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neKey Cables & 악세사리 리뷰

OneKey Production The Key Power Cable

by onekey 2024. 2. 21.

순수(純粹)의 시대
OneKey Production The Key Power Cable

 
오승영2016-09-01 15:33
추천 10 댓글 0
 

 
모 회사의 케이블이 사용중인 시스템에 어울릴 지 자문을 구하는 지인에게 ‘괜찮을 것’이라고 했는데, 며칠 후 그 제품을 사용하는 누군가는 그 케이블이 ‘어둡다’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밝은 성향을 좋아하는 내게는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반문을 했다. 케이블은 여전히 동일한 제품을 놓고도 라쇼몽과 같은 주관적 관점이 난무하는 대표적인 부문임을 상기시켜 주는 에피소드였다. 어이없게도, 필자는 케이블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스피커나 앰프 또한 그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으며, 이견을 갖는다고 해서 필자의 생각이 공평무사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아까의 질문은 그 제품의 핵심에서 비껴서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대답하는 게 옳다. ‘그 케이블은 밝고 어둡고를 논하는 대상이라기 보다는 배경을 깨끗하게 해주는 제품입니다.’ 
 
연결할 제품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케이블시장은 범람을 앞둔 포화상태라고도 할 수 있어 보인다. 특히 디지털 케이블이나 헤드폰 케이블 부문에서의 신생브랜드가 아날로그 케이블과 전원코드와 같은 고전적인 부문에까지 진출하면서 전통의 강호들은 연구개발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연쇄반응고리가 생겨났다. 그리고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이제는 신구 브랜드의 구분이 어려워졌다. 상업적 성공은 즉흥적 포퓰리즘의 스킬도 필요하겠지만, 역시 케이블은 ‘순수’했을 때 본연의 지위를 확인할 수 있고 그런 브랜드들에 대한 가치는 좀더 눈에 뜨일 수 있는 게 아닐까.   
"원키 스타일"
 
 
어쩌다보니 랜 케이블을 제외하고는 원키의 제품을 부문별로 한 바퀴 스캔을 하게 되었다. 물론 등급별로 다양한 제품들이 있어서 전 제품을 시청한 건 아니지만 ‘원키 프로덕션’의 카탈로그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겠다. 이번에 시청한 파워케이블의 경우는 다른 부문에 비해 원키의 스타일을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사례가 된다. 요컨대 원키의 스타일은 색채를 가미시키거나 무언가를 부가시키는 것과는 반대로 무언가를 지워내거나 덜어내는 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음원에 있는 원래의 정보 이외에 생겨난 정체불명의 것들을 의미한다. 사용자의 상황, 그리고 성향별로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그래서 처음 원키의 제품을 시청해보면 분명하게 느껴지는 추상적인 분위기는 ‘맑고 깨끗하다’는 점이다. 인위적으로 필터링이 되는 느낌과는 다르기 때문에 필자가 오랜 동안 들어왔던 음원들을 싱싱하게 들리게 하곤 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원키의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스타일을 보이는 바, 필자는 이 성향을 원키 스타일로 이해하게 되었다. 
 
 
 
"원키의 스탠더드 전원케이블"
 
 
전원 케이블 ‘더 키’는 위쪽보다는 아래쪽에 가까운 원키의 스탠더드 등급의 파워케이블이다. 전원부가 클 수록(전원용량이 여유있을 수록), 파워케이블은 동일한 선재와 방식에 따라 제작한 스피커 케이블이나 인터케이블보다 빠르고 분명하게 제품 성향을 나타내곤 한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원키가 궁금한 오디오파일이 가장 먼저 시청해 볼 제품으로 적당해 보인다.
 
다른 ‘더 키’ 제품과 마찬가지로 본 제품은 동선(OFC)을 기본 선재로 해서 제작되었다. 리츠(litz)구조를 위해서 ‘아폴로’ 이상의 제품에만 적용하는 원형 단면구조의 선재를 사용했다. 본 제품 또한 동사 고유의 서로 다른 매직 머티리얼을 4단계에 걸쳐 마감처리했으며 전후간 서로 다른 재질을 사용해서 절연성능에 투철하게 제작된 제품이다. 우선 ‘+’와 ‘-‘ 각 두 개씩, 총 4개의 도체를 각기 알루미늄 박으로 말아서 절연한 후 꼬아서 하나의 선재로 합친 후 고유의 매직 머티리얼을 이용해서 1단계 도포처리 작업을 했다. 이 위에 구리(꽤 고가의 Cu)재질의 쉴딩처리를 한 후 수축튜브(폴리오필렌 소재)를 입힌 후, 그 다음 2, 3, 4 단계 매직 머티리얼 처리를 했다. 소재가 다양하게 사용되기도 했지만, 이전에 매직 머티리얼 도포작업을 지켜본 바에 의하면, 한 번도 아닌 4회의 수작업은 소위 ‘노가다’가 따로 없는 인고의 공정이라서 등급에 따라 단계를 조금 축소하는 방식은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특히 ‘더 키’ 신제품의 디자인은 투명한 피복을 입혀서 수축튜브 처리한 표면까지 들여다 보이게 제작해서 각별한 디자인의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키의 제품들을 보면 끊임없이 새롭고 다양한 단자들을 의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필자가 시청한 제품들의 단자들을 예를 들면, 후루텍과 오야이데를 포함해서 WBT와 KLE와 같은 흔치 않은 브랜드들이 눈에 들어온다. 본 제품에 사용한 플러그는 오야이데의 제품이며 양쪽 끝에 각각 C-029, P-029e 를 사용해서 제작했다. 인터케이블이나 점퍼선의 경우도 그랬지만, ‘더 키’ 파워케이블을 들고 놀려보면 소리의 느낌과도 유사한 쾌적함이랄까? 적당한 연성이 가미된 막대기를 휘두르고 있는 듯한 스트록이 느껴진다. 주로 4단계에 걸쳐 도포한 매직 머티리얼이 관여되어 나타는 특성이다. 
 
