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나간 과거지만 최첨단 산업에 종사하는 일류 엔지니어가 최첨단 산업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오디오에 적용하던 시대가 있었다. 음향산업이 가장 첨단의 산업이었던 40~50년대가 그러했는데, 음향산업에 몰려든 최고의 두뇌들이 만들어낸 높은 완성도의 제품들은 지금도 빈티지라는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비추어 현 시점에서 최고의 턴테이블을 만들려면 최첨단 산업에 종사하는 초일류엔지니어에게 의뢰해야 한다는 유추를 해볼 수 있다. 그 엔지니어가 오디오애호가라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최고의 두뇌가 모이는 첨단 산업은 무엇일까? 우주, 항공분야가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이제부터 소개할 호주의 컨티넘 오디오의 치프 엔지니어인 마크 드만은 비즈니스 파트너의 소개로 아날로그에 입문하였다. 당시에는 항공기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는데, 락포트테크놀로지, 베이시스와 같은 여러 종류의 하이엔드 턴테이블을 섭렵 했다고 한다. 어느날 투자자로부터 '항공기 엔지니어로써 턴테이블을 만들어 볼 생각이 없느냐? 투자를 할 테니, 타협 없이 최고로 만들어 봐라' 란 제안을 받는다. 이 후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박사 6명이 모여서 매달린 끝에 최상의, 최고가 레코드플레이어 Caliburn analogue playback system(이하 칼리번)을 내놓는다. 시장에 나온 지 18개월 된 칼리번은 현재 한국, 미국, 일본, 불가리아, 독일, 네덜란드, 루마니아, 호주에서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칼리번 홍보차 한국에 초청된 마크 드만은 애초 계획과 달리 코브라 톤암만을 들고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 도착하였다. 부산에서의 첫 데모에서 그대로 판매가 되버려, 서울에서의 시연과 잡지사 리뷰가 연기 되버린 것이다. 그래서 인터뷰는 코브라 암 위주로 진행되었다.
마크 드만은 코브라 암이 점진적, 점층적 진화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코브라 암은 에어로스페이스 산업에서 사용하는 가상 모델링을 통해 설계되며, 이 점이 기존의 암과 큰 차이를 만든다.
"기존의 하이엔드 암은 들어보고, 조정하고, 들어보고, 조정하는 수많은 청음과 튜닝의 반복을 통해 완성되었지만, 코브라 암은 첨단 엔지니어링을 통해 착오 없이 한번에 정답을 향해 갑니다. 코브라 암도 처음에는 형상이 직선이었습니다. 그러나 슈퍼컴을 통한 모델링을 통해 점차 유선형으로 형상이 바뀌었습니다. 가상 모델링의 장점은 코브라 암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진동이 발생하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듣고, 조정, 듣고, 조정의 단순한 반복과 비교해서 다른 차원의 결과물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
최상의 형상이 나올 때까지 슈퍼컴으로 무한 루프 모델링을 건 결과 뱀머리 형상이 나왔고, 그 결과를 코브라 암에 적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암의 형상이 직선이면 진동을 피할 수 없다는 점과 형상이 진동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코브라 암은 진동, 공진, 착색이 배제되었다. 이는 곧 카트리지에 어떠한 영향도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카트리지 소리 그대로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브라 암을 눈으로만 봤을 때 필자는 카본 복합재료라고 생각을 했다. 손에 들었을때 예상외로 매우 가볍다는 사실에 놀랐고, 표면이 딱딱하지 않다는 점에 또 한번 놀랐다. 이러한 물성을 실현하기 위해 오직 한 가닥의 매우 얇은 섬유를 감아서 성형했다고 한다. 그리고 카본 복합재료는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진동흡수 능력이 떨어져 톤암 소재로는 나쁘다고 한다.
마크 드만은 암이 딱딱하면 안 되는 이유를 벽에다가 스프링을 걸고 당겨서 좌우로 흔드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벽에다가 스프링을 걸고 당겨서 좌우로 흔드는 것을 생각해봅시다. 한 번 흔들면 S자를 그리는 좌/우 흔들림이 벽으로 출발해서 벽에 닿으면 다시 사람을 향해 나옵니다. 즉 흔들림이 벽과 사람 사이를 왕복을 하는데, 사람이 계속 스프링을 좌/우로 흔들면, 나가는 흔들림과 들어오는 흔들림이 중첩되면서 상쇄 혹은 증폭(스탠딩웨이브)이 생깁니다. 카트리지가 LP를 읽을 때 톤 암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며, 이런 이유 때문에 암이 딱딱하고 단단할 수록 스탠딩웨이브가 더욱 심하게 생기는 것입니다."
결론은 부드럽지만 강한 소재를 톤암으로 사용해야 하며, 이 방법이 고유공진주파수를 날려버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는 곧 착색을 다 빼낸다는 말과 같다.
결국 코브라 암의 공진모드가 없는 재질과 구조, 진동흡수 능력은 톤암의 동작지점(카트리지)에서 전달되는 진동 에너지의 루프현상(톤암의 양 끝을 진동 에너지가 왕복하는 현상)을 완벽히 제거하여 톤암으로부터 유입되는 잡음을 제로로 만든다.
코브라 암의 피벗은 2개인데, 한 개는 아주 정교한 베어링 위에 최소 접점과 최소 하중으로 얹어지는 설계여서 거의 유니 피벗처럼 동작한다. 이너셔는 축에 가깝게 장착하여 톤암의 원심력을 최소로 하였고, 피벗 바로 위에 Mass(질량)를 얹도록 하여 암의 반응이 섬세하고 방향전환이 빠르다.
전용 포노케이블은 미군 규격의 고순도 구리 와이어를 사용하였으며 접점을 줄이기 위해 톤암 리드선과 포노케이블이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 외관상으로는 톤암 리드선을 길게 뽑아 RCA 단자로 마감한 형태이다. 이런 구조가 된 이유는 카트리지 코일 와이어가 가늘기 때문에 끝까지 가늘게 가는 게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마크 드만은 컨티넘의 판매가 순조로와서 항공기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그만두고 오디오쪽으로 완전히 전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취미를 직업 삼아 성공을 했기에 매우 행복하다고 한다.
취미가 오디오인 일류엔지니어가 최첨단 설계 기술과 충분한 자본을 등에 업고 오디오를 만든다면? 이런 상상이 코브라 암으로 현실화 된 것이다.
Specification
dual-pivot tonearm with monocoque construction.
VTA and azimuth adjustable.
Offset: 23°. Horizontal and vertical resonant frequency with medium-compliance cartridges: ca 8.1Hz.
Cartridge weight range: 0-20gm.
Audio leads: 33AWG pure copper Litz, 1.5m from cartridge clips to WBT RCA plugs.
Other leads, DIN plugs, etc., available as options.
Effective length: 239mm.
Overhang: 17.3mm.
Weight: 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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