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시스템에서 사운드 스테이지에 대해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사운드 스테이지는 음악을 재생할 때 두 개의 스피커 사이에 만들어지는 3차원의 입체적인 음악공간을 이야기합니다. 잘 레코딩된 음원과 제대로 세팅된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가상의 공간이 실제하듯 만들어지는 쾌감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오디오파일의 즐거움입니다.
사운드 스테이지 대역
그림 1. 사운드 스테이지 (대역)
대역별로 설명을 해보면 그림 1 처럼 사운드 스테이지가 만들어집니다. 오케스트라 같은 곡의 경우 무대와 악단이 표현되며 고역은 상단으로 올라가고, 중역은 각각의 악기 위치를 만들어내며, 저역은 바닥으로 깊게 내려가며 깔리게 됩니다. 파이프 오르간 같은 초저역은 청취자 발 밑까지 밀려오게 됩니다.
사운드 스테이지 크기
그림 2. 사운드 스테이지 크기
사운드 스테이지의 전체적 크기는 좌-우 폭(Width), 앞-뒤 깊이(Depth), 위-아래 높이(Heights)가 만들어 집니다. 좌-우 폭은 왠만한 오디오 시스템에서 만들어지며, 깊이와 높이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으로 갈수록 명확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깊이가 잘 나오려면 룸 어쿠스틱이 동반되어야 하며, 높이(Heights)는 오디오 시스템의 성능은 물론, 룸 어쿠스틱, 전원 노이즈 부터 진동까지 모든 것을 다 튜닝했을 때 나오는 가장 고난이도 부분입니다.
깊이 (Depth)
스피커 사이에 만들어지는 사운드 스테이지의 깊이(Depth)를 이야기합니다. 스피커 뒷벽 깊숙이 들어가는 사운드 스테이지는 눈 앞의 스피커가 사라지는 효과를 선사합니다. 주로 진공관 앰프가 Depth를 잘 만들어 내지만, 잘만든 TR앰프의 경우에서도 Depth가 잘 나옵니다. Depth는 그냥 모두 다 뒤로 들어가지 말고 앞과 뒤가 구분되는 레이어링(Layering)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레이어링 (Layering)
그림 3. 레이어링(Layering)
사운드 스테이지가 2차원적 평면구조가 아니라 앞, 중간의 연주자와 뒤의 연주자의 위치가 구분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레이어링이 좋은 시스템은 오케스트라 연주나 재즈 음악에서 바로 앞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것처럼 앞, 뒤의 구분이 명확하게 됩니다. 실연의 감동을 주게되는 것입니다.
그림 4. 레이어링(Layering) 이 안좋은 시스템
레이어링이 표현되지 않으면 그림 4 처럼 모든 연주자와 악기들이 2차원 평면에 나타나게 되며 악기의 소리들은 섞이고 혼란스럽게 들리게 되어 음악적 감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높이 (Heights)
사운드 스테이지의 위, 아래를 구분해주는 높이는 오디오 시스템에서 가장 구현하기 어려운 사운드 스테이지 항목입니다. 오디오 시스템의 수준은 물론 룸 어쿠스틱, 케이블 및 각종 노이즈나 진동까지 제어되었을 때 진정한 높이가 나옵니다. 사운드 스테이지 높이가 잘 표현이 되면 가수와 콘트라베이스 음의 높낮이 차이가 나게 됩니다. 가수는 서서 노래를 부르고, 콘트라베이스의 소리는 더 낮은 곳에 위치하게 되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저역을 들려주게 됩니다. 오케스트라 관현악 곡에서 높이가 나오는 시스템은 상단부에 잔향, 앰비언스 등의 작은 소리의 향연으로 공기감이 가득차게 되며, 바닥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저역이 깔리며 청취자의 발밑까지 밀려오게 됩니다.
그림 5. 높이가 나오지 않는 시스템
높이가 나오지 않는 사운드 스테이지는 상단과 하단이 없어지고 중간에 모든 음이 섞여있게 됩니다. 뭔가 장막에 쌓여있는 듯한 답답한 음이 나오며, 고역과 저역은 잘리고, 자연스러운 공기감, 앰비언스가 나오지 않고 음이 소란스럽게 뭉치게 됩니다.
