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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Key Cables & 악세사리 리뷰

Calliope USB 리뷰 by 오디오 평론가 이종학님

by onekey 2024. 10. 6.

 

 

 

케이블 하나가 던져준 경이! 칼리오페 USB 케이블

 

 

두두오 행사의 충격

정말 오랜만에 호텔 룸에서 진행된 이번 두두오 오디오 쇼는 개인적으로 참 뜻 깊었다고 본다. 룸 안에 한정된 손님만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일단 들어온 분들은 충분히 공감할 만한 청취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옆방의 간섭이 없는, 말하자면 방음 효과가 충실해서, 정말 마음 놓고 아무 음악이나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바쿤이 중심이 된 부스에서 몇 차례 강연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제품들을 봤다. 요즘 LP에 빠진 내게 바쿤의 포노 앰프가 일단 눈에 들어왔다. 내가 찾던 스펙과 기능을 골고루 갖춘 제품이라 당연히 소유욕이 생겼다. 이 제품은 나중에 천천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USB 케이블을 만나다

그런데 첫 날 시연을 할 때, 어딘지 뭔가 어수선하고, 밸런스가 어긋난 음이 나와 당황했다. 나중에 보니 턴테이블 세팅에 약간 문제가 있었던 듯하다. 하지만 이튿날 몰라보게 음이 좋아져서 대체 무슨 조화인가 알아보니, 포노 케이블에 구원투수를 등장시켰다. 원키 프로덕션에서 만든 제품이다.

 

아, 이것 봐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 하나로 이렇게 음이 달라진다고?

 

그 자리에서 원키 프로덕션의 대표와 인사를 나눴는데, 그 분이 꼭 스트리밍으로 재생되는 음을 들어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대충 자리를 잡고 들었는데, 상당히 생생하고, 골격이 좋은 음이 나왔다. 솔직히 LP에 비해서 결코 뒤떨어지 않았다. 알고 보니 역시 원키 프로덕션에서 나온 USB 케이블이 꽂혀 있었다. 나는 상당히 흥미를 가졌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불만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불만이 많다. 일단 음질이 별로고, 세팅 과정도 복잡하며, 타이달같은 계정은 유지 관리도 용이하지 않다. 매달 얼마 내는 것같아 부담이 없어 보이지만, 1년치로 환산하면 꽤 된다.

 

무엇보다 나는 CD를 상당량 갖고 있고, LP도 모으는 중이다. 좋아하는 음악 취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이쪽 분야만 파고 들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그래서 스트리밍쪽은 좀 무덤덤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쪽 분야도 점차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서비스하는 쪽에서도 고음질 파일이라던가, 아무튼 상품의 품질을 높이기 시작했다. 디바이스쪽에서도 많은 개량이 이뤄지고 있어서, 양질의 DAC를 붙이면 깜짝 놀랄 만한 퀄리티가 나오기도 한다.

 

스트리밍 분야의 블록버스터

스트리밍 쪽에서 문제를 삼은 것은, 바로 USB 케이블과 이더넷 케이블이다. 아니, 뭐 이런 것까지 신경쓰고 그러냐 싶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얼마 전 안수즈(Ansuz)라는 회사에서 만든 파워 스위치를 듣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일종의 네트워크 허브로, 여러 개의 이더넷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장치였다. 일단 가격이 후덜덜했는데, 음질 또한 놀라웠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 바로 이런 네트워크 허브에 상당한 시간을 들여 연구중이다. 무려 3개의 박스로 구성되며, 그 각각에 파워 서플라이가 따라붙는다. 이제 스트리밍 분야에도 블록버스터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 현상을 단순히 유행이나 시도 정도로만 이해하면 곤란하다고 본다. 이렇게 연구를 해서 뭐 하나를 해결할 때마다, 그만큼 음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직히 네트워크 허브에 수 천만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정말 난처한 일이다. 나같은 사람은 그 돈을 LP 사는데 쓸 것같다.

 

그러나 새로운 음악을 접하고, 새로운 아티스트를 만나는 재미를 손쉽게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스트리밍쪽을 바라보긴 해야 한다.

 

그래서 찾은 솔루션이 바로 USB 케이블과 이더넷 케이블이다. 이 두 개만 장착하면, 꽤 만족스런 음을 만끽할 수 있다. 단, 너무 가격이 높으면 안된다, 이런 전제는 깔고서 말이다.

 

바쿤의 시청실에서

이번에 칼리오페라는 USB 케이블을 듣기 위해 바쿤의 시청실을 찾았다. 내게는 무척 친숙한 공간이고 또 라인업이라 이런 케이블의 특성과 장점을 파악하기 위해서 무척 요긴했다.

 

사실 그전까지는 주로 바쿤의 포노 및 앰프쪽을 많이 들었고, 아날로그쪽이 주류였다. 이 시청실에서 적은 예산으로 실속있게 스트리밍쪽을 운영하는지는 잘 몰랐던 것이다.

