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음악가 이야기97 단정하고 솔직한 재즈를 보여준 레이블 캔디드 이종학2009-06-01 20:02 추천 43 댓글 0 단정하고 솔직한 재즈를 보여준 레이블 캔디드 재즈 평론이란 일을 하고 있으면서 가끔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한 번 재즈 뮤지션의 레코딩에 참여해보고 싶다.” 내지는 “좋은 신인들이 있으면 백 업을 해보고 싶다” 등등 거의 몽상에 가까운 생각을 하는 것이다그런데 미국이나 유럽을 보면 재즈가 좋아서 컬렉션을 하다가 참지 못하고 레코드사를 차리거나 아니면 프로듀서로 인생 항로를 결정하는 사람이 꽤 된다. 하긴 블루 노트의 알프레드 라이언이나 버브의 노먼 그랜츠 등이 대표적인 컬렉터 출신이다. 프로듀서만 해도 크리드 테일러며 밥 실 등 어릴 적부터 재즈가 좋아서 결국 이런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 꽤 된다. 이번에 소개할 캔디드(Candid).. 2024. 2. 29. 피아노 소품집 - The Maiden's Prayer 정인섭2009-06-01 19:16 추천 41 댓글 2 교과서에 실린 이해의 선물이란 단편을 기억할 것이다. 위그든 씨의 사탕 가게에 얽힌 그 이야기는 참 따뜻했다. 내게도 그것과 비슷한 일화가 있다. 고딩 때부터 자주 갔던 헌책방이 하나 있었다. 그곳 주인 아주머니는 매우 친절하고 박식한 분이라서 가면 항상 좋은 얘기와 책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거기서는 신간 같은 재고나 깨끗한 헌책을 정가의 절반 이하로 살 수 있었다. 그리고 가끔 중고 CD도 있었는데, 대부분 잡지의 부록이나 싸구려 전집의 몇 장이 껴 있곤 했다. 어떨 때는 정품 CD가 나와 있을 때도 있었다. 그날은 유난히 쌀쌀했다. 책방엔 나와 어떤 아저씨 한 분, 그리고 책을 정리하는 주인 아주머니만이 있었다. 고요한 클래식 선.. 2024. 2. 29. 구스타브 클림트: 피아노 앞의 슈베르트 김효진2009-05-02 11:05 추천 49 댓글 0 1918년 겨울, 자신의 저택에서 작업하고 있던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는 왼쪽의 심장에 강렬한 통증을 느꼈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에밀레를 불러와". 에밀레 플뢰게는 클림트와 이십 칠년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며, 이 두 사람은 서로의 삶에 깊숙하게 개입해 있었다. 에밀레는 열 일곱이었고, 클림트가 스물 아홉살이던 1891년의 첫만남 이후 내연의 관계로 발전해왔다. 무엇보다 클림트가 그녀의 초상화를 무려 네 번이나 그렸다는 의미는 굉장히 크다. 왜냐하면 그가 두 번 이상 그린 초상화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화를 두 번 그린 것을 제외하면). 우리는 클림트가 여인의 초상만을 그린 것이 아.. 2024. 2. 29. 오페라 역사의 B.C.와 A.D.는 Before Callas 와 After the Diva 유혁준2016-12-07 11:48 추천 36 댓글 0 "마리아 칼라스와 남편 메네기니" "쓰디쓴 눈물은 흘러 온 대지를 뒤덮고" "저기 저 하늘 위, 나는 기도하리라. 그대 위하여 오직 그대 오심에…" "하늘은 더없이 아름다워라. 나를 위하여. 아! 그렇게…” 피투성이의 단검을 손에 들고 피로 얼룩진 가운을 길게 늘어뜨린 루치아가 정신 착란 상태에서 플루트의 단아한 오블리가토와 함께 마침내 〈광란의 아리아〉를 노래하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시작하여 〈향로는 타오르고〉가 이어지자 엔리코는 누이동생의 처절한 모습에 후회하며 라이몬드도 동정하여 눈물을 흘린다. 에드가르도를 향한 하염없는 그리움과 사랑을 이렇듯 애절하게 부르짖고는 그녀는 결국 쓰러진다. 이 비극 오페라의 절정 부분으로서 3막 2장.. 2024. 2. 29. 체코음악의 아버지 드보르자크 유혁준2016-12-16 18:49 추천 52 댓글 0 "그가 모자만 벗는다면 이마에 지혜가 있음을 알 수 있으리라." "그래서 나의 영혼은 뮤즈가 그에게 은총을 내린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 체코의 독일어권 국민 시인으로 알려진 휴고 살루스(Hugo Salus)의 시 ‘드보르자크’. 지난 5월 7일 방문한 프라하 북쪽 블타바(독일어로 몰다우) 강 상류에 위치한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의 생가에는 이 시가 거실 벽면에 붙어 있었다. ‘체코 음악의 아버지’ 드보르자크. 그는 스메타나의 뒤를 이어 체코 음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또한 스메타나, 야나체크와 함께 체코 민족주의 운동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다. 민족주의적인 어법과 교향악적 전통을 가장 잘 결합시키는데 성공했고, 다른 .. 2024. 2. 29. 대자연과 신앙을 오르간과 오케스트라에 투영한 브루크너의 교향곡 세계 유혁준2017-02-18 17:46 추천 46 댓글 0 2005년 방송되었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약방의 감초’격으로 등장하는 배경음악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등공신이었다. 이순신이 해전을 앞두고 상념에 젖어 밤바다를 바라볼 때 아래로 깔리는 숭고한 음악은 화면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듣는 이를 감동으로 몰고 갔다. 매회 드라마의 가장 심각한 장면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 음악은 바로 오스트리아 작곡가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7번의 2악장 ‘아다지오’의 도입부다. 이 ‘아다지오’ 악장의 총 연주시간만 25분에 달하는 가히 ‘천국’적인 길이를 가진다. ▲ 칼 막스 레벨이 그린 안톤 브루크너의 초상화 일반인들에게는 어쩌면 생소할 지도 모르는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1824-1896). 그를 16세.. 2024. 2. 29.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 유혁준2017-04-27 18:53 추천 53 댓글 0 차이코프스키 기념관과 네프스키 수도원 예술가 묘역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나의 괴로움을 알 수 있다 홀로, 모든 기쁨에서 떨어져 먼 창공을 바라보노라 얼마나 내가 고민했던가 그리고 고민하고 있는 것인가 아! 나를 사랑하고 아는 이들 먼 곳에 있으니... 