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키, 가성비를 논하다
OneKey The Key Power Cable for Music Player
노이즈 차단 효과 저하를 이유로 터미네이션 부분에 수축튜브를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서로 다른 4가지 고유물질을 단계별로 수작업으로 도포하는 방식 등 원키 프로덕션은 헤아리기 시작하면 마케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크고 작은 포인트가 분명한 브랜드이다. 하도 케이블 시장이 과열되어 있고 전통의 강호들과 그에 대응해야 하는 국내외 신진 브랜드들이 피켓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목소리 큰 사람이 앞서는 그런 패권다툼 속에 원키는 다소 점잖아 보인다.
국내 케이블 유통채널을 잠시 떠올려보면 꽤 쉽게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용자를 확보하곤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일단 눈에 띄거나 소리가 다르게 들리게 한다는 게 판매를 위한 기조이며 그러한 드라이브 문화에 오디오파일들은 귀가 여릴 수 밖에 없다. 그게 나쁘다거나 할 건 아니지만, 어디까지가 원래 음원의 소리이고 어느 순간 왜곡이 시작되었는 지를 판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어폐가 있을 지 모르지만 마치 서서히 끓는 물 속 개구리의 무뎌진 감각이라고나 할까?
원키 프로덕션의 제품들은 그런 면에서 다소 덜하게 포장되어 있다고 생각되며, 음원 본위의 사운드 컨셉을 지향하고 있어 보인다. 원키에서는 소스기기를 위한 제품을 구분해서 출시를 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 우선 파워케이블이 도착했다.
원래 ‘더 키’ 라인업이 원키 제품의 저변확대를 위한 그레이드로 개발되었다고 알고 있다. 소스기기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잡느냐가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을 만큼 그 카테고리의 반경은 넓어져 있다. 최근의 예를 들면 디지털 파일 플레이어와 미디어 서버 등 디지털 혹은 아날로그로 출력을 하는 파일 플레이어들이 소스기기들로 사용되고 있고, 독립 DAC 또한 소스기기로 분류되기도 한다. 또한 거치형 헤드폰 앰프가 점차 사용자 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하이파이 등급으로 제작된 다양한 올인원 플레이어 또한 가세한 지 오래이다. 여기에 고전적 재생기기들인 CD플레이어 및 LP플레이어, 튜너 등이 여전히 크고 작은 사용비율로 음악재생의 시작점이 되는 소스기기들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면 소스기기들만 해도 다수의 전원케이블이 필요한 실정이다. 원키가 이런 제품군들을 의식해서 ‘소스기기용’을 표방한 전용제품을 구분해서 출시한 것은 매우 스마트해 보인다.
더불어서 소스용 제품이라는 의미에는 좀더 보편적인 그룹에 접근한다는 생각이 실려 있어서 원래 ‘더 키’에서 의도한 저변확대는 좀더 심화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선재와 구조”
제품구조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원키 프로덕션 제품 전체에 대한 유추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더 키’는 원키의 케이블에 대한 철학이랄까 타사제품과 차별화되는 원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제품이다.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으나 원키는 자사제품의 구조에 대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낱낱이 밝히지 않고 있어서 처음에 이 구조에 대한 이해는 어둠 속 여명이 밝아오는 원키 월드로의 '키’가 된다.
‘더 키’의 선재는 동선(OFC)이다. 원키 프로덕션에서 사용하고 있는 두 종류의 단면 디자인 중에서 ‘더 키’에 사용한 선재는 원형 단면 제품이며, 원키의 소정의 제품 포트폴리오 상 최상위 제품에 사용되는 선재이기도 하다. ‘더 키’는 이 선재를 ‘+’와 ‘-‘ 각 두 개씩, 총 4개 사용해서 제작되어 있다. 원키의 다른 제품들에도 적용되는 방식이지만, ‘더 키’의 구성은 리츠(litz)구조로 제작되어 있는데, 알려진 바 리츠 구조의 목적은 여러 다발의 선재들이 상호 간섭에 의한 음질의 열화 및 도체의 단면적에 따른 특정 대역 특성 감쇄 등의 왜곡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구성방식이다.

