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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클럽 382회 시청회 후기 - Qln과 Nagra가 만나다

by onekey 2024. 12. 20.

https://blog.naver.com/h2kim59/223287897199

 

하이파이클럽 382회 시청회 후기 - Qln과 Nagra가 만나다

382회 시청회의 Qln 스피커와 나그라(Nagra) 앰프들은 정말 생소한 제품들이다. 그 사운드는 물론 이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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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떡  2023. 12. 9. 23:12
 

 

 

382회 시청회의 Qln 스피커와 나그라(Nagra) 앰프들은 정말 생소한 제품들이다. 그 사운드는 물론 이름조차도 생소한 제품들이다. 아마도 올해 들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제품들인 것 같다. 시청회 소개 글에 보인 Qln 스피커와 나그라 앰프들의 모습은 낯설지는 않았다. Qln Signature 스피커는 90년대 크기는 작지만 그 훌륭한 사운드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윌슨 오디오(Wilson Audio)의 와트(WATT)를 생각나게 하였다. 자세히 보니 와트보다는 희미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아르테미스(Artemis)의 에오스(EOS)라는 스피커와 거의 쌍둥이 같은 모습이었다. 두 스피커 모두 크기는 작지만 들려주었던 사운드는 하이엔드 사운드였다는 기억이 있을 뿐 지금은 모두 전설 속의 스피커들이다. Qln Signature도 과거의 명기들과 같이 깜짝 놀랄만한 소리를 들려줄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Nagra 앰프들의 첫인상은 마치 프로용 기기들을 보는 것 같았다. 녹음 현장에서 가지고 다니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지나치게 크고 무겁지 않도록 콤팩트한 모습은 음악 감상용 하이엔드 앰프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은 현대적인 세련미를 품고 있으나 우리들은 아날로그 기기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혹시 프로 스타일의 정직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저렇게 자그마한 앰프에서 큼지막한 앰프에서 들려주던 여유 있는 소리를 들려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난주의 mbl 9008A 파워앰프와 emmLabs MTRX Reference 모노 파워앰프도 그랬지만 거의 항공모함급의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겉모습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 사운드는 크게 기대가 된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주로 들어온 홈 오디오 들은 하이엔드급 플로어 스탠드 스피커들과 크고 무거운 모노블록 파워앰프들이었으며 그러한 앰프들이 대부분 만족할 만한 소리를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오디오에 있어서는 거의 크기가 큰 제품들이 가격은 비싸지만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기억들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작은 크기의 오디오들은 대부분 크기에 걸맞은 조금은 가벼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선입견도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Qln

Qln은 필자는 물론 오디오에 관심을 가지고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던 분들에게도 정말 생소한 브랜드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머나먼 스웨덴이라는 북구의 나라의 스피커이기 때문이라고 짐작해 볼 뿐이다. Qln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역사가 깊은 브랜드다. 그러면 Qln과 Qln의 플래그십 모델 Signature에 대해 알아보겠다.

Qln의 브랜드명은 창업자인 라스 큐미클룬드(Lars Qvicklund), 닐스 릴예로스(Nils Lijeroth)의 이니셜을 따온 것이다.

Qln의 의미는 창립자의 이름인 Nils Lijeroth와 Lars Qvicklund의 이니셜 N, L, 및 L, Q가 Qln이 되었다. Qln은 사운드 스테이지를 가장 잘 재현하기 위해 스피커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로 1977년에 시작되었다. Lars는 80년대 중반에 스웨덴을 떠나 미국으로 갔으며, Nils는 1986년부터 1999년까지 근무했지만 2014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Qln의 현 수석 엔지니어이자 오너인 매츠 앤더슨(Mats Andersen)

 

현재의 소유자인 Mats Andersen은 1982년에 디자이너로 합류했으며, 1986년에 Qln의 대표가 되었다. 이러한 근본적인 목표는 50년이 다 되어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으며, 제품을 개선하고 연구 결과를 활용하는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80년대 초반부터 Qln은 유럽, 북미 및 극동 지역에서 활동해 왔으나 동방의 먼 나라에게까지 알려지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러나 Qln만의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리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급업체와 협력하여 드라이버 유닛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기술 개선을 모색해 왔다. 그리고 Qln은 여전히 지금까지도 음악 자체가 청취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주요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다.

Qln의 정신은 의사소통이 향상될수록 재생된 음악이 원래 연주에 더 가까워진다는 굳은 믿음의 실현이다. 또한 Qln은 집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믿음을 가지고 Qln의 스피커는 거실 등 사용 장소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한다. 오늘날에도 설립 취지인 가정에서 사운드 스테이지를 가장 잘 재현하기 위한 스피커를 넘어 'Qln으로 스피커가 아닌 음악을 듣기를 원합니다.'라는 것을 실현하고 있다.

Qln Signature 스피커

Qln Prestige 라인업. 왼쪽부터 Prestige One, Prestige Three, Prestige Five 스피커

 

Qln의 스피커는 매우 단출하여 최고 등급의 모델인 Qln Signature을 비롯하여 바로 아래 등급의 Prestige 모델만이 있다. 전체 모델은 Signature 1개 모델과 프레스티지 3개 모델이 있는데 시그너처는 북쉘프 타입이고 프레스티지 모델도 북쉘프 1개 모델과 톨보이 2개 모델이다. 이 모델들은 모두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으며 요즘같이 천정부지를 모르고 치솟는 오디오 시장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Qln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그 사운드가 아니라 Qln의 진정한 가치가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아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Qln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스피커에 적용된 Qln의 기술은 "완벽한 시간 정렬 및 최소 배플 영역"을 위한 뒤로 경사진 모양의 배플과 Qboard®의 캐비닛 구조이다. 이 기술들이 Qln 스피커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래는 Qln의 스피커에 적용된 독자적인 기술들로 간단하게 그 내용을 알아보겠다.

완벽한 시간 정렬

시간축 정열 즉 타임 얼라인먼트(time-alignment)이란 드라이버의 음향 중심이 서로 다른 스피커 드라이버에서 출발된 소리가 청음자의 귀에 동시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하여 드라이버에 대한 시간 보상을 하는 것을 말한다. 배플에 장착되어 있는 드라이버들의 위치는 청음자의 귀의 위치와 같은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즉 각 드라이버에서 방사되는 소리가 같은 시간에 청음자의 귀에 도달하도록 음향축에서 시간을 일치 시키는 것을 타임 얼라인먼트(time-alignment)라고 한다. 많은 스피커들이 어떤 방법으로든지 타임 얼라인먼트(time-alignment)를 적용하고 있으나 윌슨 오디오가 타임 얼라인먼트(time-alignment)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이다. Qln도 적극적으로 타임 얼라인먼트(time-alignment)를 적용하고 있다.

