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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 LP를 탐구하는 값비싼 즐거움 - Tedeska DT101u Mono MC Cartridge

by onekey 2024. 3. 3.

모노 LP를 탐구하는 값비싼 즐거움
Tedeska DT101u Mono MC Cartridge

김편2019-07-05 10:03
추천 58 댓글 1
 

 

 


 

 

모노 카트리지. 어쩌면 살면서 그다지 접할 일이 없는 물건인지도 모른다. 일단 턴테이블과 포노앰프가 있어야 한다. LP도 있어야 한다. 그것도 모노로 녹음된 LP여야 한다. 포노앰프도 일반 RIAA 커브 보정이 붙박이인 제품이어서는 곤란하다. 상당수의 모노 LP가 RIAA 커브가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커팅됐기 때문이다. 하여간 모노 카트리지는, MM이든 MC든 아주 좁은 틈새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최근 독일 테데스카(Tedeska)의 모노 MC 카트리지 DT101u를 수입사인 씨웍스의 아날로그 라운지에서 시청했다. 씨웍스 이원일 대표가 소장한 여러 모노 LP를 들었다. 값비싼 초반도 있고, 일본에서 재발매된 음반도 있었다. 제대로 들으려면 음반사에 맞춰 일일이 EQ 보정을 했어야 했지만, 그런 과정 없이도 DT101u는 필자가 접해온 모노 카트리지들과는 현격한 음질 차이를 보여줬다. 이 카트리지를 그람슬리 Revelation C 같은 EQ 보정에 특화된 MC 포노스테이지에 물려 모노 LP의 세계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싶어졌다.

 

 


 

 

모노 LP와 모노 카트리지

 

 

모노 LP는 말 그대로 모노로 녹음된 LP다. 시기적으로는 초반을 기준으로 할 때 미국 컬럼비아에서 LP가 등장한 1948년부터 스테레오 LP가 등장한 1958년 이전까지 나온 LP다. 1950년 피어리어드 레코드(Period Records)에서 나온 야노스 슈타커의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 역시 1950년 컬럼비아 마스터웍스(Columbia Masterworks)에서 나온 프란세스카티의 파가니니/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1957년 데카(Decca)에서 나온 아타울포 아르헨타/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의 ‘Espana’ 등이 그들로, 이 시기에는 수없이 많은 명반이 쏟아졌다. 모노 카트리지가 필요한 첫 번째 이유다.

 

 

 

 

물론 1958년 이후에도 모노 LP는 발매됐다. 이번 테데스카 카트리지 시청 때 들어본 커티스 풀러 음반도 1960년에 나온 모노 LP 초반(Blue Note 1583), 루기에로 리치의 카르멘 판타지 음반도 1960년에 나온 모노 LP 초반(Decca ffrr LXT 5571)이다. 재발매된 모노 LP는 더 많다. 이번 시청에서 들은 헬렌 메릴 음반은 2004년, 주트 심스 음반은 1977년 일본에서 재발매된 모노반이다.

 

모노 LP는 음악 신호가 기록되는 소릿골/음구(groove)부터 스테레오 LP와 다르게 생겼다. 무엇보다 그루브 폭이 스테레오 LP보다 넓다. 모노 LP가 음악 신호의 진폭을 오로지 수평 방향(lateral)으로만 새긴 데 비해, 스테레오 LP는 수평 방향에 수직 방향(vertical)으로도 바이닐을 파냈기 때문이다. 통상 모노 카트리지의 바늘(stylus tip)이 스테레오 카트리지보다 더 넓은 것은 이 넓은 소릿골을 제대로 추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스테레오 시대에 나온 재발매 모노반은 스테레오 카트리지로 들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들 모노반이 스테레오 LP 커팅 머신을 이용한 까닭에, 음구가 이전 모노 시대에 나온 모노 LP보다 작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본 미야지마(Miyajima) 같은 카트리지 제작사에서는 1960년 이전에 나온 모노반을 위해서는 반지름이 1mil(25um)인 스타일러스를, 1960년 이후에 나온 모노반을 위해서는 이보다 작은 0.7mil(18um) 스타일러스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많이 알려진 데논(Denon)의 MM 모노 카트리지인 DL102 역시 17um을 보인다.

 

그러면 모노 시대에 나온 모노 LP를 스테레오 카트리지나 스타일러스 반지름이 18um 이하인 모노 카트리지로 들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넓은 그루브를 작은 스타일러스가 추적하기 때문에 음원 정보를 제대로 읽어들일 수가 없다. 또한 스타일러스가 더 깊게 내려가기 때문에 거의 그루브 바닥을 긁게 된다. 또한 스크래치나 먼지에도 더 민감해진다. 한마디로 노이즈가 25um 모노 카트리지로 들을 때보다 많아진다는 얘기다.

