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cafe.naver.com/pcfiguide/3623
언젠가 한 번은 DSD에 대해 정리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러 저런 핑계로 글이 늦어지다보니
어느덧 철 지난 이야기가 되어 버렸고,
그렇게 방치 상태가 길어졌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네이버 쪽지에 카페 회워님의 DSD 문의가 와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회원님이 질문하신 것에 대해 즉답을 보내드리는 것보다는
이렇게 DSD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글을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접어두었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DSD(Direct Stream Digital)는
Sony가 SA-CD에 기록되는 Digital Audio 신호 Format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각 Sample 별로 표본화값(Digital화된 신호의 크기 값)을 표시하는 일반적인 PCM (Pulse Code Modulation) 규격 대신
1-bit로 Delta-Sigma Modulation된 신호를 기록하자는 것이 요지입니다.
이 DSD 신호는
44.1kHz의 64배로 Over-sampling된 주파수 2.8224MHz의
1-bit PDM(Pulse Density Modulation) 신호이며,
Sony가 제안한 표준적인 7차 Delta-Sigma Modulation을 이용하면 아래의 그림과 같은 Noise 특성을 형성합니다.
20kHz까지의 오디오 대역 내에서는 20 bit 이상의 신호 해상도를 가지지만,
20kHz를 벗어나는 순간 Delta-Sigma Modulation 특유의 특성으로 인해
증가하는 Noise에 묻혀서 신호 해상력(Dynamic Range)이 줄어듭니다.
물론 Sampling 주파수가 2.8224MHz이므로
그 절반인 1.4MHz 대역까지는 신호 표현이 가능하기는 합니다만,
위와 같은 특성의 Noise와 함께 표현되기 때문에
Sony에서 광고하는 것과는 달리
DSD는 20kHz 이상으로 대역을 확장해서 사용하는 것이 사실 상 불가능합니다.
(다음 번에 다루겠지만, 20kHz 이상의 대역을 재생하게 하면 오히려 음질이 더 나빠집니다)
그러면, DSD와 비슷한 용량인 96kHz sampling, 24 bit 구성의 PCM의 경우는 어떠할까요?
아래는 PCM 신호의 주파수 특성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위의 DSD 그래프는 무신호 시의 Noise 특성인 점과는 달리,
아래 그림은 신호가 있을 때의 PCM 신호의 주파수 스펙트럼입니다.
PCM 신호는 무신호 시에는 아예 Noise가 없습니다.
물론 실제 녹음 시에는 마이크나 ADC의 잡음이 Noise Level이 됩니다만 이것은 DSD에서도 마찬가지고,
순전히 기록 Format으로만 봤을 때는 PCM의 무신호는 Noise "0"입니다)
96kHz sampling의 절반인 48kHz까지의 대역에서는 24 bit의 해상력의 신호를 표현하지만 (하늘색 부분)
48kHz 이상 대역에서는 Noise라고 볼 수 있는 48kHz 이하 대역 신호의 Image가 계속 반복됩니다. (회색 부분)
이상과 같이 DSD이든 PCM이든
기본 대역 이상의 Noise는 어떠한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제거하여야 올바른 재생이 가능하며,
대역은 DSD가 20kHz, PCM이 48kHz로 2개가 차이가 나고
해상력도 20~21 bit 대 24 bit로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즉, 성능적으로만 보아도
DSD는 CD보다는 좋은 해상력을 가지지만,
96kHz, 24 bit PCM에 비해서는 용량도 크면서 성능에서는 떨어지는 Format입니다.
Sony가 이렇게 성능이 떨어지는 DSD (SACD)를 밀어 붙이고 꽤 오랫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이건 제 의견입니다)
- CD Player에서도 재생이 가능한 점
- 녹음(녹화 포함) 장비 시장에서의 Sony의 지배력
- DSD가 원칙적으로 복사 방지가 된다는 점
(PCM은 쉽게 무한 복사가 가능한 점에 비해서 음반사 입장에서는 우호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Play Station을 해킹하는 바람에 DSD 추출이 가능해지기는 했습니다만...)
- 음반사 입장에서는 DSD로 발매할 경우 CD에 비해서 2배 이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 SACD Player를 만드는 제작사들의 능력과 현란한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고음질의 환상을 지속적으로 심어줌
Sony는 DSD 홍보 시
DSD 형식을 따르는 Delta-Sigma ADC (Sony DSD 녹음 장비)로 녹음한 것을
음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 중간의 많은 변환 과정을 생략하고
아무런 변환 없이 그대로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녹음 현장의 생생한 음을 즐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못 합니다.
실황 녹음이 아닌 이상 현대의 녹음 방식은 절대로 One Take로 모든 연주자들이 한 번에 녹음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고,
수많은 더빙과 믹싱의 반복이기 때문에
이 믹싱 작업을 위해서는 PCM으로의 변환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게 됩니다.
DSD를 변환 없이 믹싱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상 DSD 배포를 위해서는 마지막에 PCM으로 만들어진 Master를 DSD로 한 번 더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믹싱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가 최종적으로 작업한 Master와는 어떤 식으로든 음질적으로 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Sony도 스튜디오 장비에서는 DSD를 공식적으로 포기하게 됩니다.
Format의 호환성 및 우수성에 대해서야 이미 결론이 났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설명을 마치고,
기왕에 만들어진 DSD 소스를 어떻게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며,
어떤 것이 바른 방향인지에 대하여 다음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cafe.naver.com/pcfiguide/3627
DSD 신호의 재생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좀 더 일반론적인 Digital Audio 신호의 재생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연속 신호인 Analog 신호를
Digital화하여 저장할 목적으로 Sampling을 하는 순간
Sampling 주파수의 1/2 이상 대역에는 반드시 제거되어야할 image noise가 따라붙게 됩니다.
