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yajima Labs] Waza , 빈티지풍의 하이엔드 카트리지
아날로그의 핵심은? 이라는 간단한 질문에 필자는 딱 두 가지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레코드와 그것의 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카트리지, 두 개가 아날로그의 핵심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아날로그 정보가 담긴 LP에서의 정보 전달을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카트리지는 그 방식과 종류가 상당히 많다.
스테레오 카트리지는 LP와 더불어 1950년대부터 개발되어 왔으니, 그 긴 세월이 말해주듯 상당히 다양한 제품들이 우리 곁에 있고 또한 계속 발전되어 가고 있는데, 이웃나라 일본에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카트리지의 수준이 높을수록 정보 전달력이 좋아진다. 즉, 정보량이 풍부해진다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 LP 소릿골(groove) 안에 있는 먼지와 잡음에서도 유리해지고 카트리지가 소릿골을 따라 재생될 때 카트리지의 주행 안정성과 음역의 대역밸런스, 분리도 등 상당 부분 미묘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부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때문에 필자는 재생 장치로서 아날로그의 핵심은 카트리지를 제일 먼저 꼽는다. 전체 오디오 시스템을 고정한 채, 카트리지만 바꾸어도 오디오 시스템 전체가 바뀐 듯 성향 자체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을 정도로 성향이 극명하게 갈린다.
일본의 3대 절경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히로시마현에서 멀지 않은 미야지마 섬에 오디오에 관련한 회사가 있다. 섬 이름을 따서 만든 미야지마 연구소(Miyajima Lab.)이다.
미야지마 랩에서 만든 카트리지를 필자가 처음 접한 것은 중간대 가격의 마땅한 모노 타입의 카트리지 구입 문제로 한동안 고민을 했던 올해 봄이었다.
과거의 명기 오르토폰 빈티지 모노 카트리지는 상태 좋은 카트리지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웠고, 모노 카트리지 시장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대부분의 카트리지 제조업체에서는 모노 카트리지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제작되는 제품이 있더라도 가격은 의외로 고가품이 일반적이었는데 미야지마 카트리지는 중간대 가격의 모노 라인업도 갖추어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국내에 상륙한 것은 올해 봄 정도 되었는데 그때 마침 흑단으로 만든 Premium BE라는 미야지마의 모노 카트리지를 보고선 선뜻 결정을 내린 바 있었는데, 이번에 하이파이클럽의 요청으로 스테레오 카트리지 리뷰 의뢰가 들어와서 모델을 물어보니 우연치 않게 동사의 제품으로 와자(Waza)라는 스테레오 카트리지였다. 미야지마 연구소의 주력 생산품은 아날로그 카트리지, 승압 트랜스, 패시브 프리앰프다.
올해로 68세가 된 창업자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즐겨 들었는데, 40여 년 음악을 듣다 보니 가장 왜곡이 심한 것이 카트리지라고 결론을 내리기 시작했고, 카트리지에서 왜곡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어 특허에 출원하기에 이르러, 현재의 모든 제품에 적용하여 카트리지를 생산하고 있다.
와자는 미야지마의 스테레오 카트리지 라인업 중에 흑단으로 만든 최상위급 쉬라베(Shilabe)의 바로 다음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델로서, 카트리지의 몸체는 어둡고 붉은 색깔을 지닌 장미목을 공기방울처럼 둥근 타원형 형태로 만들었다. 목재 가공은 매우 세밀하게 잘되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출력전압은 0.23mV 정도로 출력전압이 낮으므로 포노 앰프의 입력감도가 다소 요구된다. 임피던스는 16옴으로 요즘의 하이엔드 카트리지가 추구하는 초저 임피던스는 아니다. 동사 특허의 크로스 링(Cross Ring)이라는 독특한 권선 방식으로 코일을 감은 것에 기인한 듯 보이는데, 크로스 링 방식은 기존 카트리지와는 달리 좌측과 우측의 코일을 교차시켜 중심점을 일치시키고, 그 중심점 위에 일점 지지의 센터폴을 부착함으로써 재생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한다.
또한 코일 중심점에 센터폴을 두었기에 강한 자기장 안에서도 자력의 영향 없이 보다 자유로이 정확한 동작을 가능하게 했다는데,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중심에서 벗어나는 일도 없으므로 왜곡 없이 LP로부터 정보가 정확하게 픽업이 가능하다고 미야지마 연구소는 밝히고 있다.
와자 카트리지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두꺼운 캔틸레버를 사용한다. 알루미늄 계열로 보이는데, 소리와 내구성에 무리가 없는 캔틸레버를 만들기 위해 시청 실험을 반복하여 이상적인 굵기의 캔틸레버를 미야지마 연구소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해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은색의 캔틸레버 위에는 Elliptic(타원형) 형태의 다이아몬드 바늘이 얹혀 있다.