영하 20도의 혹한이 몰아치던 2001년 1월 10일 오후 모스크바 근교 클린시 어귀에 있는 차이코프스키 기념관. 교통체증이 심한 모스크바를 벗어나서 눈 내린 레닌그라드 대로를 타고 2시간을 더 왔다. 단층집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스크바와는 달리 자그마한 집들이 그림처럼 옹기종기 늘어서 있다. 태양은 사라진지 오래. 회색빛에 휩싸인 하늘과 땅, 뾰족 지붕을 한 집들,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 이.. 2024. 2. 29. 바흐의 음악에서 재즈를 보다 정영균2017-07-07 14:30 추천 50 댓글 0 ‘촛불 여러개의 빛 밖에 없는 어둑하고 싸늘한 공기를 가르는 묵직한 소리… 저역으로만 이루어진 익숙한 멜로디 주제가 끝난 후 화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성당의 높디 높은 천장을 가득 메운다…’ 이 문구를 보고 어떠한 악기가 연주된다는 생각이 들었는가? 바로 바로크(Baroque)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오르가니스트(Organist)의 즉흥연주 장면을 표현해 본 것이다. 일명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J.S.Bach : Johann Sebastian Bach)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크 최고의 음악가이며, 당대 최고의 오르가니스트 중 하나였다. 바흐의 경력이 시작되는 시기에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직.. 2024. 2. 29. 오디오파일을 위한 명반 - 4 코난2021-05-27 12:26 추천 65 댓글 0 비싸고 불편해서 중년 남성으로 보이는 두 명의 사람들이 근사한 오디오 시스템 앞에 서있다. 둘 다 머리가 벗겨진 모습이 그 나이를 짐작게 한다. 머리가 완전히 벗겨진 한 명은 팔짱을 끼고 뭔가 말하고 있는 듯하고 나머지 한 명은 주머니에 가볍게 손을 찔러 넣고 있다. 아마도 미국의 주간잡지 뉴요커에 실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한 장의 삽화가 내게 주는 인사이트는 꽤 신선했다. 바로 아래와 같은 문장이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The two things that really drew me to vinyl were the expense and the inconvenience.” 생각해 보면 엘피에 끌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비싸고 불편해서였다. 예전에 턴테.. 2024. 2. 29. 오디오파일을 위한 명반 - 2 코난2021-01-28 16:56 추천 87 댓글 0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포스터 얼마 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라는 영화가 공개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영화배우라고 하는 조지 클루니. 하지만 그가 연출한 영화는 단지 섹시함을 넘어선 여러 진솔한 가치를 담아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릴리 브룩스돌턴의 소설 를 원작으로 각색한 는 인류의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재앙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지구는 새로운 역사적으로 지구인들이 그래왔듯 또 다른 식민지를 찾는다. 그러나 그곳은 지구상의 또 다른 대륙이 아니라 지구 밖의 행성이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난 그곳에서 우주인들이 주고받는 대화 그리고 그 와중에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마치 꿈결처럼 펼쳐진다. 디스토피아를.. 2024. 2. 29. 오디오파일을 위한 명반 - 1 코난2020-12-10 15:31 추천 87 댓글 0 영화 의 한 장면 너무나 좋아하는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영화 [유스]의 제작진 그리고 영화 [기생충]의 제작진 등 화화 멤버들이 다시 모였다. 영화 제목은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작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무대 공포증에 시달리는 피아니스트 헨리 콜을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화다. 주인공이 클래식 피아니스트인만큼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과 피아노 연주가 연신 귀를 즐겁게 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음악이 없다면 인생은 한낱 실수일 뿐이다”라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엔 움찔할 수밖에. 그렇다. 이 미친 듯한 오디오에 대한 탐닉도 결국 인생을 실수로 만들지 않기 위한 발버둥인지도 모른다. 결국 오디오는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이지 그것.. 2024. 2. 29. 불안과 고통을 잠재우는 음악, 클래식 코난2016-07-21 17:43 추천 40 댓글 0 "의학으로 치료하고 음악으로 치유한다" 우리는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과연 몇 번이나 병원을 방문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얼마나 많은 치료와 수술을 받는지 생각해본다. 태어날 때부터 산부인과에서 태어나서 때때로 예방주사를 맞으러 가기도 하고 급기야는 암에 걸려 병원에 가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항상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많은 걱정과 고민, 그리고 불안을 유발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치과이다. 별 것 아닌 충치 치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 사레를 치며 조금씩 썩어가고 있는 치아를 그대로 방치하기도 할 정도이다. 물론 치과는 여러 마취제를 투여하지만 고통이라는 것은 단순히 약물로 인한 마취로만 해결할 수 없는 과제다. 왜냐하면 고통이라는 것은 오.. 2024. 2. 29. 이전 1 ···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