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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걸작 - Bergmann Galder Turntable

by onekey 2024. 3. 3.

미지의 걸작
Bergmann Galder Turntable

코난2019-04-23 15:55
추천 42 댓글 0
 

 

 

 


 

 

직선으로 깍아내리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음악 재생 플랫폼은 누가 뭐래도 온라인 스트리밍이다.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코부즈 등 공룡들의 싸움이 한창 중이며 오디오파일 사이에서는 타이달 MQA 마스터 음원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과거 발매된 음반들이 채 CD로 재발매되기도 전에 이룩한 이 광범위한 음원 서비스는 여기저기 레퍼토리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국내 가요는 더하며 음질적으로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타이달의 경우 MQA 압축 알고리즘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24비트 음원을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서비스하면서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오디오파일까지 빠르게 빨아들이고 있으나 역시 과거의 클래식, 재즈 명연들 중 들을 수 없는 게 여전히 많다.

 

 

 

 

오디오파일이나 진지한 음악 애호가가 LP를 듣고싶은 것은 단지 향수에 젖고 싶은 것이 아니다. 과거 명연들을 당시 포맷으로 생생하게 즐기고 싶은 욕구의 발로다. 그러나 최근 LP 재발매는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그래서 오디오파일용으로 찍은 재발매 LP는 늘 오디오 애호가의 사냥 대상이 되곤 한다. 그리고 이런저런 팜플렛이나 해외 뉴스에선 마스터 커팅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엔지니어가 커다란 턴테이블 비슷한 장비 앞에 앉아서 콘솔을 매만지고 있다. 이 커다란 기계는 바로 커팅머신으로 현재도 대다수 마스터 커팅 스튜디오에서는 그 옛날 LP 전성기 시절의 노이만 커팅 머신을 사용 중이다. 이를 통해 과거의 명연을 담은 마스터 릴 테입이 먼지를 털어내고 LP의 소릿골로 옮겨가 수십 년 만에 세상에 나오고 있다.

 

 

 

 

LP를 제작하기 위해 최초 제작하는 마스터 동판에 소릿골을 새기는 방식은 LP를 읽어 들여 듣는 턴테이블 구조와 다르다. 가장 커다란 차이는 바로 톤암이다. 모터로 구동하는 커팅머신의 톤암은 동판의 외측부터 스핀들 홀까지 직선으로 읽어간다. 톤암축이 움직이면서 커터 헤드를 직선으로 똑바로 움직여야 가능하다. 우리가 듣고 있는 LP는 모두 이런 리니어트래킹 방식으로 소리를 기록한 작업의 산물이다. 

 

 


 

 

리니어트래킹의 최강자 - 베르그만 Galder

 

 

대부분 턴테이블은 이런 리니어트래킹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리니어트래킹은 일반적인 톤암처럼 원호를 그리며 읽을 때 생기는 트래킹 에러가 없다. 소릿골 방향과 완전히 직선을 이루며 이동하기 때문에 카트리지 오프셋을 조정할 필요도 없으며 톤암이 스핀들 홀 방향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티스케이팅도 필요 없다. 그래서 여러 턴테이블, 톤암 제조사가 리니어트래킹 방식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문제는 여러 부분에서 드러났다. 톤암이 아주 정밀하며 부드럽게 카트리지의 이동을 보좌해주지 못했다. 금속 베어링과 오일을 사용한 톤암의 주행은 종종 삐거덕거리기 일쑤였다. 이 외에도 에어 베어링을 사용한다고 해도 에어 펌프에 오일을 사용하면서 시스템을 오염시키는 경우도 있는 등 여러 면에서 사용상 어려움과 심각한 내구성 문제를 야기했다.

 

 

 

 

그러나 해외 언론에서 접하고 이후 처음 접한 베르그만의 Magne 턴테이블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플래터와 톤암을 모두 공기로 부상시켜 매우 부드럽고 정교하게 작동했다. 톤암의 이동이 부자연스러워 여타 리니어트래킹 턴테이블에서 간혹 보이던 튀는 현상도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에어 서플라이다. 그리 크지 않은 에어 서플라이지만 고압의 공기를 톤암과 플래터에 공급하면서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정숙한 환경을 해치지 않았다. 과연 이번엔 진짜 제대로 만들어진 리니어트래킹이 탄생한 것일까?

