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지 살펴보기
오디오에서 카트리지만큼 소리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없다. 어떤 카트리지를 사용하느냐가 어떤 소리를 듣고 있는지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카트리지가 자신의 톤암과 물리적으로 잘 맞는지는 앞에서 살펴보았다. 카트리지는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거의 유일하게 수명이 정해진 소모품이다. MM 카트리지라면 바늘만 바꾸면 되니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카트리지 몸체는 반영구적이지만 바늘은 분명히 소모품이다. 고가의 앰프와 스피커를 쓰면서도 카트리지나 바늘은 저가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명이 제한된 소모품이기에 비싼 것을 구입하는 게 아까워서 일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수명이 제한된 카트리지가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음질의 대부분을 결정한다.
신품이 아닌 중고 카트리지나 바늘은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고로 구입 할 때는 좀 더 세심하고 신중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확대경이 있다면 바늘을 직접 보면 좋고 그렇지 않다면 소리를 들어보아야 한다. 바늘이 다 닳아서 수명이 다 되면 판을 긁는 잡음이 들린다. 바늘 마모로 인한 잡음은 간헐적으로 나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낸다. 좌우 채널 모두에서 나기도 하고 한쪽에서만 날 때도 있다.
한쪽에서만 잡음이 들린다면 대부분 왼쪽 채널인 경우가 많다. 보통 바늘 끝을 예민한 손으로 접촉해서 뾰족한 느낌이 나면 상태가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 알려진 상식이다. 다음 페이지 그림의 맨 아래처럼 바늘의 옆면이 다 닳아서 소릿골의 언덕과 접촉하고 있는 경우에도 바늘 끝은 예리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페(확대경)로 보았을 때 바늘의 옆면이 얼마나 닳았느냐가 바늘의 사용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바늘의 마모 못지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 댐퍼의 상태다. 적정 침압을 주었는데 카트리지가 레코드에 너무 밀착되면 댐퍼 고무가 낡아서 탄력을 잃어버린 것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댐퍼에 문제가 생기면 캔틸레버의 탄력이 약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캔틸레버가 정상위치에 있지 못하고 옆으로 비딱하게 틀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캔틸레버가 카트리지의 중심에 있지 못하고 삐딱하게 어긋나 있다면 댐퍼의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고음이 답답하고 레코드 안쪽을 주행하면서 소리가 찌그러진다면 문제가 있는 카트리지일 가능성이 크므로 구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중고 바늘을 구입할 때는 믿을 만한 판매자에게 제값을 주고 상태가 좋은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다른 것은 빌려서 들어볼 수 있지만 카트리지는 빌려 달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 카트리지를 사서 들어보기 전에는 음질을 알 수가 없다. 이 장에서는 추천할만한 카트리지를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각각의 카트리지가 가지는 물리적 특성은 물론 음질적인 특징을 이해하고 잘 어울리는 음악 장르까지 알아볼 작정이다. 카트리지에 대한 설명 앞에는 스펙을 기재해 선택에 좀 더 도움을 주고자 했다. 꼼꼼히 읽는다면 카트리지를 선택할 때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마모에 따른 바늘의 형태 변화
바늘의 마모가 심해 레코드 소릿골의 언덕까지 깍아 먹는 상태로 계속 사용하면 레코드에 심한 손상을 준다. 소릿골 언덕과 마찰하는 탓에 지속적인 잡음이 들린다.
Shure M-55E
고향 같은 푸근함
슈어 M55E(Braun Body)[제원]
출력전압: 6.6mV
침압: 0.75~2.0g
컴플라이언스: 15.0×10-6cm/dyne
재생 주파수: 20Hz~20KHz
바늘: Elliptical shaped diamond tip(타원단면)
채널 분리도: 25dB
채널 밸런스: 2dB
정말로 살 마음이 없었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한 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달려갔지만 플래터가 살짝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도는 것을 보니 사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 속도조정 노브를 최대로 돌려도 속도가 약간 늦었지만 이것은 조정이 가능할 것 같았다. 문제는 플래터인데 다른 것은 몰라도 플래터가 틀어진 것은 잡을 재간이 없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나오려는데 파격적으로 20%나 가격을 깎아주면서 어지간하면 사가라고 했다. 상당히 유명한 온라인 LP 숍 주인이신데, 레코드 구입 대금을 내일 아침에 결제해 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며 부탁조로 얘기를 하셨다.
이 값에 이런 분위기에도 사지 않으면 인간적으로 너무 하는 것 같아 두말 않고 들고 왔다. 집에 가져와서 여기저기 손을 보면서 살펴보니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상당히 잘 만든 턴테이블이었다. 불량이라고 의심했던 플래터도 플라스틱으로 감싸진 부분이 약간 휘어졌을 뿐 축은 정상이었다. 어렵게 속도를 잡는 조정을 끝내고 카트리지도 달려 있어서 음악을 들어 보았다. 기대 이상의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진다. 턴테이블이야 오버홀 하면서 좋은 소리를 내줄 거라 짐작했지만 카트리지는 따라온 거라 크게 기대를 안했다. 특히 가요 음반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듣는데 해상이 훌륭하지 않지만 애잔하면서도 따뜻하고 풍성해야 하는 곡의 분위기를 아주 잘 살려주었다.
도대체 어떤 카트리지인가 싶어서 확인해 보니 갈색 몸체(Braun body) 앞에 흰색 번개마크가 찍힌 슈어 55E였다. 솔직히 그때까지 슈어 55E라는 카트리지를 잘 몰랐다. 슈어의 카트리지 종류가 거의 수백 종에 이르다 보니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잘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오디오란 취미를 시작한 시기가 80년대 말이라 주로 사서 쓴 카트리지는 슈어의 V15 TypeⅤMR이나 VSTⅢ 정도였다. 그러니 그 이전에 나왔던 55E를 알 턱이 없었다.
