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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으로 케이블의 역사를 다시 쓴 쿠발라 소스나

by onekey 2024. 3. 2.
HIFICLUB2009-08-31 20:43
추천 26 댓글 0
 

오디오는 매칭 싸움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아니, 매칭 예술이라고 말하는 편이 낫겠다. 그런 무수한 조합 속에서 머리에 지워지지 않은 충격적인 경험이 여럿 있다. 그 중 하나가 작년 뮌헨 오디오 쇼에서 들은 조합이다. 당초 이 음의 주인공은 테너 앰프와 카르마 스피커와 캘리번 턴테이블이었다. 특히, 최상의 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 45RPM짜리 LP를 캘리번이 읽어 내서 보내주는 소스의 힘은 놀랍도록 광대역하고 또 자연스러워서 넋을 잃고 말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여기에 케이블의 힘 또한 상당했음을 알게 되었다.

 

파워 코드 하나로 시스템의 성격이나 음악성을 결정하는 시대에 이를 만큼, 오늘날 케이블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강하고, 그 중 쿠발라 소스나라는 난해한 이름을 가진 신규 메이커 역시 주목할 만한 존재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이 케이블의 장점은 매칭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즉, 어떤 컴포넌트 조합에 들어가도 절대로 나서는 법이 없이 각 매칭의 장점을 부각시킨다는 것인데, 대체 무슨 발상과 설계로 이런 케이블을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참에 방한한 조 쿠발라(Joe Kubala)를 만나서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인터뷰어 HIFICLUB
인터뷰이 Joe Kubala

 

 

 

일단 회사 이름부터 궁금합니다. 쿠발라 소스나가 대체 무슨 뜻입니까?

저희 회사를 창업한 하워드 소스나(Howard Sosna)와 제 이름을 합쳐서 만든 것입니다.

 

아, 사이먼& 가펑클과 같은 이야기군요. 잘 알겠습니다. 처음에는 외우기 어렵고, 뜻을 알 수가 없어서 무슨 라틴어인가 했습니다. 우선 자기 자신부터 소개해주시죠.

원래 저는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쪽 관련 일을 하다가 차츰 매니징이나 오퍼레이션 쪽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전문 비즈니스맨으로 활동한 것이죠. 쿠발라 소스나를 창업하기 전에는 에어 컨디셔닝 회사에서 일한 바 있습니다. 단, 취미가 오디오인 만큼 그간 개인적으로 DC 파워를 설계한다거나 앰프의 회로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죠.

 

 


하워드 소스나는 어떤 경력을 갖고 있습니까?

그는 타고난 오디오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오디오에 관심을 갖고 스피커를 자작한다거나 히스킷 앰프를 사서 조립하는 등, 이쪽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해갔습니다. 이후 1990년에 본격적으로 오디오계에 입문하면서 주로 컨설팅 역할을 맡았습니다. 즉, 누가 새로운 앰프를 개발하면 함께 참여한다거나 혹은 고객에게 오디오 컴포넌트의 좋은 매칭을 추천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케이블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이 디자인한 케이블을 다양한 환경에서 실험하면서 점차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쓸 케이블을 만들었는데, 결국 이것이 상품화된 것이죠.

 

두 분이 어떤 계기로 알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우리는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동호회의 멤버였습니다. 비단 오디오뿐 아니라, 자동차, 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사가 일치해서 함께 자주 어울렸죠. 아마 1997년부터 이런 식으로 친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친구가 케이블을 하나 갖고 왔습니다.

 

듣고 보니 상당히 소리가 좋았습니다. 단순히 성능만 좋은 것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같은 오디오파일이면서 쓰고 있는 기기는 전혀 다릅니다. 제가 진공관 앰프를 쓰는 반면, 그는 솔리드 스테이트를 사용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판이한 환경에서도 그 케이블은 아무 문제없이 작동했습니다. 뭔가 대단한 것이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 결국 창업하기에 이른 것이죠. 그 후 2001년부터 2년간 개발에 몰두해서 제품을 다듬은 후, 2004년 CES에서 정식으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매킨토시, 윌슨 베네시, 오디오 에어로 등에서 채용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어 냈습니다. 현재 15개국에 수출하고 있죠.

 

 



그럼 이렇게 짧은 시간에 훌륭한 성과를 이뤄낸 쿠발라 소스나의 레시피가 무엇인지 알려주시죠.

많은 케이블 회사들이 컨덕터나 사운드 퀄리티를 갖고 홍보합니다. 우리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밸런스를 가진 케이블을 제작하려는 것이죠.

 

파워 코드, 인터커넥터 등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고 있는데, 각 품목에 따라 설계 방향이 다른가요?

그렇죠. 케이블에서 실딩이나 지오메트리 등 중요한 요소가 많지만, 품목에 따라 그 중요도가 달라집니다. 인터커넥터의 경우 멀티플 실딩을 해야 합니다. 반면 스피커 케이블과 파워 코드는 고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딩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차별화를 두고, 또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두 개의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그렇다면 쿠발라 소스나가 다른 케이블 회사와 차별화되는 것이 무엇일까요?

