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이해하는 사람이 만든 케이블
Tellurium Q Silver Diamond Cable
케이블이 굉장히 재미있는 아이템이고 케이블 얘기를 장황하게 부언할 건 아니지만 케이블이라는 게 왜 재미있다고 표현하냐면 다른 기기들에 비해 굉장히 교체가 쉽다. 준비 과정부터 실제로 교체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제일 간단한 게 케이블이다.
그래서 이런 케이블 교체하면서 즐기는 방법은 분류를 해보는 거다. 각자 성향이 천차만별이지만, 신제품이 나왔다면 들어보는 것도 방법이고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구매하는 분도 있다. 자금에 여유가 있어서 구매할 수 있으면 최고인데 “이야 저거 사고 싶은데?”라고 하면서 고민하는 시간 동안 상당한 갈등이 생기는데 나한테 맞는 케이블이 무엇인지 성향 지도를 한 번 스스로 그려보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 살펴볼 케이블은 텔루륨 Q(Tellurium Q)라는 브랜드인데 이 브랜드도 상당히 성능에 비해서 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의 시청을 거듭하고 듣는 시청 곡이 늘어날수록 상당히 좋은 케이블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냥 막연하게 말하면 좋은 케이블이고 여러 방면, 여러 특성들을 고루 갖춘 케이블이라 생각하고 흔히 말하는 음악을 많이 들어본 사람이 만든 케이블. 이런 케이블의 대표격이라고 생각이 된다.
2009년에 설립된 텔루륨 Q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수여하는
퀸즈 어워드(The Queen’s Awards for Enterprise)를 2018년에 이어 2021년에도 수상했다.
텔루륨 Q의 역사는 오래되지는 않았다. 2009년에 설립된 영국 회사인데 영국 케이블들이 대부분 소위 가성비 높고 보편적인 케이블들은 굉장히 많다. 영국에서 하이엔드는 스피커나 앰프 부분들도 그렇지만 아주 가끔씩 등장한다. 특히 케이블 중에서는 하이엔드 케이블을 지향하는 영국 케이블들은 필자가 알기로는 몇 개 없다. 몇 개 없는 게 아니라 거의 없다.
그중에 텔루륨 Q는 아마 ‘영국에서 하이엔드 케이블을 만들어 보자’라고 지향을 했던 것 같다. 텔루륨 Q가 지향한 점이 원래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듣다가 스튜디오 운영자에게서 어떤 영감을 받았다, 영감이라기보다 ‘아 저런 케이블을 만들어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하게돼서 설립한 회사라고 한다.
이 회사가 독특한 게 회사 이름이 텔루륨 Q인데 텔루륨은 발음하기가 처음에는 어려웠고 이게 원자 번호로 52번째에 있는 원자 물질이다. 그래서 텔루륨을 사용해서 만들었나 그랬는데 그게 아니고 케이블들이 도체, 선이 흐르는 그걸 중심으로 해서 그 위에 여러 개로 어떻게 구성하느냐 또 피복을 어떻게 씌우고 마감하느냐가 케이블들의 특징인데 도체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비밀로 되어 있다.
마치 코카콜라의 비밀처럼 얼마나 섞어서 배합하는지는 운영진밖에는 모른다고 한다. 신비주의 마케팅 이런 게 섞여 있는 느낌이어서 아주 좋은 포인트 같다. 그래서 텔루륨 Q 케이블은 뭐가 섞여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단지 힌트로 어딘가에 텔루륨이라는 물질을 섞어서 배합을 했다는 정도.
텔루륨 Q 실버, 블랙, 블루의 세 가지 라인업
텔루륨 Q 최상위 플래그십 스테이트먼트(Statement) 라인업
그래서 그렇게 해서 제조하는 도체를 중심으로 만든 케이블이고 라인업이 간단하다. 처음 시작은 Black 라인업부터 시작을 했다. 현재는 중간 라인업이고 그 위로 Silver가 있고 아래쪽에 Blue 라인업이 있는 실버, 블랙, 블루 이렇게 세 가지 라인업으로 되어 있고 최상위 플래그십으로 Statement 라인업이 있다.