 

 


 

 

한국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독일에서 세운 테데스카

 

 

 

클래식 기타 연주가인 테데스카의 설립자 이현 씨

 

 

테데스카는 클래식 기타 연주가인 이현 씨가 2009년 독일 베를린에 설립한 MC 카트리지 전문 제작사다. 이현 씨는 피어선대(현 평택대) 기타과를 졸업한 후 1995년 독일로 유학해 동베를린대와 대학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생계를 위해 취미였던 오디오를 제작하기에 이르렀고 2001년 독일인 친구와 턴테이블 및 톤암 제작사를 차렸다. 2012년에는 독일 기술사협의회 시험에 합격, 카트리지 디자이너 자격증까지 땄다.

 

현재 테데스카 카트리지 라인업은 크게 모노와 스테레오로 나뉜다. 테데스카 카트리지는 모두 MC(Moving Coil) 방식이며, 이현 씨가 스타일러스만 빼놓고 캔틸레버를 포함해 제너레이터, 바디까지 카트리지의 모든 것을 직접 수작업으로 만든다. 소리에 큰 영향을 주는 바디의 경우 목관악기 등에 쓰이는 톤 우드를 비롯해, 동물 뼈, 브라스, 나커(얇은진주) 등을 섞어 일일이 만든다. 그래서 테데스카가 1년에 내놓는 카트리지 수는 70개가 채 안 된다.

 

 

 

테데스카 'EINS Line'(아인스 라인) / 왼쪽부터 DT101u(하프인치 유니버설 타입), DT101k(숏 바디), DT101l(롱 바디)

 

 

우선 모노 카트리지에는 이번 시청기인 DT101u(하프인치 유니버설 타입)를 비롯해 DT101k(숏 바디), DT101l(롱 바디)이 ‘EINS Line’(아인스 라인)이라는 이름으로 포진해 있다. 독일어로 ‘아인스’는 ‘하나’를 뜻하니 모노 카트리지 이름으로는 제격인 셈이다. 테데스카가 2012년 2월 처음 양산을 시작한 카트리지(1세대 DT101u) 역시 모노 카트리지였다.

 

 

 

테데스카 'Classic Line'(클래식 라인) / 왼쪽부터 DST201u(하프인치), DST201k(숏), DST201l(롱)

 

 

 

테데스카 'Progressive Line'(프로그레시브 라인) / 왼쪽부터 DST201ub(하프인치), DST201kb(숏), DST201lb(롱)

 

 

 

테데스카 'Solid Core Line'(솔리드 코어 라인) / 왼쪽부터 DST201ua(하프인치), DST201ka(숏), DST201la(롱)

 

 

 

테데스카 'Cedar Model'(세다 모델) - DST201lc(롱) / 'Lacote Model'(라코테 모델) - DST201uc(하프인치)

 

 

하지만 라인업은 아무래도 스테레오 카트리지가 더 풍성하다. ‘Classic Line’(클래식 라인)에는 DST201u(하프인치), DST201k(숏), DST201l(롱), ‘Progressive Line’(프로그레시브 라인)에는 DST201ub(하프인치), DST201kb(숏), DST201lb(롱), ‘Solid Core Line’(솔리드 코어 라인)에는 DST201ua(하프인치), DST201ka(숏), DST201la(롱), ‘Cedar Model’(세다 모델)에는 DST201lc(롱), ‘Lacote Model’(라코테 모델)에는 DST201uc(하프인치)가 마련됐다.

 

이중 솔리드 코어 라인의 DST201ua 카트리지는 올해 3월 발표된 미국 스테레오파일의 추천 기기 목록에서 포노 카트리지 부문 A 클래스에 포함됐다. 평론가인 마이클 프레머는 이 카트리지에 대해 “너무 부드럽거나 너무 분석적인 것의 갭을 메워주는 균형감과 표현력이 뛰어나다”라고 평가했다. 마이클 프레머는 리뷰 당시 1만 달러가 넘는 이케다 최신 카트리지보다 6379달러의 테데스카 DST201ua를 더 높게 평가했다. 일본 오디오 계간지 아날로그는 올해 4월 그랑프리 시상식에서 프로그레시브 라인의 DST201ub에 포노 카트리지 부문 대상을 안겼다.