요즘의 카트리지 추세는 대개가 2~2.5그램에서 최적화되어 나오는 일반적인 것과 달리 와자의 적정 침압은 2.5~3.2그램이다. 최적은 3그램이라고 설명서에 제시되어 있는데, 그래도 일반적인 하이엔드 카트리지와 다르게 약간 높은 침압이다. 필자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SME V 톤암에 와자를 매달아 이리저리 해본 결과 2.95 정도 부근에서 최적으로 세팅이 가능했다(사용하는 암대와의 상성과 제품마다 편차가 있겠으니 필자가 세팅했던 침압은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다).
LP를 턴테이블에 얹은 뒤에 와자 바늘을 살짝 내린 순간, 약간은 부푼 듯 나른한 질감을 동반한 진하고 매끄러운 음이 들려왔다. 현대적인 음장과 해상력을 추구하여 본래의 아날로그 음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던 요즘의 카트리지 소리와는 다르게 음색이 아날로그답다.
미야지마도 음의 무색무미에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듯, 약간의 착색을 동반한 미야지마만의 독특함이라 할 수 있는데 듣기에 거북함 없는 기분 좋은 아날로그 음이다. 하이엔드 카트리지가 갖추어야 할 저역의 정숙함은 물론 LP의 소릿골에서도 주행이 매우 안정적이다.
음의 약음부에서도 깨끗한 울림을 들려주었으며, 아날로그가 갖는 독특한 다이내믹 레인지를 충분히 살린 질감 어린 음색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안정된 음의 밸런스와 현대적인 카트리지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해상력은 동가격대의 카트리지와 비교해볼 때 평균 수준은 넘는 것 같다.
음색에 치중한 카트리지 대개가 음장을 흐리는 일이 빈번한데, 와자는 깨끗하고 선명한 음의 에지를 가지고 있다. 필자가 약 2개월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걸쳐 최대한 번인을 시켜보도록 노력했으나 카트리지 특성상 최소 300~500시간의 번인 시간을 넘기지 못한 리뷰가 아쉽기만 하지만 처음에 대면했을 당시와 소리가 많이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 시간이 흘러 가면 갈수록 훨씬 더 농익은 아날로그 소리를 내어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와자의 느낌이 좋다 보니 상위급인 흑단 몸체를 가진 쉬라베가 몹시 궁금해진다.
카트리지 몸체를 구성하는 장미목 나뭇결을 연상시키는 미야지마 특유의 자연스러운 착색, 이러한 목질감을 동반한 중역의 진한 사운드는 피곤한 느낌 없이 완성도가 매우 높은 아날로그 소리임에 틀림이 없었다(단, 5000달러 이상의 레퍼런스 급을 능가하거나 우월하다는 느낌은 아니나). 빈티지풍의 아름다운 음색과 현대적이라 불리는 해상력과 음장을 조합시킨 소리가 바로 미야지마 와자 카트리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참고로 필자가 사용했던 와자와 비슷한 가격대군의 경쟁 스테레오 카트리지를 꼽아 보면 고에츠 로즈우드 시그니처, 오르토폰 쥬빌리, 벤츠마이크로 루비 2, 라이라 헬리콘 정도 되겠다.
시청 기기
Pre Amp
DarTZeel NHB 18-NS
Power Amp
Antiq Sound Lab Monsoon Mono Block (개조품)
Phono Stage
Hagerman Trumpet (MM Type)
DarTZeel NHB 18-NS (mc Type)
Step-up Trans
Bent Audio MU (Silver 1:20)
Altec 4722 (1:20)
Speaker
Harbeth Monitor 30
Sonus Faber Liuto Monitor Wood
Digital Source
DAC Apogee Rosetta 200 (개조품)
Word Clock Generator Apogee Big Ben
Analog Source
Turn Table
Hans Acoustics T-60
Tone Arm
SME V (개조품)
Jelco ST-250RE
Phono Cable
Audio Cunsulting Silver Wire
Voodoo Silver
Inter Connecter
Silver Bullet
FM Acoustics
Nirvana S-X
Speaker Cable Audioquest CV6 (double run 2조)
Power Cord
XLO Reference Type 10A
XLO Unlimited Edition
Yamamoto Sould Lab
Digital Cable
Belkin Blue USB Cable 1.8 Meter
Belkin Silver 1394 Cable 1.8 Meter
Sterevox XV-2
Sterevox XV-2 Ultra
ETC
전원장치 파워델리버리 RGPC 440 CE Pro
멀티탭 PS Audio Juice Bar
Acoustic System 공명종 Basic
Fim 나무 받침대
BDR Corn #3
RPG 룸튜닝재
블루하모니 음향 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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