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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작지 않은 변화 - Hifistay Galaxia Stella 55

by onekey 2024. 3. 3.

작지만 작지 않은 변화
Hifistay Galaxia Stella 55

코난2019-08-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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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음향 사이

 

 

예전에 오디오 재생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때 얘기다. 예를 들어 당시 ATC 20SL 같은 스피커를 사용할 때다. 스탠드가 필요해 여러 스탠드를 고려하다가 구입했던 게 리버맨 스탠드였다. 리버맨 스탠드를 동호인에게 구입해 들고 오다가 허리가 나갈 뻔했다. 통쇠로 만든 스탠드가 약 50KG이었고 차에 실었는데 바퀴가 훅~하고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무사히 들고 와서 ATC를 올리고 음악을 들었을 때 무척 좋았다. 일단 저역이 단정해지고 전체적으로 에지가 살아났다.

 

하지만 이후 여러 스탠드를 사용하면서 알았다. 꼭 무겁고 단단한 소재의 스탠드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내진 않다는걸. BBC 스피커를 위시로 통 울림을 사용하는 스피커들은 오히려 나무 스탠드가 그 장점을 살려주었다. SMS 같은 경우 대안이 없어 여러 번 사용했지만 스탠드 앞에서 박수를 치면 특유의 공명이 생긴다. 스피커 유닛에서 나오는 음파에 착색을 유도한다. 아마도 철재 스탠드 중에 가장 좋게 들은 것 중 하나는 타겟 R2였을 것이다. 출시한지 오래되어 외관은 별로였지만 착색이 적고 철재 스탠드 중에선 그나마 배음을 죽이지 않았다.

 

 

 

 

최근 구입한 스탠드가 하나 있다. 미성 S&D의 ST580SE라는 스탠드다. 기존에 판매했던 ST580에 조금 수정을 가해 만든 스페셜 에디션. 철재 스탠드지만 통쇠도 아니고 타겟이나 SMS처럼 그렇게 무겁지도 않다. 상단 폭이 좀 좁은데 웬만한 북셀프에 잘 맞는 사이즈. 최근 BBC 리바이벌 스피커 중 하나인 그라함 LS 3/5A를 들이면서 스탠드를 물색하다가 레이더에 걸려 서슴없이 구입했다.

 

다소 급한 마음에 구입했지만 내가 아껴 마지않는 그라함 북셀프에 무척 잘 맞는다. 다름 아닌 음질적인 부분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알맞은 수준의 배음을 유지해준다.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그라함의 매력도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공진은 조금 줄인 듯해 가격 대비 좋은 효과를 거뒀다.

 

최근 스탠드뿐만 아니라 오디오 랙, 받침대 및 인슐레이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격은 웬만한 기기 한 대 값을 넘어선다. 개인적으로 이런 풍토가 그리 달갑지는 않다. 소스 기기나 앰프 그리고 스피커 등 실제 음악 시그널이 움직이는 핵심적인 컴포넌트나 트랜스듀서를 그럭저럭 구비한 뒤 액세서리에 과도하게 지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케이블이 시스템을 완벽히 지배할 거라는 과대망상에 빠진 격이다.

 

 


 

 

Galaxia Stella 55

 

 

오랫동안 여러 진동 관련 액세서리를 경험해온 바 내 기준은 요즘 더욱더 확고해진다. 이런 진동 관련 액세서리는 오디오 시스템에 미칠 수 있는 진동의 해악을 최소화시켜 음질적 변이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없던 음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게 아니다. 애초에 질병이 투입할 수 있는 경로를 단속해 몸에 이상 증세가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 그 기능적 핵심이다. 따라서 인슐레이터를 바꾸었다고 사운드가 엄청나게 향상되었다는 말은 마치 예방주사 맞은 후 온몸의 생체 에너지가 증가하고 건강해졌다는 것처럼 웃긴 이야기다. 판매를 위해 지어낸 이야기란 얘기다. 바이러스 감염을 통한 질병 유발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과 이미 전이된 질병 치료를 위한 수술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최근 S&D 스탠드 그리고 하이파이스테이 Galaxia Stella 55 인슐레이터 등 연속해서 진동과 밀접한 액세서리를 테스트하다 보니 이런 원론적인 부분에 생각이 미쳤다. 제조사에서 노이즈라고 치부해버리며 THD 최소화만이 지상 최고의 임무인 듯 주장하는 것과 달리 그 노이즈라고 치부하는 시그널 속에 악기와 인간 목소리의 배음도 섞여있다는 것. 음악을 듣느냐, 음향을 듣느냐의 개념 차이에서 드러나는 설계 철학의 차이가 제품에서도 드러난다. 후자의 생각으로는 절대 음악을 즐겁게 즐길 수 없다. 백만 원이 아니라 단 돈 백 원도 아깝다. 아니 애초에 적용하지 않은 상태로 놔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Stella 55 인슐레이터를 박스에서 풀자 묵직한 무게의 인슐레이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무게가 꽤 나가는 걸 보니 소재가 스테인리스다. 알루미늄이 진동 측면에 좋은 건 사실이지만 몇 십 KG을 넘어 100KG을 넘어서기도 하는 최근 하이엔드 스피커까지 대응하기 위해선 스테인리스의 강도가 필요했으리라. 상단을 옆에서 툭 쳐보니 중앙의 움푹 들어간 부분이 파르르르 떤다. 바로 이 부분이 Stella 55의 핵심 부위로 스윙 메커니즘이 적용된 부분이다.

