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udio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소통의 열쇠 - Flexson Vinylplay Digital Turntable

by onekey 2024. 3. 4.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소통의 열쇠
Flexson Vinylplay Digital Turntable

코난2016-05-19 12:47
추천 12 댓글 0
 
"오늘날의 LP"
 
때로 ‘오타쿠’는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시킨다.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으며 세상이 돌아가는 트렌드와는 담을 쌓는다. 하지만 ‘그들’의 상상력은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는데 익숙한 그들은 많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난 같은 농담을 던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최근 출시되는 턴테이블을 보면 이것이 정말 사용할 실사용자가 있을지 의아할 때가 많다.  기상천외한 ‘오타쿠’스러운 디자인은 종종 같은 마니아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가격은 수만 불을 우습게 넘어가기도 한다. 점점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대중과의 소통을 스스로 차단한 듯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LP를 듣고 즐기는 것이 무슨 종교의식처럼 치부되는 것이 안타깝다.
 

한편 대중들에게 LP는 이제 다시 음악을 듣는 포맷으로 활기를 띄고 있지만 적당한 턴테이블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마니아들의 세계에서 최근의 LP 붐은 그저 웬 호들갑이냐는 투의 반응만 나온다. 주변에서 여러 지인들이 LP를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추천해달라고 해도 상당히 난감하다. 그저 거실에 놓아둔 올인원 스피커에 턴테이블을 연결만하면 LP를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포노앰프, 카트리지 등 음질은 고사하고 추가로 구입해야할 것이 산더미라는 걸 알리 가 없다. 게다가 턱도 없이 부족한 예산을 가지고 생떼를 부리면 살짝 화가 날 지경이다.
 
와중에 최근 그런 화를 잠재울지도 모를 턴테이블을 하나 발견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에서 재미있는 턴테이블이 하나 발표되었다. 마치 레가나 프로젝트 오디오의 턴테이블을 닮은 심플한 디자인의 턴테이블이다. 하지만 조금 다르다. 그 옆엔 소노스(Sonos) 올인원 스피커가 놓여있었고 그 스피커를 통해 신나는 로큰롤 음악이 춤추고 있었다. 생뚱맞은 곡예를 보고 있는 듯 당혹스러웠다.
 
LP 로 음악을 듣기 시작한 세대는 누구에게나 집에 있는 커다란 전축에 층층이 쌓아놓은 컴포넌트 중 턴테이블을 기억한다. 귀가하던 길 레코드숍에서 드디어 발매된 따끈따끈한 LP를 사들고 가서 저녁을 먹기도 전에 턴테이블에 LP를 올려놓는다. 저녁식사도 잊은 채 음악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어머니에게 꾸중을 듣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젠 세월이 변했다. 일반 가정에서 그 커다란 전축은 대부분 사라졌고 거실에 올인원 오디오 하나쯤이 놓여있다면 다행이다. 가족 구성원은 개인 생활을 즐기고 있으며 1인 가구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이미 한번 거의 사라질 위기에 쳐했던 LP라는 포맷으로 음악을 즐기는 것은 쉽지 않고 번잡스러우며 돈도 많이 드는 취미다.
 
 
 
"Flexson Vinylplay"
 
소노스 올인원 스피커 옆을 지키고 있던 턴테이블은 바로 이런 환경과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있었다. 플렉손(Flexson)이라는 메이커가 만든 Vinylplay 디지털 턴테이블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플렉손은 오타쿠 같은 턴테이블 전문 제조사가 아니다. 혹시 해외에서 소노스라는 이름들 들어보았다면 알겠지만 스트리밍, 멀티 룸 기능 등을 담은 올인원 스피커를 만드는 회사다. 플렉손은 소노스의 여러 모델에 필요한 액세서리를 주로 만들어 판매하는 메이커다. 귀엽고 실용적인 스탠드에서부터 아이디어 넘치는 액세서리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플렉손에서 난데없이 턴테이블을 들고 나왔다. 소노스 같은 올인원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의아하겠지만 연관성은 충분하다. 
 