“매직 머티리얼”
본 원키 프로덕션의 제품을 다룰 때마다 핵심적 단어로서 등장하는 단어가 매직 머티리얼이다. 동사 고유의 물성을 갖는 차폐 물질인 매직 미터리얼을 본 제품 또한 동사 고유의 방식대로 4단계에 걸쳐 마감처리되어 있다. 종종 언급하고 있지만 이 방식을 상기해본다면, 우선 ‘+’와 ‘-‘ 각 두 개씩, 총 4개의 도체를 각기 알루미늄 박으로 말아서 절연한 후 꼬아서 하나의 선재로 합치고 고유의 매직 머티리얼을 이용해서 1단계 도포처리 작업을 한다. 이 위에 구리재질로 쉴딩처리를 한 후 폴리오필렌 소재 수축튜브를 입히고 나서 2, 3, 4 단계 처리를 하게 된다. 모든 공정은 수작업으로 건조를 기다려하며 하는 고도의 인내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더 키’의 플러그는 오야이데의 C-029, P-029e 를 사용해서 제작되었다. 매직 머티리얼의 특성이 반영되어 ‘더 키’ 파워케이블을 들고 놀려보면 다소간 뻣뻣하다. 마치 예전에 PAD 케이블을 처음 대할 때의 낯선 느낌이 들 수도 잇는데 몇 번 제품을 이동하며 연결을 해보면 익숙해진다.

“디자인”
원키 프로덕션의 새 제품들은 외관에서도 변화가 있다. 의식적으로 제품의 최외곽 피복 쉬스를 투명하게 해서 전체적인 칼라톤이 약간 그레이 톤이 되어 있다. 기존의 불투명 제품들은 피복의 색깔 그대로 밝은 화이트톤이었다. 이렇게 투명하게 한 이유는 내부 쉴딩 재질인 매직 머티리얼을 외부에 노출시킴으로써 원키 제품의 존재감을 분명히 하고자 한 데 가장 크게 있어 보인다.
특히 ‘더 키’ 신제품의 디자인은 투명한 피복을 입혀서 수축튜브 처리한 표면까지 들여다 보이게 제작되어 있어서 음질을 위해 브랜드 표시하나 하지 않는 동사의 철학에 비추어 볼 때, 가장 현실적으로 비주얼을 의식한 제작의 흔적으로 보인다.

“사운드”
당연하게도 본 제품의 사운드품질은 필자가 알고 있는 ‘더 키’의 소리, 좀더 넓게 보아서는 원키 프로덕션 제품 전체를 관통하는 원키 스타일 특유의 음색과 특성을 따르고 있다. 필자가 처음 이 회사의 제품을 시청했을 때의 고유 특성이 동일하게 유지되어 들린다. OFC 선재 고유의 특성이 핵심에 흐르면서 하이엔드 케이블의 자격과도 같은 특성들을 입혀놓은 상태, 예컨대 높은 대역에서의 개방된 해방감과 차분하고 잘 정돈된 배경 등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입체적인 공간표현 그리고 이에 기반한 정확하고 스피디한 드라이브 등이 느껴진다.
일전에 본 제품을 시청하면서 필자는 마치 위상차 AF 방식으로 포커싱을 잡아내는 카메라처럼 전후간의 대비가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느낀 적이 있는데 본 제품을 시청하면서 그 기억이 데자뷔처럼 떠올랐다.

Hello
우선 동선 고유의 에너지이다. ‘더 키’의 단정하면서도 짧은 순간에도 발휘되는 강렬한 훅은 본 제품에서도 빛이 난다. 아마 처음 시청하는 경우에 혹은 익숙한 곡이 아니라면 놓치고 지나갈 지도 모르는 단정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델의 ‘Hello’를 들어보면 사비가 시작되는 부분의 베이스 슬램이 마치 얇은 글러브로 벽을 때리는 듯한 선명함을 느끼게 한다. 높은 해상도에 기반하는 타격에서 느껴지는 고급의 쾌감이다.
배경의 품질도 뛰어나다. 특유의 까맣고 적막한 배경을 뒤로 해서 보컬의 윤곽선과 얼굴의 동작, 특히 입모양의 변화는 꽤나 실감이 난다. 이미징도 분명해서 음량이 급격히 상승하는 구간의 높은 피치에서도 무난히 매끄럽게 들리게 한다거나, 반대로 귀를 자극시키지 않고 감정의 팽팽한 끈을 서로 당기고 있는 듯한 교감이 전해졌다.

Get Lucky
‘더 키’의 다이나믹스는 여전히 중립적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의식할 수 없을 만큼 대역별로 위상이 흔들리는 경우가 없어서 다이나믹스가 크고 작다는 느낌이 적다. 템포에 대한 반응이 빠른 케이블의 특징이기도 하고 과도하게 중량감을 부가해서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이끌어내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에서 처음 동사의 제품을 시청했을 때 필자는 은도금처리를 한 동선이 아닌가 싶었으니까. 다프트펑크의 ‘Get Lucky’ 도입부의 깊지 않고 짧은 비트는 기본적으로 단정하고 선명하게 그은 한 개의 선처럼 분명하다. 모호하지 않은 깊이와 구간을 왕복한다는 인상을 줄 만큼 치고받는 느낌은 시청자의 감흥을 고조시킬 만큼 리드미컬하고 정확한 페이스로 동작한다고 생각된다. 경쾌하고 구체적이다.

