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에서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게 없습니다. 턴테이블, 톤암, 카트리지, 승압트랜스, 포노앰프가 사실상 구성 요소의 전부라고 할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MM 카트리지가 대세라 승압트랜스나 헤드앰프의 필요성 크게 대두되지 않았는데요. 아날로그도 음질 위주로 변하면서 저출력 MC 카트리지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러면 꼭 필요한게 승압트랜스나 헤드앰프입니다.
헤드앰프는 전기로 증폭을 하는 장치인데, 다루는 전기의 전압이 아주 미세하다 보니 그것을 노이즈나 험이 없이 증폭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껏 많은 헤드앰프를 경험해봤는데요. 내 기준에 부합하는 노이즈와 험이 이정도면 되었다라고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 었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야마하 HX-10000정도 빼고는 다 화이트 노이즈와 험으로 내 기준에서는 듣기에 거슬렸습니다.
헤드앰프가 화이트 노이즈나 험이 많기는 하지만, 편한 점도 있습니다. 증폭 게인만 맞으면 카트리지의 임피던스 신경쓸 필요없이 아무 카트리지나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이런 장점이 있으면 뭐하나요? 화이트 노이즈와 잡음이 많으니 실제 사용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헤드앰프가 이런 문제가 있는데, 반해서 승압트랜스는 금속제 케이스 잘 선택해서 결선만 오류없이 연결하면 노이즈나 험이 적은게 매력입니다. 승압트랜스는 이런 장점이 있는 반면에 카트리지의 출력전압과 임피던스에 따라 맞는 승압트랜스를 연결해야 제대로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선택의 제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얘기하는 아나로그 매니아는 하나의 카트리지에 하나의 승압을 사용해야 하고 따라서 카트리지 갯수만큼 각각의 전용 승압트랜스가 있어야 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애호가들이 승압트랜스 매칭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간단하게나마 승압트랜스가 어떤 원리로 승압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승압트랜스의 개념을 그린 개념도 입니다.
1차측(왼쪽) 입력 쪽에 코일을 10번 감고 2차측(오른쪽) 즉 출력 쪽은 100번 감은 승압트랜스 혹은 입력 트랜스가 있다고 가정합니다.(실제로는 감은 횟수가 더 많습니다.)
1차 측의 코일 감은 횟수가 10회이고 출력측이 10회의 10배인 100회라고 하면 승압 비율은 10배가 됩니다. (실제로 트랜스 자체에서 사라지는 손실이 있어서 10배보다는 아주 살짝 낮은 수치지만 이론상은 그렇습니다.)
승압 비율은 10배이고, 1차측과 2차측의 임피던스 비율은 10의 제곱인 100배가 됩니다. 일단 이렇게만 알고 넘어가시죠.
자 이제 기본은 익혔으니 좀더 얘기를 진전 시켜보지요.
입력 측 출력 측
A 10회 100회
B 20회 200회
C 40회 400회
D 80회 800회
E 160회 1600회
위의 A, B, C, D, E 의 승압 트랜스가 있다고 합시다. 위의 승압 트랜스는 모두 10배의 승압트랜스로 승압비는 이론적으로 동일합니다. 다만 감은 횟수가 증가하면서 임피던스 수치는 제곱으로 커집니다. 20회의 임피던스는 10회의 임피던스보다 두배가 아니라 4배가 됩니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코일 횟수가 감아진 승압트랜스는 똑같이 전압을 10배로 증폭을 하는데요. 코일 감은 횟수에 따라서 각기 다른 임피던스를 갖게 됩니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찬찬히 알아 보겠습니다.
만약 승압 트랜스가 한 주파수만 처리해야 한다면 문제가 간단합니다. 우리가 아는 한 주파수만 처리하는 대표적인 트랜스는 전원 트랜스입니다. 50Hz 든 60Hz든 단 하나의 전원 주파수만 들아와서 원하는 2차 전압을 만들면 됩니다.
