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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LP 디깅 일지

어떤 날 1집, 2집

by onekey 2024. 3. 8.
음반이야기 

어떤 날 1집, 2집

롱암
2019.03.15. 15:34조회 616
 

어떤 날 1집, 2집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음반은 아니지만 '어떤날' 이라는 그룹을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공연이나 음반을 통한 상업적인 이익보다는 음악적인 성취를 위해 결성된 측면이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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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음반은 아니지만 '어떤날' 이라는 그룹을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공연이나 음반을 통한 상업적인 이익보다는 음악적인 성취를 위해 결성된 측면이 강한 그룹입니다. 그래서 당시의 유행이나 흔히 돈 되는 스타일의 음악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조동익 이병우 두 사람의 음악적 꿈이 만나서 이루어진 그룹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어떤날' 1집은 오래전부터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가끔씩 꺼내들어보면 신선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김민기나 양희은, 송창식, 서유석이 시골의 한적한 풍경이나 전원의 정서를 노래했다면, '어떤 날'은 도시에 살면서 느끼는 감성과 정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어떤날 1집'은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포크의 2세대를 대표하는 앨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날' 1집은 198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요즘에 올려서 들어보면 33년 전에 발표된 음반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음악적 감성이나 가사가 세련되고 모던합니다. 시대를 앞서간 명반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실제로 김현철, 류재하, 유희열의 음악이 존재함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자양분이 '어떤 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마장뮤직에서 '어떤날' 1집과 2집을 리이슈 로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반갑기도 하지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리 이슈 앨범이 오리지날보다 음질이 좋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구하려면 시간과 품을 좀 팔아야 하지만 '어떤날' 오리지날 음반을 구할 수 있습니다. 오리지날 앨범이 아주 희귀해서 구할수 없거나 가격이 아주 비싸다면 리이슈 음반이 충분히 경쟁할 만 합니다. '어떤날' 1집 오리지날 음반이 엄청난 희귀반이거나 초고가 반은 아닙니다. 그래서 기대와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대와 걱정 속에 1집을 턴테이블에 올렸습니다. 오리지날은 가끔씩 들었기에 비교가 바로 되더군요. 우선 보컬이 더 도드라져 들리더군요. 오리지날은 음악적으로는 대단한 성취를 이루었지만, 음질은 약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보컬의 음상이 흐릿하게 들리고 저음이 먹먹하고 둔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리이슈는 보컬이 더 뚜렷해지고 저음도 먹먹함과 둔함이 줄어들어서 단정하고 깔끔해졌습니다. 그래서 베이스 기타의 선율과 리듬이 한층 더 리얼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오리지날 음반이 차분하게 표현되는 음색에서 약간 더 낫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리이슈 음반이 호불호를 다투거나 더 낫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음질적으로 좋았습니다.

오리지날 보다 좋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떤날' 1집은 리이슈 음반사에 기록될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성들여 제작된 종이 속지와 100대 명반을 보여주는 보너스 브로마이드를 보는 맛도 아주 보기 좋습니다. 100대 명반 재킷을 한번 훑어보면서 가지고 있는 음반 중에 어떤 것이 100대 명반 리스트에 들었는지 볼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음악 전문가들이 어떤 음반에 의미를 두고 있는지도 알수 있습니다. 물론 부작용으로 100대 명반을 다 모아 보겠다는 치기어린 의욕을 불태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 또한 재미있는 일이긴 합니다.


참고로 '어떤날' 1집은 6번에 2집은 20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발매한 음반이 두장 뿐인데, 2장 다 100대 명반에 들기가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2집은 89년에 발매되었는데, 1집보다 음악적으로 더 깊어지기도 했지만, 음질이 더 좋아졌습니다. 2집은 지인 집에서 여러번 듣긴 했지만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리지날도 음질이 좋았지만 리이슈도 아주 좋았습니다. 선명해야할 보컬과 기타는 더 선명해지고 베이스도 정확하고 단정해져서 먹먹한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1집과 2집 모두 음질이 오리지날보다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어서 재킷을 자세히 살펴보니 조동익씨가 직접 리마스터링 작업을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원하는 바에 더 충실하게 그리고 음질적으로 불만이었던 부분을 개선시키는 쪽으로 작업을 진행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오리지날 음반보다 더 좋다는 평가가 나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재킷의 재질과 속지 그리고 브로마이드까지 정성을 들인 것 만으로도 컬렉션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음반입니다. 거기에 음질까지 좋으니 오리지날을 가지고 있는 애호가라도 사볼만한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한 시청이 기대이상의 즐거움으로 마무리되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처럼 음질과 컬렉션으로서의 가치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음반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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