텔루륨 Q 블루 시리즈. 왼쪽부터 블루 II, 울트라 블루 II, 블루 다이아몬드
텔루륨 Q 블랙 시리즈. 왼쪽부터 블랙 II, 울트라 블랙 II, 블랙 다이아몬드
텔루륨 Q 실버 시리즈. 왼쪽부터 실버 II, 울트라 실버, 실버 다이아몬드
일반은 블루, 블랙, 실버가 있고 그 위에 Ultra가 있다. 그래서 Ultra Blue, Ultra Black, Ultra Silver 등급이 있고 블랙과 실버에만 Diamond가 있다. 그래서 Black Diamond, Silver Diamond가 있고 이번에 시청한 케이블은 Silver Diamond 케이블을 시청했다.
실버 다이아몬드는 플랫하게 두 선을 간격을 두고 판판하게 마감을 해서 끝에 두 가닥으로 나오게 되어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좌/우, 플러스/마이너스를 떨어뜨린다는 것도 이 회사의 설계 구조, 원하는 사운드 철학을 위한 구조다.
기본적으로 보면 심플하게 생겼다. 오히려 너무 굵고 이쪽을 연결해놓고 보면 저쪽이 빠져있고 하는 굵은 케이블보다 두껍게 만드는 것의 장점도 당연히 있지만 조금 유연성도 있고 선재가 너무 두껍지 않고 이렇게 심플하게 만드는 게 사용자 입장으로 보면 시각적으로도 부담이 없는 느낌이 든다.
텔루륨 Q의 대표 제프 머리건(Geoff Merrigan)
텔루륨 Q 대표의 인터뷰를 보면 “Tellurium Q가 설립되었을 때 초점은 위상 왜곡에 대한 아이디어와 케이블을 만드는 사람과 장소, 방법에 관계없이 모든 케이블링에 내재된 이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다.”라며 전문 용어로 말하면 Phase Coherent. 위상 도착 시간이 주파수가 다른 여러 개가 시작하고 끝이 똑같이 떨어지는 것을 일치시키는 게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철학은 그런 위상을 시작과 끝이 똑같은 시간에 일치하게 하는 것. 그다음은 앰프와 스피커가 알아서 하는 거지만 일단 케이블이 그걸 일치하게 만들어 놓는 것. 그러니까 스피커하고 앰프 간에 둘이 완벽하다면 케이블은 그걸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를 한 케이블이다.
그다음에 인터뷰한 내용을 읽어보면 성향 자체가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재다능하게 다 구현할 수 있도록 제작을 했다고 한다. 본인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큼 제작을 완벽하게 했다고 가정했을 때 음악을 많이 들어본 분들이 하는 얘기다.
공학적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있고 재료 공학 소재나 전자 전기공학 이렇게 접근하는 제조 업체가 있는가 하면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이 어떻게 들려야 될지부터 시작하는 제조 업체가 있다. 물론 공학적으로 접근하는 분들도 음악을 들어야 될 거고 음악을 어떻게 구현해야 되는지를 시작점으로 한 업체들도 공학적으로 잘 배합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텔루륨 Q는 음악적인 구현에 대한 것을 제조 철학으로 시작을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똑같은 지표로 하이엔드 케이블들의 숙명? 과제? 음원에 있는 걸 그대로 완벽하게 재현하는 게 목표다. 음원을 완벽하게 재현하다는 의미는 말은 간단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지표들이 있다.
예를 들어 아래의 표를 보면
- 각 악기의 음색을 녹음된 채로 들려줘야 된다.
- 높은 음, 낮은 음 그리고 길게 끊은 음, 짧게 끊어지는 음
- 울림이 녹음만큼 재현하냐 그리고 공간을 깊게, 얕게, 높이도 실제 녹음한 만큼 나오냐
- 잔향이 쭉 뻗어 올라가 실제 공간에서 녹음한 만큼 몇 십 미터되는 성당의 울림을 정확하게 들려주냐
- 다이내믹. 정확하게 녹음한 만큼의 힘. 전후 간 진폭만으로 그걸 정확하게 들려주냐
- 저음은 얼마나 낮게 내려가느냐 낮은 음의 대역까지 표현해 주냐
- 높은 음은 잘게 떨리는 부분들을 실제 소리만큼 들려주냐
실제 음원에 있는 어떤 정보들이라고 일괄하자면 이런 것들인데 케이블도 똑같다.