불행하게도 오디오 신호용 트랜스는 넓은 주파수의 신호를 동시에 한꺼번에 처리를 해야 합니다. 보통 오디오 신호는 20Hz부터 20,000Hz의 대역으로 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앞서 독일제 앰프의 전원트랜스 얘기를 하면서 한 얘기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트랜스 즉 변압기라는 놈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효율이 증가합니다.
전에 50Hz보다 60Hz가 더 많은 전력을 2차측으로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트랜스가 변환을 할 때 필수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 손실이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이 손실은 와류손(인덕션으로 철 냠비를 뎁하는데 이용됩니다.)과 히스테리시스 손실로 나뉩니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와류손실은 거의 같지만, 히스테리시스 손실이 줄어들어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전력을 2차측으로 보낼 수가 있습니다.
히시테리시스 손실이란 무엇이냐고요? 간단합니다. 철못에 코일을 감고 건전지를 대서 전류를 통과시키면 철못이 전자석이 되지요. 이 때 건전지를 떼면 철못은 전자석이 아니고 그냥 철못인데요. 전자석이 되었을 때 남은 자기(잔류자기)가 있어서 약하지만 자석이 되어 있습니다. 이 잔류 자기가 히스테리시스 손실의 원인입니다. 왜냐구요. 교류니까 다시 반대방향으로 자석이 되어야 하는데, 이미 N극이 되었을 때 남아있는 자력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강제로 S극을 만들어야 하니 아무 자성도 없는 상태에서보다 S극을 만들기가 더 힘들어지죠. 이게 바로 히스테리시스 손실입니다.
이해가 안된다구요. 그럼 이것만 기억하세요. 트랜스 즉 "변압기는 주파수가 올라갈수록 효율이 좋아진다." 자 이제 처음에 제시했던 것으로 돌아가 보죠.
입력 측 출력 측
A 10회 100회
B 20회 200회
C 40회 400회
D 80회 800회
E 160회 1600회
위 트랜스에 가장 낮은 주파수인 20Hz를 입력측에 넣는다고 가정해보죠. A 보다는 B, C, D로 갈수록 감은 횟수가 증가할수록 전저기 유도가 잘 되기 때문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철못에 코일을 10번 감은 것보다 20~30번 이렇게 많이 감으면 철못이 전자석이 더 잘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면 20Hz 입장에서는 A보다는 E가 훨씬 유리해서 2차 출력측으로 좀더 많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고음인 20,000Hz를 입력측에 넣는다고 가정해봅시다. 충분히 높은 주파수이기에 A에서 B, C, D로 갈수록 전달 효율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고음에서는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코일은 기본적으로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저항이 증가합니다. 리엑턴스라고 하는데요. 코일의 이런 성질은 이용해서 스피커 네트워크에서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저음을 내는 우퍼에 고음이 섞여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퍼에 직렬로 코일을 연결하면 고음은 코일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음 신호만 전달되게 됩니다.
코일은 감은 횟수가 증가할수록 리엑턴스 즉 저항이 증가해서 높음 주파수는 통과가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여기서 저음 20Hz와 고음 20,000Hz의 입장이 상이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저음은 A 보다는 B, C, D로 갈수록 유리해지는데요. 그런데 B에서 C, D로 갈수록 2차 출력 측 코일 감은 횟수가 많아지게 됩니다. E의 경우 출력 감은 횟수가 무려 1600회가 됩니다. 그러니 고음인 20,000Hz는 E보다는 D 더 나아가 A쪽으로 갈수록 전달이 유리해지는 것입니다.
자~ 정리해봅시다.
저음은 코일 감은 횟수가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그런데 고음은 코일 감은 횟수가 적어질수록 유리합니다.
간단하게 요약 하면 A는 고음은 유리한데 저음은 불리합니다. E는 저음은 유리한데 고음이 잘려서 답답하게 소리가 날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우화가 생각날 것입니다. 추운 전방 내무반에 있습니다. 자는데 담요가 짧습니다. 얼굴이 시려서 모포로 얼굴을 덮으면 발이 노출되어 시립니다. 발이 시려서 모포를 내리면 얼굴이 시리게 되지요. 이러자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죠.
