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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보석 같은 스피커, 피에가 Premium

by onekey 2025. 1. 20.

https://blog.naver.com/kimkwmy/223730523622

 

923. 숨은 보석 같은 스피커, 피에가 Premium 701

Intro 들을 때마다 소리에 놀라는 스피커가 있다. 스위스의 피에가(Piega)가 대표적인데, 대역 밸런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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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들을 때마다 소리에 놀라는 스피커가 있다. 스위스의 피에가(Piega)가 대표적인데, 대역 밸런스라든가 해상력, 공간감, 그리고 필요할 때 뿜어내는 저음의 타격은 늘 기대 이상이다. 최근 서울 성수동 코튼오디오에서 있었던 6개 트위터, 6개 스피커 시청회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감탄했던 것은 피에가 스피커 Coax 811이었다.

피에가 Premium 701

이번에는 Premium 701이다. Coax 811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슬림하지만, 알루미늄 인클로저 측면과 후면을 부드럽게 곡면 처리한 모습은 똑같다. 두 스피커 모두 스위스 유명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슈테판 휠레만의 손길을 거쳤기 때문이다. Premium 701을 리크의 Stereo 230 인티앰프에 물려 소리를 들어봤다.

Keywords

리본 트위터, 알루미늄 인클로저, 슈테판 휠레만, Stereo 230

Contents

1. 피에가와 리본 트위터

2. 피에가와 알루미늄 인클로저

3. 슈테판 휠레만

4. 피에가 Premium 701

5. 리크 Stereo 230

6. 청음

1. 피에가와 리본 트위터

1983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설립된 피에가는 리본 유닛의 연금술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7년 처음 리본 트위터를 선보였고, 1993년에는 리본 미드레인지, 2000년에는 리본 미드레인지 가운데에 리본 트위터를 집어넣은 동축 리본 유닛을 내놓았다. 현행 Coax 모델은 동축 리본, Premium 모델은 리본 트위터를 쓴다.

피에가 Premium 701의 리본 트위터

피에가 리본 트위터

 

리본 트위터는 보이스코일이 넓게 깔린 얇은 진동판이 주위 자기장에 의해 앞뒤로 움직여 소리를 낸다. Premium 701의 경우 폴리이미드 필름에 알루미늄 포일과 플랫 보이스 코일을 붙였는데, 이 두께가 0.007mm에 불과하다. 진동판이 이렇게 얇고 가벼우니 빨리 움직여야 하는 트위터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Premium 701의 고음이 50kHz까지 플랫하게 뻗는 배경이다.

2. 피에가와 알루미늄 인클로저

피에가 스피커의 숨은 공신은 알루미늄 인클로저다. 잘 아시는 대로 인클로저는 유닛을 단단히 붙잡아주고 내부 용적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지만, 유닛이 내는 소리를 절대 방해해서는 안된다. 인클로저의 진동이나 공진 그 자체가 노이즈이고 유닛이 내는 소리를 왜곡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인클로저 내부에서 발생하는 정재파 역시 저음을 왜곡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피에가 Premium 701

피에가는 1997년부터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썼다. 진동과 공진을 없애는 소재로 알루미늄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Premium 701이 그 슬림한 외관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28kg이나 나가는 결정적 이유다. 또한 피에가는 내부 정재파를 없애기 위해 알루미늄 인클로저 측면과 후면을 곡면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정재파는 인클로저의 마주 보는 면이 서로 평행을 이룰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3. 슈테판 휠레만

피에가 Coax 시리즈와 Premium 시리즈는 그 실루엣이 상당히 비슷한데 이는 두 시리즈 모두 스위스의 유명 디자이너 한 사람이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명문 취리히 공대를 졸업한 슈테판 휠레만(Stephan Hurlemann. 1972~)이 그 주인공으로, 설치 미술 거인과 난쟁이 (2018), 소파 DS-22 (2017) 등 참신한 시각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여러 작품을 선보였다.

슈테판 휠레만 DS-22 (2017)

 

슈테판 휠레만의 피에가 스피커 인클로저 스케치

피에가와는 2018년부터 콜라보를 해오고 있는데 Coax, Premium 시리즈 뿐만 아니라 피에가 플래그십인 Master Line Source 2와 Mater Line Source 3, 최근의 ACE 시리즈도 슈테판 휠레만이 작업했다. 새 Premium 시리즈(701, 501, 301)가 이전에 나온 Premium 시리즈(50.2, 5.2, 3.2, 1.2)보다 더 슬림해지고 그릴이 배플에 밀착된 것도 슈테판 휠레만 덕분이다.

4. 피에가 Premium 701

피에가 Premium 701은 2.5웨이, 3유닛 구성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 LDR 3056 리본 트위터와 5.5인치(140mm) MDS 우퍼 2개가 알루미늄 인클로저에 장착됐다. LDR은 Linear Drive Ribbon(리니어 드라이브 리본), MDS는 Maximum Displacement Suspension(맥시멈 디스플레이스먼트 서스펜션)의 약자. 각각 ‘선형적으로 움직이는 리본 트위터’, ‘진동판이 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서스펜션(엣지)’이라는 뜻이다.