Vinylplay 디지털 턴테이블은 포노앰프를 내장하고 있어 별도의 포노단을 갖춘 앰프 없이도 라인단을 통해 바로 LP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함께 제공되는 RCA-3.5mm 미니잭 케이블을 사용하면 3.5mm 미니잭으로 라인 입력을 받는 올인원 스피커와 바로 직결해 LP를 재생할 수 있다. 만일 소노스와 연결하면 소노스의 멀티 룸 기능은 물론 전용 컨트롤 앱에서 Vinylplay 의 소리 크기도 조절할 수 있고 멀티 룸 재생을 활용해 여러 룸에서 LP를 즐길 수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루악의 경우도 Vinylplay 와 연동할 수 있는 적합한 브랜드다. 예를 들어 루악의 베스트셀러 R2MK3와 연동시키면 별도의 포노앰프 없이 간단히 LP를 즐길 수 있다. 엑티브 스피커와 연동도 가능하다. 루악의 MR1 같은 경우 아주 잘 어울리며 이 외에 볼륨단을 가지고 있고 3.5mm 라인단이나 스테레오 RCA 라인 입력을 가지고 있다면 Vinylplay 디지털 턴테이블은 LP를 즐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대안이 되어준다. 


뿐만 아니다. Vinylplay에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니라 턴테이블 본체 내부에 AD 컨버터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트리지로부터 읽은 아날로그 신호는 포노단의 RIAA 커브를 거쳐 증폭되며 디지털 신호로 변환 후 USB 출력이 가능하다. 만일 가지고 있는 LP 라이브러리를 디지털 포맷으로 변환해서 즐기고 싶다면 PC 나 맥과 연결해 LP 음반을 디지털 포맷으로 저장할 수도 있다. 
 
 
"셋업 & 인터페이스"
 
플렉손 Vinylplay 디지털 턴테이블의 모습은 마치 레가 RP1을 쏙 빼닮았다. 세련되고 심플한 베이스 몸체 중앙에 플래터가 2중으로 설계되어 있다. 내부 플레터가 존재하고 옆에 모터가 탑재되어 있어 여기에 벨트를 연결하면 모터가 돌면서 내부 플레터를 회전시킨다. 그리고 그 위에 외부 플래터를 얹으면 내/외부 플래터가 함께 회전하는 방식이다. 턴테이블 자체 작동은 완전 수동 방식이기 때문에 톤암 리프트를 내리거나 올릴 때 모두 손으로 직접 조절해야하며 우측 사이드 패널에 플래터 회전 스타트/스톱 버튼이 전부다. 45회전과 33 1/3 속도 변화도 플래터를 걷어내고 모터 풀리에 걸린 벨트를 조정해주어야한다.
 


톤암은 마치 레가의 엔트리급 모델에 사용하는 모델과 거의 유사한 디자인과 설계를 보인다. 하지만 추측일 뿐 톤암 내부 구조나 정확한 설계 포인트, 실제 제조사 등에 대해 플렉손은 철저히 비밀이라고 말한다. 그저 영국의 유명 턴테이블 제조사라고만 귀띔할 뿐이다. 톤암은 눈금조차 없는 무게 추 하나만으로 침압을 조정하는 전형적인 스태틱 밸런스 톤암이다. 그러나 어려워할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 장착되는 오디오 테크니카 카트리지에 최적화된 높이로 세팅되어 출고되며 무게추의 위치도 지정해놓아 그저 무게추를 끼우고 최대한 앞쪽으로 당기면 세팅은 끝이다.
 
 
< Flexson Vinylplay 디지털 턴테이블 & SONOS PLAY: 5 셋업 과정 >
 
 
< Flexson Vinylplay 디지털 턴테이블과 액티브 스피커 연결 방법 >
 
 
< Flexson Vinylplay 디지털 턴테이블을 사용한 LP 백업 방법 >
 
 
 
"편리한 기능, 편안한 음질"
 
간단히 에이프릴뮤직 오라 Groove 와 PMC DB1gold 로 셋업하고 턴테이블을 동봉된 번들RCA 케이블로 연결했다. 소노스나 루악 같은 올인원 시스템은 아니지만 가장 심플한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포노앰프도 없이 별도의 카트리지 세팅도 없이 LP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정말 편리했다. 디지털 기기처럼 거의 플러그 & 플레이 시스템으로 바닥 수평을 맞추어주는 것 외엔 별달리 만질 게 없어 싱거울 지경이다.
 
