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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오디오 스펙의 허상 - 앰프의 출력

by onekey 2024. 2. 29.
한창원2018-03-21 16:44
추천 49 댓글 0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 모든 제품에는 제원(스펙)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마력, 토크값 등이 있겠고, TV의 경우 해상도(HD, UHD 4K, 8K) 등이 있습니다. 오디오에도 기본적인 스펙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디오는 다른 기기들과 달리 오디오의 성능을 나타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심지어 앰프의 출력, 스피커의 음압, 소스기기의 SN비 등 가장 기본적인 스펙도 오디오의 성능과 무관한 숫자들일 뿐입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자동차는 100마력 출력을 내는 엔진보다 200마력의 엔진이 분명이 더 좋으며, 그 힘의 차이로 제로백의 수치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오디오의 경우 100와트의 앰프보다 200와트의 앰프가 더 좋다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 삼성 QLED TV

 

예로 들은 자동차와 TV의 경우도 스펙으로 표현안되는 중요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자동차의 승차감이라던가, TV 화면의 색감이나 심도 등 실제 해당 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숫자로 표현 안되는 것들 말입니다.

 

오디오의 경우 대부분이 그러한 요소들입니다. 숫자로 표현이 안되는 것들입니다. 음악을 듣기위한 기기인 오디오는 음악성이라던가 음질, 음색 등이 매우 중요한 것인데 그것들이 숫자로 표현이 안되고, 오히려 스펙상으로 더 좋은 것들이 더 안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오디오 시스템은 앰프와 스피커간의 매칭, 극단적으로 다르기까지 한 개인의 취향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져 더 미궁속으로 빠져버리는 것이 오디오이며, 그것이 어떤 기준의 스펙으로 표현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Pathos Inpol Heritage Integrated Amplifier 

 

 

200와트 출력의 앰프는 100와트 출력의 앰프보다 무조건 좋다?

 

그렇지 않습니다. 앰프의 출력 수치만으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물론 큰 출력의 앰프가 스피커의 구동을 더 잘하기는 하지만, 항상 반대급부가 있는 것이 오디오입니다. 그리고 브랜드가 다른 경우에는 거의 무의미한 숫자일 뿐이라 해도 됩니다. A사의 100와트 앰프가 B사의 200와트 앰프보다 월등히 좋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의 마력은 어느정도 객관적인 데이터가 됩니다. 200마력의 자동차다 하면 자동차 브랜드별로 심각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물론 차량의 무게, 차량 종류(세단, SUV..) 등에 의해 다른 상관관계가 발생하지만 200마력이라 하면 그에 걸맞는 출력이 나온다 보면 됩니다. 그리고 같은 브랜드의 경우 출력이 높은 차가 무조건 더 좋다고 봐야 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S350 보다 S500이 무조건 더 낫다는 것의 경우입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다른 200와트의 앰프는 앰프 제조사마다, 출력 소자마다 너무도 상이한 출력물(음질)을 내주기 때문에 다른 요소(전원부, 앰프회로)들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출력 숫자 자체로도 별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 McIntosh MC1.25KW Power Amplifier

 

 

같은 브랜드의 앰프도 200와트가 100와트보다 무조건 좋지 않은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같은 브랜드의 200와트 스테레오 파워앰프와 400와트의 모노블럭 파워앰프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구동력은 상위모델인 400와트의 모노블럭 파워앰프가 확실히 좋지만, 음의 섬세함이라던가 유연함은 200와트의 모델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구동력이 그리 필요하지 않는 고능률 스피커를 매칭하는 경우에는 출력이 작은 200와트의 앰프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력소자, 증폭방식, 전원부 구성에 따라 숫자의 의미는 더더욱 퇴색해져 버립니다. 우선 진공관 앰프, A Class 증폭 TR앰프, AB Class 증폭 TR앰프에 따라 앰프의 출력 숫자는 다른 기준으로 평가해봐야 합니다.

 

 

* Fezz Audio Mira Ceti

 

 

진공관 : A Class : AB Class 의 스피커 구동능력은 보통 1 : 4 : 8 ~ 16 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즉, 출력 10와트의 진공관 앰프는 40와트의 A Class 앰프와 비슷한 구동력을 가지며, 80 ~ 160와트의 AB Class 앰프와 갖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므로 10와트의 진공관 앰프는 160와트의 AB Class TR앰프와 비슷한 능력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단지 앰프의 스피커 구동능력만을 고려했을 때 입니다.

 

전원부의 구성도 앰프의 출력 숫자는 무의미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변수입니다. 매우 큰 트랜스포머를 채용한 100와트의 앰프가 부실한 전원부의 200와트의 앰프보다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앰프의 출력은 그저 가이드라인 정도로 이해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앰프를 선택해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커와의 매칭이며, 자신의 취향을 잘 고려해야 합니다. 고능률의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다면 소출력 진공관 앰프가 좋은 매칭이 될 것이며, 음압이 낮은 대형 스피커를 매칭한다면 앰프의 출력과 전원부가 튼튼한 대형 파워앰프를 사용해야 합니다. 

 

앰프의 스펙에 있는 출력은 그러한 복잡한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출력 숫자 만으로 우리가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 이번 글의 요지입니다.

 

 

* P.S : 위의 글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며,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제가 잘못알고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앞으로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댓글로 다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서로 토론을 통하여 좀 더 정확하고 의미있는 지식이 만들어진다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