 

 


 

 

테데스카 DT101u 본격 탐구

 

 

이번 시청기인 DT101u는 올해 3월 서울국제오디오쇼와 5월 독일 뮌헨오디오쇼에서 선보인 최신 MC 모노 카트리지다. 2012년 2월에 나온 것이 1세대 DT101u(하프인치), 2012년 9월에 나온 것이 2세대 DT101l(롱 바디)이었다. DT101u는 기본적으로 모노 시대에 나온 모노 LP, 즉 래터럴 커팅 방식의 LP를 대상으로 한다. 물론 1960년대 초반 스테레오 시대에 모노 방식으로 커팅한 모노 LP도 재생할 수 있다.

 

 

 

 

설계 디자인에서 핵심은 코일이 감기는 코어(core)에 기존 자성체 대신 인슐레이터를 썼다는 것. 전자기장과 이에 따른 출력전압을 높이기 위해 코어로 자성체를 썼지만 코어에서 발생하는 와류 전류(eddy current)나 히스테리시스 효과(hysteresis effect) 등으로 인해 음질적인 면에서 손해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코일에 흐르는 전기신호가 기본적으로 교류이기에 발생하는 필연적 결과다. 자성체 코어는 또한 그 무게로 인해 ‘무빙 코일’ 입장에서는 치명적 단점이 되기도 한다.

 

테데스카는 대신 무척 가볍고 자성을 띠지 않는(non-magnetic) 인슐레이터를 코어로 썼다. 테데스카에서는 이를 ‘공심코일’(Air core coil)이라고 부르는데, 그만큼 인슐레이터가 공기처럼 가볍고 자성을 띠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어쨌든 철 같은 자성체 코어가 일으키는 갖가지 부작용과 무게로 인한 문제를 ‘공심’으로 해결함으로써 다이내믹 레인지는 늘리고 특히 고역대 재생에서의 왜곡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 테데스카의 주장이다. 이 밖에 이번 3세대 DT101u 모델에는 프리텐션 메커니즘(Pretension Mechanism)을 투입, 스타일러스의 트래킹 능력을 대폭 높였다고 한다.

 

 

 

 

카트리지는 바디도 관심거리인데, 바디 자체의 공진을 없애야 하는 것은 물론 바디의 물성이 사운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DT101u 바디는 톤우드, 동물뼈, 브라스, 나커, 4가지 재료로 혼합해 이현 씨가 직접 만들었다. 코일은 6N 등급의 퓨어 동선, 마그넷은 사마리움 코발트를 썼다. 출력전압은 0.4mV, 내부 임피던스는 18옴, 컴플라이언스는 6mm/N, 적정 침압은 2.2~3g으로 제작사에서는 2.5g을 추천하고 있다. 전체 카트리지 무게는 10g으로 가볍지 않은 편이다.

 

 


 

 

셋업 및 시청

 

 

 

 

아날로그 라운지에서 이뤄진 시청에는 독일 베르그만 오디오의 Galder 턴테이블(Odin 리니어 트래킹 톤암 장착), 캐나다 크로노스의 Reference Phono 포노스테이지, 독일 퇴레스의 프리앰프(Full Function Preamp)와 모노블록 파워앰프(845 Mono)를 동원했다. 스피커는 미국 드보어 피델리티의 Orangutan O/96. LP는 물론 모노 LP를 들었는데,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Curtis Fuller ‘Curtis Fuller’ : 1960년 블루노트(Blue Note) 모노 초반(BLP 1583). 녹음은 1957년 12월 1일 미국 뉴저지 반 갈더 스튜디오

# Leonid Kogan(바이올린), Constantin Silvestri(지휘), Paris Conservatoire Orchestra ‘Beethoven Violin Concerto’ : 1960년 영국 컬럼비아(Columbia) 모노 초반(33CX 1738)

# Ruggiero Ricci(바이올린), Pierino Gamba(지휘), London Symphony Orchestra ‘Carmen Fantasie’ : 1960년 데카(Decca) 모노 초반(LXT 5571. 스테레오반은 SXL 2197). 녹음은 1959년 9월 28~29일 런던 킹스웨이홀

# Zoot Sims ‘Zoot Sims avec Henri Renaud et Jon Eardley’ : 1977년 일본 오데온(Odeon) 리이슈 모노반(EOJ-70105). 모노 초반은 1956년 프랑스 뒤크레테트 톰슨(Ducretet Thomson) 레이블에서 발매. 녹음은 1956년 3월15~16일