소리가 마음에 들어 이베이를 검색해보니 브라운 바디의 M55E에 바늘까지 있으면 120 달러가 넘는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플래터의 상태를 오해하는 바람에 과하게 싼값에 산 것 같아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사야지 하고 마음먹었지만 미뤄두었던 가요 음반을 그분의 온라인 LP숍에서 몇 장 주문했다. 그 후에 기십 만원하는 국악 전집류를 구입하고 나서야 미안한 마음을 그나마 지울 수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알게된 카트리지가 바로 슈어 M55E다. M55E는 슈어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카트리지다. 블랙 바디에 번개마크가 있는 것이 일반형이고 브라운 바디는 스페셜 개념으로 출시한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이후 멕시코로 공장이 이전하면서 번개마크가 사라진다. 가장 나중 버전은 M55EM으로 바늘의 성능을 개량했다고 밝히고 있다. 궁금증이 발동해서 번개마크의 브라운 바디와 블랙 바디, 그리고 번개마크가 없는 블랙바디 세 종류의 카트리지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기회를 만들었다. 동일한 세 개의 헤드셸에 카트리지를 번갈아 장착해서 비교시청을 했다. 바늘에 의한 소리의 편차를 없애기 위해 하나의 바늘을 사용했다.
번개마크의 브라운 바디가 따뜻한 음색으로 풍성한 소리가 나왔고 번개마크의 블랙 바디는 따뜻한 느낌이 조금 줄면서 배음의 풍성함도 적어졌다. 번개마크가 없는 블랙 바디는 톤이 가늘어지면서 부드럽고 연약한 내성적인 소리가 나왔다. 골수 마니아들이 왜 브라운 바디를 찾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중고 가격도 브라운 바디가 제일 비싸고 그 다음으로 블랙 바디, 마지막으로 번개마크 없는 블랙 바디 순이다.
M55E의 장점은 출력전압이 6.6mV로 높아서 소리가 시원시원하게 나온다는 점이다. 울림이 풍부하고 선이 굵어서 가요나 올드팝에는 이보다 더 정감 있는 소리를 내주는 카트리지가 있을까 싶다. 해상력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섬세한 소리를 내주지는 못하지만 따뜻한 음색으로 편안하게 소리가 잘 나와서 클래식에도 의외로 잘 어울린다. 소리가 쉽게 잘 나오기는 M44E라는 하위 모델 카트리지도 있다. 출력전압이 무려 9.3mV에 이르니 쉽게 짐작이 될 것이다. 그런데 9.3mV의 높은 출력은 표준적인 MM용 포노앰프에 연결하기에는 출력이 너무 크다.
볼륨을 조금만 올려도 소리가 너무 커져서 듣기가 거북해진다. 소리는 힘차고 크지만 소리의 결은 M55E에 비해 소란스러운 느낌이 든다. 피셔(Fisher)나 스코트(Scott) 같은 빈티지 앰프에 내장된 포노단은 증폭도가 요즘의 포노앰프 보다 낮아서 9.3mV를 내주는 M44E 같은 카트리지에 오히려 잘 맞는다. 그러나 M44E의 출력은 이런 빈티지 앰프가 아닌 8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앰프나 포노앰프에는 너무 크다. 그리고 M44E는 가정의 하이파이 용 보다는 DJ들이 스크래치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M55E 후속으로 나온 75 계열은 좀 더 섬세하고 세련된 소리를 내주어서 클래식 마니아들이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M55E의 시원시원하게 뻗어나오는 힘찬 소리와 비교하면 맥이 빠진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올드팝이나 가요를 들어보면 75 계열은 그 한계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런 저런 사정을 종합하면 가정에서 즐기는 용도로는 M44E보다 M55E가 더 어울린다. 흘러간 가요나 올드팝에는 아주 좋고 재즈도 저음에 박력이 있어서 좋은 편이다. 클래식도 집중해서 감상하지 않고 편하게 즐기는 편이라면 입문용으로 이만한 카트리지도 드물다. 교체 바늘은 N55E로 멕시코 생산이긴 하지만 신품으로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번개마크가 그려진 브라운 바디나 블랙 바디는 따뜻한 느낌의 음색이 마치 고향 같은 느낌을 준다.
Tip
틱~ 틱~ 하는 잡음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슈어 카트리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슈어 카트리지는 그냥 사용해도 다른 카트리지보다 정전기로 인한 잡음이 적다. 특히 카트리지에 붙어있는 스태빌라이저라는 작은 솔을 내리면 음질은 약간 탁해지지만 정전기로 인한 잡음은 더 줄어든다.
Audio Technica AT 120a
여성적인 섬세함
오디오테크니카 AT120a[제원]
출력전압: 4mV
침압: 0.9~1.9g(정격 1.4g)
컴플라이언스: 35×10-6cm/dyne
재생 주파수: 18Hz~20KHz
바늘: Elliptical diamond tip(타원형단면)
채널 분리도: 22dB
채널 밸런스: 1.5dB
중량: 6.8g
아날로그 하는 사람치고 오디오테크니카 카트리지를 안 써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디오테크니카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싸구려 저가 턴테이블에 기본으로 달려있는 카트리지부터 고급 카트리지까지 생산한다. 거기에 다양한 아날로그 액세서리까지 생산하는 아날로그 전문 업체다. 아날로그 제품에 대한 노하우가 오랫동안 축적된 탓에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도 오디오테크니카의 장점이다. “아는 것은 없고 돈은 부족한데 좋은 소리를 듣고 싶다면 오디오테크니카 카트리지를 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오디오테크니카는 경 침압에 하이 컴플라이언스 카트리지만 고집스럽게 생산한다. 고음의 섬세한 재생에 중점을 둔 카트리지를 생산한다는 얘기다. AT-120a도 정격 침압 1.4g의 경 침압에 35라는 높은 수치의 컴플라이언스 값을 가지고 있다. 카트리지 설명 부분을 잘 읽은 독자라면 대충 어떤 소리가 나올지 짐작이 될 것이다. 예상대로 섬세하고 화사한 느낌의 고음이 은은하게 흐른다. 바이올린 선율도 나긋나긋하다. 사실 바이올린 소리를 가까이서 들어보면 결코 예쁜 소리가 아니다. 바이올린 소리에는 금속 현과 활이 마찰하면서 귀를 자극하기 직전의 아슬아슬함이 있다. AT120a는 그런 아슬아슬함을 예쁘게 다듬어서 듣기 편안하고 부드럽게 들려준다.
