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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 클리닉 앤디킴 대표 인터뷰

by onekey 2024. 2. 28.

“카트리지 리팁은 수리가 아니라 업그레이드"
니들 클리닉 앤디킴 대표 인터뷰

 
김편2023-03-30 11:15

인터뷰어 : 김편
인터뷰이 : 앤디 김(Andy Kim)

니들 클리닉(Needle Clinic)은 미국의 대표적인 포노 카트리지 리팁(retipping) 전문 회사다. 오디오곤 등 유명 해외 오디오 포럼을 보면, 니들 클리닉의 빠른 리팁과 리팁 후 놀라운 음질 업그레이드를 칭찬하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특히 남들 1, 2개월 걸리는 일을 어떻게 2, 3일 만에 끝내는지 놀랍기만 하다는 평이 많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니들 클리닉을 이끄는 주인공이 한국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군 복무까지 끝낸 앤디 킴(Andy Kim. 김종수) 씨라는 것. 지난 1983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2008년에 니들 클리닉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한 달에 40개가량 리팁을 해왔으니 그의 손을 거쳐간 카트리지만 대략 7200개에 달한다.

2023 서울국제오디오쇼 니들 클리닉 부스 현장

이런 그가 3월 3~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부스를 마련, 처음으로 국내 아날로그 오디오 애호가들과 만났다. 관심은 뜨거워서 한 애호가는 “니들 클리닉을 만나러 일부러 이번 오디오쇼에 왔다"라며 자신이 쓰던 카트리지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리팁을 하면 음질이 어느 정도 좋아지는지 자세히 묻기도 했다. 오디오쇼 첫날, 앤디 김 니들 클리닉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1부 : 대면 인터뷰

 

- 반갑습니다.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해서 미국에 가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앤디 김 : 1977년 연세대 물리학과 졸업 후 공군 장교로 4년 6개월을 복무했고 1982년에 제대했습니다. 이후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했는데, 미국 비자 적격 심사가 제 일이었습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가길래 궁금해서 저도 미국에 가게 되었죠. 그게 1983년 일이니까 벌써 40년이 되었네요.

- 미국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앤디 김 : 미국에 가서는 2000년대 초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컴퓨터 관련 비즈니스를 했습니다. CPU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국내 유명 업체에 납품하는 일이었죠. 2001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애틀로 이사를 갔는데, 그때부터 회사가 조금씩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시대 흐름이 PC에서 랩탑, 핸드폰으로 옮겨가고,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것이죠.

- 니들 클리닉은 언제 설립하셨나요?

앤디 김 : 포노 카트리지 리팁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입니다. 중1 때부터 오디오가 취미여서 세운상가를 자주 찾았고, 미국에 가서도 취미로 계속했었죠.

- 왜 하필 포노 카트리지 리팁을 선택하셨나요?

 

앤디 김 : 포노 카트리지 리팁 회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사운드스미스라는 곳이 있지만 수리기능은 없어서 영국 엑스퍼트 스타일러스에 보내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리팁 과정이 2개월, 심한 경우에는 5개월까지 걸리죠.

- 포노 카트리지 리팁 회사가 그 정도로 없나요?

앤디 김 : 미국에는 제가 운영하는 니들 클리닉, 영국에는 엑스퍼트 스타일러스가 있고, 유럽에 반덴헐, 일본에 코에츠 등 2, 3개 업체가 있습니다. 코에츠는 자기 브랜드만 취급합니다.

- 그럼 시애틀에서 계속 니들 클리닉 사업을 하신 건가요?

앤디 김 : 아니요. 2010년에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했습니다.

- 해외 오디오 포럼의 평을 보니 니들 클리닉은 무엇보다 빠른 리팁이 최고 장점인 것 같습니다.

 

앤디 김 : 사운드스미스 말고도 이베이에 보면 리팁을 한다고 선전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사운드스미스는 아까 말했듯이 자체적으로 리팁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 보니 전량을 영국 소재 엑스퍼트 스타일러스에 보내 일괄 수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카트리지 주인들한테 다시 배송하는 시간이 최소 2, 3개월 걸리는 실정입니다.

이에 비해 니들 클리닉은 자체적으로 직접 리팁을 합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카트리지를 보낸 시점부터 돌려받는 시점까지 1주일이 안 걸립니다. 이러니 다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죠. 바늘 리팁에 필요한 시간은 카트리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2, 3시간 정도면 됩니다. 그 이상 걸려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 주문량은 어느 정도입니까? 리팁 비용이라든가, 국내에서도 리팁 주문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앤디 김 : 한 달에 40개 이상 됩니다. 리팁 비용은 $450 ~ $1500 정도입니다. 주문하시는 분은 미국 손님이 가장 많고 한국에서는 오토폰 SPU나 EMT 카트리지 쓰시는 분들이 많이 찾으십니다. 김편씨는 어떤 카트리지를 쓰시죠?