원키 제품의 문제라면 제작자에게 물어보기 전에는 이 제품의 이름이 무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어딘가 표기를 해주면 좋을텐데, 최외곽의 우븐 쉬스 재질에는 프린팅을 선명하게 입히기 어렵다는 게 이유인 듯 하다. 참고로 인터케이블의 경우에는 중앙에 수축튜브를 끼워서 브랜드와 방향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제품명은 보이지 않는다.    
 
"더 키’ 사운드"
 
 
본 제품의 사운드는 역시 원키의 스타일을 잘 드러낸다. OFC 선재 고유의 특성을 비틀지 않고 중심에 흐르게 하면서도 제조사가 지향하는 품질을 잘 입혀서 들려준다. 필자가 이전까지의 원키 제품에서 느껴온 사운드 컨셉, 예컨대 높은 대역에서의 오픈된 느낌과 깨끗하고 잘 정돈된 배경특성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입체적인 공간표현과 스피디하고 명쾌한 드라이브를 기조로 하고 있다. 음원의 정보량이 많을 수록 이런 특성은 좀 더 부각되어 입자감과 표면감촉이 세세하게 드러나는 효과를 보이곤 한다. 예리한 외곽선을 그리며 떠오르는 이미징도 뛰어나서 마치 위상차 AF 방식으로 포커싱을 잡아내는 카메라처럼 전후간의 대비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Adele - Hello
Hello
 
특히 별도의 절연처리가 유난스럽지 않은 보편적인 동선 소재의 파워케이블과 비교해 보니 ‘더 키’의 핀포인트 구사의 등급과 입체적인 이미징의 품질이 좀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아델의 ‘Hello’는 특유의 까맣고 적막한 배경을 뒤로 해서 보컬의 윤곽선과 얼굴의 동작, 특히 입모양의 변화는 실제의 느낌처럼 심각하고 진지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이즈 또한 실제의 사람 크기로 그려낸다. 음량을 늘려 거칠게 격정을 쏟아 놓는 구간의 높은 피치에서도 무난히 매끄럽게 들리게 한다거나, 반대로 귀를 자극시키거나 하지 않고 노래하는 사람의 감정이 전해질 듯한 팽팽한 교감의 끈을 서로 당기고 있는 듯한 교감이 전해졌다. 
 
 
Daft Punk - Get Lucky
Get Lucky
 
‘더 키’의 다이나믹스는 딱 중립적인라는 말이 어울린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템포에 대한 반응이 빠른 케이블의 특징이기도 하고 과도하게 중량감을 부가해서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이끌어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시 순수하다. 다만, 동선의 특성과는 다소 다른 방향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일반적으로는 은도금처리를 한 동선의 성향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프트펑크의 ‘Get Lucky’ 도입부의 깊지 않고 짧은 비트는 기본적으로 단정하고 선명하게 그은 한 개의 선처럼 분명하다. 모호하지 않은 깊이와 구간을 왕복한다는 인상을 줄 만큼 치고받는 느낌은 시청자의 감흥을 고조시킬 만큼 리드미컬하고 정확한 페이스로 동작한다고 생각된다. 
 
Rachel Podger - Bach Violin Concerto No.1 'Allegro'
J.S. Bach Violin Concertos
 
케이블을 교체하기 이전에도 레이첼 포저의 바이올린은 좋은 감촉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 키’로의 교체가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궁금했다. 질감 자체는 얼핏 입체감과 무관한 품질로 여겨지기 쉽지만, 이 곡을 시청해보면 평면적인 질감묘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상황과 입체감이 가미된 사실적인 현악 스트록의 차이가 잘 비교된다. 
 
