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key SATA 케이블 사용기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향년 81세로 영면한 오늘 저녁, 내가 음악 듣는 곳에 SATA 케이블 세 개가 도착했다. LP 시대의 극성기에 활동을 시작한 세대 최고의 거장의 퇴장과 지금이 패키지 미디어를 생략하고 파일을 플레이하는 시대의 여명기임을 보여주는 듯한 SATA 케이블을 같은 날 지켜보게 되는 감회가 묘하다.
고성능 NAS의 SATA 케이블을 모두 Onekey 케이블로 교체한 뒤, 고음질 음원으로 발매된 아바도의 음원이 거의 없는 관계로 리핑한 파일로 아바도의 음반들을 들어보았다.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 아바도는 1985년과 만년인 2009년에 한 번씩, 모두 두 종의 연주를 남겼다. 런던심포니를 지휘한 85년도 버전은 짙은 비감으로 높은 인기를 누렸었는데, 2009년도 버전에서 그 슬픔은 극에 달한다. 착 가라앉은 오케스트라 모차르트의 반주 사이로 유영하듯 노래하는 소프라노와 콘트랄토 듀엣은 마에스트로가 영면한 이 밤을 위해 스스로가 예비해 놓은 상주가 아니지 싶다.
Onekey SATA 케이블은 생전에 아바도가 뤼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을 들여 ‘키운’ 오케스트라 모차르트의 합주력이 얼마나 정밀하며 탄력적으로 반응하는가를 음악이 재생되는 내내 상기시킨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넘치는 힘이다. PC-FI 특유의 푸석한 질감이 훨씬 강력하고 풍성해진 소릿결에 힘입어 음악적으로 변모했다. 콘트랄토 사라 밍가르도의 노래에서 비로소 심지가 느껴진달까. 이 슬픔의 노래가 지쳐 나직나직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사랑 노래보다도 격렬한 것이었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로시니의 <세빌랴의 이발사> 서곡. 이탈리아 출신답게 당대 최고의 오페라 지휘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아바도가 남긴 즐거운 음반이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거의 무에서 튀어나온 듯한 무대의 느낌. 전후좌우로 쭈욱쭈욱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순간에 확 펼쳐진다. 이전까지 이 음악을 현을 위한 세레나데와 별 다를 게 없이 재생하고 있었다는 반성을 해본다. SATA 케이블 교체로 인해 이제야 무대음악다운 활기와 박력을 획득한 느낌.
고성능 NAS와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들이고서도 여전히 CD를 재생하는 쪽을 더 선호했지만 이쯤에서는 비로소 CD 재생과의 장점과 단점을 논할만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음질 음원을 구할 수 있을 경우라면 선택의 추는 PC-FI쪽으로 기울 것이 유력. 아직 현의 질감이 CD에 비해 좀 딱딱하다 싶었지만, 이것도 그야말로 시시각각 인상이 달라지고 있다. 오디오 케이블에 비해 길이 드는 속도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른 것 같다.
이제 고음질 음원으로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바도의 음반인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베를린 필을 구하러 HDtracks를 들러봐야겠다. 오랫동안 지켜봐왔던 사랑하는 이의 장례식장을 찾는 문상객의 마음으로....
'OneKey 제품 사용기 > SAT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공구중인 SATA케이블을 소개할까 합니다. (0) | 2024.02.22 |
---|---|
원기 프로덕션 SATA케이블 사용기… (0) | 2024.02.22 |
PC-FI의 새로운 장을 열다! (OneKey SATA 케이블 사용 보고서) (0) | 2024.02.22 |
PC-FI의 새로운 장을 열다! (OneKey SATA 케이블 사용 보고서 2편) (1) | 2024.02.22 |
윈키 사타 케이블 사용기 (0) | 2024.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