J.S. Bach Violin Concertos
정보량을 조금 늘려보아도 그다지 흔들림이 없다. 빠른 템포의 현악기가 섞여있는 합주에서도 입자감과 표면감촉을 세세히 드러내준다. 레이첼 포저와 브레콘 바로크팀이 합주하는 비발디 ‘조화와 영감’ 1번 1악장 알레그로를 쾌청한 느낌을 시작한다. 특히 높은 대역에서 음절 변화가 빈번한 본 곡에서 합격점을 무난히 통과한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바소 콘티뉴오의 높은 재생품질에서 본 제품의 본령과도 같은 재생품질을 느낄 수 있었다. 상하 대역이 어느 쪽으로 치우친다는 느낌이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강렬한 현악피치에서도 거칠어지지 않는 데 기여를 하고 있어 보인다.

Berlin Philharmoniker
악기수가 좀더 늘어나서의 분석력과 해상도 또한 아쉬움이 거의 없다. 두텁고 장중한 중저역이 뚜렷한 해상도를 갖고 운행하는 느낌이 매우 좋다. 팀파니의 슬램이 위력적이기도 하지만 타격이 생긴 이후의 깔끔한 마감이 더 돋보인다. 아바도와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의 유려한 현악합주는 낮은 대역에서도 뛰어난 해상력을 바탕으로 흘러서 장중함도 장중함이지만 어떤 면에서 유쾌한 입체감이 우선 느껴진다. 밀도감이 좋아서 단단한 응집력으로 실타래처럼 운행하는 낮은 대역의 현악합주의 질감이 빛이 나게 했다.

Bach English Suites Nos. 2, 4 & 5
피아노의 하모닉스는 밝고 맑다. 페라히어가 연주하는 바하의 영국모음곡 2번 프렐루드는 다른 조합 혹은 전원품질 환경에서보다 좀더 짧고 간결한 하모닉스가 순간 순간 광채를 느끼게 하기에는 더 좋아 보인다. 짧은 하모닉스로 몰아가지만 중량감이 분명하다. 페라히어의 본 연주를 피아노의 음색이 연마되어 있다거나 아주 매끄럽게 ‘왜곡’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들려주어 다른 연주자가 아닌 페라히어 그리고 이 녹음 고유의 사운드로 느껴졌다.
MQS 네이티브 DSD 파일로 시청해 본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op38 알레그로, 그리고 op120 비바체에서 전원의 품질은 돋보였다. 감동적일 만큼 뛰어났던 본 연주는 풍요롭고 정보량이 뛰어나며 질감이 눈 앞에 보일 만큼 살아난다. 그러면서도 인공의 느낌이 없이 자연스럽다. 풍요롭고 다이나믹스가 위력적이고 무대를 입체적으로 떠올리며 뛰어난 정보량을 자랑한다. 거침없지만 실제라는 느낌을 벗어나지 않고 현실 속에 있다. 피아노가 선명하게 따라오는 것을 의식하면서도 도드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첼로보다 원거리에 있는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원키가 내딛은 또 한 번의 발걸음”
종종 소스기기용 케이블이라고 하면 구조를 바꾸거나 선재의 등급 혹은 구경이 작은 하위의 케이블을 떠올리거나 실제로 그렇게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원키의 ‘더 키’는 그런 방식을 따르지 않고 여전히 동사가 지향하는 ‘Cost No Object’를 발휘해서 고유의 매직 머티리얼을 아낌 없이 4단계에 걸쳐 투입시켜왔던 제작사양을 축소시키지 않았다. 대신 소스기기의 주류가 되는 디지털 신호를 위한 전원공급에 대한 배려를 상급기의 상태로 유지시켰다는 점에서 본 제품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다소 뻣뻣하다는 게 불편할 수 있겠다. 연결할 제품이 작거나 가볍다면 약간의 각도조정이 필요하며 제품의 컨셉을 이해하고 사운드를 위해 그런 약간의 불편을 재미로 여길 수 있다면 빈번한 음악시청에 새로운 기분을 가져올 수 있는 제품이다. 헤드폰 앰프와 파일 재생기에 본 케이블을 한 번 연결해 보시기 바란다.
-오승영-
OneKey Production The Key Power Cable for Music Player | |
제조사 | 원키프로덕션 |
제조사 연락처 | 02-545-9436 |
제조사 홈페이지 | www.onekeyproductio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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