. 또 아이튠즈를 모태로 작동하기에 사용하는 데에 큰 지장도 없다. 한번 체크 바란다. 또 일반 PC의 경우 스티브가 추천하는 것은 제이리버다. 약 50달러 정도를 주면 www.jriver.com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일전에 모 수입상에 갔더니, 엄청난 사양의 PC를 제작해서 오디오에 연결해 시연하고 있었다. 궁금해서 프로그램을 보니 제이리버다. 역시 이쪽이나 저쪽이나 선수들이 쓰는 프로그램은 공통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