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슈즈의 거대한 발걸음
Onekey Production Giant Shoes
코난2016-02-2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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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에너지와 진동"
매서운 추위에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거리에 늘어선 나뭇가지가 파르르 떨린다. 거실에 걸려있는 시계의 추는 한 번 흔들어놓으면 끝도 없이 좌/우 운동을 반복한다. 어떤 물체에 힘이 가해진 뒤엔 계속해서 그 물체는 힘의 평형점으로 돌아오려는, 일종의 복원력이 작용하고 힘의 평형 위치를 중심으로 일정기간의 ‘주기’를 두고 진동한다. 물론 공기의 저항이 있고 지구를 중심으로 작용하는 중력 때문에 이내 그 복원력을 잃고 멈추게 된다.
이러한 진동은 소리에너지, 즉 파동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신호가 스피커에 전달되면 코일과 마그넷이 운동하면서 유닛의 진동판을 진동한다. 그리고 그것이 공기 중에 파동을 일으켜 우리가 소리로 듣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스피커 유닛의 진동이 캐비닛을 진동시키고 이는 스피커가 접해 있는 바닥면을 진동시킨다. 이러한 진동이라는 것은 쉽게 소멸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주변에 놓인 사물에 진동을 전달해 새로운 진동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동일한 공명 주파수를 가진 소리굽쇠를 놓고 한 쪽 소리굽쇠를 치면 엎에 위치한 소리굽쇠가 함께 울린다. 아주 작은 실험이지만 만일 어떤 건축물의 고유 공진주파수를 안다면 이를 이용해 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건축물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한다.
오디오에서도 진동은 매우 중요한 것이면서 또한 때로는 매우 해로운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잘 컨트롤하면 하이파이 오디오 운용의 많은 난제가 해결된다. 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컴포넌트를 들자면 모두 내부에 움직이는 소자가 포함된 것들이다. 예를 들어 스피커의 유닛은 매우 빠르고 강하게 진동한다. 뿐만 아니라 시디피 같은 경우 디스크가 회전하면서 진동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는다. 내부에 이러한 진동을 약화시키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도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해결되기 어렵다. 가장 진동에 취약한 것 중 하나는 턴테이블이다. 모터가 돌면서 만들어내는 진동은 플래터, 카트리지를 통해 앰프로 전달되어 소리에너지로 변환되며 소리를 탁하게 만든다.
"자이언트 슈즈"
이번에 리뷰하는 제품 ‘자이언트 슈즈(Giant Shoes)’, 일명 ‘왕발이’로 불리는 제품은 스파이크 슈즈로 진동을 소멸시키기 위한 제품이다. 그것도 진동이 가장 큰 스피커의 슈즈로 사용하는 데 최적화된 슈즈라고 할 수 있다. 원키 프로덕션에서는 국내 최고 완성도의 오디오 랙 및 액세서리를 다수 개발해온 하이파이 스테이와 협력해 이번 제품을 만들었다. 처음 보면 과연 얼마나 큰 스피커에 사용하라고 만든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슈즈 중 가장 커다란 사이즈를 자랑한다.
자이언트 슈즈는 기본적으로 세 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우선 맨 상단은 스피커의 스파이크와 맞닿는 접경지대다. 이 부분은 하단 몸체와 간단히 분리되는 별도의 슈즈로 구성된다. 하이파이스테이에서 출시했던 TriBase, 일명 ‘끝판왕 슈즈’라는 별명을 가진 슈즈다. 이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탁월한 성능으로 동호인들 사이에 평판이 높다. 상단에 스파이크 받침이 있고 그 안으로 세라믹 볼이 삽입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로 하중을 받치는 구조물은 바닥면 사이에 총 세 개의 세라믹 볼을 삽입해 3점지지 구조로 만들어졌다. 사실 이 슈즈만으로도 충분히 공진 흡수 및 소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원키 프로덕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TriBase 슈즈 아래에 한 번 더 공진을 흡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맨 위에 Tribase 슈즈를 설치하고 그 아래에 원통형 그릇을 만들어 한 번 더 진동 소멸을 꾀한 방식이다. 그런데 이 원통 구조물 안에 들어간 소재가 재미있다. 다름 아닌 규사를 채워 넣은 것을 알 수 있다. 왜 규사라는 재료를 선택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상단 TriBase에서 이미 어느 정도 소멸된 이후 잔류 진동을 자연스럽게 흡수, 분산, 소멸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전체적인 디자인을 얘기하기 이전에 매우 커진 사이즈 덕분에 슬림한 타입의 스피커에 사용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 JBL 이나 PMC, ATC 등 소위 궤짝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 사용하기에 적합해 보이는 디자인이다. 게다가 높이가 높기 때문에 일단 자이언트 슈즈를 장착하면 스피커의 높이가 꽤 높이 올라가게 된다. 청취자의 귀 높이 대비 스피커의 트위터 위치가 한층 높아지는 점도 유념해야한다.
