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100대명반 음반리뷰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음반리뷰(박준흠)
그다지 음악 마니아는 아니지만 한국 대중음악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이라는 이름으로 검색하여 수록된 앨범들을 찾아서 듣고 있는 중이었다. 순서대로 쭉쭉 들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한 번만 듣고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음반을 들으며 가수에 대해 검색하고, 반복해서 가사를 음미하고, 다른 음반들도 찾아 듣게 된다. 같이 작업했던 다른 가수들이 음반에 등장하면 그 가수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확장해 나가게 된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그러니 속도가 나질 않는다. 2년째 듣는 중인데 아직 20번대까지도 가지 못했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이라는 책이 있는 것은 최근에 알았다. ‘이건 사야 해!!’라고 바로 감이 왔다. 서점앱에 부리나케 들어갔지만 절판이었다. 중고책 값 중 가장 저렴한 것이 원가의 3배가 넘는 7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상태는 ‘중’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상’은 10만 원이 넘었다. ‘중’으로 표기된 책을 골라 감사한 마음으로 구매 버튼을 눌렀다. 실제 받아보니 기대보다 깨끗하고 상태가 좋아 만족했다. 중고책 비싸게 주고 산 것이 처음은 아니다. 나도 나중에 내가 산 가격만큼 책 재테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팔 생각이 없기에 의미는 없다ㅎㅎ
100대 명반 리스트부터 먼저 훑어본다. “멜로디는 기억이야.” 음악선생님께서 말씀 하셨다. 멜로디는 듣기 좋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소리라고만 생각했던 나는 그 말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이 책을 훑어보며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짐작했다.
들국화, 유재하, 동물원, 시인과 촌장, 정태춘, 김현식, 장필순, 이상은, 김현철, 이승환, 서태지와 아이들, 자우림, 언니네 이발관 그리고 토이. 내가 사랑하고 아꼈던 가수들. 목록에 적힌 가수들의 이름은 나를 과거로 데리고 간다. 나른하고 무료한 낮이나 조용한 밤, 혼자 있기 적적해서 틀어둔 라디오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무심결에 듣다가 전율을 느꼈던 학창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여행 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 비틀스의 ‘yesterday'. 라디오에서 나오던 이름 모를 곡의 가수와 제목을 듣기 위해 DJ의 멘트를 두근거리며 기다리던 순간들이 있었다. 음반을 쉽게 살 수도 없고 감상할 수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간절함까지 더해졌다. 지금은 음악 앱에서 클릭만 하면 좋아하는 음악들이 쏟아진다. 음악앱은 보물창고이고, 쉽게 들을 수 있는 환경은 천국과도 같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사는 동안 나와 동행했기에 우리만의 추억이 많다. 그래서 더 깊은 애정을 느낀다.
한 편 한 편 아껴서 읽고 싶은 책이다. 아껴서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기도 하다. 문자로 전해지는 음악에 대한 얘기는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에 비해서는 아주 짧다. 문자로 읽고 귀로 듣고 가슴으로 감상하여 각 앨범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기록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지식이 부족해 지극히 주관적인 글이 되겠지만 말이다. 죽을 때까지 이 음반들을 다 들을 수는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니 나만의 감상도 다 남길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인생은 짧고 들을 음악도, 읽을 책도 너무 많다. 죽을 때까지 다 들을 수도 없고, 읽을 수도 없는 세상. 이것이 사는 재미다. (덧. 5만 원짜리 백과사전 같은 클래식 책도 있다ㅋㅋ좋구나 좋아!)
[출처]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음반 리뷰|작성자 have a w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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