스피커나 앰프처럼 그걸 다 전송해 줘야 한다. 앰프에서 스피커까지 소스에서 앰프까지 심지어는 데이터 케이블들은 방식이 다르지만 인터넷 선을 타고 오는 디지털을 소스에서 증폭하기 전 단계까지 정확하게 전달해 주냐 이런 게 케이블들의 과제다.
시청평
하이파이클럽 MBL 방에서 시청해서 기기는 익숙한 분들도 있겠지만 다시 말하자면 스피커는 111F 라디알슈트랄러 스피커와 노블 라인업으로 앰프는 N15 모노 블록 파워 앰프, N11 프리앰프. 그리고 N31 CD 플레이어이자 스트리밍 시스템 모듈을 추가해 Roon 재생으로 텔루륨 Q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그 부분만 살펴봤다.
Jordi Savall, La Capella Reial De Catalunya, Le Concert De Nations - Requiem À 15 In Concerto: Kyrie Eleison
Biber: Battalia À 10 / Requiem À 15 In Concerto
비버 레퀴엠 중에 키리에 같은 곡은 종종 듣는 곡인데 이 곡을 듣는 이유는 홀톤 공간이 약간 홀이 큰 홀 같은 곳에서 듣는 성악과 고악기들이 섞인 고악기 합주와 성악이 골고루 섞인 이런 곡들을 주로 듣는 곡인데 공간감이 잘 드러나는 곡이다. 여자 보컬과 남자 보컬 솔로들이 등장한 다음에 코러스가 싹 몰려오면서 합주가 같이 쭉 와서 투티를 한 번 쿵 쳐주고 다시 돌아가고 솔로로 들어가는 이런 연주가 전개됐는데 솔로가 등장할 때를 보면 처음에 느끼는 느낌은 조명을 굉장히 밝게 한 느낌, 굉장히 밝다는 느낌이 든다.
밝다는 느낌을 줄 때는 이런 게 있다. 해상도가 굉장히 높아져 있고 품질이 좋고 나쁘고는 그다음이지만 일단 밝다는 것은 해상도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그걸 얼마나 좋게 가져가느냐, 해상도가 높아졌는데 지저분하거나 귀가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는 건 다음 문제고 텔루륨 Q가 이따가 질감 얘기할 때 얘기하겠지만 밝으면서 상당히 좋은 품질로 들려지는 게 당연하다.
일단 사람 보컬 목소리가 아주 선명하면서도 나긋한 느낌을 주고 악단의 음의 범위가 사람이 솔로 보컬을 할 때 작은 사이즈는 작게, 코러스와 합주가 합쳐져서 큰 사이즈로 커질 때 그 대비가 굉장히 뚜렷하게 드러나서 그런 음이 들릴 때는 굉장히 드라마틱한 느낌을 받는다.
Sabine Devieilhe
Die Zauberflöte, K. 620, Act 2: "Der Hölle Rache kocht in meinem Herzen" (Königin)
Mozart & The Weber Sisters
대역별로 살펴봤을 때 높은 음은 어떻게 나느냐 해서 들어본 게 Sabine Devieilhe이 부르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는 아주 높은 음. 고음에서 초고음으로 올라가서 연속으로 계속 부르는 이 곡이 재생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이게 매끄럽게 사람이 부르고 있구나 이런 느낌을 갖기 어려운 게 굉장히 강하고 선명하게 들려주는 스피커들은 많지만 그거를 진짜 사람이 부르고 있구나, 초절교다 진짜 정말 사람의 목소리로 부르는 아주 초고음이다 라는 느낌을 갖는 거는 역시 MBL의 성능이 많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케이블이 그 나머지를 해결해 준다.