 

타임 얼라인먼트(time-alignment)는 음악 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스피커의 드라이버는 음향적으로 위상이 같아야 한다. 이는 경사진 시간 정렬 배플을 통해 달성된다. 트위터의 높은 주파수가 우퍼의 낮은 음보다 먼저 도착하면 초점과 선명도를 잃게 된다. 고음 레벨을 높여 더 많은 디테일을 얻은 것 같은 속임수를 쓸 수 있지만 그러면 음조 균형이 떨어지고 자연스러움이 부족하여 진정한 음악 재생에서 멀어진다. 타임 얼라인먼트(time-alignment)는 측정할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여전히 음악 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우리는 더 깊고, 더 넓고, 더 안정적인 사운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Qboard®

Q-board의 댐핑 효과를 나타낸 그래프. 왼쪽부터 일반 인클로저 패널, Q-board

 

모든 스피커의 핵심적인 문제는 인클로저의 진동과 이로 인한 왜곡을 어떻게 억제하느냐이다. 그래서 많은 스피커 업체에서는 알루미늄과 같은 단단한 금속을 사용하기도 하고 윌슨 오디오같이 특별한 복합물질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클로저의 재질은 단단할 뿐만 적당한 진동을 흡수할 수 있는 댐핑의 특성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상반된 특성을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인클로저의 진동을 잡은데 Qln이 적용한 기술은 Q-board®이다. Qln의 핵심 디자인 철학은 오직 드라이버만이 사운드를 생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피커에서 사용되는 유닛과 크로스오버는 물론 인클로저에서 발생하는 진동은 마이크로 및 매크로 레벨 모두에서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Qln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은 캐비닛 설계이다. 스피커 캐비닛은 단단하고 조용해야 하나 이를 달성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금속과 같은 대부분의 단단한 재료는 내부 감쇠가 낮고 목재와 같이 내부 감쇠가 높은 재료는 스피커 캐비닛 디자인에 비해 너무 부드럽다.

Q-board에 전해진 진동은 점탄성 접착제로 인해 열로 바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수행되는 방법은 단단한 재료를 사용하고 캐비닛 내부에 역청 또는 유사한 라이너와 같은 댐핑 재료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효과가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은 아니다. Qln는 Q-board®라고 불리는 샌드위치 디자인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였으며 이는 댐핑 재료가 내부에 배치되어 있는 샌드위치 보드로 캐비닛을 구성하는 보드이다. 인클로저 제작에 Q-board®를 사용하면 진동이 최적으로 감쇠되고 억제되며 소음이 크게 감소된다. 캐비닛의 진동이 열로 변환되는 Q-board®를 활용하면 다른 어떤 소재보다 잔여 진동을 훨씬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Q-board®는 1984년에 출시되었으며 지금까지 Qln 스피커의 인클로저는 Q-board®를 사용한 캐비닛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Qln Signature 스피커

Qln Signature

대부분의 스피커 브랜드의 공동적인 특징은 그 브랜드의 가장 최고의 모델은 가장 크기가 큰 유닛을 장착한 커다란 크기의 플로어 스탠드 모델로 그 겉모습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모델임을 알 수 있는 위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Qln은 큰 크기의 플로어 스탠드 모델이 없기도 하지만 북쉘프 모델이 브랜드의 최고의 모델이며 이러한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북쉘프 스피커는 일반적인 인식이 오디오 입문자들이 사용하는 가격은 접근하기 쉽지만 그 성능은 제한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동안 윌슨 오디오의 와트처럼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하이엔드 급의 북쉘프 스피커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 브랜드의 최고의 스피커는 아니었다. 그러나 Qln은 북쉘프 타입인 Signature를 최고 등급의 스피커로 소개하고 있다.

Qln Signature는 갑자기 혜성같이 등장한 스피커는 아니다. 1986년부터 현재까지 이미 5세대 동안 그 사운드를 갈고닦아 오늘의 Signature 5세대에 아른 기술적인 면은 물론 사운드 면에서도 완성도 높은 스피커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우리는 Qln Signature의 역사보다는 사운드가 더 궁금하기 때문에 자세한 역사는 생략하겠다. Qln Signature는 오늘날까지 발전시켜 온 Qln의 이상을 가장 철저하게 반영된 Qln의 최고의 스피커이다. Signature의 이상은 잘린 피라미드 캐비닛 디자인을 통해 모니터 스피커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이다. 시간 정렬 드라이버, 최소 배플 표면적, 최소 캐비닛 공명, 위상 일관성 크로스오버, 스피커와 앰프의 임피던스 매칭 등을 통해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의 선두에 있는 제품이다. 피라미드 형태로 기울어진 배플은 우퍼와 트위터 사이의 완벽한 시간 정렬을 제공하며, 표면적이 최소화된 경사진 잘린 피라미드 캐비닛 상단은 캐비닛 내부의 배플 효과와 ​​정재파를 억제한다. Signature 캐비닛은 Qln의 고유한 Qboard® 기술로 완벽하게 구성되어 음향실의 구조적 공진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그 결과 녹음 환경의 깊이와 공간적 표현과 같은 실제와 같은 3차원 스테레오 이미지가 만들어 낸다.

왼쪽부터 Qln Signature 스피커에 투입된 7인치 Kevlar® 미드 우퍼와 25mm 폭의 서라운드 트위터

왼쪽부터 Qln Signature 스피커의 크로스오버에 투입된 부품들

 

Signature에 사용된 드라이버 유닛은 Scan Speak에서 공급받는 Qln의 특성에 맞게 제조된 전용의 7인치 Kevlar® 미드 우퍼와 25mm 폭의 서라운드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 크로스오버는 트위터 부품용 구리 필름 커패시터로 바이패스된 비유도 커패시터를 사용하여 일정한 임피던스를 유지하도록 하였다.

