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엘피를 많이 듣는 것 같습니다. 엘피를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느낌과 생각을 적어 봤습니다.
며칠 전 우연히 요즘 나온 리이슈 엘피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산 것은 아니고 지인이 잠시 가져온 음반입니다. 새판이고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판이라 한번 들어나 보자고 시스템에 올렸습니다.
2010년에 발매되었고 독일서 찍었다고 하는 마이클 라빈의 매직 보우 입니다. 판을 올리고 몇초 지나면서 '어? 바이올린 소리가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몇 분이 지나면서 머리속에 딱 한마디가 떠오르더군요. '이건! 라빈이 아니다!'
가늘고 거친 고음이 귀를 자극합니다. 마이클 라빈 특유의 유연하고 매끄러운 음색이 날카롭게 뻗는 고음에 가려서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나로그포닉에서 발매한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첼로 음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음질을 들려주었는데, 이 바이올린 음반은 조금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이 음반은 LP 제작을 위해 따로 LP에 맞게 리마스터링을 하지 않고 디지털 음원이나 CD 음원을 그대로 커팅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디지털 음원이나 CD 음원을 그대로 엘피로 커팅해서 제작하면 보컬의 경우 듣기 거북한 치찰음이 강조되고 바이올린의 경우는 고음이 쎄져서 날카로운 음색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이유는 LP 재생시에 카트리지가 악기처럼 작동해서 배음을 스스로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컴퓨터 음원이나 CD 음원을 그대로 커팅해서 LP를 제작하게 되면 원래의 음원보다 고음이 더 많게 카트리지를 통해서 재생이 되게 됩니다. 물론 CD나 컴퓨터 화일을 CD 플레이어나 컨버터로 재생하면 이런 배음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 음악을 CD나 화일로도 들은 적이 많은데 이렇게 고음이 날카롭게 과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CDP나 컨버터는 이런 배음을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 음반은 리 이슈 엘피로 듣는 것보다는 CD 나 화일로 듣는 음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 오리지날 음반은 십여년 전에 산 것으로 오랜 동안 여러번 듣고 들을 때마다 감동했던 음반입니다. 연주와 음질이 좋아서 오디오 화일 음반으로도 널리 알려진 음반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 집에서도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머리에 각인 될만큼 익숙한 음반입니다. 물론 오리지날 음반이 가격도 나가고 구하기 쉬운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 리 이슈 음반은 좀 아닌거 같습니다. 아직도 철이 덜 들었는지 LP로 이런 음질을 들으면 화가 납니다. 결코 싸지 않은 가격으로 LP를 발매하면서 이런 음질을 보여주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리 이슈로 이 앨범을 듣고 마이클 라빈의 연주가 이렇다고 생각할까봐 걱정됩니다. 이미 구입해서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빌려서러도 오리지날 음반의 마이클 라빈 연주를 들어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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