예쁘게 분칠하고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옛 일본여인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아쉬운 점은 경 침압 카트리지라서 저음이 가볍고 깊이가 없다는 것이다. 재현하는 사운드스테이지도 큰 편이 아니다. 이런 단점이 있지만 낮은 가격과 중고역의 섬세함과 화사하게 다듬어진 음색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슈어 55E가 원색으로 진하게 화장한 것이라면 AT120a는 흰색과 핑크색으로 튀지 않고 곱게 화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슈어 55E가 화려하고 개방적인 미국 소리라고 한다면 120a는 곱고 예쁜 일본 소리라고 할 수 있다.
곱고 예쁜 소리를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카트리지다. 취향이 다소 다르더라도 그 가격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함과 디테일의 끝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가격대비 성능이 아주 좋다는 얘기다. 예쁘고 다듬어진 소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경험해 볼만한 소리임에 틀림 없다.
오디오테크니카의 이런 소리 경향은 고급 카트리지로 가도 그대로 이어진다. AT33PTG를 들어보면 하늘거리는 중고역의 매력과 섬세하면서도 은은하게 뿌려지는 화사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물론 저음의 묵직함이나 깊이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화사하게 표현되는 현이나 여성 보컬의 음색은 은은하지만 거부하기 힘들만큼 유혹적이다.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카트리지라고 할 수 있다.
Denon DL-110
최고의 가격대 성능
데논 DL-110[제원]
출력전압: 1.6mV
침압: 1.5~2.1g
컴플라이언스: 8.0×10-6cm/dyne
재생 주파수: 20Hz~45KHz
바늘: Elliptical(Rectangular Cross section) diamond tip
채널 분리도: 25dB
채널 밸런스: 1dB
아날로그 입문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글이라는 게 쓰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쉽게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원고 쓰기를 미루던 어느 날 인터넷에서 DL-110 카트리지를 중고로 판다는 것을 보았다. 솔직히 중고가 십 만 원이하 카트리지는 나의 주 관심 대상이 아니다. 순전히 입문서에서 다뤄볼만한 가격이라 바로 구입했다. 들어보고 쓸만하면 추천 리스트에 올리고, 아니다 싶으면 내쳐버릴 생각이었다.
가격이 싸서 MM 방식일 것으로 지레짐작했는데 스펙을 보니 엄연한 MC 카트리지였다. 출력전압이 1.6mV로 낮아서 MM 포노앰프에 바로 쓸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소리는 차치하고 적당한 음량으로 소리가 잘 날지 궁금해 하면서 레코드를 걸었다. 볼륨을 조금 더 올려야 하긴 했지만 적당한 음량에서 소리가 잘 나왔다. 일단 출력전압 문제는 해결되었는데 나오는 소리가 시세말로 장난이 아니다. 꼭 돈과 음질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돈이 들어간 만큼 소리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소리는 정말 만만치 않았다.
데논 DL-103과 103R을 들어본 경험으로 보면 데논 카트리지는 중립적이고 담백하게 음을 그려내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DL-110은 고음이 아주 화사해서 데논 카트리지가 맞나 싶을 정도다. 중음도 적당한 살집에 예쁜 음색으로 기분 좋게 윤색되어 있다. 저음이 조금 아쉬웠지만 가격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사실적이고 솔직한 소리라기보다는 듣기 좋게 다듬은 소리다. 화장품 광고사진처럼 실물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뽀샤시하게’ 만든 예쁜 소리였다. 요즘 말로 ‘포샵질’을 한 것인데 이것이 잘못되거나 지나치면 이상하거나 천박한 사진이 되어버린다. DL-110의 소리는 이상함이나 천박함으로 흐르지 않고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포토샵의 위력이라는 걸 알면서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화장품 광고사진처럼 말이다.
섬세하면서도 사실적이어야 하는 클래식에서는 고가의 카트리지에 비해 약점을 보인다. 바이올린 선율과 주위를 둘러싼 배음의 구분이 명확치 않았지만 음색 자체는 진해서 매력이 있다. 가요나 팝에서는 오히려 고가의 카트리지보다 듣는 맛을 더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들으면서 ‘그래 이 맛이야!’라는 느낌과 함께 코끝이 찡해졌다. 가요나 팝은 약간 오버하는 음색으로 들어야 감칠맛이 나는데 DL-110이 딱 그랬다.
민낯이 가장 솔직한 자신의 모습이지만 아무 자리에나 민낯으로 나갈 수는 없다. 적당히 화장을 해야 예의에 맞는 경우도 있다. 입문자에게 DL-103처럼 수수하고 사실적인 소리는 오히려 아날로그에 대한 거부감만 심어줄 수도 있다. 착색일지라도 처음에는 음악 듣는 맛을 느끼게 적당히 윤색된 음색으로 즐기면서 아날로그의 매력을 차츰 알아가는 것이 좋다. 그런 면에서 DL-110은 CD를 주로 듣다가 아날로그를 시작하고자 하는 입문자에게 어울리는 카트리지다. DL-110은 슈어같이 착색이 없고 수수하면서 섬세한 음색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화사한 소리의 카트리지다. 어린 시절 LP음에 대한 추억이 강하게 자리잡은 사람이라면 슈어 소리가 마음에 와 닿을 것이다. 그러나 CD 소리를 주로 들은 사람에게 슈어 소리는 다소 답답하고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 CD나 MP3를 즐기다 아날로그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카트리지다. 특이 예쁜 음을 좋아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좀 더 착색이 적고 고급스런 소리를 들으려면 상급 모델인 DL-160으로 가면 된다. DL-160은 클래식도 제법 잘 울려준다. 더 사실적이고 솔직한 아날로그 음을 즐기려면 DL-103이나 DL-103R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DL-103이나 103R은 포노앰프에 MC단이 있거나 승압트랜스를 추가해야 한다. 또한 103은 침압이 2g이 넘는 중 침압이라 제대로 즐기려면 톤암도 유효질량이 무거운 것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솔직하고 사실적인 소리보다는 화사한 음색을 유지하면서 좀 더 고급스럽고 섬세한 소리를 원하면 오토폰의 론도(Rondo) 시리즈로 가는 것이 좋다. 론도 시리즈는 실내악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던 MC20, MC30 카트리지의 재탄생이다. 론도 시리즈는 소리가 섬세하고 고급스럽지만 가격이 103 계열에 비해 비싼 편이다.