 

내부 음향 감쇠를 위해 합성 섬유 재질이 아닌 천연 양모를 사용고, 스피커 터미널은 최고 등급의 은도금 구리로 제작된 WBT Nextgen® 커넥터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는 고급 스피커 브랜드에서 사용되는 공통적인 특징으로 기술적으로 크게 두드러지는 점이 없다. 심지어 아래 등급의 프레스티지 라인의 스피커가 사양은 더 뛰어나기도 하며, 보급형 스피커에서도 제공하는 바이와이어링은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Signature는 사용된 부품이나 드라이버 유닛이나 사양이 아니라 이를 조합하여 만들어 내는 사운드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Qln Signature 사양

형식 : 2웨이 위상반전형 스피커

인클로저 : Qboard® Qln 고유의 다층 댐핑 캐비닛 기술

유닛 : 25mm 소프트 돔 트위터, 184mm Kevlar® 콘 우퍼

감도: 87dB (100Hz ~ 10kHz)

주파수 대역 : 38Hz ~ 30KHz Hz -3dB

임피던스: 8Ω

앰프 요구 사항: 50 ~ 250W RMS

단자 : WBT 단일 와이어링

크기( HxWxD): 448x280x480mm

무게: 각 31.0kg

마감: 월넛 매트, 월넛 벌 피아노

Nagra

Nagra 앰프의 첫인상은 스위스 앰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밀한 금속 가공 기술로 만들어진 단단해 보이는 외관을 가지고 있으나, 거기에 아날로그의 감성이 추가된 다른 어떤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의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다. 그러나 나그라 앰프들의 인상은 홈 오디오보다는 프로 오디오 제품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는 없었다. 홈 오디오는 하이엔드 쪽으로 갈수록 아름다운 제품들도 많지만 크기가 일반적인 오디오 제품들보다는 비교불가급으로 커지며 필자를 비롯하여 사람들은 이 크기와 무게가 곧 그 제품의 성능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그라의 제품들을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보면 예쁘기는 하지만 그 성능이 과연 크기의 편견을 깨버릴 만큼 될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나그라의 제품들은 외관뿐만 아니라 외관 및 회로 디자인 및 제조 방법까지 나그라 설립 초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프로 기기의 유산을 이어받아 제품에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그래서 폼 나게 크고 멋진 외관보다는 실용적이고 이동하기 쉬운 자그마한 외관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안정적이고 콤팩트한 내부 설계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크기가 작다고 성능을 크기에 맞게 만들지는 않는다. 어떠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해야 하는 프로 기기의 정신이 기기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거대한 전원부로 어필하기보다는 SMPC(스위칭 파워 서플라이)에 주로 사용되는 PFC(Power Factor Correction)를 채용하여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효율적인 파워부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주로 보급형 기기에서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사용되는 출력단을 새시에 직접 장착하여 새시를 방열판으로 사용하는 구성을 과감하게 채용하여 콤팩트한 구성을 가능하게 했다.

 

프리앰프에서는 진공관 증폭 방식을 채용하여 진공관 앰프의 전통을 이어가고, 파워 앰프는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보다 나은 음질을 추구하기 위해서 나그라의 제품들이 공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PSU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 콤팩트하면서도 프로 기기와 같은 튼튼하면서도 안정적인 동작으로 보장되도록 설계되고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 만들어지고 있다. 홈 오디오와는 달리 휘황찬란하고 커다란 위압감을 지닌 아름다움이 아니라 미니멀하면서도 성능 면에서는 양보가 없는 사운드를 지녔다. 그래서 하이엔드 앰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D 클래스 증폭 앰프나 전원부에 PFC 회로를 과감하게 채용하여 최고의 효율을 추구하는 전원부 등 다른 하이엔드급 홈 오디오에서 찾아볼 수몰 수 없는 구성으로 나그라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다.

Nagra Classic 프리앰프

Nagra Classic PREAMP’의 외관은 일반적인 진공관 프리앰프처럼 보이지 않고 마치 솔리드스테이트 프리앰프처럼 매우 슬림 해 보인다. 그리고 하이엔드 프리앰프들이 그러하듯이 앰프의 전원은 별도의 새시에 분리되어 있다. 또한 진동에 민감한 프리앰프이기에 진동 방지 받침도 제공하는 근본적인 것에 세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그 외관은 정밀하면서도 아날로그 스타일의 감성을 느끼게 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자그마한 크기의 전구색 불빛이 비치는 미터와 셀렉터와 볼륨 노브는 레트로 스타일의 느낌과 현대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아름다움은 나그라의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그라 Classic PREAMP는 초단관에 쌍3극관 12AX7을 채널당 1개씩 쓰고, 프리아웃관으로 역시 쌍3극관인 12AT7을 채널당 1/2개씩 쓴 클래스 A 진공관 라인 프리앰프이다. 사용 진공관의 구성은 많은 진공관 프리앰프에서 예전부터 즐겨 사용되어온 것들도 특별한 진공관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조금 특별하게 생각되는 점은 솔리드스테이트 증폭 전용 헤드폰 앰프와 단자를 전면에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음질을 중시하는 하이엔드 형 프리앰프에서는 헤드폰 단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헤드폰 기능도 녹음 현장에서 녹음 상태를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프로 기기의 유산인 것이다. 전면 작은 스위치를 통해 출력 게인을 0dB와 12dB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서로 다른 소스 기기의 출력 레벨에 따라 일일이 볼륨 레벨을 조절하지 않고 적절히 레벨을 맞출 수 있는 기능이다.

가장 파격적이라 생각되는 것은 전원부 구성 방식이다. 통상 진공관 프리앰프에는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를 중심으로 한 리니어 전원부를 사용하는 것이 거의 국룰과 같은 데, Classic PREAMP는 일종의 스위칭 파워서플라이(SMPS)를 내장하고 옵션으로 외장 파워서플라이 ‘PSU’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스위칭 파워서플라이(SMPS)는 효율이 좋고 작은 크기로 구성할 수 있으나 스위칭시에 발생하는 노이즈 문제로 파워앰프에서는 물론 소신호를 다루는 프리앰프에서는 사용하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전원부이다. 스위칭 내부 사진을 보면 내장 파워서플라이는 좌우 채널을 분리, 각각에 대형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를 아낌없이 투입한 구성이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내장 파워부를 사용하지 않고 별도 분리된 PSU를 사용하여 전원을 공급하였다.

