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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플럭스 하이파이 바늘 크리너

by onekey 2024. 3. 7.
빈티지와 아날로그방 

리뷰 - 플럭스 하이파이 바늘 크리너

롱암
2016.10.18. 17:53조회 878

Flux hifi 스타일러스 크리너

아날로그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카트리지라고 답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이 스피커 이듯이, 아날로그 사운드를 좌우하는 키는 카트리지입니다. 물론 아날로그에서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게 없지만 카트리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엘피로 음악을 듣다보면 소리가 찌그러져서 도저히 참고 듣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처음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바로 카트리지 바늘입니다. 십중 팔구는 바늘에 먼지와 때가 잔뜩 끼어서 간신히 엘피 소릿골을 타고가는 상황일 것입니다.

훅 불어서 바늘을 둘러싸고 있는 큰 먼지 덩어리만 떨어져도 제대로 된 소리가 납니다. 카트리지 바늘 즉 스타일러스의 상태는 소리에 직적접으로 영향을 줍니다. 아날로그는 사실상 먼지와의 전쟁인데 이 전쟁의 최전선이 바로 바늘 즉 스타일러스 입니다. 민트급 레코드에 깨끗한 카트리지로 긁을 때 나는 소리는 한마디로 상쾌함 그 자체입니다. 이 소리를 못 잊어서 힘들게 레코드를 닦고 바늘을 청소하게 되는 것이죠.

그동안 참 많은 바늘 크리너를 사용해 봤습니다. 여자들 마스카라 같이 생긴 것을 가장 처음에 써봤습니다. 액이 묻은 마스카라 솔 같이 생긴 것으로 카트리지 바늘을 뒤에서 앞으로 닦는 방식입니다. 판 두서너장 듣고 나면 한번씩 닦아주니 소리도 깨끗해지고 좋더군요, 그렇게 한참 잘 쓰다가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 MM 카트리지를 이걸로 닦아주고 엘피에 바늘을 내리니 소릿골 안쪽으로 미끄럼 타듯이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까.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다이아몬드 바늘이 빠져 버린 겁니다. 먼지를 닦아내는 액이 유기용제이다 보니 캔틸레버와 바늘을 붙인 접착제를 녹여버린 거죠. 아주 작은 바늘이다보니 어디로 떨어졌는지 찾을수 없었죠. 결국 카트리지 하나 해먹은 셈이 되었죠. 그뒤로 오만 정이 떨어져서 쓰고 싶지 않더군요.

그 뒤로 사용한 것이 용액 없이 촘촘하게 솔이 박힌 것을 바늘에 대고 앞쪽으로 쓸어내는 제품이었습니다. 이 제품도 나름 효과는 있었습니다. 특히 큰 먼지 제거에 아주 효과적이었죠. 그런데 바늘에 달라 붙어있는 작은 먼지는 잘 닦이지 않더군요. 그러다 만난 것이 Last사의 Stylus Claener 였습니다. 메니큐어 병 같이 액 속에 부드러운 솔이 담겨져 있습니다. 촘촘한 솔로 바늘을 청소한 다음에 액이 묻어 있는 부드러운 솔로 스타일러스를 슬쩍 바르듯이 칠하면 됩니다. 이 액은 청소 액이 아니고 바늘에 얇은 코팅 막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접착제를 녹이거나 하는 염려가 없죠. 다소 번거롭긴 한데 이렇게 코팅을 해주면 한 동안은 먼지가 덜 달라 붙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다 만나 것이 솔이 미세하게 진동하는 제품이었습니다. 촘촘한 솔을 건전지의 힘으로 미세하게 떨리게 하고 거기에 스타일러스를 접촉시켜 먼지를 털어내는 방식입니다. 오디오 테크니카 제품을 사용했는데 오토폰이나 데논에서도 이런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간편하게 먼지를 효과적으로 털어내서 한동안 애용 했습니다. 효과가 좋았는데 이사하면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려서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제로더스트란 제품을 만나게 됩니다. 오염된 바늘을 젤에 찍으면 먼지가 남아서 바늘을 청소하는 방식입니다. 한번만 꼭 젤에 찍으면 되기에 간편해서 자주 사용을 했습니다. 이 제품은 히트가 되서 아날로그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가지고 있어야 하는 필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이런 히트는 간편함과 먼지가 젤에 남아서 바늘이 청소 되는 것 같은 시각적 효과가 한몫 했습니다.


