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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사운드의 시작, 카트리지 본격 탐구

by onekey 2024. 2. 28.

아날로그 사운드의 시작, 카트리지 본격 탐구

다시금 불어온 레트로 열풍을 타고 이제는 여기저기서 쉽게 바이닐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향수를 느끼면서 포크 가수의 재발매 앨범을 사는가 하면, 열광하는 K팝 그룹의 굿즈와 함께 정식 발매된 LP판을 처음으로 구매한 사람도 있겠죠. 

 

근데, 너무 오랜만에 작동을 해서 그런지 왠지 소리가 이상합니다. 소리가 안나오기도 하고, 잡음도 너무 심한 것 같고… 턴테이블을 교체하던지 전반적인 정비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턴테이블도 포노 EQ를 달린 걸 사야하는지, 없는 걸 사야하는지. 카트리지를 교체해야 한다는데 MM형은 뭐고, MC형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턴테이블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카트리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아날로그의 재미는 하나씩 알아가면서 음질의 변화를 직접 느껴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기본지식부터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같이 아날로그 사운드를 만끽해보도록 합시다. 


 
 LP 레코드 재생의 필수품, 카트리지 

 

레코드판에 녹음된 음을 턴테이블 톤암 끝에 달린 바늘을 통해 기계적 진동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를 카트리지(Cartridge)라고 합니다. 요즘 많이 쓰는 단어 중 ‘그루브(groove)’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루브가 충만하다, 그루브가 느껴진다, 그루브를 탄다 등 음악이나 리듬 섹션의 흥, 필, 뉘앙스 등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는 그루브는 사실 레코드 판의 홈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홈에 저장된 음악을 진동을 통해 좌우, 상하로 움직이며, 정보를 읽어내고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여 소리로 나오게끔 하는 장치가 바로 카트리지라 하겠습니다. 

 

예전에 출시되었던 모노 음반의 경우, 소릿골(그루브)의 양측면에 정보가 기록되어있어 좌우 수평운동을 하며 정보를 읽었으나, 스테레오 음반의 경우는 소릿골의 위아래로도 각각의 정보가 실려있어 좌우 상하로 정보를 읽습니다. 따라서, 바늘(스타일러스)의 모양이나 재질, 코일과 마그넷의 성능 등에 따라 음질에 많은 차이를 나타내게 됩니다.  

 

스타일러스 팁의 확대모습. 뒤에 있는 회색기둥에 검정 팁은 원형(conical/spherical) 바늘, 그 앞은 타원형(elliptical) 바늘, 앞의 3개는 라인 컨택(line contact) 바늘입니다. 

 

 스타일러스의 종류 

 

 

 


 
스타일러스 팁은 소릿골(그루브) 안으로 들어가기에 바늘 끝의 절단 모양에 따라 사운드 음질이 달라집니다. 또한 마모와 저항에 강한 재료로 만들어져야 하기에 최근의 스타일러스 팁은 대부분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집니다. (과거에는 주로 사파이어로 제작되었습니다)

 

스타일러스 팁은 위의 그림과 같이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1) 원형 바늘(Spherical type)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팁으로 가공기 비교적 쉬어 가격 또한 저렴한 편입니다. 이름처럼 공 모양으로 절단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소릿골에 접촉할 수 있으며, 초보자가 사용하기 용이한 편입니다. 다만, 약간의 사운드의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수명은 약 500시간 정도.

 

2) 타원형 바늘(Elliptical type) 

 

원형 바늘의 왜곡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그루브의 더 많은 단면에 접촉하여 많은 정보를 읽을 수 있고, 주파수 응답 특성 또한 좋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나, 바늘과 레코드 양쪽 모두가 쉽게 마모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수명은 약 300시간 정도.