 

Classic PREAMP의 입출력은 진공관 프리앰프이지만 4개의 RCA 입력과 1개의 XLR 입력을 제공한다. 출력 단자는 모노 블록 솔루션을 위해 필요한 경우 2개의 XLR 및 1개의 RCA 출력으로 클래식 앰프를 2대의 파워앰프에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외장 파워서플라이 ‘PSU’의 연결 단자는 프로 기기에서 주로 사용되는 결합 기능이 우수한 레모 단자이다. 레모 단자는 홈 오디오기기에서는 호환성이 많이 떨어지나 결합성이 우수하여 초기 마크 레빈슨 앰프에서 사용되었던 단자이다. 물론 외장 PSU는 아날로그 파워 회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Classic PREAMP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Nagra Classic Pre Amplifier 사양

입력 : XLR. RCA 1 to 4

출력 : 2 x XLR, 1 x RCA

주파수 대역 : 10 Hz – 50 kHz (+0 / -0.5 dB)

다이내믹 레인지 : 125 dB (Gain at +12 dB) 이상

크로스토크(Crosstalk) : 85 dB 이상

전고조파왜율(THD): 0.01% 이하 at 1 kHz out, no load

입력 임피던스 : 50 KΩ

출력 임피던스 : 6 Ω

진공관 (selected by Nagra Laboratory) : 2x 12AX7 / ECC83, 1x 12AT7 / ECC81

전원 : 115 V or 230 V AC input

크기 : 379 x 277 x 76mm

무게 : 4.9 Kg

Nagra Classic 파워앰프

‘Classic AMP’ 파워앰프는 일단 외관상 ‘Classic PREAMP’에 비해 심플하다. 좌우 채널 출력을 나타내는 자그마한 모듈러 미터와 ON/MUTE/AUTO/OFF 스위치만 전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면에는 입력단자로 XLR 1조, RCA 1조, 스페이드 단자 전용의 카다스 스피커 터미널 1조가 마련됐다. 그러나 나그라의 혈통임을 드러내는 크지는 않지만 단단한 알루미늄 새시에 레트로풍의 레벨 미터를 장착하고 있다. 외관을 보면 스위스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단단하고 정밀함이 느껴진다. 거기에 레트로풍의 마치 레코더와 같은 느낌의 단아한 레벨 미터와 독창적인 디자인의 스위치는 나그라의 시그니처이다.

 

출력은 채널당 클래스 AB 증폭 방식이나 최근의 하이엔드 파워앰프에 비하면 그리 대단하게 생각되지 않는 클래스 A 증폭 구간이 10W이며 총 출력은 100W/8옴, 200W/4옴이다. 물론 브릿지 모드로 200W를 출력할 수 있으나 이 정도의 출력으로 스피커를 잘 구동할 수 있을까 아니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수 있을 정도이다. 요즘 웬만한 인티앰프도 100W 이상의 출력을 내주는 앰프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나그라 앰프의 크기가 크지 않으니 그 의심이 더 한 것 같다.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튼튼한 전원부를 구축해 놓은 커다란 앰프가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는 생각이 경험상으로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들어보면 이러한 선입견이 얼마나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나그라 파워앰프의 구동력은 충력이나 크기를 잊을 만큼 인상적이다. 거기에 특유의 맑고 투명한 소리는 스위스산의 제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부 설계를 보면, 전원부는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와 브릿지 다이오드를 거쳐 좌우 채널 각각에 대칭 형태로 배치된 공심 코일과 PFC(Power Factor Correction) 필터단, 총 300,000μF의 대형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 3개로 이어지는 구조다. PFC 필터단은 교류 전기에서 나타나는 전압과 전류 사이의 위상차를 보정, 메인 전원으로부터 사실상 디커플링 상태를 유지해 준다. 출력단의 MOSFET(좌우 채널 총 4개)이 알루미늄 상판 섀시 안쪽에 붙어 이 상판을 일종의 히트싱크로 활용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Classic AMP’ 파워앰프는 크기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도시락 크기만큼 밖에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자그마하다. 외관으로는 구동력이 그다지 좋을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들은 관습적으로 크고 무거운 앰프가 구동력이 우수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매킨토시처럼 전면 판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큼지막한 출력 메터가 아니라 자그마한 크기의 출력 메터 또한 귀여워 보이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Classic AMP’ 파워앰프는 맹수의 발톱을 숨기고 있는 작은 거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탄탄한 구동력은 아주 낮은 감도를 가진 괴물 스피커가 아닌 이상 거의 모든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레트로풍의 작고 귀여운 외모와 달리 스피커의 소리를 자연스럽게 풀어 주기보다는 조여지는 스타일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Classic Power Amplifier 사양

출력 : 100W/8 Ω

주파수 대역 : 10 Hz ~ 80 KHz, +0 / -3 dB

크로스토크 : 70 dB 이상

신호대잡음비(SNR) : 110 dB

전고조파왜율(THD+N) : 0.05% 이하

입력 임피던스 : 100 KΩ 이상

자동 안전 차단 : 10 mV 이하의 직류 자동 차단

방출 열 온도 : +60°C 이하

스피커 DC 차단 : 약 ± 2.5 VDC

전력 소비 : 최대 400W

크기 : 277 x 395 x 174mm

무게 : 18 Kg

전원 : 90 ~ 110 V or 110 ~ 132 V or 180 ~ 264 V. 50 ~ 60 Hz

dCS

dCS가 가정용 오디오 시장에 소개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디지털 오디오 영역에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dCS는 하루아침에 해성과 같이 등장한 브랜드가 아니다. 우리가 짐작하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오래전부터 디지털 음원과 관련된 분야에서 기술을 갈고닦아 비로소 우리에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영국에서 dCS가 탄생한 것은 디지털 장비로 한때를 풍미했으나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와디아(Wadia)보다도 1년 빠른 1987년에 설립되었다. dCS는 영국 군용 위성이나 화상 데이터를 처리하던 기술을 기반으로 오디오용 A/D 컨버터를 개발하여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프로용 장비로 사용되었다. 1997년 세계 최초로 24비트 D/A 컨버터 dCS950를 개발하는 등 디지털 장비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그리고 1997년 가정용 하이엔드 디지털 오디오 기기인 엘가(Elgar) DAC를 발표할 즈음에는 이미 전 세계의 저명한 스튜디오에서 dCS 제품이 대세가 되어 있었다. 2010년 경에는 프로용 디지털 오디오 기기의 생산을 중단하고 가정용 하이엔드 디지털 오디오 기기에 전념하게 된다. 2012년에 등장한 제품이 하이엔드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인 비발비(Vivaldi)였다. dCS의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은 SACD/CD 트랜스포트, DAC, 업샘플러/렌더러, 클록 제네레이터로 구성되어 있다. 2015년에 로시니, 2020년에 스트리밍 기능이 통합된 바르톡, 2022년 APEX 버전, 2023년 헤드파이 시장을 겨냥한 Lina를 발표하며 dCS의 핵심기술 링 DAC 성능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dCS의 제품들은 사양보다는 음질에 더 중점을 두고 모든 제품에 최고의 디지털 음질을 추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 모 시연회에서 dCS의 관계자가 참석했는데 참석자 중의 한 분이 dCS는 왜 저가형 DAC에서도 자원하는 32bit 사양을 지원할 계획이 있는지 물었는데 dCS 담당자의 답변은 현재 음원 시장에서 32bit를 지원하는 음원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32bit를 지원하는 음원이 많아지면 dCS도 당연히 32bit를 지원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dCS는 고도의 사양으로 마케팅하기보다는 음질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이 링 dCS라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았다.

dCS Lina DAC

일반적인 홈 오디오 시장 중에서 헤드 파이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소형화된 dCS Lina DAC를 발표한다. 기존 dCS의 DAC 크기의 절반도 되지 않는 콤팩트한 크기에 dCS의 이전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DAC 기능을 넣었다. Lina 시스템의 가장 흥미로운 요소 중 일부는 타협 없는 디자인을 더 작은 섀시 크기에 수용할 수 있었던 방법이다. 예를 들어, Lina DAC는 접이식 보드 설계를 갖춘 dCS Ring DAC를 완벽하게 구현한 것이다.