뒤로물러선(Laidback), 공격적인(Aggressive)
사운드 스테이지가 전.후로 형성되는 위치를 이야기합니다. 스피커 선상 앞으로 튀어나오는 사운드 스테이지를 공격적인(Aggressive) 사운드 스테이지라고 이야기합니다. Aggressive 하다고 해서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연주회장 맨 앞자리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듯이 이 항목은 개인의 취향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뒤로 물러선 사운드 스테이지는 느긋하고 여유있게 만들어주어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Aggressive 한 사운드 스테이지는 음악의 극적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림 6. Aggressive 한 사운드 스테이지
사운드 스테이지 구성
그림 7. 음상, 배음, 피어오름, 잔향, 앰비언스
사운드 스테이지에는 음상, 배음, 잔향, 앰비언스 등 부수적인 부분이 동반되어 설명되어져야 합니다. 위의 그림으로 사운드 스테이지를 3D 모델링을 해보았습니다. 그럼 사운드 스테이지에 대해 항목별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상 (Imaging)
악기나 보컬의 상이 공간에 맺히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림 7 에서 붉은색, 연두색, 파란색, 주황색의 입체 원형으로 표시된 것 들을 음상이라 합니다. 음상은 악기나 보컬의 사이즈에 맞게 형성되야 하며, 과도하게 크거나 작아지면 안됩니다. 실연에서 처럼 잘 세팅된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는 음상 자체도 입체적으로 형성되어 음상의 앞과 뒤가 구분되기도 합니다.
음상은 악기의 종류나 음색에 따라 매우 선명하고 진하게 맺히기도 하고, 부드럽고 엷게 형성되기도 합니다. 그러한 부분은 악기의 배음과 밀접한 관계를 갖습니다. 예를 들어 붉은색의 음상을 가수 보컬이라 하면 가수의 목소리, 성량에 따라 매우 진하고 선명하거나 부드럽고 소프트하게 만들어집니다.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배음이 많은 악기들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음상이 맺히며, 피콜로나 오보에 같은 배음이 빠르고 적은 악기는 매우 선명하고 단단한 음상을 만들어 냅니다. 보라색의 선명하고 반짝거리는(Sparkling) 드럼의 하이햇이나 트라이앵글 같은 악기의 소리는 광채가 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배음 (Harmonics)
그림 7 에서 음상은 선명한 음상과 부드럽게 공기 중으로 퍼지는 음상이 있습니다. 음상은 악기의 종류나 배음에 따라 선명한 음상과 부드럽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음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첼로나 콘트라베이스의 배음은 길고 넓게 퍼져나갑니다. 피아노 같이 복잡한 배음이 발생하는 악기의 경우 다양한 형태의 배음이 만들어지며 때로는 장중하게 때로는 선명하게 음색이 표현됩니다.
피어오름 (Bloom)
선명한 음상과 그 주변의 공기감(Airy)을 이야기하며, 음상 주변에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 되는 것을 “피어오름이 좋다"고 이야기 합니다. 자연스러운 배음은 음상 주변의 피어오름을 만들어냅니다. 예를들어 부드러운 첼로음은 현을 긁는 활의 소리와 울림통의 울림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배음을 그대로 표현해내야 하며, 그러한 자연스러운 배음으로 음상 주변에 자연스럽게 피어오름을 만들어냅니다. 첼로의 음이 하나의 음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활로 긁는 소리, 현의 진동, 울림통의 울림과 배음 그리고 피어오름의 음이 각각 분리되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빈공간(Air), 공기감 (Airy)
정숙한 배경에 만들어지는 선명한 음상과 음상 사이의 빈 공간(Air)을 이야기합니다. 음상 주변의 피어오름과 다른 악기들이 어우러져 악기(음상)와 악기(음상) 사이의 빈 공간에 작은 소리(공기 입자)의 움직임을 이야기합니다.