 

3) 라인 컨택형 바늘(Line contact type) 

 

앞서 설명한 원형과 타원형은 모두 포인트 컨택 스타일러스로 점 접촉방식인데 반해, 라인 컨택형은 라인 접촉을 위해 개발된 절단 방식으로 마모는 적으면서 고주파 신호를 더욱 정밀하게 추적하여 더 선명하고 개방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특수 라인 컨택, 시바타, 마이크로 라인 컨택형 등의 바늘들이 모두 라인 컨택형 바늘이며, 그림에서와같이 수직 접촉 면적이 훨씬 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트리지의 종류 

 

정확한 명칭은 픽업 카트리지라고 하며, 기계 진동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방법에 따라서 여러 종류의 타입으로 분류됩니다. 카트리지는 다음과 같이 크게 MM(Moving Magnet) 방식과 MC(Moving Coil) 방식을 나뉩니다.

 

 

1) 카트리지의 기본 구조 

 

 

 

 

 

보통 톤암 끝에 연결된 헤드쉘에 카트리지가 부착되어 있으며, 쉘 리드 와이어를 통해 카트리지가 톤암과 연결됩니다. 카트리지에서 가느다랗게 튀어나온 부분이 캔틸레버(cantilever)라 불리우며, 캔틸레버의 끝에는 보통 다이아몬드나 사파이어로 만들어진 스타일러스 팁이 달려 있어 소릿골에서 정보를 읽어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2) MM형 카트리지

MM형 카트리지는 말그대로 마그넷(Magnet), 즉 자석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캔틸레버의 안쪽 끝에 자석이 부착되어있으며, 그 주위에 고정된 코일이 있어 소릿골을 따라 진동하면서 코일에 유도 전류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전기 신호가 바로 음악 신호인 것입니다.  

 

출력 전압은 약 4~5mV이며, MC형 카트리지의 약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노이즈도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또한, 레코드 판에 새겨진 사운드 정보를 비교적 잘 포착하기 때문에 강력한 재생이 가능합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입문자 또는 초보자에게 적합한 타입의 카트리지라 할 수 있습니다.  

 

3) MC형 카트리지 

MC형 카트리지는 캔틸레버 끝에 자석 대신 코일이 감겨져있는 타입으로 그 주위에 자석이 부착되어있습니다. 자석은 폴피스라는 금속과 연결되어있으며, 이를 통해 코일 주변에 자기장을 형성하게 됩니다.  

 

보통 20~50 미크론에 달하는 미세한 코일은 수작업으로 제작되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출력 전압은 약 0.4~0.5mV로 MM형 카트리지에 비해 약 10배 가량 낮고 이 때문에 포노 이퀄라이저의 증폭 성능이 좋아야 하며, 때에 따라 승압 트랜스를 연결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MM VS MC, 나에게 맞는 카트리지는? 

 

턴테이블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회전부와 톤암, 그리고 카트리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카트리지를 어떤 것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음질의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턴테이블에서 카트리지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몇만원에서 몇백만원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대의 카트리지가 존재하며, 이를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오디오파일도 많이 계십니다.

 

이쯤되면, 그럼 도대체 MM 카트리지와 MC 카트리지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나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봉착하게 됩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만, 통론적 측면에서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물론 이 역시도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MM 카트리지와 MC 카트리지의 출력전압이 다른 것은 코일의 감은 회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론 소리의 특성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MC 카트리지는 상대적으로 고역대가 잘 표현되며, 좀 더 섬세하고 생생한 사운드를 내는데 반해, MM 카트리지는 약간의 왜곡으로 인한 부드러우면서도 좀더 편안한 느낌의 사운드를 내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MC 카트리지는 저출력으로 인해 별도의 고성능 포노 앰프 또는, 승압 트랜스가 필요로 한 경우가 많으나, MM 카트리지는 프리앰프나 인티앰프의 포노 스테이지 연결을 통해 가볍게 들을 수 있으며, 종종 턴테이블의 내장된 포노 EQ를 통해서도 무리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국,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있느냐와 어떤 장르의 음악을 선호하는지, 또는 어떤 성향의 사운드를 좋아하는지가 카트리지 선택의 열쇠가 되겠습니다. MM 카트리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서 결코 나쁜 카트리지라 할 수 없으며, 입문자나 초보자라면 반드시 MM 카트리지를 경험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 이제 아날로그 사운드를 즐길 준비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