"성능 & 음질 테스트"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일단 전체 테스트 시스템은 아발론 Transcendent 스피커를 중심으로 꾸렸다. 앰프는 패스랩스 Xs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DAC 와 네트워크 스트리머는 웨이버사 시스템즈의 DAC3 가 맡았다. 특별히 아발론 스피커를 고려한 것은 아니지만 운 좋게도 자이언트 슈즈는 아발론 Transcendent 에게는 매우 유용한 액세서리가 될 소지가 충분했다. 왜냐하면 Transcendent 스피커는 다름 아닌 하단 벤트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단에 포트가 뚫려 있어 스피커 하단을 바닥면과 충분히 띄워주는 것이 음질적으로 유리하다. 비슷한 예로 윌슨베네시 북셀프같은 경우 하단 포트 형태로 윌슨 베네시에서 제공하는 스탠드가 필수다. 왜냐하면 스탠드 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ERIC CLAPTON - RIVERS OF TEARS
Sacramento 2001
자이언트 슈즈를 스피커에 장착해 3점 지지로 셋업하자 스피커 높이가 높아지면 바닥과 꽤 많은 유격을 이루게 되어 저역이 한결 깨끗해졌다. 예를 들어 에릭 클랩튼의 ‘River of tears’에서 들을 수 있는 매우 육중한 드럼 레코딩에서 저역 해상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음을 크게 체감할 수 있다. 대신 그 양감과 무게감은 약간 줄어들게 된다. 한편 저역 해상력 증가는 중, 고역 대역과의 이음매, 토널 밸런스까지 영향을 주어 매우 날씬하고 가뿐한 몸매로 탈바꿈시킨다. 위력적인 저역 무게감은 약화된 대신 토널 밸런스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결과다. 이에 더해 중역과 고역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던 저역 공진이 사라지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세부표현, 정위감까지 덩달아 상승하는 효과가 이어진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고 판단된다.
A case of you
다이애나 크롤의 ‘A case of you’ 같은 곡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관찰된다. 전체적인 토널 밸런스는 약간 올라가 산뜻한 느낌을 주며 화창하게 갠 하늘처럼 개운한 느낌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좌/우 스테레오 이미징 및 전/후 깊이감의 상승은 탁 트인 전망을 보다 깊게 만들어버린다. 이는 마치 리지드 턴테이블을 사용하다가 린 LP12 같은 플로팅 타입 턴테이블을 사용할 때 느끼게 되는 차이와 유사하다. 소리와 소리 사이 홀톤, 단단함을 넘어 딱딱할 수 있는 사운드의 윤곽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FRIDAY NIGHT IN THE FRANCISCO
Mediterranean sundance / Rio ancho
GUSTAVO DUDAMEL - MAHLER 5
No.5 1st movement
CHARLIE HADEN & PAT METHENY - MISSOURI SKY
Spiritual
찰리 헤이든과 팻 메스니의 ‘Spiritual’에서 지속적인 초저역은 사실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서 쉽지 않은 난제이며 골칫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낮음 옥타브와 더 낮은 옥타브의 경계가 뚜렷하면서 매우 자연스럽게 낮음 음계를 오간다. 다만 더 헤비하고 묵직한 저역은 감쇄되는 경향이 있다.
"총평"
자이언트 슈즈는 최근 몇 년간 접했던 슈즈 중에서는 적용 전/후 음질적으로 가장 큰 차이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불필요한 공진만 제거할 뿐 자연스럽고 풍부한 배음을 해치지는 않는다. 악기의 분리도, 저역 해상력의 상승, 정위감의 상승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효과 중 일부다. 해상력이 떨어지더라도 헤비한 저역을 원하는가, 아니면 깨끗하면서 해상도가 좋은 저역을 원하는가? 자이언트 슈즈는 탁월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매우 인상적이며 독특한 제품이다. 많은 스피커들과 잘 어울리기는 어려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활용범위는 매우 넓어질 듯하다.
-Written by. Conan-
원키 프로덕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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