 

일단 스트리밍 디바이스는 오렌더에서 제일 싼 N100H를 쓰고 있다. 이것은 뒤에 USB 단자만 하나 있는 모델이다. 대신 안에 SSD를 넣을 수 있어서, 파일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DAC는 없다. 별도의 DAC를 연결해야 하고, 이것은 바쿤의 9730에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그 중간에 USC 1001이란 작은 박스가 보였다. DDC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즉, N100H에서 나오는 디지털 신호를 한번 정렬시켜주는 장치다. 여기에 USB 단자가 있다. 다시 말해 N100H와 USC 1001은 USB 케이블로 연결하고, 출력은 동축 RCA로 나가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스트리밍을 듣기 위해선 이더넷 케이블이 필요하다. N100H에 연결 단자가 당연히 있다. 일단 이것을 기존의 제품과 원키의 제품을 비교해봤는데, 그 효과가 상당했다. 그 상태에서 USB 케이블을 꽂아보니, 오렌더와 바쿤의 실속파 조합으로는 믿을 수 없는 퀄리티의 음이 나왔다.

 

여기서 몇 가지 배운 점이 있다.

1) USB 케이블은 항상 전문적인 오디오파일용 이더넷 케이블과 세트로 써야 한다.

2) 저가의 스트리밍 제품이라도, USC 1001과 같은 DDC를 쓰면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킬 수 있다.

3) DAC는 되도록 투자를 아끼지 말자.

 

원키 매터리얼 (Onekey Material)

원키 프로덕션은 여러 가지 기술을 개발했으나, 제일 먼저 언급해야 할 것이 원키 매터리얼이다. 전가의 보도와도 같다. 이것은 일종의 실딩 효과를 노리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오랜 시간 다양한 실험과 테스트를 거쳐 완성되었다.

 

기본적으로 찰흙과 같은 형태여서, 케이블 주변을 감싸는 데에 매우 기능적이다. 어떤 두께로 감느냐에 따라 제품의 그레이드가 차이나는 것은 물론이다. 한편 이 소재를 액체로도 만들어서 위에 한번 더 코팅해주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 소재의 정확한 내용이나 성분은 당연히 대외비. 예전에 반도체를 만들 때엔 10여 가지 희토류가 들어갔으나,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추구하다 보니, 요즘에는 50여 가지가 들어간다고 한다. 이런 희토류 계통이 아닐까 막연히 추측해본다.

 

USB 4형제 중 막내

현재 원키 프로덕션에는 총 4개의 USB 케이블이 있다. 그중 칼리오페가 제일 낮은 모델이지만, 일종의 홍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보면 된다.

 

그 위로 무사이, 제우스, 올림포스 등이 포진하고 있는데, 최상급 올림포스는 무려 660만원이나 한다. 이런 하이엔드 제품을 만들 만큼 기술력을 쌓아둔 터라, 엔트리급인 칼리오페 역시 기대를 해도 좋다고 본다.

 

칼리오페의 구조

이번에 만난 칼리오페는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애호가들을 만나기 위해 계속 그레이드를 높였다. 그 결과 무사이에 근접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한다.

 

일단 도체는 순도가 높은 동을 사용하고 있고, 단심선이다. 내부 구조를 보면 무려 4개의 선재가 투입되어 있다. 그중 두 개는 신호선이고, 나머지 두 개는 전원선이다. USB라는 규격이 처음 나올 때, 신호를 전송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 전원을 조달하게끔 개발된 것이 특징. 그러므로 약 플러스 5V 정도의 전기가 통하고 있다.

 

한편 선재의 두께는 30AW로, 100오옴의 임피던스에 60Cm의 길이를 갖고 있다. 각각의 선재는 PE로 피복이 되어 있고, 신호선 두 가닥과 전원선 두 가닥은 각기 알루미늄박으로 포일 실드(Foil Shild)가 되어 있다. 이 포일 실드 위에 격벽 구조의 PVC 계열의 소자로 재차 피복을 했다. 즉, 신호선과 전원선을 완전히 분리한, 일종의 격벽 구조를 만든 것이다.

 

그 위를 두르는 게 바로 원키 매터리얼이다. 원키 프로덕션의 비장의 무기가 동원되는 것이다.

 

원키 매터리얼을 PVC 피복 위에 동일한 두께로 도포하는데, 이 과정은 손의 체온을 이용한 수작업으로 완성한다. 즉, 일일이 원키 메터리얼을 뜯어서 PVC 피복 위에 붙여나가는 것이다.

 

그 위로 순동의 코퍼 브레이드(Copper Braid)로 재차 실딩을 한 후에, 테크플렉스(Techflex)사의 고급 익스펜더를 착용시킴으로써, 케이블이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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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와 단자의 결합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선재와 단자를 결합시키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는 클랑필름에서 나온 납으로 연결시키지만, 그 위에 다시 원키 매터리얼을 추가한다. 보통은 이 부분에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를 동원하는데, 여기서는 다시 원키 메터리얼이 등장하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지만, 이것은 일종의 찰흙과 같은 형태라, 내부 진동을 제어하고 또 외부 진동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USB 단자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기본적으로 24K 금도금 처리가 되어 있고, 오디오 그레이드의 제품이 동원되었다. 이 정도 내용이면 상급기 못지 않은 기술이 투입되었다고 판단해도 좋다.