 

 

 

▲ 베르그만의 대표 조니 베르그만

 

 

Magne의 성능을 검토한 후 나는 현존 최고 성능의 리니어트래킹 턴테이블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이번엔 Magne의 상급 Galder와 마주하는 시간을 부여받았다. 지난달 내한한 베르그만의 대표 조니 베르그만은 철저히 엔지니어 정신에 입각한 인물로 첫 대면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의 이론적 배경과 의견을 확신에 찬 어조로 피력했다. 그리고 그의 필생의 연구와 설계 결과를 총집결시킨 Galder가 그의 손에 의해 베일을 벗었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카트리지는 직스(Zyx)의 얼티미트 오메가 저출력 MC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포노앰프는 지난번 크로노스 Pro 리뷰 당시에도 사용한 크로노스 레퍼런스 포노앰프를 사용했다. 이후 신호는 토레스 프리/파워 앰프를 거쳐 데보어 피델리티의 Orangutan O/96 스피커로 재생했다. 케이블은 기존 리뷰 당시와 달리 인터케이블에 쿠발라 소스나와 킴버를 사용했고 스피커케이블로는 요르마(Jorma) 케이블 사용했다. 좀 더 소리가 자연스럽게 빠지고 유연해졌으며 맑고 또랑또랑한 고역이 살아 영롱한 아날로그 사운드에 심취할 수 있었다.

 

 

 

Aaron Neville - It Feels Like Rain

Warm Your Heart

 

우선 아론 네빌의 ‘It feels like rain’(45RPM, ORG 발매)을 들어보니 아날로그 LP로 듣는 음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배경이 적막하다. Magne 턴테이블을 사용할 때도 느꼈던 바지만 Galder에서는 표면 노이즈는 물론 아론 네빌과 몇몇 세션맨 이외에는 어떤 장애물도 무대를 가로막지 않는다. 대역 밸런스는 매우 정돈되어 있어 무대를 부산하게 만들지 않고 고요하고 차분하게 무대를 장악한다. 전반적으로 음조가 차분해서 큰 볼륨에서도 신나한 기운이 없고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왜소하게 움츠러든 사운드도 아니다. 디지털과 비교하면 16비트 음원을 듣다 DSD 음원으로 듣는 기분이다. 

 

이처럼 칠흑처럼 고요한 배경은 에어베어링 및 플래터의 공기 부상 방식 외에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기 힘들다. 별도의 에어 서플라이를 통해 공기를 공급받는 Galder는 이 공기를 두 군데로 보낸다. 하나는 톤암으로 Galder에 투입된 Odin 톤암은 슬라이딩 파이프 위를 자유롭게 지나가며 카트리지의 이동을 돕는다. 슬라이딩 파이프 위엔 기 홀이 파여있는데 동일한 압력의 공기가 톤암과 슬라이딩 파이프 사이에 아주 얇은 공기층을 형성하며 톤암을 공중에 둥실 띄워놓는다. 결국, 톤암은 어떤 물리적 접촉 없이 공기에 떠서 흘러가게 되는 구조다. 마찰이 없어지면 톤암은 어떤 마찰, 진동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카트리지에게도 악영향을 주는 공진과 노이즈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The Syd Lawrence Orchestra - Sing Sing Sing

Big Band Spectacular!

 

이번엔 시드 로렌스 오케스트라의 ‘Sing sing sing’(Chasing The Dragon 발매)을 들어보았다. 녹음과 동시에 옆에서 동판에 소릿골을 새겨 제작하는 다이렉트 커팅 방식으로 만든 LP로서 현장감과 각 악기, 특히 관악기의 표면 질감 표현이 관건이다. 관악기들의 사운드는 마치 그 악기의 표면처럼 금빛으로 번뜩이며 꽉찬 볼륨감과 밀도감이 일품이다. 어떤 가감 없이 가공된 소리가 아닌 날 것의 싱싱함이 귀뿐만 아니라 몸으로 스며드는 느낌이다. 하모닉스 표현이 매우 풍부하면서도 질척이거나 뿌옇게 변색되지 않는 텍스처 표현이다. 기존에 접해본 리니어트래킹 턴테이블이 엷게 흩날리며 디테일을 종종 훼손하는 경우를 봐온 경험으로 볼 때 Galder는 눈을 감고 들어봐도 그런 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강력한 추진력 아래 낮은 무게 중심, 타이트한 저역이 요동친다.

 

아무래도 플래터에 대한 해석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나갈 수밖에 없을 듯하다. 기본적으로 에어 서플라이에서 나온 공기는 톤암으로 가지만 플래터도 공급되어 플래터를 공중에 부상시킨다. 보편적인 턴테이블 같은 경우 스핀들에 베어링을 사용해 회전시키지만 아무리 뛰어난 설계를 해도 마찰로 인한 접촉 저항과 노이즈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자기 부상 방식을 하이엔드 턴테이블에서 도입했지만 베르그만은 당당히 에어 베어링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접촉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내부에 폴리머 재질의 작은 부품이 플래터의 좌/우 수평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다. 일종의 에어 쿠션 위에서 플래터의 스핀들 베어링 노이즈로부터 자유를 얻은 LP 사운드는 더 많은 디테일, 더 높은 다이내믹스를 표현하고 있었고 음색 표면을 더럽히지 않고 본래의 천연색을 띠고 있었다.