- 저는 올닉 제품을 씁니다.

앤디 김 : 아, 올닉 카트리지도 리팁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 이제 본격적으로 카트리지 리팁에 대해 궁금한 것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우선 대표님은 리팁을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그리고 리팁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앤디 김 : 사실, 리팁(retipping)은 팁(스타일러스)을 고친다는 뜻이 아니라 팁을 업그레이드한다는 뜻입니다. 단순 수리(repair)가 아니라는 것이죠. 때문에 데논 103 카트리지는 30만원이지만 리팁 비용이 50만원에 이르는 것입니다. 고가 모델이든, 저가 모델이든 상관없이 최고 품질의 팁 및 캔틸레버를 사용해 1차 업그레이드를 완성합니다.

- 카트리지 안에는 팁을 비롯해 코일, 자석, 캔틸레버, 댐퍼, 바디 등 많은 부품들이 있는데, 팁이 그 정도로 카트리지 소리를 좌우하나요?

앤디 김 : 맞습니다. MC 카트리지는 구조가 대부분 비슷합니다. 팁과 캔틸레버를 빼고는 실제 제네레이터(코일+마그넷)는 다 동일합니다. 코일이 감기는 아마추어 재질로 루비를 쓰면 소리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다 마케팅입니다. 캔틸레버도 보론(Boron)이면 충분합니다. 다이아몬드나 루비, 이런 것은 다 사람이 만든 것이라 쉽게 부러집니다. 이에 비해 보론은 천연의 것이라 튼튼합니다.

- 팁은 어떻게 업그레이드를 하시나요?

 

앤디 김 : 팁은 마이크로 리지(MicroRidge) 타입의 다이아몬드 팁으로 바꿉니다. 마이크로 리지 타입이 최고이고, 그다음이 라인 컨택트(Line Contact), 시바타(Shibata), 하이퍼 일립티컬(Hyper Elliptical) 순입니다. 팁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본의 나미키(Namiki)와 오구라(Ogura), 2곳에서만 생산됩니다. 저는 10년 전부터 이 두 곳에서 정품을 구매해 쓰고 있습니다.

- 바디도 카트리지 소리에 영향을 주지 않나요?

앤디 김 : 물론 영향을 줍니다. 카트리지 코일이 움직일 때 미세한 바람이 생기는데, 예를 들어 데논 103의 경우 바디를 이루는 플라스틱이 얇기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고급 카트리지의 경우 누드 바디가 많습니다. 우드 바디를 입혀서 중역을 두툼하게 한다고 하지만, 이는 정석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레코드이고, 그다음이 바늘(팁+캔틸레버), 그다음이 포노앰프입니다. 쓰레기가 들어오면 쓰레기가 나올 뿐입니다.

- 예전 해외 인터뷰 기사를 보니 캔틸레버가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톤암의 유효 질량(effective mass)과 관련해 대표님이 언급하신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앤디 김 : 로우 컴플라이언스 카트리지에는 하이 매스 톤암을 매칭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이는 아주 기가 막힌 거짓말입니다. 모든 카트리지는 로우 컴플라이언스입니다. 그리고 톤암은 무조건 가볍고 짧고 얇고 강해야 합니다.

- 리팁을 하려면 현미경이 좋아야 할 것 같습니다.

2023 서울국제오디오쇼 니들 클리닉 부스 현장

 

앤디 김 : 현재 70배 확대 현미경을 쓰는데, 사실 배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또렷하게 보이느냐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현미경은 렌즈가 중요한데 제가 쓰는 것은 미국 보쉬 제품입니다.

 

- 향후 사업 계획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앤디 김 : 한국에서도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고객이 통보받은 한국 내 주소로 제품을 보내주시면, 제가 그 제품을 리팁해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시스템입니다. 접수에서 배송까지 최대 14일이면 됩니다. 한국어 웹사이트 (https://phonocartridgeretipping.com/ko/) 마지막 페이지의 "문의메일" 기입하신 후 발송해 주시면 주소 및 진행 절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보내드립니다.