DL-110이나 DL-160은 톤암을 별로 가리지 않아서 입문용의 가벼운 톤암에도 문제없이 잘 어울린다. 부담 없이 입문용 턴테이블에 달려있는 톤암에 장착해서 화사하고 감칠맛 나는 음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DL-110의 매력이다.
Shure V15 Type Ⅲ
MM 카트리지의 참맛
슈어 V15 TypeⅢ
[Type Ⅱ Imp 제원]
출력전압: 3.4mV
침압: 0.75~1.25g
재생 주파수: 20Hz~25KHz
바늘: VN15E-Elliptical diamond(타원단면) / VN7-Conical diamond(원형 단면)
채널 분리도: 25dB
채널 밸런스: 2dB
[Type Ⅲ Imp 제원]
출력전압: 3.5mV
침압: 0.75~1.25g(솔 내리면 0.5g추가)
재생 주파수: 10Hz~25KHz
바늘: VN35E-Elliptical diamond(타원단면) / VN35HE-Hyper Elliptical diamond(초타원 단면) / VN35MR-Micro Ridge diamond(날개형 단면) / VN3G-Conical diamond(원형단면) / VN78E-Elliptical diamond(타원 단면/ 78회전용)
[Type Ⅳ 제원]
출력전압: 4.0mV
재생 주파수: 10Hz~25KHz
바늘: VN45E-Elliptical diamond(타원단면) / VN45HE-Hyper Elliptical diamond(초 타원 단면) / VN45MR-Micro Ridge diamond(날개형 단면) / VN4G-Conical diamond(원형 단면) / VN478E-Elliptical diamond(타원 단면/78회전용)
[Type V 제원]
출력전압: 3.2mV
침압: 1.0~1.25g(솔 내리면 0.5g 추가)
재생 주파수: 20Hz~20KHz
바늘: VN5HE/P-Hyper Elliptical diamond(초 타원 단면) / VN5MR-Micro Ridge diamond(날개형 단면) / VN5G-Conical diamond(원형 단면)
자체 저항: 160
부하 저항: 47kΩ
중량: 4.8g
슈어 M55E에서 업그레이드할 카트리지를 추천하라고 하면 좀 막막해진다. 75는 앞서 말했듯 섬세하긴 하지만 힘이 없어서 클래식에나 어울리고, 97 계열은 전체적으로 흐릿하고 답답한 사운드를 내준다.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라고 할 만한 카트리지로 V15 TypeⅢ 외에 별달리 떠오르는 것이 없다.
V 시리즈는 1964년 처음 발표된 이래 TypeⅡ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하는데 TypeⅢ로 가면서 공전의 히트를 친다. V 시리즈는 공통적으로 채널 분리도가 아주 좋아서 좌측에서 드럼이 작렬해도 우측에선 색소폰의 매혹적인 선율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흘러나온다. TypeⅢ는 중역을 중심으로 대역이 안정되어 있고 담담하고 우직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다. TypeⅣ는 Ⅲ에 비해 저음과 고음이 좀 더 넓어져서 광대역 사운드를 내주지만 중음의 안정감과 탄탄함은 오히려 Ⅲ에 못 미치는 편이다.
TypeⅤ는 MR 바늘이 채용되어 해상력이 좋아지고 촉촉한 질감 표현이 더욱더 세밀해진다. 특히 캔틸레버가 베릴륨으로 바뀌면서 이전의 경화 알루미늄에 비해 음의 컬러가 화사함이 줄어들고 차분해졌다. TypeⅤ는 MC 바늘 못지않은 섬세함에 부드러움과 차분함까지 겸비해서 웬만한 고출력 MC 바늘이 넘볼 수 없는 수준 높은 소리를 내준다. 또한 휜 판이나 잡음이 많은 레코드의 소릿골을 추적하는 능력은 웬만한 고급 MC카트리지 보다 좋다.
TypeⅢ는 발매 당시 VN35E 바늘을 끼워서 판매했다. 바늘 보호덮개에 하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Super Track Plus’라고 써 있다. 타원 바늘로 가장 묵직하고 두터운 중음을 내준다. 다음에 나온 바늘은 VN35HE로 빨간색 바탕에 흰 글씨로 바늘 이름이 써 있다. HE는 Hyper Elliptical의 약자로 초 타원 바늘이 사용되었음을 알려준다. VN35HE는 35E보다 좀 더 세밀하고 섬세한 소리를 내주어서 애호가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편이다. VN35MR은 덮개 바디가 빨간색으로 되어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VN35MR은 마이크로 릿지(MR) 바늘이 사용되었다.
V15 TypeⅤMR이 나오면서 이전 모델인 TypeⅢ 카트리지에 교체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출시한 바늘이다. 35MR 바늘은 좀 더 해상력이 높아지고 주파수 대역이 넓어지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훌륭한 소리를 내준다. 다만 35E 바늘이 가지는 우직하면서 듬직한 중음이 다소 엷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TypeⅢ지만 35MR 바늘을 끼우면 TypeⅤMR 소리에 가까운 소리가 난다. 드물게 원추형 바늘인 VN3G도 보이는데 코니컬 바늘답게 두툼하고 묵직한 소리가 난다.
오리지널 바늘 값이 오르고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값싼 대체 바늘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 바늘은 원뿔형의 코니컬 타입에 바늘 전체가 다이아몬드가 아닌 끝 부분만 다이아몬드를 접합한 형태다. 대체 바늘은 소리는 나지만 슈어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기만 원짜리 입문용 카트리지를 쓴다면 몰라도 TypeⅢ 정도의 카트리지를 사용한다면 대체 바늘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이 나빠 접합한 다이아몬드가 떨어져 나갈 경우 레코드 손상을 피하기 어렵다.
TypeⅢ 카트리지에 사용할 수 있는 오리지널 바늘이 너무 비싸고 구하기 어렵다면 대체 바늘을 쓰기보다는 차라리 신품 구입이 가능한 97xE를 쓰는 것이 낫다. 97xE가 음질이 약간 떨어지지만 TypeⅢ에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내주는 카트리지다. TypeⅢ나 97xE 모두 톤암 선택은 자유로운 편으로 듀얼 턴테이블에 있는 로 매스 톤암과 잘 어울린다. 특히 ‘뱀대가리’라고 부르는 SME 3009 SeriesⅢ 톤암과 어울리면 슈어 카트리지의 극한을 맛볼 수 있다.