아래는 저번 회에도 보여드린 이를 도식화한 그림입니다.
왼쪽이 Sampling된 신호 파형이고, 오른쪽이 이의 주파수 스펙트럼입니다.
왼쪽 신호 파형에서 깍두기진 부분이 오른쪽 주파수 스펙트럼의 회색 image noise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연속된 신호를 듬성 듬성 건너뛰면서 기록하게 되면,
중간에 잃어버린 신호가 고역의 image noise로 나타난다는 개념입니다.
아래와 같이 위의 신호를 2배로 그리고 4배로 over-sampling하여 중간에 더 많은 신호를 채워넣게 되면
파형의 깍두기진 부분이 점점 줄어들게 되며,
주파수 스펙트럼 상으로는 고역의 image noise가 점점 제거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over-sampling된 파형은 눈으로 보기에도 훨씬 analog스러워진 것을 확인하실 수 있고
아주 약간의 Low-pass Filter 처리만으로도 남아 있는 깍두기 부분을 매끈한 신호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OS(Over-Sampling) R-2R DAC의 구현 원리입니다.
물론 위와 같은 over-sampling 처리는 Digital 신호 처리로 이루어지지만,
Analog 신호 상에서 Low-pass Filter를 적용하여도 동일한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Digital Over-sampling 만큼 효과적인 고역 제거가 가능하려면
Analog Filter를 너무나 많이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고차의 Filter 사용이 필요)
현실적으로 음질 저하 없이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NOS (Non Over-Sampling) 형태의 R-2R DAC를 제대로 만들기 힘든 이유입니다.
이제 다시 돌아와서 DSD의 재생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DSD 신호를 재생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방법 1. DSD를 아무런 처리 없이 그대로 1-Bit DAC로 출력하는 방법
- 방법 2. DSD를 PCM으로 변환하여 신호 처리 후 DAC로 출력하는 방법
방법 1은 Sony 및 DSD 재생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DAC 업체에서 홍보하는 방식입니다.
DSD 원신호를 PCM 변환 등의 처리로 인한 신호 훼손(?) 없이
DSD 재생 전용으로 별도의 1-bit DAC를 구성하여 원본 그대로 재생한다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Analog Low-pass Filter로 제거하기에는 20kHz와 바로 인접한 고역의 Noise가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고 고차의 Filter를 사용하려면 공간의 문제도 있고, 다단의 증폭단을 거치면서 음질이 손상되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두번째로 1-bit DAC는 Noise에 취약하여 높은 SNR을 확보하기에 좋은 방식이 아닙니다.
세번째는 기존의 DAC와 별도의 DSD 전용 재생용 DAC가 추가로 필요하여 비용 증가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열거한 내용으로 인해 음질적인 잇점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Digital 신호 처리만 제대로 한다면 방법 2가 제대로 된 재생 방법입니다.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DSD 재생 방법 1, 방법 2의 비교는
NOS냐 OS냐의 비교와 유시한 경우라고 보시면 됩니다.
DSD 신호를 PCM 신호로 변환하는 방법은
신호처리적으로는 20kHz의 Low-pass Filter 처리와 동일합니다.
1-bit로 On-Off만 있던 매우 거친 신호(고역의 Noise가 잔뜩 있는 신호)는
Low-pass Filter를 거치게 되면 우리가 아는 analog 형태의 Multi-bit 신호로 바뀌게 되며,
이 과정에서 20kHz 이상의 고역 Noise가 제거되게 됩니다.
(물론, PCM 신호로 변환 과정에서 Filter가 얼마나 정교하느냐에 따라 성능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PCM 신호로 바뀐 뒤에는
기존 DAC 재생 System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서 Analog 신호로 변환하면 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SACD 재생 장치가 실수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DSD 신호를 PCM 신호로 변환할 때 사용하는 Low-pass Filter의 특성이 그것입니다.
Sony는 DSD가 40kHz의 고역 신호까지도 재생할 수 있다는 식으로 뻥을 쳐왔기 때문에
(물론 고역 신호의 재생이 가능하기는 합니다만, 신호보다 Noise가 더 많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DSD 신호를 PCM 신호로 변환할 때 사용하는 Low-pass Filter의 대역 한계를 20kHz로 설정하지 않고
30kHz, 40kHz, 심지어는 80kHz까지로 설정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몰론, Filter의 대역 한계를 높게 잡을수록 Digital 신호 처리에 들어가는 노력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하지 않게 DSD 신호에 존재하는 20kHz에 인접한 많은 양의 noise가 함께 재생되게 됩니다.
이것이 DSD, 혹은 SACD의 저역이 빈약하고 하늘하늘, 낭창한 소리의 원인입니다.
특유의 인위적인 공간감도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이건 방법 1로 재생할 경우에도 피할 수 없는 소리적인 약점이 됩니다.
인간이 20kHz 이상의 고역은 못 듣는다고 하는데,
단일 주파수일 경우에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만,
20kHz 이하의 주파수와 함께 재생될 경우에는 좀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비교해서 들어보면 20kHz 이상의 고역이 있으면 공간감이나, 저역 느낌 등에 차이가 발생하거든요.
그래서, 20kHz 이상의 Noise 제거가 음질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DSD를 정말 바르게 재생하려면,
DSD 신호를 PCM 신호로 변환할 때
20kHz 이상을 칼 같이 잘라낼 수 있는 특성을 가진 Low-pass Filter로 사용하여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확실히 CD보다는 우수한 해상력을 가진 소리를 들려주게 됩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렇게 제대로 DSD를 재생하는 경우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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