우리는 발상부터 다릅니다. 다른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성향과는 반대로 디자인했으니까요. 물론 이런 결정이 더 좋은 사운드로 연결된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착상이 다른 만큼, 뭔가 다른 음이 나온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발상으로 얻어지는 강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는 다른 케이블보다 훨씬 임피던스가 낮습니다. 그 결과 이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의 케이블을 봅시다. 실제 측정해보면 연결하는 컴포넌트에 따라 특성이 달라집니다. B라는 회사의 케이블을 연결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임피던스가 낮아서 어떤 컴포넌트를 연결해도 일정한 특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실제로 계측해보면 알 수 있죠. 즉, 우리 회사의 케이블은 재료나 지오메트리 등 대부분에서 다른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설계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쿠발라 소스나 케이블은 특별히 선호하는 앰프나 스피커가 없다는 뜻이겠군요.

그렇죠.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진공관, 소스나는 TR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우리 케이블은 똑같이 동작합니다. 전혀 낯을 가리지 않는 것이죠. 그러므로 많은 회사들이 저희 케이블을 채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큐페이즈, dCS, 아발론, B.A.T., 코드, 매지코, 패스 랩, 바이스, 테너, 카르마…. 내년 CES에선 윌슨이 새롭게 내놓는 스피커를 홍보하기 위해 저희 케이블을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엔 램의 새로운 프리앰프에도 연결이 됩니다. 우리도 두 개의 방을 얻어서 7개 회사의 제품으로 라인업을 깔 생각입니다.

 

현재 케이블 디자인은 소스나 혼자서 합니까?

아닙니다. 저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재정적인 부분부터 테크니컬한 면까지 모두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기기를 쓰지만 비슷한 성향의 음을 내는데, 그런 식으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뭐 하나 숨길 게 없죠.

 

직원은 몇 명이나 있습니까?

미시건에 공장이 있는데, 약 12~15명 정도가 일하고 있습니다. 저와 소스나는 뉴저지에 있고요. 차로 30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자주 서로의 집을 방문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목표로 삼는 사운드가 있습니까?

저는 카네기 홀부터 시카고 심포니홀, 필라델피아홀 등 다양한 콘서트홀을 다니고 있습니다. 일절 전기 증폭 장치를 쓰지 않는 음향이죠. 바로 그런 음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의 라인업에 대해 잠깐 소개해주시죠.

제일 하위 모델인 이매지네이션부터 안티시페이션, 패시네이션, 익스프레션, 이모션 등으로 올라갑니다. 최근에 일레이션이라는 플래그십 시리즈가 발표되었죠. 사실 패시네이션 정도만 써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 위로 올라가면 탄성이 나올 것입니다. 일레이션을 들으면 절대로 밑으로 내려가지 못할 것입니다. 일례로 30년산 위스키를 맛보고 나면 21년산이 시시하지 않습니까? 같은 이치죠.

 

일레이션의 특징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일단 배경이 정숙해집니다. 당연히 트랜스패런시가 증가하고, 해상도도 엄청 좋아집니다. 무엇보다 공간감이 뛰어나게 좋아져서 깊고, 넓어지죠. 에어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업그레이드 서비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던데, 이게 뭐죠?

기본적으로 저희는 오디오파일입니다. 케이블 역시 계속 신제품이 나오고, 성능이 좋아지기 때문에 교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것입니다. 일단 우리 제품을 사서 1년 반 안에 교체한다면 산 가격의 90%를 중고 가격으로 보상해줍니다. 이런 식으로 사용한 시기에 따라 퍼센트를 정해서 5년이 지나면 65%까지 보상해주는 것으로 책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환된 케이블은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

(웃음) 많은 오디오 쇼에서 쓰일 것입니다. 그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각에선 요즘 케이블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이거 문제가 있지 않냐 라는 반응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커피 잔을 하나 들어 보이며) 이 컵을 예로 듭시다. 제가 손수 디자인해서 만들었다고 칩시다. 전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죠. 이럴 경우 가격을 어떻게 매겨야 할까요? 적어도 대량 생산된 제품과는 다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들어가는 개발비, 인건비, 공장 임대료, 세금, 홍보비 등을 한번 따져봅시다. 구리값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저희 제품은 대량 생산품이 아닙니다. 그런 여러 요소를 감안할 때 우리가 제품에 매기는 가격은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케이블 가격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솔직한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이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이 궁금합니다.

저는 B.A.T. 50SE 프리에 BK60 파워를 밴더스틴 모델5 스피커에 연결해서 쓰고 있습니다. 소스는 바이거 턴테이블과 CEC TL1X 트랜스포트 &잔덴 DAC 조합이고요. 반면 소스나는 크렐에서 4개의 박스로 나온 KSA 레퍼런스 파워에 매킨토시 MC100 프리를 중심으로 아발론 에이돌론 스피커를 연결했으며, 소스는 에소테릭 P0A CDT &크렐 레퍼런스 65 DAC 조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메이커들이 앞을 다퉈 사용할 만큼 인기가 높은 쿠발라 소스나가 드디어 한국에도 론칭되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