Lina 마스터 클럭은 Rossini 마스터 클럭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며 더 작은 Lina 섀시에 들어 있다. 클로킹은 전원 공급 장치, 고속 신호 처리 및 변조를 포함한 디지털 회로를 메인 오디오 클록과 동기화하고 정확히 동시에 작동하도록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지터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네트워크 또는 USB 입력을 사용할 때 음질을 향상시킨다.

 

선택한 입력에 따라 네트워크 DAC는 최대 384kHz/32비트 및 DSD128의 파일 형식을 처리할 수 있으며 DXD 또는 DSD로 선택 가능한 업샘플링을 제공하고 PCM 작동에서는 2개의 디지털 필터, DSD에서는 4개의 디지털 필터를 선택할 수 있다. 완전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가 아닌 DSP에서 세 가지 크로스피드 설정도 가능하다.

 

Lina Network DAC 특징

Roon, TIDAL, Qobuz, Spotify, Deezer, AirPlay 등을 통한 고해상도 스트리밍 지원

유명한 dCS Ring DAC 시스템 포함

dCS Expanse 기술은 향상된 교차 공급 옵션을 제공

탐색용 터치스크린 UI, dCS 모자이크 앱을 통해 시스템 제어 가능

사운드

사운드를 이야기하기 전에 오늘 시연하는 오디오들의 아름다운 디자인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 Qln Signature의 사다리꼴 모양의 호두나무 벌의 아름다운 무늬에 두텁게 올려진 래커의 은은한 광택으로 매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나그라의 미니멀하지만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품위가 느껴지는 모습은 오디오 시스템이 위압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고 자꾸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친근감을 준다. 오디오의 디자인이 개인마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기는 하지만 이 디자인의 스피커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 크기가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라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거실에서도 잘 어울리고 가족들도 좋아할 것 같은 디자인이다. 사실 북쉘프 스피커 치고는 아담하기보다는 좀 큰 크기이다. 또한 나그라의 앰프들은 거실 어디에 놓아도 부담스럽지 않고 또한 그 외양은 아름다워 디자인만 생각한다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할 수 있다.

 

 

Qln Signature와 Nagra Classic 앰프와의 사운드에 대해 생각하면서 쉽게 리뷰를 쓰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사운드의 개별적인 특성은 나무랄 데 없이 좋았다. 사운드 스테이지도 넓게 펼쳐지고 대역 밸런스도 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난주에 들었던 MBL 시스템의 사운드에 대한 후폭풍이었던 것 같다. MBL 시스템의 사운드로부터 미쳐 빠져나오지 못하고 비교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가격을 생각하면 비교를 할 수가 없는 차이가 있는 매칭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절대적인 사운드로 비교를 하니 만족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전체 시스템 가격으로 비교해도 최소 3배 이상이고 단순 가격으로 비교해도 수억원 이상 비싼 제품과 사운드를 비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Qln의 플래그십 모델 Signature 스피커는 좁은 배플에 안길이가 긴 모습이 전형적인 음상형 스피커의 모습으로 그 사운드가 어느 정도 짐작이 되었으나 나그라 앰프와 매칭은 어떤 사운드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Qln의 플래그십 모델 Signature와 나그라 앰프가 만들어 내는 사운드는 예상한 대로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와 선명한 사운드가 펼쳐진다. 특히 북쉘프 스피커의 최대의 약점인 저음은 13평 정도의 시청실을 부족하지 않게 가득 채우고 저음의 대역도 오늘 시연한 곡들에서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운드의 스피드는 고속의 하이 스피드는 아니지만 또 느리지도 않다. 음색은 중립적에서 약간 밝은 편으로 모든 음악을 즐겁게 들려주었다. 한마디로 중립적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이 중립적이라는 표현이 우리말로는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는 측면이 있는 데 영어로는 Nutural이라고 하며 부족하거나 넘치지도 않는 적당한 표준적인 사운드라는 말이다. 오디오에서 이 부족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다는 것은 중요하면서도 구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물론 노이즈와 왜곡이 없어야 하고 저역, 중역, 고역의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한다. 그래서 중립적이라는 말은 오디오에서는 평범하다는 뜻이 아니라 밸런스가 우수하다는 뜻이다.

 

Qln Signature가 Nutural 한 소리를 들려주는 데는 인클로저의 정재파를 억제하기 위한 사다리꼴 모양의 형상과 인클로저의 진동을 흡수하는 Qboard®라는 재질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크지 않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31Kg이나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스피커의 진동을 인한 왜곡을 줄이게 된 결과 소리가 순수해진다. 그러면 스피커의 성향이 중립적으로 되며 정확하게 소리를 전달하는 모니터 스피커와 같은 특성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Qln Signature는 자연스러운 느낌의 사운드를 추가한 것 같다. 사실 오디오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하면 소리가 선명함을 잃어버리고 흐리멍덩해지기 쉽다. 그렇다고 선명함을 추구하면 쩽하고 짜릿한 사운드를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자연스러움을 잃어 바린다. 그런 면에서 Qln Signature은 자연스러움과 선명한 사이에 절묘한 밸런스를 가진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이것이 Qln Signature의 최대의 장점인 것 같다.

La Vie En Rose - Louise Armstrong

 

일반적으로 녹음 연도가 오래된 옛 녹음은 오디오의 시연곡으로 잘 선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하이엔드 오디오일수록 그리고 모니터 성향이 강한 시스템일수록 녹음의 단점을 여지없이 드러내어 좋게 들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소 오래된 녹음의 루이스 암스트롱의 노래와 연주이나 선명함이 살아 있고 소리가 경질로 흐르지 않는다. 암스트롱의 트럼펫 연주는 다소 경질의 느낌이 있지만 생생함이 살아 있고, 스트레이트한 느낌이지만 재즈의 리듬을 타고 그루브를 넘나드는 느낌이 재즈의 맛에 흠뻑 빠지게 한다. 피아노 연주도 오래된 녹음의 흐릿함보다는 투명함이 살아 있고 베이스는 단단함이 부족한 편이나 무르고 애매모호하지는 않다. 암스트롱의 보컬은 예민하고 경질의 치찰음이 살짝 느껴지기는 하지만 생생하다. 오래된 녹음의 진정한 옛날 맛은 살짝 부족하지만 우수하지 않은 녹음에서도 노래의 맛을 잘 살려 내는 듯하다.