전 주파수 대역을 다 담당해야 하는 진공관 앰프의 인터스테이지나 출력 트랜스도 기본적으로 이런 특성에 따르게 됩니다. 그외 디테일하게 작용하는 변수가 많은데 그것은 전문가 분들이 추가로 설명해주실 것입니다.
저음이 잘나게 코일을 많이 감으면 저음은 잘나지만 고음이 답답해지고, 고음이 잘나게 코일 감은 횟수를 최저로 하면 고음은 시원하게 잘 나자만 저음은 빈약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적당한 지점에서 타협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승압 트랜스입니다. 이래서 카트리지 자체 임피던스 보다 승압트랜스 입력 임피던스가 적어도 같거나 2~3배는 높아야 합니다. 만약 이를 어기고 승압트랜스 입력 임피던스가 카트리지 자체 임피던스 보다 낮게 되면 주파수 대역이 좁아지거나 음이 찌그러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승압 트랜스 2차측 임피던스가 MM 포노단의 기준 임피던스인 47k옴을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래서 앰프 만드는 자작 고수들은 혹여라도 카트리지가 특이해서 승압트랜스의 2차측 임피던스가 47k옴보다 높아지는 경우를 생각해서 MM 포노단의 입력 임피던스를 80k나 100k 옴으로 아주 높게 만드는 이유 입니다.
조금이나마 승압트랜스가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이해가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회원 중에 아날로그 하시는 분들은 부디 좋은 승압트랜스 구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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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압트랜스 입력 임피던스가 카트리지 자체 임피던스 보다 낮게 되면 주파수 대역이 좁아지거나 음이 찌그러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이해가 안되는데요. 제기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는 거 같습니다.
임피던스를 결정하는 요인중에 저항이 가장 중요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즉 임피던스가 높아지면 저항도 높아지는 것과 같아서 카트리지보다 승압의 임피던스가 높으면 카트리지에서 보낸 주파수 중 저음이 더 많이 통과되고 고음쪽은 덜 통과될 듯 싶고 반대의 경우는 고음이 더 많이 통과되겠죠.
근대 전자의 경우는 청음에 문제가 없고 후자는 문제가 되는 걸까요?2024.03.06. 21:13 답글쓰기 -
에너지 전달 측면에서 주는 쪽보다 받는 쪽이 같거나 거 높아야 주는 에너지가 받는 쪽으로 원활하게 전달이 됩니다. 반대의 경우는 에너지 전달 효율이 떨어집니다.
승압트랜스의 경우 2차측 저항은 47k옴으로 고정되어있다고 치면 카트리지 임피던스가 승압트랜스 임피던스보다 높아 버리면 승압트랜스는 이차측 포노앰프의 임피던스와 카트리지 자체 임피던스 사이에서 여유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위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승압트랜스 1차측 임피던스가 카트리지 임피던스보다 낮아지게 되어 임피던스 역전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에너지 전달 효율에 문제가 생기고 찌그러짐이나 협대역 재생이 되게 됩니다.2024.03.06. 21:29 답글쓰기 -
롱암공학적으로 비문 투성이라 뭐라 할말이 없네요. 개떡같이 써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면 되나요? ㅎㅎ
우선 에너지 전달 효율 측면에서 출력 임피던스와 부하 임피던스는 같아야 최대 에너지 전달이 가능합니다(전기전자 전공하면 1학년 1학기 따 배웁니다). 전압원으로 설명할 때, 출력 임피던스를 고정인자라 하고, 부하 임피던스가 출력 임피던스보다 작으면 부하로 전달되는 에너지보다 출력 임피던스(= 코일 내부)에서 손실되는 에너지가 더 크게 되며, 반대로 부하 임피던스가 출력 임피던스보다 크면 출력 전류가 감소되어 결과적으로는 부하로 전달되는 에너지는 작아집니다.2024.03.07. 00:20 답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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