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릿지 바늘의 재발견 (AT150MLX)
시바타 바늘 뒤에 등장한 마이크로릿지는 가장 작고 복잡한 모양의 바늘 중 하나로 지금도 가장 우수한 바늘의 하나로 알려져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음반의 음골에 닿는 바늘 끝에 작은 산마루(ridge)가 있다고해 마이크로릿지 (MR)라는 별명이 있고, 오디오테크니카에서는 ML (마이크로라인/마이크로리니어), JICO에서는 SAS 라고도 합니다. 현재 오디오테크니카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ML이 스페셜 라인컨택트 (SLC), 시바타 (SH)에 이어 위에서 3번째 위치에 있습니다.
AT150MLX는 마이크로릿지 스타일러스를 장착한 카트리지로 한 때 오디오테크니카의 MM 카트리지 중 가장 상급기였고, 지금은 3번째 상급기인 VM740ML (약 4,1000엔)로 대체됐습니다. 이 카트리지는 제가 아날로그 다시 시작했을 때 구입해서 프로젝트 데뷰 3 턴테이블에 붙여 사용하다가 바로 바늘을 두번 부러뜨려 먹었습니다. (카트리지와 턴테이블은 서로 격이 맞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3번째 바늘은 거의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이 카트리지의 사용 시간은 50 시간도 안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디오테크니카의 VM95SH (시바타)를 리뷰한 후 마이크로릿지 바늘의 성능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 그 동안 서럽안에서 잠자고 있던 AT150MLX를 꺼내 VM95SH를 리뷰 하는 방식으로 다시 들어봤습니다.
'Kind of Blue'의 A면 첫 곡인 'So What'에서는 VM95SH 보다 음장감이 넓고, 정위감이 좋네요. 색소폰이나 트럼펫 소리도 좀 더 사실적입니다.
쉐링과 헤블러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K. 377)에서는, 바이올린 소리의 표현력은 VM95SH 보다는 낫지만 MC 카트리지인 데논 DL-103 보다는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피아노 소리는 좋고, 흡입력 있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다음은 칼 리히터의 바흐 BWV 140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 음량이 클 경우 디스토션이 조금 있지만, 성악진의 목소리와 바이올린, 오보에 오블리가토가 VM95SH보다 더 호소력 있게 들립니다. 마지막 합창에서는 IDG이 좀 있네요.
비틀즈의 '페퍼 상사'는 VM95SH 보다 색채감있고, 펀치감 있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She's leaving home'에서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가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답네요. A면 마지막 트랙인 "Mr Kite"에서는 보컬의 치찰음이 좀 두드러집니다만, 소리가 눈앞을 꽉 채웁니다.
존 콜트레인과 쟈니 하트만 앨범을 들어봅니다. 음골 상태가 좀 안좋은 것 같은데, 그런 문제가 VM95SH 보다 더 드러납니다. 첫 트랙부터 디스토션이 심하고 잡음도 좀 더 크게 들립니다. 하트만의 목소리나 콜트레인의 색소폰 소리는 더 호소력이 있지만, 이 레코드는 마이크로릿지 바늘로는 못 듣겠습니다.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에서는 VM95SH 보다 펀치감이 있고 화려한 소리를 들려줘 음악 듣는 맛이 있습니다.
추가로 저음역 재생 능력 확인을 위해, 바흐의 오르간 곡인 토카타와 푸가 (BWV 565)를 들어봅니다. 층간 소음 문제 날까봐 볼륨을 줄일 정도로 저역대 재생 능력이 좋네요.
정리하자면, 표현력과 음악성이 매우 좋습니다. 음악에 빨려들어 멍하게 음악을 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150MLX의 바디와 캔틸레버가 더 우수한 이유도 있겠습니다.) 단점이라면 시바타 바늘 보다는 반질이나 음골 상태에 더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리고 150MLX의 경우, 표준 침압이 1.25g 밖에 안돼서 그런지 음량이 큰 구간에서는 트래킹 능력이 VM95SH (표준 침압 2g)보다 떨어집니다. (지금 ML 라인의 표준 침압은 2g 이라 이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VM95SH를 만난 덕분에 마이크로릿지 바늘의 우수성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새 레코드 위주로 감상하신다면 마이크로릿지 바늘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반대로 중고 음반 위주로 감상하신다면 시바타 바늘이 더 나을 듯 합니다.)
한줄 요약: 새 레코드 재생에는 마이크로릿지 바늘이 더 나은 것 같네요.
AT150MLX의 마이크로릿지 바늘. 매우 작고 가늘어 잘못하면 부러집니다. 옆모습
보론 캔틸레버에 바늘을 관통해 심는 대신 접착제로 고정했습니다. 앞모습
재생 주파수 범위: 10~23,000Hz
출력 전압: 4mV (1kHz, 5cm/sec.)
채널 분리도: 30dB (1kHz)
출력 밸런스: 0.8dB (1kHz)
바늘 압력: 0.75~1.75g (1.25g 표준)
코일 임피던스: 2.1kΩ (1kHz)
코일 인덕턴스: 360mH (1kHz)
코일 직류 저항: 610Ω
부하 저항: 47kΩ
부하 용량: 100~200pF
정적 컴플라이언스: 40×10-6cm/dyne
동적 컴플라이언스: 10×10-6cm/dyne (100Hz)
바늘 모양: 마이크로리니어 바늘
수직 트래킹 각도: 23°
외형 치수: H28.2×W17.0×D17.3mm
질량: 8.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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