V 시리즈의 최고봉인 V15 TypeⅤ를 추천하지 않고 TypeⅢ를 추천하는 이유는 카트리지 하나로 바늘만 바꾸면 다양하게 소리의 변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슈어 특유의 화사한 듯 하면서 부드러운 맛은 베릴륨 캔틸레버인 TypeⅤ보다 경화 알루미늄 캔틸레버인 Type Ⅲ나 Ⅳ에서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Type Ⅳ는 Ⅲ보다 대역이 더 넓지만 중역의 안정감과 친밀감은 Ⅲ만 못하다. TypeⅢ 카트리지 하나만 있으면 바늘을 바꿔 가면서 슈어의 진면목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빈티지 소리에서 해상력 위주의 하이엔드 소리로 넘어가는 교차로에 있는 카트리지다.
V15 TypeⅢ에서 무엇으로 갈아탈지 생각해보면 막막하다. V15 TypeⅤ로 가자니 해상력이나 촉촉한 질감 표현은 좋아지지만 선율이 가늘어진다. 최근 모델인 V15xMR은 CD에 경쟁하기 위해 제작했기 때문에 아날로그다운 맛이 떨어진다. 고출력 MC 카트리지로 가면 고음의 해상력이나 맑고 투명한 느낌은 개선되지만 V15 특유의 부드럽고 촉촉한 질감이 사라진다. 이 제품 다음으로 사용할 카트리지를 고민하게 할 만큼 가격이 적당하고 다양한 음악에 대한 적응력도 뛰어난 카트리지다. 그래서 이 다음 선택은 뒤로 돌아서 빈티지 스타일의 M3D로 가든지 과감하게 하이엔드 스타일의 MC 카트리지로 뛰어들든지 둘 중 하나다.
슈어 V-15TypeⅢ L-M(듀얼 전용)듀얼 전용 카트리지는 나사 없이 듀얼 헤드셸 캐리어에 바로 끼우면 된다. 듀얼 턴테이블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지만 오버행을 따로 잡지 않아도 자동으로 맞춰진다는 장점이 있다.
Tip
슈어 카트리지에서 어떻게 해도 험이 줄지 않을 때?
슈어 카트리지는 몸체 외피가 금속으로 싸여진 모델이 많다. 이 모델들은 거의 몸체의 금속을 좌측 채널의 마이너스(-)단자에 연결해서 전기가 통하게 되어 있다. 슈어 카트리지의 단자 부분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간혹 이 부분의 접촉 불량으로 험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Shure-M3D
MM 카트리지의 뿌리
슈어 M3D[M3D 제원]
출력전압: 4.0mV
침압: 3~6g(N3D), 1.5~2.5g(N21D)
컴플라이언스: 4.0×10-6cm/dyne(N3D) / 9.0×10-6cm/dyne(N21D)
재생 주파수: 20Hz~15KHz(N3D), 20Hz~20KHz(N21D)
바늘: Conical diamond tip (원형단면)
채널 분리도: 20dB
중량: 8.5g
[M7D 제원]
출력전압: 5.0mV
침압: 4~7g(N7D), 1.5~2.5g(N21D)
컴플라이언스: 3.5×10-6cm/dyne(N7D)
재생 주파수: 20Hz~15KHz (N7D), 20Hz~20KHz (N21D)
바늘: Conical diamond tip(원형단면)
채널 분리도: 20dB
중량: 7.9g
슈어를 빼고 카트리지의 역사를 논한다면 카트리지 역사의 절반을 제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슈어는 곧 MM 카트리지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1958년 슈어에서 생산한 최초의 스테레오 방식 카트리지가 바로 M3D다. 이듬해 오토폰에서 최초의 스테레오 방식 MC 카트리지인 SPU를 선보인다. SPU가 MC 카트리지의 원조이듯 M3D는 모든 MM 카트리지의 뿌리이자 살아있는 화석과 같은 존재다.
널리 알려지고 유명한 카트리지인데도 M3D 카트리지의 침압에 대해 말들이 많다. 대부분 3~6g으로 알고 있는데 간혹 1.5~2.5g이라는 주장도 있다. 같은 카트리지의 침압이 다를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둘 중 하나는 틀린 정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확인해보면 둘 다 맞는 주장이다. 앞서 카트리지 편에서 배운 것을 상기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MM 카트리지의 경우 침압은 카트리지 몸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바늘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이라고 부르는 N3D 바늘의 침압은 3~6g이고 권장치는 4g이다. 업그레이드 바늘로 알려진 N21D 바늘의 침압은 1.5~2.5g이고 권장치는 2.0g이다. M7D 카트리지의 오리지널 바늘인 N7D도 M3D 카트리지에 맞는데 N7D의 침압은 4~7g이며 권장치는 5g이다. 다시 말하지만 침압은 바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카트리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카트리지 몸통으로 결정되는 것은 출력전압이다. 헷갈리지 말자!
N3D와 N21D 바늘의 스펙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권장 침압이 5g인 N3D의 컴플라이언스는 4.0인데 권장 침압이 2g인 N21D의 컴플라이언스는 9.0이다. 앞서 배운 바대로 침압과 컴플라이언스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침압이 높고 컴플라이언스가 작은 N3D 바늘은 톤암 선택에 제한이 따른다. 유효질량이 큰 하이 매스 톤암에 장착해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 앞서 언급한 턴테이블 중에는 엠파이어 298, 498, 598이 좋고 파이오니아 PL-41, 듀얼 1019에는 아쉬운 대로 매칭이 가능하다.
유독 한국 사람들은 오토폰 SPU 카트리지에 대한 열망이 크다. 그런데 SPU 카트리지를 듣기 위해서는 카트리지 자체도 비싸지만 고가의 승압트랜스를 갖춰야만 한다. 더구나 SPU는 MC 카트리지라서 바늘이 다 닳고 나면 카트리지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1) 이 점을 감안하면 SPU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내는 슈어의 M3D는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승압트랜스도 필요 없고 바늘만 교체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M3D를 ‘가난한 자의 SPU’라고 부르기도 한다.