 

 

 

Diana Krall - Case of you

Live in Paris

 

턴테이블 재생음 테스트에서 보컬과 피아노 재생음은 턴테이블 완성도의 기본 척도다. 모터의 균질한 정속 유지 능력 때문이고 모터의 성능은 럼블 및 와우/플러터 등을 야기시켜 음악의 정확한 재생 기준인 음정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보컬과 피아노 재생에서 이런 부분은 매우 커다란 오점으로 드러난다. 이를 위해 다이애나 크롤의 ‘Case of you’(45RPM, ORG)를 들어보았는데 보컬과 피아노 모두 정확한 피치로 재생해준다. 디지털 음원보다 ‘공기반, 소리반’같은 표현에 더 걸맞은 사운드로 보컬과 피아노뿐만 아니라 라이브 레코딩 특유의 공간의 울림까지도 세밀하게 포착해 분위기를 돋운다. 공간에 두둥실 떠오른 무대는 청취자를 파리 올림피아 극장 한가운데로 데려간다. 

 

이런 특성은 물론 톤암 주행과 플래터의 회전 시 마찰로 인한 노이즈가 과연 얼마나 사운드 스테이징을 훼손시켜왔는지 방증해준다. 한편 스핀들 베어링으로 인한 노이즈 및 균질한 속도 방해로부터 음악을 되살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Galder는 턴테이블이고 기본이 되는 모터 성능 및 속도 정확성이 중요하다. 대표 조니 베르그만에게서 직접 전달받은 Galder의 속도 편차는 놀라웠다. 고정밀 속도 측정기로 측정 결과 무려 0.0027% 속도 편차를 보인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아날로그 장비는 기구적 설계와 소리로 말한다. 숨길 수 없는 설계 패턴과 정밀도는 흠잡을 데 없는 사운드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LP 거의 안쪽에 가까운 트랙에서 어떤 안티스케이팅도 없이 재생한 소리였다.

 

 

 

Edvard Grieg - Solveig's Song

Musik Zu Peer Gynt

 

항상 질감과 해상력은 대립적인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여기서 질감을 어떤 착색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본래 녹음에 담긴 미세한 약음에서부터 커다란 강음까지 그리고 관악과 현악, 피아노까지 고유의 모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하모닉스 구조를 세부적으로 묘사해낼 때 질감은 살아난다. Galder는 질잠과 해상력이 공존한다. 예를 들어 크로노스가 거대하게 그린 대형 현대 미술 작품이라면 베르그만은 적절한 사이즈에 치밀하게 그려 넣은 정밀묘사다. 마찰과 노이즈, 회전 불균질로 훼손된 사운드에선 절대 이런 사운드스테이징이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표현이 불가능하다. 그리그의 ‘솔베이그의 노래’(에테르나 발매)를 들어보면 두텁게 과장하지도 예쁘게 치장하지도 않은 고유의 음색과 스테이징이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펼쳐낸다. LP를 진공 흡착한 후 절대 뭉개지거나 마스킹 되는 표현이 없이 소릿골에 각인된 음악 정보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듯한 장면에선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총평

 

 

 

 

알루미늄을 깎아 만든 몸체와 톤암 베이스 등 Galder의 몸무게는 무려 38kg에 달하며 에어 서플라이까지 합하면 50kg이 넘는다. 이 육중하고 견고한 턴테이블은 일면 작아 보이지만 그 거대한 음의 파도와 입자들은 청취 동안 자리를 뜨기 힘들 게 만들었다. 대개 리니어트래킹이라고 하면 저역이 작고 전체적으로 얇은 소리에 타격감이 아쉬운 면이 많았다. 더불어 유지, 관리의 어려움은 사람들로부터 리니어트래킹을 멀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조차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구적 완성도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완성한 Galder는 단시간의 시청에서는 음질이나 운용 면에서 어떤 단점도 찾기 힘들었다. 아날로그 기기 특성상 오랫동안 사용해봐야 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이 정도 수준의 리니어트래킹은 처음이다. 여러 턴테이블이 세상에 나오고 모두 자신들의 턴테이블이 최고라고 선전하는 가운데 Galder는 마치 미지의 세계에 날아온 기기처럼 LP를 훌륭하게 재생해냈다. 근래 접해본 턴테이블 중 최고 걸작이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pecificationsPlinthPlatter/BearingPlatter weightFeetDimensionsTotal weightMotorbaseAirsupplyDimensionsWeight

Die cast aluminium.
Aluminium platter floats on air. 3mm acrillic mat.
Centred by steel spindel/hardweared low friction polymer bearing.
11.8 kg
Adjustable feet. Aluminium/ceraball construction.
365 x 480 x 190mm (D x W x H)
38.0 kg
Tacho motor with high precision feedback control system.
33 & 45
Silent, clean, dry and smooth airflow. Replaceable filter.
Easy accessible dust filter, for easy cleaning and replacement.
465 x 225 x 235mm. (D x W x H)
15.6 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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