 

 

 

 

이 인슐레이터는 기기나 스피커 모두에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약간 낮게 설계해 무게 중심이 낮고 스피커에 적용하기 알맞은 9mm 정도 높이로 납작하게 만든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스피커엔 이 정도 높이가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무려 3단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 모습이다. 하이파이스테이의 트리플 스윙에서 약간 간소화해 더블 스윙 구조로 만든 인슐레이터로서 디자인과 스윙 레벨을 약간 단순하게 만들되 훨씬 더 합리적인 가격대에 스윙 메커니즘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실속파 인슐레이터의 면모다.

 

 

보편적으로 슈즈의 경우 상단에 받치고 있는 오디오 기기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바닥 쪽으로 자연스럽게 소멸시키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진동은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다. 바닥으로 완벽히 소멸되지 않고 반대로 올라오는 진동도 있는데 이를 위해 고안된 것인 스윙 메커니즘이다. 마치 바닥과 스피커 또는 바닥과 기기 사이에 액체를 받친 듯 어떤 진동도 무척 자연스럽게 소멸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스윙 메커니즘엔 지르코니아로 만들어진 볼 여섯 개를 사용한 모습이다.

 

 


 

 

성능 테스트

 

 

 

 

Galaxia Stella 55를 테스트하기 전에 걱정되었던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이다. 물리적, 기계적 노이즈와 음악적 배음을 어떻게 구분하고 그 노이즈 속에서 어떻게 음악 신호만 걸러낼 수 있는가.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이런 액세서리는 해악이 더 많은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서 테스트에 들어갔다. 테스트는 필자의 리스닝 룸 그리고 다음으로 하이파이클럽 시청실 등 총 세 개 시스템에서 필드 테스트 방식으로 진행했다. 단 하나의 시스템에서만 테스트할 경우 아무리 그 결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보편성을 획득하기엔 그 케이스가 적기 때문이다.

 

 

 

 

 

 

테스트 대상은 스피커로 집에선 베리티 피델리오 앙코르와 그라함 LS3/5A 북셀프(미성 S&D 스탠드) 그리고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선 B&W 800D3 및 매지코 A1 북셀프 스피커(미성 S&D 스탠드)를 대상으로 진행해보았다. 표본은 여러 가지였으니 전반적인 인상은 모두 일관적인 특성을 보여주었는데 주로 통 울림이 적은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에서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손성제 , 김율희 , 정수욱 , 서수진 - 갈까부다

Near East Quartet

 

여러 스피커 중 가장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대형기에 속하는 B&W 800D3였다. 매칭 기기는 WDAC3C 그리고 매킨토시 MA9000이었다. 사실 MA9000은 B&W 800D3를 완벽히 제어하지 못했지만 Stella 55는 이런 상황에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매칭 후 마치 볼륨이 줄어든 듯 조용한 무대가 펼쳐졌다. 예를 들어 니어 이스트 쿼텟의 ‘갈까부다’에서 단정하고 편안한 소리를 들려주며 ‘정중동’의 성능을 펼쳐 보였다. 대개 이런 단정한 소리로의 변화는 여러 인슐레이터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주곤 한다. 이는 인슐레이터들이 다이내믹스를 깎아먹고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Stella 55 같은 경우 오히려 낮은 레벨의 소리들이 더 높은 다이내믹스 대비를 이루며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Brian Bromberg - The Saga of Harrison Crabfeathers

Wood

 

중역과 저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음질 평가에 있어 아무런 훈련이 되어 있지 않는 사람이라도 금세 알아차릴 정도로 적용 전/후 차이가 심했다. 예를 들어 브라이언 브롬버그의 ‘The saga of harrison crabfeathers’를 들어보면 300년 전 만들어진 마테오 구에르셈 업라이트 베이스의 현이 마치 새롭게 태어난 듯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처럼 탄력이 넘친다. 자칫 과장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더블 베이스의 중간 저역 부근은 특히 팽팽하게 당겨지고 윤곽이 살아나며 부스트가 사라진다. 앰프나 케이블이 아닌 슈즈 하나가 만들어낸 효과 치곤 대단히 인상적인 장면이다.