Maxiane - Donald Fagen

도널드 페이건(Donald Fagen)의 노래는 처음 들어보는 곡으로 생소하다. 최근 오디오 테스트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도널드 페이건(Donald Fagen)의 앨범 《The Nightfly》에 수록된 곡으로 테너 색소폰에 마이클 브레커(Michael Brecker), 트럼펫에 랜디 브레커(Randy Brecker) 그리고 리드 기타에 래리 칼튼(Larry Eugene Carlton), 베이시스트 마커스 밀러(Marcus Miller), 드럼은 제프 포카로(Jeff Porcaro) 등 재즈 연주자로서 기라성 같은 멤버들이 참여한 앨범이다. 도널드 페이건의 리드 보컬과 신시사이저를 연주했다. 다양한 악기가 사용되었고 중첩된 보컬은 고해상도와 섬세함을 갖추지 않으면 제대로 재생하기 쉽지 낳은 연주이다. 건반과 드럼을 기본으로 각 악기가 모두 한꺼번에 총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음색 특성이 모두 다른 악기들이 사이사이 등장했다 빠지는 소리를 놓치지 않고 잘 잡아내다. 도널드 페이건(Donald Fagen)의 보컬은 멀티 트랙 보컬로 부드럽게 중첩되는 느낌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으며 곡의 반주와 리듬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데도 복합적인 관계를 잘 풀어내어 들려주었다.

Hotel Califonia - Eagles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말 많이 듣던 곡이고 오디오 시연회에서도 많이 듣던 곡이다. 1976년 12월에 발표한 《Hell Freezes Over》 앨범에 수록된 이글스(Eagles)의 대표적인 곡으로 사랑이라는 테마가 쾌락주의로 변해버린 상황을 꼬집은 곡이다. 지치고 피로해진 웨스트 코스트에서의 감정이 여기에 담겨 있고, 퇴폐와 타락이 만연한 시간과 상황이 여기에 기록되어 있다. 이 공연은 이미 전성기가 지나 재결성한 백발이 성성한 이글스의 공연이지만 젊은 시절과 달리 무조건 힘으로만 밀어붙이지 않고 음악을 아름답게 조탁해 가는 성숙함이 이글스의 공연 중에서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공연 현정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주는 라이브 공연이다.

베이스와 킥 드럼의 단단한 저음의 위압감이 대단하기는 않지만 관중들의 박수와 휘파람 소리가 따갑게 경질로 들리지 않는 것이 스피커의 성향이 선명함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관중의 박수 소리가 아니더라도 사운드 스테이지가 넓게 펼쳐지며 오른쪽의 베이스 뒤쪽의 드럼 중앙 쪽의 보컬, 왼쪽의 기타 등 각 악기의 위치가 선명하게 느껴지는 무대의 입체적인 현장감은 라이브 사운드라는 사실을 바로 직감할 수 있다. 두 대의 기타와 뒤쪽의 콩가로 짐작되는 타악기의 가벼운 두드림이 묻히지 않고 기타와 드럼 보컬의 소리 사이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대역 밸런스는 물론 소리가 뭉쳐지지 않는 해상력을 알 수 있다. 중앙에서 살짝 왼쪽에 위치한 돈 헨리의 하이톤 보컬의 허스키한 매력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 라이브 사운드라는 사실을 바로 직감할 수 있다. 기타의 장인 돈 펠더(Don Felder)와 조 월시(Joe Walsh)의 현란한 트윈 기타 솔로는 일렉 기타의 강열한 맛은 덜 할지라도 어쿠스틱 기타의 독특한 분위기가 보컬의 맛을 더욱 진하게 전해준다.

피아졸라 Oblivion - 살바토레 아카르도, per solista e orch. d'archi

 

고국 아르헨티나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던 피아졸라의 탱고곡 Oblivion(망각)을 바이올린 연주자 아카르도(Salvatore Accardo)가 Orchestra da Camera Italiana와 함께한 연주이다. 영화 음악에도 많이 사용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곡으로 바이올린으로도 편곡되어 많이 연주되는 곡이다. 탱고 연주는 아코디언 연주가 그 본연의 맛을 제대로 살려주기는 하지만 바이올린 아련한 듯하면서도 가슴 시리게 다가오는 연주도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싶은 Oblivion(망각)이라는 감성을 들려주는 각별한 맛이 있다. 이 연주는 아카르도의 바이올린의 소리가 날카롭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고해상도의 소리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사운드 스테이지에 가득하게 채우며 그 사이에서 선명하게 뚫고 나오며 공간에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소리와의 조화가 아름답다. 바이올린의 소리는 선명한 소리가 입체감을 느낄 수 있지만 송진가루가 날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해상도 높은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연주로 사운드 스테이지의 공간에서 연주가 떠오르며 섬세함을 살아 있어서 곡에 담겨있는 슬픈 듯한 감성의 전달을 제대로 전해진다.

SANZ Xacaras - Xavier Diaz-Latorre & Pedro Estevan

 

스페인의 유명 기타 음악 작곡가들의 음악을 연주한 음반 LA GUITARRA DELS LLEONS(사자의 기타) 앨범의 기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 제작자인 토레스의 기타(1859년산)를 비롯한 16세기에서 19세기까지의 기타 가운데 선별을 거쳐 기적적으로 복원된 4대의 기타 명기로 녹음한 아주 특별한 기타 음반이다. 이 앨범에 수록된 가스파르 산스(Gaspar Sanz)의 XACARAS는 변주곡이 포함된 17세기 스페인 무용곡으로 스페인의 기타리스트 사비에르 디아즈-라토레(Xavier Diaz-Latorre)와 타악기 연주자 페드로 에스테반(Pedro Estevan)이 연주한 곡이다. 기타는 클래식 기타이고 타악기는 우리나라의 장구를 반으로 자른 듯한 모습으로 다리 사이에 끼고 연주하는 스페인 전통적인 타악기이다.