# Helen Merrill ‘Helen Merrill’ : 2004년 일본 엠아시(EmArcy) 리이슈 모노반(UCJU-9003). 녹음은1954년 12월22~23일

 

 

 

 

그런데 이번 시청에서 다양한 포노 EQ 커브 보정을 시도해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RIAA 커브(저역 턴오버 주파수 500Hz, 고역(10kHz) 롤오프 감쇄량 -13.7dB)가 제정된 것은 1953년이지만 1960년대 초반까지, 심지어 그 이후에 나온 LP도 이 RIAA 커브를 따르지 않고 커팅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영국 데카와 미국 컬럼비아에서 나온 LP들인데, 데카는 롤오프 감쇄량을 -10.5dB, 컬럼비아는 -16dB로 삼았다. LP를 들을 때 포노 앰프의 부하 임피던스(MC)나 부하 커패시턴스(MM)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질에 더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이 다양한 포노 커브를 LP에 맞춰 보정해주는 일이다.

 

DT101u 시청 첫인상은 다른 모노 카트리지보다 고음 표현력이 훨씬 좋다는 것. 마치 고해상도 음원을 듣는 것 같은데 그동안의 봉인이 마침내 풀린 듯했다. 무대 가운데의 두터운 포커싱과 앞뒤 레이어감, 그리고 그 묵직한 에너지감은 기대했던 그대로 모노반의 매력을 듬뿍 선사했고, 특히 악기 연주에서 느껴지는 열기는 스테레오 LP보다 몇 곱절 뜨거웠다. 스테레오라는 화장을 벗어던진, 아니 그런 화장을 하기 전 녹음 음악의 민낯을 본 것 같다.

 

 

 

Helen Merrill -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Helen Merrill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과거로 타임슬립해 들어간 것 같다. 헬렌 메릴은 무대 정중앙에 정확히 서 있고 또렷한 음상으로 노래를 부른다. 선이 굵고 에너지가 넘치는 중역대다. 또한 생각 이상으로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은데, 이는 공심 코일을 이용한 DT101u의 기술력과 오딘 톤암의 리니어 트래킹 능력이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역시 스테레오 특유의 화려한 좌우 펼침과 홀로그래픽한 무대감은 없지만, 보컬과 악기들이 무대 중앙에 훅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야말로 찰지고 스피커가 확 사라지는 맛도 강력하다. 이어 주트 심슨 앨범에서 ‘My Old Flame’을 들어보면 테너 색소폰의 입김이 필자 쪽으로 쑥 밀려온다. 스테레오 음반에서는 좀체 따라잡기 힘든 열기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미지는 셀로판 종이를 여러 장 겹쳐서 음악을 듣는 것 같다는 것. 그 영롱하고 신비하며 오묘한 레이어감 때문일 것이다. 테너 색소폰이 음의 출구가 있어야 할 그 곳에 정확히 맺히는 점에도 감탄했다.

 

 

 

Curtis Fuller - Little Messenger

Curtis Fuller Volume 3

 

작렬하는 드럼에서는 에너지가 넘쳐나고, 드럼의 윤곽선은 매우 또렷하게 무대 안쪽에서 맺힌다. 이처럼 악기들의 좌우 스테레오 이미지 대신 앞뒤로 펼쳐내는 깊숙한 레이어감이 모노 LP를 듣는 최고의 맛이다. 무대의 깊이감인 것이다. 또한 앞으로 섣불리 포워딩해오는 악기나 음이 전혀 없어 음악을 듣는 내내 편안하기 짝이 없었다. 두텁고 호방하며 묵직한 모습은 두 말하면 잔소리. 이 밖에 각 악기들을 분리해내는 분해능이 눈에 띄는데 모노 카트리지가 모노 LP의 그루브에 담긴 정보를 모조리 빨아들인다는 인상이다. 비유컨대 DT101u가 음악 신호를 폭풍 흡입하는 이미지다. 실물 사이즈로 안쪽에 맺히는 음상, 음이 몸에 와닿을 때의 싱싱한 감촉, 그리고 무대의 뜨거운 열기는 스테레오 LP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질의 것이다. 어쩌면 모노반이야말로 흔히 연상되는 LP 이미지에 정확히 부응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막판 드럼 솔로는 완전 신들린 연주다.