잔향 (Reverberation) 앰비언스 (Ambience)
잔향과 앰비언스는 반사음과 관련이 있습니다. 레코딩 현장에서 발생한 벽의 반사음인 잔향과, 공연장의 분위기를 앰비언스라고 합니다. 앰비언스가 잘 나오려면 사운드 스테이지의 상단(높이)이 잘 나와야 합니다. 잔향은 레코딩에서 의도적으로 넣기도 하며, 배음이 부족한 경우 잔향으로 배음 효과를 내기도 하기 때문에 잘 구분해야 합니다. 앰비언스의 경우 매우 작은 신호이기 때문에 손실되거나 생략되기 쉬운 작은소리들 입니다.
적막한 배경 (Background)
적막한 배경 혹은 검고 어두운 배경이 만들어졌다는 표현을 합니다. 음악의 뒷 배경이 깨끗하다는 표현도 합니다. 깨끗한 배경이 만들어지려면 앰프와 스피커의 매칭부터, 케이블, 받침대 등으로 진동 제어까지 되었을 때 적막한 배경이 만들어집니다.
포커싱 (Focus)
음상이 얼마나 명확하게 잡히느냐를 이야기합니다. 가수 혹은 악기의 각각의 위치가 명확하게 나타나야 하며, 높낮이, 앞뒤의 거리까지 다르게 잡혀야 합니다. 포커싱이 좋은 시스템은 음상이 한 곳에 흔들리지 않고 정확하게 맺히며, 가수나 악기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해줍니다.
그림 8. 포커싱이 안좋은 예
포커싱이 안좋은 경우는 음상의 중심부가 엷고 전체적으로 퍼지는 경우입니다. 좌.우 채널의 분리도가 좋지 않은 경우 정확한 포커싱이 만들어지지 않고 음상이 흔들리게 됩니다. 노이즈가 심한 디지털이나 세팅이 잘못된 아날로그 시스템에서도 발생합니다. 과도하게 커진 음상은 서로 중첩되고 섞이게 되며 심한경우 빅마우스까지 만들어지게 됩니다.
포커싱이 좋지 않은 시스템의 경우 사운드 스테이지가 잘 만들어지지 않고 마치 울림이 심한 동굴속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습니다. 가수의 목소리는 가운데 음상이 만들어지지 않고 오히려 역위상이 된 것처럼 중심부가 엷고 주변부가 진하게 만들어지는 도넛 형태가 되기도 합니다.
잘못된 사운드 스테이지 예
정상적인 사운드 스테이지
빅 마우스. 음상이 과도하게 크게 나오는 경우
중첩. 음상이 과도하게 크고 빈공간이 없이 뒤섞이는 사운드 스테이지
과도한 착색으로 음이 왜곡되는 경우
노이즈 등으로 전체적으로 거친 음이 나오는 경우
해상력 부족으로 음이 불분명한 경우
빅마우스와 노이즈, 왜곡 등 복합적으로 나쁜 사운드 스테이지
음색이 나오지 않고 전체적으로 뿌옇게 만들어진 사운드 스테이지
사운드 스테이지 개념도 없이 레코딩 된 음원의 경우 모든 음이 뭉쳐 나오게 된다
테스트 음반
Salena Jones “You don't bring me flowers” 테스트 항목 : 사운드 스테이지 높이, 빈공간(Air) 다소 의외의 선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스테이지 높이를 보려면 대편성의 클래식 곡으로도 되지만 의외로 이 곡에서 매우 쉽게 사운드 스테이지 높이 유무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콘트라베이스의 전주로 시작되는 이곡은 콘트라베이스와 가수(보컬)의 높이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져야 합니다. 높이가 잘 나오지 않은 시스템에서는 콘트라베이스 음상 안에 가수의 보컬이 들어가 있거나, 반대로 커다란 빅 마우스의 가수 보컬 안에 콘트라베이스가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 세팅된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콘트라베이스는 분명 아래로 내려가 있고, 가수는 서서 노래를 부르며 분명한 높이차이가 나게 됩니다. 콘트라베이스와 가수의 음상 사이에 분명한 빈공간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