MM 카트리지이다 보니 고음에서 SPU에 비해 섬세함이 약간 떨어지기는 하지만 고음을 부드럽게 처리하는 편이라 M3D만의 마력이 있다. M3D로 남성 보컬이나 첼로 음을 듣다보면 굵직한 톤을 유지하면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 무척 매력적이다. 해상력은 약간 아쉽지만 두툼한 톤의 음색은 장점이다. 고음이 약간 어둡고 중음이 워낙 두툼한데다가 저음이 풍성해서 골수 재즈 마니아들이 애용하기도 한다. 녹음이 다소 열악한 국악 음반을 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장구 장단이나 북을 리얼하게 재생해줘서 자연스럽게 리듬에 빠져들게 해준다. 가야금이나 거문고의 울림도 MC 카트리지로 들을 때와는 다른 맛이 느껴진다.
M3D는 슈어에서 나온 최초의 카트리지지만 두툼함과 묵직함에서 정점에 있는 카트리지다. 초보자가 듣기에는 화려한 음색도 아니고 해상력도 그저 그래서 별다른 감흥이 없을 수 있다. 음식으로 치면 조미료는 물론 풍부한 맛을 내는 천연 향신료조차 사용하지 않고 재료 그대로 맛을 낸 사찰음식 같은 소리다. 이런 이유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과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극명하게 갈린다. M3D와 비슷한 톤에 고음이 약간 화려한 카트리지로 엠파이어 108도 추천할만 하다. 이것저것 카트리지를 바꿔가면서 들어본 아날로그 마니아는 M3D의 매력을 감지할 수 있다. 취향이 맞는 사람에겐 방황하다 돌아가면 언제라도 묵묵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강지처 같은 카트리지라고 할 수 있다.
밝고 명랑한 Sumiko Black Pearl
수미코 Black Pearl[제원]
출력전압: 4.0mV
침압: 1.5~2.0g
컴플라이언스: 15×10-6cm/dyne
재생 주파수: 18Hz~27KHz
바늘: Conical diamond tip (원형단면)
채널 분리도: 28dB(1KHz)
채널 밸런스: 0.5dB
중량: 6g
블랙 펄을 만나기 한참 전에 고출력 MC 카트리지인 블루포인트 스페셜을 들었다. 블루포인트 스페셜은 밝고 화사해서 처음에는 무척 기분 좋게 들었는데, 밝은 소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의 취향 탓에 얼마 지나지 않아 내쳤던 카트리지다. 하위 모델인 블랙 펄은 어떤 소리일까 궁금해서 구입한 것은 아니고 순전히 이 책을 위해서 구입했다. 아날로그 입문자에게 추천할 카트리지 리스트를 작성할 때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구했다. 카트리지를 판매하는 숍 주인에게 가장 많이 팔리는 카트리지 추천을 받았다. 그 과정을 거쳐 당당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된 카트리지가 블랙 펄이다. 많이 팔리는 카트리지로 추천을 받았어도 가격에 비해 소리가 볼품없었다면 추천 리스트에 끼지 못했을 것이다.
MM 방식이며 출력이 4mV로 충분한 편이라 볼륨을 올리지 않아도 듣기에 적당한 소리가 나온다. 첫 소리부터 밝고 힘찬 느낌을 준다. 고출력 MC 카트리지인 블루포인트 스페셜(BPO)보다는 약간 순한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밝고 쾌활한 음이다. 음을 예쁘게 다듬어 듣기 좋게 만들어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악기의 배음을 미묘하고 섬세하게 표현해주는 여성스런 음이 아니고 솔직하고 시원시원하게 표현하는 남성적 음이다. 바늘이 타원형이 아니라 원추형이라는 것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음의 특징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블랙 펄의 장점은 음의 강약대비가 아주 잘 표현된다는 점이다. 약음과 강음이 교대로 번갈아 나올 때 그 대비를 아주 극적으로 잘 표현해준다. 듣는 사람에게 여기는 약한 소리고 저기는 강한 소리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려고 하는 듯하다. 오디오를 평가하는 용어로는 이와 같은 강약의 대비를 ‘다이내믹스’라고 한다.
수미코 블랙 펄 카트리지는 VTA 세팅이 조금 색다른 편이다. 보통 카트리지는 톤암 파이프가 수평을 이루거나 톤암 축 부분이 약간 높게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수미코 카트리지는 일반 카트리지와 반대로 톤암 축 부분을 수평에서 약간 낮게 세팅하는 것이 좋다. 톤암 파이프를 수평으로 하면 소리가 약간 거칠어진다. 톤암 축 부분이 약간 낮아지게 세팅하면 거친 느낌이 사라진다. 이렇게 세팅해야 하는 이유는 카트리지를 제작할 때 캔틸레버의 각도를 일반 카트리지보다 더 크게 했기 때문이다.
사실 자연스러운 선율이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음악에서는 블랙 펄의 매력을 느끼기는 힘들다. 그래서 바로크 음악이나 현악사중주 같은 실내악을 들으면 단조로운 음색에 평범한 사운드라고 생각하게 된다. 올드 팝이나 가요에서도 그다지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약음과 강음이 빈번히 교차하는 역동적인 곡을 들어보면 블랙 펄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된다. 다이내믹한 팝이나 사이키델릭 같은 음악에서는 블랙 펄이 진가를 발휘한다. 팝이나 록을 자주 듣지 않는 편인데, 블랙 펄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나는 팝 음반이 생각났다. 결국 영화 ‘플래시댄스’ 사운드트랙 LP를 찾아 ‘What A Feeling’을 들으면서 나와 아이들이 막춤을 추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블랙 펄은 어깨가 들썩이고 자연스럽게 발이 굴러지게 하는 특별한 재능을 지녔다. 클래식에서도 후기 낭만파에 해당하는 바그너나 스트라빈스키 곡을 들어보면 강약 표현만큼은 고가의 카트리지를 무색하게 한다.
블랙 펄이 마음에 든다면 수미코의 상급인 BPO 정도로 방향을 잡아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음의 강약 변화가 큰 음악을 좋아한다면 클래식과 팝을 가리지 않고 정말 역동적으로 표현해주는 카트리지가 블랙 펄이다. 신나는 판을 걸고 블랙 펄을 레코드에 내려놓으면 당신은 어느새 어깨가 움직이고 발이 저절로 굴러질 것이다.