 
 
Eva Cassidy - Fields of Gold
Songbird
 
에바 캐시디의 ‘Fields of gold’를 얹고 톤암을 곡 시작점에 위치한 후 톤암 리프트를 내린다. 도톰한 두께감이 느껴지며 부드럽게 살집이 느껴지는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편안한 소리지만 특별히 뭉개지는 부분도 없다. 
 
깨끗하고 말끔한 기타와 보컬이 무대에서 이미징을 형성하며 눈앞에 아른거린다. 생각보다 여운이 풍부해 잔잔한 잔향이 듣기 좋다. 자연스럽게 녹음의 특징을 잘 살려 내주며 딱딱한 구석이 없어 편안한 소리다.
 
 
 
 
Diana Krall - Let's face the music and dance 
The very best of Diana Krall

다이애나 크롤의 베스트 LP 중 ‘Let's face the music and dance’를 들어보면서 볼륨을 조절해보니 게인 자체는 조금 낮은 편이다. 약 35~40까지 올리니 들을만한 게인이 확보되었다. 무대가 꽤 넓게 펼쳐져 좁고 평면적인 무대의 답답함이 없고 시원하고 탁 트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기타, 피아노가 가볍고 편안하게 무대를 감싸며 보컬을 서포트한다. 에지있고 정교한 소리 대신 포근하고 산뜻하게 공간을 은은하게 음악으로 채워넣는다. 
 
 
 
 
 
Dire Straits - Money for Nothing 
Brothers In Arms
 
초반 코러스를 지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Money for nothing’ 은 기타의 굉음을 필두로 클라이맥스에 오르며 그르렁거린다. 펀치력이 약간 아쉽지만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수긍할만한 수준이다. 
 
근음과 배음의 조화가 자연스럽고 드럼이 통통거리며 흥을 돋운다. 마크 노플러가 연주하는 깁슨 레스폴 기타 특유의 기타 톤이 넓게 잔향을 뿌리며 분위기를 장악한다.
 
 
 
 
 
Anne-Sophie Mutter - Zigeunerweisen 
Carmen-Fantasie
 
이어 안네 소피 무터의 찌고이네르바이젠에서 그녀의 바이올린은 무척 정겨울 지경이다. 고역이 살짝 롤오프되어 귀를 달콤하게 간질인다. 편안하고 부담이 없는 고역이 기분 좋다. 
 
좀 더 세밀한 바이올린의 질감을 살리고 싶다면 카트리지를 업그레이드해보는 것도 생각해볼만하다. 물론 세팅의 한계가 있으므로 기본 장착된 카트리지의 사양과 유사한 범위 안에 드는 모델을 선택해야한다.
 
 
 
 
"트렌드에 응답한 아날로그"
 
플렉손 Vinylplay 의 가격 대비 성능과 기능은 압도적이다. 올인원 시스템에 적용해보진 않았지만 그보다 더 상급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간단히 테스트해본 결과 또한 인상적이다. 포노단은 물론 저렴한 가격대 포노앰프가 실종된 요즘 LP를 듣기에 이처럼 편리성과 음질 연결 확장성을 모두 갖춘 턴테이블은 찾기 힘들 것 같다. 여기 저기 매체에서 떠드는 LP 붐은 그저 남들의 얘기로만 흘려들었던 대중에게도 Vinylplay 는 도전정신을 부추긴다. 턴테이블 구입보다 주변 기기에 대한 부담으로 안타깝게 LP를 포기했던 사람들에게도 다시 한 번 패자부활의 용기를 줄 것이다. 보편적인 대중들의 가정에서 또는 사무실이나 작업실에서 LP 로 듣는 아날로그 음악의 향기는 갖힌 마음을 열게 만든다. 아날로그에 대한 폐쇄성을 무너뜨릴 대중적 소통의 열쇠가 플렉손 Vinylplay 에 쥐어져있다. 
 
Written by 칼럼니스트 코난
 
Flexson Vinylplay Digital Turntable수입사수입사 연락처수입사 홈페이지
Delfin
02-2678-3096~7
www.delf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