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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LP 디깅 일지

긴 휴일 하루

by onekey 2024. 3. 8.

긴 휴일 하루

롱암
2019.04.01. 14:19조회 466
 

긴 휴일 하루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황학동으로 향했습니다. 날이 완전히 밝지 않은 어둑한 기운이 물러가기 전 막바지를 향하고 있을 때 황학동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장이 열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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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황학동으로 향했습니다. 날이 완전히 밝지 않은 어둑한 기운이 물러가기 전 막바지를 향하고 있을 때 황학동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장이 열리기 때문에 방문 순서를 머리속으로 생각하면서 걸어다녀야 합니다.


칼 리히터의 바하와 리스트 오르간 연주곡입니다. 오디오 시스템으로 오르간이 어느정도 재생이 되면서 오르간 곡을 보면 손이 가기 시작합니다.


이건 궁금해서 사봤습니다. 주커만이 바로크 시대 연주관행처럼 연주도 하고 지휘도 한 사계 음반입니다.


이 할매 음반은 따로 글을 올려야 할것 같습니다.


서태지 찾는 지인이 있어서 건네줄 음반입니다.


오랜만에 테스트 LP가 걸렸습니다. 처음 보는 놈입니다.


트럼펫 음반입니다. 세컨이나 써드 쯤 되는 음반일 텐데 노오픈이네요. ㅎㅎ


리히터는 언제나 기대를 갖게 합니다.


재킷이 마음에 듭니다. 롤링 스톤스의 후기 앨범인데 'Braun Sugar' 가 들어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려고 샀습니다.


이건 전에 사서 들었는데, 좋아서 한장 더 샀습니다. 다양한 버전의 하모니카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재밌습니다. 음질도 수준급입니다.


이것도 있는데, 노오픈이라 안 살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안에 곰팡이는 없어 보입니다. ㅎㅎ


Richard Hayman 이라는 하모니카 연주자가 블루스와 재즈 올드팝을 연주한 앨범입니다. 기대가 되서 집어 들었습니다.

음반을 챙겨들고 서둘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0시에 지인과 만나서 오디오 시청실 방문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휴일이라 차가 안 막혀서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개인 댁인데 시청 공간이 할말이 안나오는 상황입니다.


층고가 4미터는 가뿐하게 넘어 보입니다.


시청실이 규모도 크지만 하나하나 정성들여서 준비해서 완성했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고재를 재료로 만든 인테리어 소품인데 음향적으로도 좋아보이는 것이라 저도 예전에 건축 박람회에서 유심히 보아두었던 소재입니다. 여기서 볼줄은 몰랐습니다.


벽체도 다른 구멍 크기로 별도로 제작된 타공판으로 마감이 되어 있습니다. 주인장이 직접 구상하고 설계한 노력과 정성이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아마추어인 오디오 애호가가 꾸몄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설계 컨셉과 디테일한 마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청실이 워낙 대단해서 오디오 시스템이 엄청난데도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오디오 시스템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파워는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솔루션 모노블럭이더군요. 소리는 세라믹 유닛이 채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차갑다거나 귀를 쨍하게 해서 피곤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곡을 들었는데 파일 플레이로는 '다이아 스트레이츠' 곡들이 아주 인상적으로 좋았습니다. 엘피도 들었는데 피아노 소리가 현장감을 느끼게 해서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틀었던 앙세르메 연주의 '삼각모자' 리이슈 엘피를 들었는데, 리 이슈 임에도 들을만하게 좋았습니다. 아마도 원반의 녹음과 연주가 워낙 출중해서인 듯 합니다.

음악 감상 모드에서 영화 감상 모드로 시청실이 탈바꿈 합니다. 트랜스퍼머도 아닌데 말입니다.


왠만한 소극장보다 스크린 크기가 더 큰데다 음향이 극장보다 더 고급스럽고 좋아서 최고급 극장에 온 것 보다 좋았습니다. 셀린 디옹과 레이디 가가 스토리의 음악영상을 봤는데, AV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순간 혹할 정도로 영상과 음향이 리얼했습니다.

영화 감상의 짜릿한 순간을 뒤로하고 늦은 점심을 하러 이동했습니다. 두터운 살고기를 베이스로 한 돈까스를 먹고는 차로 예술의전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걸 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초반 첫 곡과 두번째 곡에서 듣기 거북할 정도의 미스터치를 자주해서 살짝 걱정을 했습니다. 꿀띠쉐프는 역시 실망 시키지 않더군요. 건반 위에서 천진난만하게 노는 아이 같이 음악과 하나가 되는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터치가 어쩌고 왼손이 저쩌고 이런 저런 비평적인 생각이 자리를 차지할 틈을 안주고 음악 자체에 몰입하게 했습니다.


연주회가 끝나고 일행들과 간단히 식사를 했습니다. 시래기 집인데 실상 음식은 소고기 샤브샤브와 낙지 볶음이더군요. 예상보다 시원하고 칼칼했습니다. 이런 저런 연주얘기로 꽃을 피우며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일행과 헤어진 후 연주기획사 뒷풀이 장소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맛있는 오리 수육을 안주 삼아 술한잔을 했습니다. 연주회 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소탈한 청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술잔이 오가고 꿀띠쉐프가 건배사를 하고 러시아 IT 기업 대표의 축하 멘트가 오가면서 술과 함께 익어가는 밤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감흥이 남아서인지 그냥 자지 못하고 엘피를 걸었습니다.


리히터의 연주를 듣고나니 마음이 조금 가라앉고 취기도 조금 줄었습니다.


어떨까 궁금해서 이 할매의 연주를 올렸습니다. 구입 후에 전철로 이동하면서 찾아보니 누군가가 외할머니의 자장가 같다는 표현을 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길었던 하루의 여정을 차분하게 마무리하게 해주더군요. 평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예상과 다르게 머리가 맑고 몸도 피곤한 느낌이 거의 없고 개운합니다.

긴 하루를 보냈는데 다음 날 피곤하지 조금은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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