이 곡에서 클래식 기타의 소리는 6개의 현을 각각 연주할 수도 있고 여러 줄을 한꺼번에 연주할 수도 있으며 연주에서의 강약의 변화가 다채롭고 기타 몸통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섬세한 공명을 모두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오디오로 완벽하게 재생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타악기의 미묘한 두드림의 기술의 차이를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다. Qln Signature와 나그라 클래식 앰프가 만들어 내는 가스파르 산스(Gaspar Sanz)의 XACARAS는 기타 연주의 샘 여림과 줄의 튕겨지는 강약과 여러 현의 어우러짐에 따른 세밀한 표현을 선명하게 들려준다. 특히 기타의 연주 소리에 가려지기 쉬운 타악기 연주의 중앙을 두드리는 소리와 가장자리를 두드리는 소리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의 해상도와 선명함으로 섬세하면서 다이내믹하며 생생한 연주를 아름답게 들려준다. 특히 기타 연주 소리와 음량의 작은 타악기 연주의 밸런스가 좋아 산스(Gaspar Sanz) 음악의 스페인 기타 연주의 흥겨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Tin and Alley - Stevie Ray Vaughan

 

내가 좋아하고 많이 들어온 블루스 연주곡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의 블루스 연주곡으로 보컬과 블루스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곡으로, 오디오 시청회에서도 가끔 들을 수 있는 유명한 곡이다. 사실 다이내믹하게 쾅쾅 울리는 곡보다 이런 잔잔한 진행 속에서 음색의 다채로운 표현을 보여주어야 하는 곡이 오디오 입장에서는 더 어렵다. 그냥 평범한 연주로 들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곡을 잘 재생하기 위해서는 각 대역의 밸런스가 좋아야 함은 물론 왜곡이 적어야 하고 섬세한 표현과 배음이 동반되어야 표현할 수 있는 미묘한 음색과 리듬의 변화를 들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주와 노래가 현장감과 입체감을 살려 내어야 이곡의 맛을 진정으로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비 레이 본의 느리고 점성이 느껴지는 기타 연주의 오묘한 음색으로 블루스 리듬을 타고 오르내리며 보컬과 어우러지며 9분이라는 긴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연주에 집중하게 만들며 음악 속으로 빨아들인다. 다소 건조한 듯하고 거친 듯한 레이 본의 보컬도 기타의 리듬을 타고 스테이지에서 자유롭게 노래한다. 스티비 레이 본의 기타 소리는 그루브를 타며 흐르는 블루스의 맛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Qln Signature와 나그라 클래식 앰프 진정한 블루스 기타 음악의 맛을 느껴볼 수 있게 들려준다.

답장 - 김동률

 

사실 하이엔드 시연회에서는 대부분 가요는 물론 요즘의 K-POP도 잘 틀지 않는다. 가요는 특히 하이엔드 오디오로 듣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녹음과 마스터링을 진행하기 때문에, 음원을 폰에서 이어폰으로 듣거나 오디오로 듣거나 소리가 커졌을 뿐 그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에 더하여 특정 대역이 강조되거나 사운드를 컴프레션 하여 소리의 왜곡을 포함하고 있어 오디오나 특히 하이엔드 오디오로 들으면 그 특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더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음원은 하이엔드 오디오의 장점을 보여주기보다는 오디오의 소리가 안 좋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률의 보컬은 부드러운 중저음을 바탕으로 울림이 풍부한 톤으로 해상력이 부족하거나 선명함이 부족하면 웅얼 거리는 듯 들리고 선명함이 지나치거나 경질의 사운드에서는 부드러운 울림이 살아나지 못하고 평면적인 보컬이 되기 쉽다. Qnl Signature와 Nagra의 연주는 김동률의 보컬의 부드러운 울림이 잘 살아나고 반주의 현악도 묻히지 않고 잘 구별된다. 그렇다고 경직된 음을 들려주지도 않고 딱 중립적인 내추럴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론 좀 더 저음이 풍성하게 살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얼름꽂 - 김현수 & 함춘호

 

함춘호의 약간의 울림을 머금은 기타 소리가 폐부를 찌르듯 투명하게 울리고 김현수의 부드러운 중저음이 공기감을 지니고 공간에 울려 퍼진다. 기타 연주와 보컬이라는 단촐한 구성이지만 사운드 스테이지가 비어있는 느낌이 들지 않게 사운드 스테이지를 채워 준다. 오른쪽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어쿠스틱 기타는 나일론 줄의 투명한 튕김이 느껴지고 보컬의 중저음과 대비되는 음색의 밸런스가 좋다. 김현수의 보컬은 입에서만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니라 두성과 온몸으로 소리가 울려 나온다는 느낌으로 소리반 공기반이라는 느낌을 노래에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고음에서 김현수의 보컬이 애를 쓰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운드는 너무 모니터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실 특별히 촉촉하게 아름다운 사운드는 아니지만 노래하는 모습을 깔끔한 사운드로 실제적으로 현장감 있게 잘 보여준다.

dCS Lina DAC의 디지털 필터 설정이 소리에 미치는 영향

얼름꽂 - 김현수 & 함춘호 / 디지털 필터: F2 설정

 

얼름꽂 - 김현수 & 함춘호 / 디지털 필터: F3 설정

 

얼름꽂 - 김현수 & 함춘호 / 디지털 필터: F4 설정

 

얼름꽂 - 김현수 & 함춘호 / 디지털 필터: F1 설정

 

시청회를 진행하면서 마지막 시연곡인 김현수와 함춘호의 〈얼름꽂〉에서 dCS Lina DAC의 디지털 필터 설정을 기본 설정 F1에서 다른 설정으로 바꾸어 비교 시청을 하게 되었다. 아마 시청회 진행자님께서도 단순한 호기심과 비교 차원에서 시도한 것으로 디지털 필터의 선택으로 소리가 얼마나 변하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물론 필자도 디지털 필터의 변경을 비교해 본 적이 없어 어떤 번화가 있을지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디지털 필터 설정 변경이 생각보다 커다란 소리의 변화를 들려주며 충격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 같은 곡에서 디지털 필터를 F3이나 F4로 설정하니 공간감이 증가하고 아날로그 느낌이 증가하였다. 시간이 촉박하여 시청회는 그렇게 한 곡의 시연곡만을 비교 시청하고 끝을 맺었다. 그러나 시청회가 끝난 후 모든 시연곡을 디지털 필터를 F4로 설정하여 다시 녹음하게 되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디지털 필터의 선택을 제공할 필요가 없을 것이니 당연히 디지털 필터의 선택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소리가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변화가 확연하게 느껴질 만큼이라는 것이다.