레이첼 포저가 연주하는 바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1악장은 시작부터 합주를 배경으로 도려내듯 떠오르는 솔로 연주는 명쾌한 동작중에도 근거리에서 보여지는, 직선이 아닌 미세한 굴곡을 가진 마찰음의 감촉으로 느껴져서 실제의 연주에 가까웠다. 스트록에 동반되는 통의 울림이 짧은 순간마다 입체적인 무대를 고조시켜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서의 생생한 바이얼린 연주를 앉아서 듣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 녹음은 워낙 거침없는 노출을 컨셉으로 하고 있기도 하지만 현악합주가 어느 대역이나 옥타브에서도 혼탁해지는 일이 없어서 짧은 반복구간이나, 높은 옥타브로 이동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긴장의 순간이 없다. 스타일과 무관하게 이 안정적인 질서에서 편안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Anna Netrebko & Rolando Villazon
Puccini La Boheme : O Suave Faciulla
 
깨끗한 배경과 입체적인 무대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곡으로서 비야존과 네트렙코 커플이 부르는 라보엠 중 ‘O Suave Fanciulla’는 돋보였다. 이 곡의 실제 무대처럼 까만 배경이 느껴진다는 게 특이하다. 이 곡에서의 적막한 배경은 하프와 같은 약음이 느껴질 만큼 정밀하고 무음 상태의 빈 곳이 느껴질 만큼 고품질의 공간을 연출한다. 무대가 충분히 넓게 연출되기도 하지만 홀로그래픽한 음상을 떠올리는 장면은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상쾌한 바람이 불어올 것만 같은 오픈된 공간의 느낌은 특히 감동적이라고 할 만큼 사실적인 입체감을 준다. 
 
비야존의 에너지와 중량감이 적당히 실린 채로 허공에 나타나며, 네트렙코가 강한 에너지로 등장하는 동안 귀가 자극을 느끼지 않고 편안해서 좋았다. 공간 속에 그라데이션을 그리며 약화되어 사라지는 느낌이 감미롭다. 이 둘의 모습은 크고 작은 점이 되어 전후간 악기의 연주와 입체감을 쉽게 연출하며 스테이징의 품질을 높인다. 듣는 사람을 무대 속으로 빨아들이는 느낌은 쉽게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종종 입체감 표현에 장점을 갖는 케이블들의 경우 유사한 무대를 만들곤 하지만, 포스터 그림처럼 짙은 물감으로 음상을 선명하게 띄워서 전후관계를 차단시키거나 하지 않고, 적당한 농도와 투명함으로 뒤쪽이 언뜻 언뜻 보이는 입체감이 자연스럽다.
 
본 제품의 시청은 패스의 XA110.8 파워앰프의 좌우 채널에 페어로 사용해서 윌슨오디오의 알렉시아를 통해 진행했다. ‘더 키’ 전후에는 각기 30만원대와 100만원대의 서로 다른 브랜드의 동선 소재 케이블을 사용했기 때문에 ‘더 키’의 성향을 좀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패스의 모노블럭 파워에 사용해서 매끈하고 유연한 질감을 뽑아내는 장면은 다른 특성들보다 선행해서 귀에 들어오는, 가장 좋게 느껴진 덕목이었다.   
"지속가능한 순수한 케이블"
 
 
경험과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르게 들리는 소리를 놓고 오랜만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 케이블의 성향이 밝고 어두우며, 심지어 파란 색과 노란 색으로 느껴지는 그 때야 말로 가장 ‘오디오’가 재미있을 때가 아닐까. 그래서 협주곡의 한 악장을 채 듣지도 않고 새 음반을 또 사서 무슨 색으로 보이는 지를 확인하고 이번엔 다른 색으로 보이는 케이블을 또 찾아내고… 듣고 싶은 제품들이 줄을 늘어서 있는 흥분의 도가니와도 같은 시절인 거라고.
 
전술했듯이, 케이블의 카테고리가 늘어나고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캐주얼한 분위기가 흐른다. 적당히 듣다가 또 바삐 새로운 제품을 들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을 하는 사용자들도 그만큼 많아 보인다. 한 제품의 오랜 사용자와 빈번한 교체를 하는 사용자, 어느 쪽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한 컨셉을 갖춘 브랜드의 존재의미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구매를 했어도 특정 브랜드의 스타일이라고 떠올려지는 무언가는 중요한 내용물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원키의 포트폴리오는 분명한 스타일 위에 잘 포진되어있다고 할 수 있겠다. 원키의 표준제품으로서 ‘더 키’ 파워케이블은 맑고 깨끗한 배경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기 위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맑고 깨끗한 외관이 디자인적으로 기여하는 바 크다. 이 디자인이라면 여럿을 연결한다고 해도 어지럽게 늘어놓은 검고 짙은 케이블의 복잡함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보면 갖고 싶은 디자인도 본 제품의 장점. 
 
 
-오승영-
 
 
OneKey Production The Key cable Power Cable제조사제조사 연락처제조사 홈페이지
원키 프로덕션
02-545-9436
www.onekeyproduc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