 

- 끝으로 한국 아날로그 오디오파일 분들한테 전하실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앤디 김 : 레코드 재생 시 소리의 좋고 나쁨은 카트리지 본체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바늘(팁 + 캔틸레버)을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각 제조사에 따라서 카트리지 모양 및 가격이 많이 다르지만, 기본적인 구조나 성능은 거의 다 동일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어떤 등급의 바늘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각 카트리지마다 음질의 차이가 나고 판매가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현재 사용 중인 카트리지 소리가 마음에 안 드실 때, 또 다른 고가의 카트리지를 구매하시기보다는 리팁을 권해드립니다.

2부 : 이메일 인터뷰

2023 서울국제오디오쇼 니들 클리닉 부스 현장

 

이렇게 대면 인터뷰를 끝낸 후 앤디 김 대표는 필자에게 자신이 리팁한 데논 카트리지를 하나 건넸다. “직접 소리를 들어보고 평가해달라”는 것이었다. 확인해 보니 데논 DL-55 II MC 카트리지다. 필자의 아날로그 시스템(쿠즈마 Stabi S 턴테이블, 쿠즈마 4point 9 톤암, 올닉 H-5500 포노앰프)에 투입, 소리를 들어보니 확실히 소리가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고운 입자의 음, 그러면서도 밀도가 단단한 음으로 바뀌었다. 다음은 이후 필자와 앤디 김 대표 사이에 오고 간 이메일 인터뷰 내용이다.

 

- 데논 리팁 카트리지가 말씀하신 대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줬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팁과 캔틸레버로 업그레이드된 것인가요?

앤디 김 : 지금 김편씨가 듣고 계신 것은 나미키의 마이크로 리지 팁과 보론 캔틸레버로 리팁된 DL-55 II입니다. DL-55 II의 리팁된 소리는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300만~500만원 카트리지 소리보다 나으면 나았지 절대 못하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니들 클리닉의 목표는 카트리지의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고가의 카트리지도 당연히 리팁하고 있지만, 저가 카트리지를 리팁할 때 부가가치가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미국 고객분은 "이렇게 소리가 달라지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새 카트리지를 사 온 첫째 날 일부러 바늘을 부러뜨려 보냈을 것이다"라고까지 말했습니다.

 

- 캔틸레버도 나미키 제품을 쓰시나요?

앤디 김 : 보론 캔틸레버의 경우 인도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본 회사 입장에서는 OEM 방식으로 생산한 것이지요.

 

- 리팁이 완성된 카트리지 테스트는 어떤 오디오 시스템으로 하시는지요. 그리고 이 리스팅 테스트 때 가장 중요시해서 체크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사진 1. 앤디 김 니들클리닉 대표의 리팁 카트리지 테스트용 오디오 시스템

 

앤디 김 : 리팁이 완성되면, 저의 테스트용 오디오에서 마지막 청취를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 다음 3가지입니다. 1) 각 채널당 사운드 페이즈(sound phase) 및 출력 레벨, 2) 최적의 서스펜션 탄력성, 3) 전자력 적정성 여부. 테스트용 오디오는 탄노이 FSM(Fine Studio Monitor)와 이 스피커를 트라이 앰핑하는 매킨토시 MC225, MC240, 콘래드존슨 Power Amp입니다. 프리앰프는 쓰레숄드 제품입니다. 

 

- 이번 서울국제오디오쇼 참가 소감은 어떠셨나요?

앤디 김 : 저로서는 항시 해왔던 바늘 관련 리팁 일이지만,  어떻게 하면 일반 아날로그 마니아분들한테 소개할까, 또 그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리팁’ 하면 떠올리는 생각이 ‘바늘이 부러지면 다시 재생 수리하여 살려놓는 일’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요. 일례로, 데논 카트리지의 경우 미국에서 리팁시 대략 $350~$450(가장 고품질 스타일러스 채택) 정도인데,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46만~60만원 수준이 됩니다. 30만원 수준의 데논 카트리지를 10만이나 15만원 정도가 아니라 60만원을 들여 수리한다고? 부스를 찾으셨던 분들 대부분이 이해하기 어려워하셨던 부분입니다. 이에 대한 보충 설명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 추후 한국 방문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앤디 김 : 지난 40년 동안 개인적인 여행이든, 사업목적이든 꾸준히 1년에 봄가을, 2번 정도는 한국을 방문해왔습니다. 돌아오는 가을(10월경)에도 2, 3주 일정으로 다시 방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처럼 오디오 관련 일로 고국 방문은 처음이었는데, 오디오쇼 참가도, 김편씨와 인터뷰도 항상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Needle Clinic

업체명 Needle Clinic
홈페이지 phonocartridgeretipping.com
문의전화 070-7899-5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