위의 사진이 제로더스트로 바늘을 청소한 사진입니다. 작은 젤 조각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로 더스트는 한번 사용을 하면 처음엔 좋은데 판을 몇장만 들어도 먼지가 눈에 띄게 달라 붙어서 자주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앞서 사용했던 어떤 제품보다 간단하고 편리했지만 더 자주 사용을 해줘야 하는 것은 확실 했습니다. 일부 아날로그 매니아들은 제로 더스트가 먼지를 더 모은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그려려니 하고 흘려 들었습니다.
아래 사진이 플럭스 하이파이로 세척한 사진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제로 더스트로 청소한 바늘의 현미경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젤 조각이 스타일러스 주위에 붙어 있더군요. 이 작은 젤 알갱이가 먼지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것이죠. 그래서 비교시험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같은 바늘을 제로더스트로 찍어서 청소한 다음에 먼지 많은 판을 돌려보았습니다. 플레이를 시작하자 먼지를 모으기 사작하더니 소릿골 안쪽에 가자 바늘이 눈사람 모양이 되어 버리더군요. 스타일러스 크리너가 아니라 레코드 크리너가 되버린 거죠. 이번엔 플럭스 하이파이로 세척을 끝낸 후 동일한 판을 걸어 보았습니다. 레코드 안쪽까지 돌렸는데도 먼지 덩어리가 생기지 않더군요. 현미경으로 봐도 미세하게 먼지가 묻긴 했지만 다이아몬드 바늘 주변은 깨끗했습니다.

먼지가 덕지덕지 묻은 판을 돌렸는데 바늘이 깨끗하니 니가 언제까지 깨끗한 척하고 버티는지 궁금 해졌습니다. 착해 보이는 친구를 얼마나 착한지 장난삼아 시험해보는 그런 심리인 셈이죠. 먼지 많은 판을 다양하게 골라서 연속으로 돌려 댔습니다. 5장 정도를 플레이하고 현미경으로 살펴 보았습니다. 물론 먼지가 살짝 보이는데 중요한 바늘이 레코드와 닿는 쪽은 말짱하더군요. 참 신기 하더군요. 아마도 살짝 떨어뜨리는 액에 기능이 있는것 같습니다. 테프론 코팅한 후라이팬처럼 뺀질거려서 먼지가 잘 달라붙지 못하더군요.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바늘 크리너를 써봤습니다. 바늘을 청소하면 나름대로 다 소리가 깨끗해지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플럭스 하이파이 처럼 극적으로 깨끗해지는 경험은 처음 입니다. 촘촘한 솔을 진동하는 제품은 여럿있습니다만 이놈 처럼 세척력이 강력한 놈은 처음 입니다. 계속 대고 있기 보다는 톡톡 서너번 접촉시키는 것이 효과가 더 좋습니다. 초음파로 오해하는 마니아도 있는데 초음파는 아니고 음파 진동을 사용합니다. 액에 노하우가 숨어 있어서 앞서 진동하는 방식들의 제품보다 효과가 더 좋지 않나 추정 합니다.

오염이 심하진 않고 어느정도 먼지가 묻어있는 보통 상태의 바늘을 플러스 하이파이로 크리닝을 하면 순간적으로 재반 듣다가 초반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 입니다. 리뷰를 위해서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 하게 되는데 처음 사용하자마자 이건 반납하지 못하고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제품이 많지않습니다. 결국 플럭스 하이파이는 반납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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