Ortofon 2M Red
정열의 세레나데
오토폰 2M Red[제원]
출력전압: 5.5mV
침압: 1.6~2.0g
컴플라이언스: 20×10-6cm/dyne
재생 주파수: 20Hz~22KHz
바늘: Elliptical diamond tip (타원형단면)
채널 분리도: 22dB(1KHz)
채널 밸런스: 1.5dB
중량: 7.2g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이 있는데 오디오에서도 잘 통용된다. 바디의 붉은색은 카르멘이 입에 문 붉은 장미처럼 강렬하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바디는 비운의 타이타닉호 뱃머리가 생각나게 한다. 2M RED의 카트리지 디자인은 독특하고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솔직히 정열의 붉은 색과 독특한 디자인에 끌려서 구입했다. 아무리 봐도 카트리지 같아 보이지 않는 디자인과 정열의 장미가 연상되는 농염한 붉은 색이 주는 조화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오토폰이 어떤 회사인가? 최초의 스테레오 MC 카트리지인 SPU를 개발한 MC 카트리지의 산 역사나 마찬가지인 회사다. 그런데 2M은 M이 두 개라는 뜻으로 MM 카트리지임을 의미한다. MM은 슈어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것쯤은 오디오 초보도 아는 내용이다. 그래서 음질은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다.
‘예쁘면 되었지, 살림까지 잘하기를 바라면 도둑놈이지’ 하는 심정으로 톤암에 2M Red를 장착 했다. 특이하게 카트리지 장착나사가 보통보다 약간 가늘다. 전용 나사를 사용해야지 일반 나사를 사용해 장착하려면 뻑뻑해서 카트리지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1) 5.5mV라는 스펙이 말해주듯 같은 볼륨에서 상당히 큰소리가 뿜어져 나온다. 볼륨을 줄이고 보니 음색이 쓸만하다. 특히 바이올린 소리는 적당히 따스한 온기를 품으면서 활이 현에 마찰하는 질감 표현이 만만치 않다.
2M 레드를 들으면서 오토폰의 유명한 MC20과 MC30 카트리지가 생각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워낙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섬세함과 세밀한 묘사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현의 질감을 표현하는 음색은 아주 흡사했다. 쉽게 말해서 디테일에서는 밀리지만 전체 분위기는 아주 비슷하다는 얘기다. MC 카트리지에 비하면 살짝 까칠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까칠함이 귀에 거슬리기보다는 고가의 MC 카트리지에는 없는 강렬한 색채감으로 다가온다. 마치 길이 제대로 들지 않은 야생마의 활력을 보는 것 같다. 저가 카트리지가 현악기의 음색을 이정도로 표현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특히 자연스럽게 선율이 흐르는 현악사중주나 바이올린 독주의 경우에는 마치 오토폰의 MC 카트리지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2M 레드는 까칠하면서도 화사한 음색이라 올드 팝이나 가요도 기본 이상으로 재생해준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레드의 음색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여성 보컬과 바이올린이다. 실내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카트리지다. 가격도 아주 좋다. 이 값에 현악기의 질감을 마치 MC 카트리지를 듣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할 만큼 리얼하게 들려주는 카트리지는 없다. 싼 가격 탓에 2M 레드는 바늘 끝에만 다이아몬드를 접합한 것을 사용한다. 그래서 틱틱~ 하는 잡음이 누드 다이아몬드에 비하면 조금 더 나는 편이다. 레드 바로 상위 모델인 블루(Blue)부터는 누드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 조금 더 다듬어진 소리를 원한다면 블루나 브론즈(Bronze)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저가 모델이지만 오토폰의 색채를 강하게 풍기는 사운드다. 최근 아날로그 부흥기를 맞아 아날로그 관련 기술이 발달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이 가격에 이런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Grado Silver Prestige
미국적인 호방함
그라도 Silver Prestige[제원]
출력전압: 4mV
침압: 1.5g
컴플라이언스: 20×10-6cm/dyne
재생 주파수: 10Hz~55KHz
바늘: Elliptical diamond tip (타원형단면)
채널 분리도: 35dB(1KHz)
중량: 6.0g
그라도는 MI 방식을 채용한 카트리지로, 슈어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카트리지다. MI는 Moving Iron의 약자로, 카트리지 본체에 코일이 있고 자석이 움직여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MM과 비슷한 방식이다. 다만 MM과 다른 점은 캔틸레버에 붙어서 움직이는 것이 자석이 아니라 자화가 잘되는 철(iron)이다. 철은 자석 가까이에 있으면 자화되어 자석이 된다. 카트리지 본체에 있는 자석에 의해 캔틸레버에 붙어 움직이는 철이 자화되어 자석처럼 작동한다. MI는 조금 복잡해진 MM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상 출력전압이나 음질 특성도 MM과 별반 차이가 없다.
MM 카트리지는 캔틸레버에 붙은 자석과 카트리지 본체에 있는 코일이 상호작용하면서 음악 신호를 만들어낸다. 이에 비해 MI는 카트리지 본체에 있는 코일과 역시 본체에 있는 자석으로 캔틸레버에 붙어있는 철을 자화시켜 전기신호를 발전하는 구조다. MM이 코일과 자석이라는 두 개의 요소로 작동되는 데 비해, MI는 코일과 자석, 그리고 자석에 의해 자화된 철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작동된다. 때문에 자력선이 작용하는 범위가 커져서 모터나 전원선에서 방사된 자력선의 영향을 받기 쉽다. MI 방식의 그라도 카트리지와 어스선이 없는 레가 턴테이블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웅~ 하는 험이 유발되기 쉽다. 그럼 왜 이렇게 복잡하게 MI방식으로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슈어가 MM 카트리지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피해 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카트리지에도 스페셜리스트가 있다. 올드 팝을 잘 울려주는 카트리지가 무엇이냐고 하면 조건반사처럼 자동으로 추천되는 카트리지가 그라도다. 적당히 굵은 톤으로 올드팝을 잘 울려주는 카트리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시청을 해봐도 올드 팝만큼은 다른 카트리지에서 맛볼 수 없는 분위기를 그라도 카트리지에서 느낄 수 있다. 그라도 카트리지 소리를 듣다 보면 서부영화의 주인공 존 웨인이 생각난다. 아마 올드 팝이 자연스럽게 서부영화를 생각나게 해서 그렇게 생각한 것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그라도의 음이 영화 속 존 웨인의 이미지와 아주 비슷하다. 악당에게 당하면서 울분에 치를 떨 만도 한데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직접적으로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다. 복수를 할 때도 극단적인 방법이나 뒤에서 공격하는 등의 비열한 방법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악당이 아무리 비열하게 나와도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로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상대한다.