 

 

 

LA4 - Spain

Just Friends

 

다음은 동적 무브먼트에 관한 것이다. 스피드라고 할 수 있는데 엔벨로프 특성과도 연관되는 부분. 앞선 소리가 깨끗하게 소멸하지 못하고 뒤따라오는 소리와 섞이며 마스킹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발견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음악은 뿌연 이미징을 보이며 마치 맞지 않는 사이즈의 신발을 신고 뛰는 듯 질척거리게 된다. Stella 55의 경우 맺고 끊는 구간을 명확히 잡아준다. 스피커를 빠져나온 소리가 딜레이되지 않고 정확히 치고 나가는 느낌을 준다. 출발과 멈춤이 좀 더 확연히 구분되고 이런 특성은 더 나은 완급 조절을 통해 음악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준다. 몇몇 곡에서 감지되는 이런 특성은 특히 LA4의 ‘Spain’에서 가장 돋보였다.

 

 

 

Max Richter - Richter: Dream 1 (before the wind blows it all away)

Sleep

 

B&W 800D3 같은 대형기를 운용한다면 스피커 자체보다 공간으로 인한 부밍에 민감하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다. 하이파클럽 제 1 시청실에서 사실 800D3는 부밍이 인다. 막스 리히터의 ‘Dream 1’을 들어보면 확실히 감지할 수 있다. 이 경우 공간을 바꾸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룸 트리트먼트가 우선이지만 Stella 55로 일부 부밍이 해소된다. 저역 양감은 줄지만 줄곧 바닥에 스며들며 지저분한 잔상을 남기던 저역이 무척 맑아졌다. 다행히 심한 저역 롤오프를 일으키며 다이내믹스 폭을 감쇄시키는 현상은 감지되지 않는다. 무척 자연스럽게 노이즈 속에서 소리를 말끔하게 건져낸 인상이다.

 

 

 

Sting

Shape Of My Heart (feat.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Live In Berlin/2010)

Live In Berlin

 

마지막으로 사운드 스테이징에 대해 Stella 55가 관여하는 부분이다. 사실 전/후 깊이의 폭을 넓히는 것은 슈즈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Stella 55 적용 이후 폭 자체는 그대로지만 무대가 전반적으로 뒤로 물러난다. 예들 들어 스팅의 라이브 레코딩 중 ‘Shape of my heart’를 들어보면 도입 부분 관중들의 박수소리가 좀 더 깊은 곳에 레이어링을 형성하며 무대를 더 멀리서 널찍하게 조망해주는 느낌을 준다. 더불어 중역 투명도의 향상으로 인해 더 맑고 선명한 무대를 조망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Dallas Wind Symphony

Walton: Crown Imperial (Arr. W.J. Duthoit For Wind Ensemble) - Crown Imperial (Arr. W.J. Duthoit)

Dallas Wind Symphony: Crown Imperial

 

한편 매지코 A1 같은 경우 의외였다. 이 스피커는 풀 알루미늄 바디에 밀폐형 타입 북셀프 스피커로서 웬만한 플로어스탠딩 무게를 자랑한다. 그뿐만 아니라 FEA 시뮬레이션을 통해 내부 브레이싱 등에 있어 독보적인 댐핑 구조를 실현한 스피커다. 진동 전이가 거의 없이 오직 유닛의 소리만 토해내도록 고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댈러스 윈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Crown imperial’ 피날레 부분을 들어보면 더욱 명료해진 저역과 정위감 향상을 포착할 수 있다. 매지코가 자사 스피커에 M-POD 같은 인슐레이터를 직접 개발해 판매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총평

 

 

최근 몇 년간 여러 메이커의 대표 또는 영업 및 마케팅 관련 종사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할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은 영업 관련 직원이나 이사여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선 거의 본사에서 교육받은 매뉴얼 같은 답변이 돌아와 실망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끔 제품을 직접 설계하고 회사를 이끌고 있는 엔지니어 겸 대표를 만날 경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나조차도 몰랐던 부분을 깨우치게 되어 보람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하이엔드 턴테이블 메이커 크로노스의 대표와의 만남이었다. 요즘 대부분 하이엔드 메이커에서 리지드 방식을 고수하는데 서스펜션 방식을 사용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나의 질문에 그는 대답했다. 리지드 방식도 좋지만 진동 제어 부분에선 서스펜션을 혼용하는 것이 좋다고. 사실 진동은 단단한 고체를 통해 매우 잘 전달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이파이스테이 Stella 55의 핵심은 바로 강도 높은 스테인리스의 내구성에 더해 음질적인 부분을 고려한 스윙 메커니즘이다. 여러 인슐레이터를 사용해봤으나 Stella 55는 음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음을 단순히 노이즈로 치부하며 밖으로 쓸어 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음악정보를 오롯이 보존하며 불필요한 노이즈만 생선 가시를 걸러내듯 자연스럽게 소멸시키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었다. 작지만 절대 작지 않은 변화를 이끌어낸 Stella 55는 그 성능에 비하면 돈이 아깝지 않다. 그만큼의 음질 향상 효과를 거두어주는 액세서리다. 적어도 국내에서 하이파이스테이 Stella 55에 대항할 경쟁자는 없어 보인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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