피에가 Premium 701 우퍼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91dB이며 주파수 응답특성은 34Hz~50kHz를 보인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5웨이 구성이기 때문에 위에 있는 우퍼가 미드레인지+베이스, 아래에 있는 우퍼가 베이스를 책임진다.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전면 우퍼 아래쪽에 위치했으며, 바인딩 포스트는 싱글 와이어링 전용으로 후면 하단에 마련됐다. 높이 106cm, 가로폭 18cm, 안길이 23cm, 무게 28kg.

5. 리크 Stereo 230

리크 Stereo 230은 DAC를 내장한 클래스AB 인티앰프로, 2020년에 나왔던 화제작 Stereo 130을 잇는 후속 업그레이드 모델이다. 사이즈가 비교가 안될 만큼 커졌으며 출력 또한 4옴 65W(8옴 45W)에서 4옴 115W(8옴 75W)로 크게 늘었다. DAC 칩 역시 미국 ESS의 ES9018K2M(PCM 384kHz, DSD256)에서 ES9038Q2M(PCM 768kHz, DSD512) 칩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하지만 레트로한 월넛 섀시에 담긴 친근한 룩은 여전하다.

리크 Stereo 230

DAC을 내장한 인티앰프답게 광과 동축, USB-B 입력단자는 물론 Stereo 130에는 없던 HDMI ARC 단자까지 갖췄다. 아날로그 라인(RCA) 입력 2조와 프리아웃 1조, MM 포노단과 헤드폰 앰프를 갖췄으며 블루투스(aptX)도 지원한다. 게인 32dB를 확보하는 파워앰프부는 MOSFET 기반 TDA7293 IC를 채널당 2개씩 병렬 연결, 출력 임피던스를 최대한 낮췄다. 전원부는 토로이달 트랜스 등으로 이뤄진 리니어 전원부를 채택했다.

6. 청음

코튼오디오에서 진행한 Premium 701 시청에는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WiiM Ultra, 인티앰프로 리크 Stereo 230을 동원했다. WiiM Ultra와 Stereo 230은 동축 케이블로 연결, Stereo 230의 내장 DAC을 활용했다. 음원은 룬으로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존 아담스 – Bohemian Rhapsody (Acoustic Covers)

처음부터 이번 조합의 막강 파워가 전해진다. 일단 보컬과 반주 악기의 세밀한 표정 하나하나가 다 포착된다. 이는 Premium 701이 그만큼 음악의 디테일과 뉘앙스를 잘 살려내고 있다는 증거다. 거칠거나 투박하지 않으며, 겉모습과는 달리 의외로 소릿결이 따뜻한 점도 마음에 든다. Stereo 230의 내장 DAC 성능이나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도 기대 이상으로 좋다.

올라퍼 아르날즈, 앨리스 사라 오트 – Nocturne in C Sharp Minor (The Chopin Project)

피아노의 그 복잡하고 풍성한 배음을 은은하게 잘 표현한다. 생략되거나 잘라먹는다는 느낌이 1도 없다. 바이올린의 새끈한 고음은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다. 이것이 바로 50kHz까지 플랫하게 재생하는 리본 트위터의 위엄이다. 또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형체가 색번짐 없이 또렷한데 이는 전적으로 스피커가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통해 잡소리를 잡아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위켄드 – Gasoline (Dawn FM)

청음 노트에 ‘대박’이라고 썼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 스피커의 슬림한 외모에서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강력한 킥드럼의 파워가 작렬했기 때문이다. 두 스피커가 아니라 시청실 벽면이 앞뒤로 움직여 묵직한 타격을 날린다는 느낌. Stereo 230이 이 정도로 5.5인치 우퍼 2발을 장악할 줄은 짐작도 못했다. 저음이 지저분하지 않고 깨끗한 것은 인클로저를 타원형으로 곡면 처리해 내부 정재파를 없앤 덕이 크다.

네나드 바실릭 – Kradem ti se u veceri (Bass Room)

더블베이스의 저음이 필자의 가슴을 기분좋게 압박해온다. 이 저음의 엄청난 에너지가 진정 4옴 115W 앰프와 2.5웨이 슬림 스피커에서 가능한 일일까 싶다. 시청실 공기까지 떨게 만드는 대단한 듀오다. 계속해서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피아노의 포근한 음색과 의 따뜻한 목소리에 녹다운되고 말았다. Premium 701, 두 뮤지션의 호흡과 숨결까지 전해주는 스피커다.

Outro

피에가 Premium 701은 숨어있던 보석 같은 스피커였다. 그릴을 채우면 그냥 실내 오브제 같은 이 스피커에서 상상도 못했던 음과 무대가 펼쳐졌다. 시청 내내 ‘이 스피커가 지금 우리 집에 있다면?’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수없이 했던 이유다. 그것도 월넛 섀시 품에 안긴 Stereo 230 DAC 내장 인티앰프 한 대로 얻어낸 결과이기에 더욱 놀랍다.

Piega Premium 701

피에가 Premium 701과 리크 Stereo 230을 들으면서 확인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악기 음색을 제대로 느끼려면 리본 트위터처럼 고음이 40kHz~50kHz 정도 뻗어줘야 한다. 둘째, 묵직한 저음과 강력한 타격을 맛보려면 우퍼 직경이 크든가, 아니면 최소 2개 이상 멀티로 있어야 한다. 셋째, 음 하나하나가 정확하고 무대가 입체적으로 펼쳐지려면 인클로저는 최대한 단단하고 회절과 정재파를 없애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넷째, 리니어 전원부와 클래스AB 증폭의 인티앰프는 여전히 ‘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