사실 모든 DAC에는 최종 단계에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되기 전에 디지털 데이터의 고역을 디지털 필터를 사용하여 잘라낸다. 이는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기능은 저렴한 올인원 앰프의 DAC나 고가의 하이엔드 DAC나 같은 과정이 진행된다. 물론 필터의 상세한 기능과 설정은 DAC마다 다를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기능은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필자를 비롯하여 DAC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디지털 필터의 설정을 변경하여 사용하는 경유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아마 DAC에 디지털 필터의 선택 기능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고 음질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도 거의 모르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오늘 비로소 필터의 변경에 따른 소리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런데 왜 소리가 달라졌는지 궁금해져서 dCS Lina DAC 매뉴얼을 찾아보았다. 디지털 필터의 선택에 대한 설명은 F1이 표준 설정으로 가장 넓은 밴드위스로 디지털 필터 설정 중에서 가장 음질이 좋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설정이었다. 그런데 내가 들은 사운드는 F3이나 F4에서 디지털 음원의 차가운 느낌의 사운드가 자연스러워지고 공기감이 증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필터의 선택에 따른 소리의 변화에 대한 선호는 나의 사운드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선명하고 단단한 소리보다는 자연스럽고 공기감있고 촉촉한 소리를 선호한다. 그러므로 F3이나 F4로 설정된 소리가 좋게 들렸던 것이다. 선명하고 단단하고 약간 조여진 듯한 소리를 산호 한다면 당연히 F1의 소리가 좋게 들렸을 것이다.

 

오늘 시청회의 경험으로 DAC의 디지털 필터의 선택으로 소리의 성향을 약간이나마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스템의 소리가 너무 조여진 사운드라 든가, 반대로 너무 풀어진 사운드라면 케이블이나 앰프 등의 변경을 고려하기 전에 DAC의 디지털 필터의 설정을 변경하는 것도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만약 오늘 시연된 오디오의 사운드가 조금 풀어진 사운드였다면 dCS Lina DAC의 디지털 필터를 F1으로 설정하는 것이 나에게 더 좋은 사운드로 들렸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사운드의 경향을 바꾸어 보려면 먼저 DAC의 디지털 필터의 선택을 바꾸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Qln Signature는 Qln의 플래그십 모델이지만 북쉘프 스피커이다. 모든 북쉘프 스피커는 태생적으로 저음의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요즘의 북쉘프 스피커들이 드라이버의 특성이 발전하고 인클로저의 재질과 만듦새가 좋아졌다고는 하나 북쉘프의 저음 한계를 크게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북쉘프 스피커는 비교적 넓지 않은 공간에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Qln Signature는 하이파이클럽 소회의실의 13평 공간을 사운드로 충분히 채우고 있다. 이 정도 크기의 사운드 스테이지의 공간에서는 부족하지 않게 사운드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주에 시연한 MBL 101 MKII 스피커의 사운드와는 그 규모와 저음의 양이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디오라는 것은 가격이나 크기만으로 순서를 정할 수 없는 감각적인 제품이므로 규모가 작은 음악에서 오늘의 Qln Signature의 사운드를 더 선호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Qln Signature의 저음이 넓은 청음 공간을 충분히 채우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다른 북쉘프 스피커의 저음을 생각한다면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Qln Signature는 북쉘프 스피커이기 때문에 스탠드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시청회에서 사용한 Qln에서 제공하는 전용 스탠드가 가장 좋다. 디자인의 깔맟춤도 좋고 튼튼함이 느껴지는 스탠드의 모습에서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가격은 그렇게 싸지 않은 것 같다. 오디오에서 가격이 저렴한데 잘 만들어졌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말이 아니라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말이다. 전용 스탠드가 아닌 범용 스탠드를 사용하려면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Qln Signature는 크기가 작이 보이지만 31Kg이나 나가는 혼자서 들기 버거운 만만치 않은 중량의 스피커이다. 그러므로 그 스탠드도 그 무게를 충분히 소화할 만한 중량급의 튼튼할 뿐만 아니라 충분히 진동을 차단할 만한 스탠드를 선택해야 한다. 스파이크와 스파이크 슈즈를 사용하려면 역시 그 중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Qln Signature의 시연회에서 들을 사운드는 자연스러움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모니터 성향에 가까운 사운드이다. 시연회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Qln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마음 한구석에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Qln Signature의 모든 것을 들은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Qln의 홈페이지에서는 소리가 아니라 음악을 들으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려면 Qln의 스피커를 사용해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하이파이클럽 시청회에서 내가 들은 사운드는 좋은 사운드이기는 하지만 Qln Signature가 음악을 자연스럽게 노래하였다는 느낌보다는 훌륭한 사운드였다. 그렇다면 Qln Signature의 숨겨진 또 다른 면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그라 클래식 피워 앰프가 크기가 작고 겉모습이 레트로적으로 유연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들려줄 것 같지만 드라이브 능력이 상당히 우수하고 스피커를 조금 조이는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사운드 성향을 가진 것 같다. 물론 철저하게 검증한 것이 아니라 필자가 귀로 듣고 느낀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앰프를 조금 더 스피커를 자연스럽게 노래하게 풀어주는 앰프와 매칭한다면 오늘 시연회에서 들은 사운드와는 조금 성향이 다른 사운드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가장 먼저 생각나는 조금 자연스럽고 여유 있게 드라이브하는 앰프는 Audia Flight의 앰프들이다. 아마 인티앰프로도 Qln Signature가 충분히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며 그런 앰프를 매칭하면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 궁금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Qln Signature와 Nagra Classic 앰프의 시청회의 시연곡 선정에 대한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시청회에서 연주된 시연곡들은 Qln Signature와 Nagra Classic 앰프가 만들어 내는 사운드의 특성을 잘 알 수 있었으며 그 사운드의 표현도 좋았다. 그러나 Qln Signature는 Qln의 플래그십 모델이지만 북쉘프 스피커이기 때문에 악기와 연주자가 많은 대편성에서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지는 사운드에서 각 악기의 다채로운 표현과 각 악기들 간의 사운드 레이어를 잘 구분하고 또 얼마나 잘 어우러지게 표현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시연곡이 없었다는 것이다.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피아졸라의 곡이 있었지만 소편성 오케스트라의 곡이었다. 또한 사운드 스테이지의 깊이를 알아볼 수 있는 합창이 포함된 음악이 시연곡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물론 한정된 시간의 시청회에서 오디오 시스템에 대한 소개도 하고 그 특성을 모두 알아볼 수 있는 시연곡을 골고루 모두 들어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길이가 긴 곡은 더욱더 시연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한 곡 정도는 대편성 곡이 포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https://youtu.be/1RGfPm_bu_c

 

 

 

위의 음원은 전문가의 감독하에 32bits/384KHz​ 고음질로 녹음된 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