Cantate Domoni "O Holy Night” 테스트 항목 : 사운드 스테이지 높이, 레이어링, Air, 잔향, 앰비언스 성당에서 녹음된 이 곡은 사운드 스테이지 높이와 레이어링, 앰비언스를 체크하기에 좋습니다. 초저역의 파이프오르간은 바닥으로 깊게 내려가며 밀려오는 저역은 청취자 발밑으로 에너지가 느껴져야 합니다. 독창자는 파이프오르간의 저역과 분명이 높이차이를 내며 홀로그램처럼 허공에 떠올라야 합니다. 이어지는 합창단 부분에서도 독창자와 합창자의 앞 뒤 거리가 느껴져야 하며, 합창단 목소리에서도 또렷하게 들리는 독창자의 목소리가 드러나야 합니다. 사운드 스테이지는 음악으로 가득차오르게 되며, 큰 성당의 규모가 느껴지는 앰비언스가 거대한 윗 공간을 만들어주는 곡입니다. |
Diana Krall - Temptation 테스트 항목 : 음상, 포커싱 재즈 곡인 이 곡은 이러한 음상을 체크하여 보는데 좋은 곡입니다. 베이스, 드럼, 피아노, 보컬 등으로 이루어진 이곡에서 각각의 악기는 자기의 위치를 드러내며 각각의 음상의 크기로 잘 표현이 되어야 합니다. 각각의 음상은 악기나 보컬의 음색에 따라 선명한 색깔(채도)로 고유의 음색이 대비되며 총천연색의 화려한 색감으로 확연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잘 세팅된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색감이 빠진 무채색의 느낌이 아니라, 선명한 원색의 느낌으로 부드러움과 강함, 선명함과 예리한 음상과 음색이 모두 컬러풀하게 표현됩니다. |
Carol Kidd “When I dream” 테스트 항목 : 피어오름, 잔향 전주로 시작되는 기타소리는 매우 따뜻하고 부드럽게 나와야 하며 기타 소리 음상 주변에 피어오름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캐롤 키드의 목소리도 매우 달콤하지만 힘이 느껴져야 하며, 역시 음상 주변에서 화사하게 피어오르는 느낌을 받아야 합니다. |
Rossini: Duetto for violoncello and doublebass in D Major III. Allegro 테스트 항목 : 배음, 빈공간(Air)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연주곡으로 풍부한 배음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콘트라베이스와 첼로의 배음은 풍부하고 따뜻하게 표현되어야 하며 공간(Air)으로 자연스럽게 퍼져나가야 합니다. 배음이 너무 빨리 사라지는 경우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매우 작게 나오게 되는데, 음상의 크기는 콘트라베이스가 작게 연주할 때도 첼로보다 큰 악기의 크기가 표현되어야 합니다. |
Cyndee Peters “House of the rising sun” 테스트 항목 : 음상, 포커싱, 레이어링, 빈공간(Air), Depth 이 곡의 경우 가수의 목소리와 악기의 소리들이 매우 컴팩트한 사이즈의 음상으로 레코딩 되어 있습니다. 섹서폰, 트라이앵글, 봉고 등의 악기로 구성된 음악은 각각의 음상이 매우 컴팩트하며 작은 음상으로 각각의 위치에 자리하며, 그 사이의 빈공간을 만들어냅니다. 가수의 목소리는 악기의 소리를 뒤로 하고 전면에 나서서 선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
Sarah Mclachlan “Angel” 테스트 항목 : 적막한 배경 곡에서 장중한 피아노의 음으로 시작되며 만들어지는 적막한 배경은 검푸른 바다의 느낌이 만들어집니다. 사라 맥라클랜의 목소리는 매우 맑고 청아하게 꽉찬 밀도감으로 나와야 하며, 뒷배경의 정숙함으로 장엄하게 펼쳐지는 적막한 느낌이 동시에 나와야 합니다. |
김광석 "이등병의 편지" 라이브 버전 테스트항목 : 포커싱 테스트 곡으로는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라이브 버전입니다. 제대로 세팅된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관객석 1층 중간정도에서 듣는 느낌의 완벽한 라이브 무대와 공연장 벽에서 반사되는 잔향까지 완벽하게 포착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마치 스튜디오에서 마이크를 입에 가까이 되고 레코딩을 한 느낌입니다. |
Written by HAN CHA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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