그라도의 음이 존 웨인의 그것을 닮아 있다. 뛰어난 해상력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듣는 사람을 혹하게 할 만한 매력적인 음색도 아니다. 나 좀 봐달라고 앙탈을 부리거나 매력적인 자태로 유혹하지도 않는다. 듣는 사람을 긴장시키지 않는 편안한 음색으로 레코드에 새겨진 신호를 우직하게 재생할 뿐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정당한 방법으로 복수를 하는 존 웨인처럼.
그라도가 올드 팝이나 가요에 어울리는 카트리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의외로 클래식에도 잘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바이올린 소리를 굵은 톤으로 유연하고 부드럽게 재생해준다. 현과 활이 마찰하면서 내는 아슬아슬한 긴장감도 부드럽게 표현해준다. 연주가로 치면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라고 할 수 있다. 야사 하이페츠가 현란한 기교와 화려한 음색을 자랑한다면 오이스트라흐는 두툼한 톤과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음색으로 우직하게 음악의 정수를 묵묵히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처음에 들으면 귀에 확 와 닿지 않지만 들을수록 자연스럽게 친숙해진다.
상급 모델인 소나타와 그 위 모델은 그라도가 가진 음색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우드바디를 채택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최고급인 스테이트먼트(Statement)까지 전 모델이 MI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고급 모델인 스테이트먼트는 0.5mV의 저출력이지만 MI 방식을 사용한다. 우리에게 “굳이 MC 방식의 카트리지를 쓸 필요가 있냐?”고 되묻는 것 같다.
슈어와 함께 그라도는 풍요로움과 여유가 넘쳤던 70년대 미국을 상징한다. 슈어가 섬세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음이라면 그라도는 두툼한 톤과 은은한 광채로 풍요로움을 느끼게 하는 음이다. 그라도는 음을 분석적으로 따지지 않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즐기게 해주는 카트리지다.
그 외 카트리지들
MM이면서 MC 카트리지에 대적할만한 성능을 보여주는 카트리지가 몇 종류 있다. 우선 슈어의 전성기 마지막 모델인 울트라 시리즈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슈어는 전통적으로 캔틸레버를 경화 알루미늄을 사용하는데, MR 시리즈에서 베릴륨으로 바뀌었다가 울트라 시리즈에서 다시 경화 알루미늄으로 돌아갔다. 울트라 시리즈의 최대 특징은 경화 알루미늄 캔틸레버의 화사한 음색에 디테일을 무척 중요시한 사운드라는 것이다. 실제로 들어보면 디테일한 묘사가 어지간한 MC 카트리지를 능가한다. 다만 고음이 MC 카트리지처럼 쭈욱 뻗지 않기 때문에 해상력이 부족한 것처럼 느낄 뿐이지 실제로는 아주 섬세한 소리가 난다. 특히 고가의 로우 매스 톤암에 장착하면 그 해상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울트라 시리즈가 디테일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두툼한 슈어 본연의 맛은 옅어졌다.
슈어의 다소 침착하고 화려하지 않은 음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피커링(Pickring)의 XV-15를 추천할 만하다. 디테일한 묘사는 떨어지지만 고음 끝이 예각을 이루고 있어서 화려한 음색을 자랑한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고음은 아니지만 MM 카트리지의 답답함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매력이 있는 카트리지다. 좀 더 고급으로 XSV-3000이 있지만 구하기 힘들고 상태 확인이 어려워서 구입에 주의를 요한다.
슈어보다는 밝지만 피커링보다는 약간 얌전한 카트리지가 바로 스탠톤(Stanton)이다. 피커링과 달리 681EEE 같은 카트리지는 신품 구입이 가능하다. 역시 고음 끝에 살짝 에지가 있어서 슈어에서 느끼던 답답함이 덜하다. 스탠톤은 프로 음향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답게 가혹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카트리지로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카트리지는 엠파이어 2000Z 카트리지다. 앞서 이야기한 스탠톤이나 피커링이 약간 까실한 음색으로 약간 답답한 소리를 내는 MM의 단점을 극복하려 했다면 엠파이어는 디테일과 섬세함을 갖추고 정공법으로 MM의 단점을 극복하려 했다. 아날로그 고수라면 피커링이나 스탠톤의 이러한 음색 표현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알아챌 수 있다. 이런 음색에서의 문제없이 디테일한 묘사로 MC 카트리지에 버금가는 해상력과 디테일을 갖춘 음을 만들어낸 업체가 엠파이어다. 특히 최고급품인 4000DⅢ는 슈어 V-15 시리즈보다 휠씬 고가로 극도로 섬세하고 치밀한 음상을 재현해준다.
4000DⅢ는 원래 시바타 바늘을 사용한 4채널 레코드 재생용 카트리지로 재생주파수 대역이 5Hz~50KHz에 이르는 광대역을 자랑한다. 이 바늘을 듣고 있노라면 복잡하고 번잡한 MC바늘을 구태여 살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아쉬운 점은 구입이 어렵고 상태 좋은 바늘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4000DⅢ는 내가 들어본 MM(MI) 카트리지 중에서 최고의 소리를 내주었다. 엠파이어 카트리지 제작 전통은 엠파이어가 미국에서 없어진 후 스위스에서 벤츠 마이크로라는 브랜드로 재탄생하게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최윤욱의 아날로그 오디오 가이드, 2010. 5. 4., 최윤욱)
'Audi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트리지 장착하고 조정하기 (2) | 2024.03.14 |
---|---|
레코드 관리와 액세서리 (4) | 2024.03.14 |
카트리지 업그레이드 하기 (6) | 2024.03.14 |
모노 레코드를 즐기기 위한 Graham Slee Jazz Club (1) | 2024.03.14 |
포노앰프 왜 필요한가? (3) | 2024.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