 

 

 

Leonid Kogan, Constantin Silvestri, Paris Conservatoire Orchestra

Beethoven Violinc Concerto in D major

Beethoven Violin Concerto

 

이 곡에서는 무엇보다 재생음에 담긴 공기감이 돋보였다. 재생음에 공기 함유량이 많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녹음 당시 연주자들의 호흡과 공간이 빚어낸 앰비언스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는 것이다. DT101u로 모노 LP를 들으면서 계속해서 타임슬립 기분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떻게 이 0.4mV 출력에 그 모든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에너지감에도 감탄했다. 마치 원시 생명체가 원시 바다에서 꿈틀대는 듯하다. 점잔도 없고 체면이나 규격도 없다. 이것이 바로 스테레오라는 2채널 족쇄 혹은 화장발 세례를 받기 전 레코딩의 민낯일 것이다. 바이올린의 고역은 거의 무제한급으로 뻗는다. 사기급 패치가 이뤄진 것 같다. 이른 새벽 소복이 쌓인 눈을 처음 밟을 때처럼 바이올린에서 아예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난다. 지금 필자는 순결한 음을 마주 대하고 있다.

 

 

 

Ruggiero Ricci, Pierino Gamba, London Symphony Orchestra

Carmen Fantasie

Carmen Fantasie

 

이 음반은 가끔씩 스테레오 LP로도 듣는데 스테레오반에서 그냥 넘어갔던 아주 약한 퍼커션 소리가 지금 DT101u와 만난 모노반에서는 임팩트 있게 들린다. 커다란 현미경으로 무대에서 음이 출발하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 같다. 모노반 특유의 포커싱이 워낙 좋은 결과일 것이다. 어쨌든 루기에로 리치의 카르멘 환상곡은 모노반으로 들어야 제격인 것 같다. 음들을 낱낱이 까발리고 지금은 사라진 런던 킹스웨이홀의 홀톤을 쏙쏙 빨아들인 덕에 음의 감칠맛이 장난이 아니다. 오톨도톨한 바이올린의 질감과 소릿결은 징그러울 만큼 생생하다. DT101u는 확실히 다른 모노 카트리지보다 고음 표현력이 좋다. 위에서 ‘봉인이 해제된 고역’이라고 썼던 시청곡이 바로 이 곡이다. 여기에 모노반 특유의 단단한 저역이 받쳐주니 시청 내내 더 바랄 게 없었다.

 

 


 

 

총평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LP로만 음악을 접했던 세대다. 백남봉이나 장소팔 고춘자 만담도 LP로 들었고, 초등학교 때는 ‘전자 인간 337’ OST LP를 직접 사서 듣기도 했다. 그러면서 호기심에 카트리지 ‘바늘’을 수없이 손으로 만졌다. 그 긁히는 느낌이 좋았던 것이다. 또한 당시에는 기지촌에서 살던 때라 그 시절 다른 동네보다 LP가 풍족했다. 클래식보다는 재즈 LP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헬렌 메릴 음반을 들을 때 자꾸만 동네에 수없이 많았던 LP 가게와 미군 전용 클럽에서 흘러나오던 그 음악의 촉감이 오버랩됐던 이유다. 이번 모노 LP 시청은 또한 필자의 잠자고 있던 ‘음악인지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계기가 됐다. 마치 불을 끄고 나서야 비로소 인체의 모든 감각이 살아나는 듯했다. 맞다. 모노 LP는 분명히 좁은 세계다. 갖춰야 할 것도 많고 돈도 많이 들어가는 금단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이 좁은 문을 이번 DT101u가 열어버렸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SpecificationsBodyTypeWiringMagnetOutput VoltageFrequency RangeImpedanceWeight(S)Tracking ForceCompliance

Tonewood, Brass, Bone, nacre
Moving Coil
Vertical shaft without iron (FAQ-Technics-Q1)
6N Copper
Samarium cobalt Magnet
(S/C)***
0.4 mV ± 2dB 1KHz/5 cm/Sec
20Hz to 20kHz
approx. 18 Ohm
approx.10±0.5g
2.2-3 (Recommended 2.5 g)
6 x 10-6 cm/dyne at 10 hz

 

 

Tedeska DT101u Mono MC Cartridge수입사수입사 홈페이지수입사 연락처구매문의

씨웍스
www.siworks.co.kr
02-400-9988
02-582-9847
 

 

 
이**chy4*******

2022-02-15 11:39

"모노 LP는 음악 신호가 기록되는 소릿골/음구(groove)부터 스테레오 LP와 다르게 생겼다. 무엇보다 그루브 폭이 스테레오 LP보다 넓다" 그루브 폭이 스테레오 LP보다 넓다" 가 아니라 같은거 아닌가요? 그루브 폭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깊이가 추가 된것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