그래서 고음이 선명하게 연속으로 쭉 뻗어가는데 음의 끝이 매끄럽게 들린다는 게 놀랍다. 그러니까 아주 촘촘한, 아주 선명하게 여러 점이 찍혀 있는 건데 그 점이 거칠게 마무리된 게 아니라 가까이서 돋보기를 들여다봐도 매끄럽게 마무리되어 있는 느낌으로 실제 사람의 목소리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아날로그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주는 그런 소리로 섬세하고 디테일하다.
Red Hot Chili Peppers - By The Way
By The Way
그런가 하면 락 음악인 Red Hot Chili Peppers의 By The Way 같은 곡도 다이내믹보다는 약간 낮은 중역대의 해상도로 처음에 플리의 베이스로 시작하는데 베이스의 해상도. 전자 일렉트릭 베이스의 해상도가 나오니까 그 탄력 있는 플리의 베이스가 보컬보다도 더 핵심이 되는 그런 연주인데 그게 완성이 돼서 아주 뚜렷하게 들리니까 이 음악을 듣는 또 새로운 재미가 생겼다.
기본적으로 드러밍. 킥 드럼이 들어올 때 베이스가 완성이 되니까 킥 드럼이 선명하게 분리돼서 체드 스미스의 베이스까지 낮은 음을 굉장히 굳건하게 딱 구축시킨 느낌이 아주 좋다.
처음에 비버 레퀴엠을 들을 때 얘기를 좀 더 보태자면 이 케이블을 바꾼 것 중에 제일 먼저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공간적인 대역의 낮은 음부터 높은 음까지의 그 대역도 넓지만 공간의 크기도 넓어진다. 순간 스피커 바깥까지 살짝 넘어가는 이런 공간이 나온다는 것도 지금 텔루륨 Q로 바꿨을 때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다.
녹음이 굉장히 잘 된 클래식 곡이나 고악기 연주에서 그게 좀 더 극명하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더 재밌는 건 우리가 듣는 락 음악이나 약간 크로스오버? 퓨전 이런 음악들을 들어봐도 공간을 강조해서 녹음한 연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 당신들 이런 데서 녹음을 했구나’라고 녹음 현장을 그대로 잘 띄어 내는 그런 케이블의 효과가 있다.
그게 Before And After로 느끼면서 이렇게 바꿔 교체를 하며 순간 유심히 들어봐야 하는 이런 부분이 아니라 연결하고 몇 초 안에 나타나는 그런 현상이라서 이 케이블이 재밌다. 그게 원래 녹음이 그렇게 됐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케이블을 다시 얘기하지만 케이블은 없던 소리를 만들어내서 그런 소리를 만들어 내려고 오백, 천만 원까지 들이는 게 아니라 원래 나와야 되는 소리를 덜 훼손되게 해주는 게 바로 좋은 케이블의 조건이다. 텔루륨 Q는 그런 것들을 전방위로 다 완성시켜서 시작되는 음원에서 가능하면 훼손을 최소화시키게 만든 대표적인 케이블이라는 생각이 듣는 음악이 늘어날수록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텔루륨 Q의 실버 다이아몬드는 굉장히 공감대가 큰 그런 케이블이라고 생각된다. 이 케이블이 왜 덜 알려져 있는지는 다시 한번 반성해야 될 게 아닌가 싶다. 한번 비교해서 시청해 본다면 비슷하게 느끼거나 더 많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영국 텔루륨 Q의 상위 두 번째에 있는 실버 다이아몬드 스피커 케이블을 여러 가지 곡으로 시청해 봤고 케이블이 왜 재밌는지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는 케이블이고 케이블이 지금보다 더 나은 어떤 걸 제시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이런 케이블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칭찬을 해주고 싶은 케이블이다. 이 케이블도 여러 단계와 여러 등급으로 한 번 들어보고 싶고 최상위 스테이트먼트도 굉장히 궁금해지는 그런 순간이 됐다.
오승영
* 본 리뷰는 유튜브 영상리뷰를 텍스트 버전으로 재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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