 

본격적인 시청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보자. 바쿤 시청실에서 다음과 같은 라인업으로 시청을 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 오렌더 N100H

-DDC : 바쿤 USC 1001

-DAC : 바쿤 9730

-프리앰프 : 바쿤 PRE 5440

-파워 앰프 : 바쿤 AMP 5522

-스피커 : JBL L100 Classic 75

 

참고로 이더넷 케이블도 원키 프로덕션의 제품을 사용했으며, 이 케이블의 투입 여하에 따라 USB 케이블의 성능이 많이 좌지우지되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하기 위해 USB 케이블에 투자하고 싶다면, 무조건 이더넷 케이블쪽도 함께 바꿔줘야 한다.

 

한편 DAC와 프리앰프 사이는 역시 원키 프로덕션에서 나온 인터커넥터를 사용했다. 미세한 신호를 다루는 만큼, 포노 케이블로 개발된 제우스가 투입되었는데 당연히 효과 만점이었다. 시간을 들여 기본적으로 바쿤에서 사용하는 케이블로 들은 다음, 하나씩 바꿔 가며 들었다. 이렇게 비교하면 해당 케이블이 어떤 성능을 갖고 있는지 금세 비교가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칼리오페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시청 은 타이달을 사용했고,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정 경화(바이올린)

-야신타 <Moon River>

-아트 블래키 <It’s Only a Paper Moon>

일단 차이코프스키. 사실 개인적으로 스트리밍쪽의 음질에 불만이었던 것은, 마치 빼빼 마른 분을 보는 듯 음이 딱딱하고, 볼륨감이 없다는 점이다. 때로는 골격도 부실해서 탁 치면 무너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조금씩 케이블로 보강이 되고, 특히 칼리오페가 들어오면서 전체적인 성격이 상당히 바뀌었다. 바이올린엔 힘이 붙고, 적절한 양감도 느낄 수 있다. 디테일 묘사도 치밀해져서, 정 경화가 구사하는 다양한 기교가 눈에 보일 듯 확연해졌다. 배후의 오케스트라도 무게감을 갖고 움직이는데, 특히 저역의 양감과 해상도가 눈부실 정도다. 케이블의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이 된다.

 

 

 

이어서 야신타. 사실 가끔씩 리뷰에 사용하는 트랙이라 개인적으로 친숙한 편이다. 초반에는 무반주로 진행하다가 중간쯤에 피아노 솔로가 나오고, 나중에 피아노 & 보컬로 마무리되는 구성.

 

그런데 초반에 야신타가 노래하는 중에 뭔가 걸리적거리는 음이 나왔다. 케이블의 급수가 올라갈수록 그 음의 정체가 분명해졌다. 어디선가 멀리서 들리는 피아노 소리다. 야신타의 노래를 반주하는 것은 분명 아니고, 마치 옆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중에 흘러나온 소리가 아닐까 판단이 된다. 매우 정교하게 녹음된 트랙인데, 이런 잡음을 엔지니어가 잡아내지 못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한편 야신타의 달콤하고, 감촉이 있는 보컬은 존재감이 무척 강하고, 피아노 타건 시 몰아치는 에너지는 심장이 마구 두근거릴 정도였다. 스트리밍에서도 이 정도의 디테일과 골격과 해상도가 나온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아트 블래키. 1960년 블루 노트 녹음으로, 그야말로 피가 통하는 음이다. 칼리오페가 들어가자 무슨 스테로이드라도 투입한 듯, 멤버 전원이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

 

당연히 파괴력 넘치는 드럼 플레이는 두 말하면 잔소리고, 리 모건이 부는 트럼펫 솔로는 파워 그 자체다. 트럼펫이란 악기는 이 정도의 박력이 있다, 라고 주장하는 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친다. 무시무시할 정도다. 또 JBL이 표현하는 모던 재즈의 낭만과 뉘앙스가 멋지게 살아나, 정말 후끈한 재생음을 만끽할 수 있었다. USB 케이블 하나로 이런 매직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로운 시청이었다.

 

 

PROS & CONS

PROS

불편한 진실. 어느 정도 케이블쪽에 투자는 해야 한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DDC와 같은 제품이 매우 효과적이고, 이더넷, USB, 인터 커넥터 등 세 종의 케이블이 어느 정도 퀄리티를 갖춰야 한다. 동축 RCA 디지털 케이블까지 완비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아무튼 이렇게 투자하면 스트리밍쪽에서 적어도 SACD급의 음질을 즐길 수 있다.

 

CONS

제품의 외관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된 케이블의 근사한 외관보다는 제품 하나하나를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철저하게 테스트해서 내보내는 방식이 뭔가 더 신뢰가 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