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케이블의 레전드 "BlackCat Cable" 브랜드탐구

코난2016-05-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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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소모비고의 귀환

 

8~90년대까지만 해도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시장이었다. 일반적인 가전과는 완전히 다른 위상을 가졌으며 전 세계 최고의 인텔리전트, 수석급 엔지니어가 하이엔드 오디오 비즈니스로 몰려들었다. 군사, 항공, 우주, 의료 등 여러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만 통용되던 진보된 기술들이 오디오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관련 엔지니어들이 돌연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에 뛰어들기도 했다.

 

아날로그 장비는 물론 앰프, 스피커는 물론이며 디지털 장비에서는 기술적인 진보가 화산처럼 분출했고 전 세계 석학들이 전송 방식을 만들고 전파했다. 때로는 비즈니스적인 목적을 띄고 새로운 포맷을 개발하고 하드웨어 분야를 장악하려 했던 메이커도 있으나 어차피 대중의 호응과 보편성이 떨어지는 경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는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다. 디지털 전송에서 SPDIF, AES/EBU, 옵티컬 전송에 대한 보다 더 완벽한 품질을 위해 하이엔드 케이블이 태동하고 있었다.

 

과거 하이엔드 오디오 무브먼트가 중흥기를 맞이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는 데는 몇몇 히어로들이 기여했다. 마크 레빈슨이 있었고 댄 다고스티노, 데이빗 윌슨 등이 앞에서 이끌었고 이후 현재 에어 어쿠스틱스의 찰스 한센이 데뷔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천재들이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마치 낭인처럼 떠돌며 기상천외한 제품을 개발해내기도 한다. 

 

 

디지털 케이블의 레전드 - Chris Sommovigo

 

여기 한 사람, 크리스 소모비고도 그런 천재들 중 한 사람이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중흥기에 케이블 분야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을 고르라면 카다스의 조지 카다스 또는 킴버 케이블의 레이 킴버 등을 들 수 있다. 절연에 관한 독보적인 아이디어와 실험을 통해 당시 주류를 차지했던 하이파이 케이블을 단숨에 넘어버리고 전송 품질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마련한 그들이다. 

 

당시의 타임라인 상에서 눈에 띄는 한 사람을 기억해낸다면 크리스 소모비고를 들 수 있다.

사실 소노비고는 전면으로 나서지 않아 항상 무관의 제왕에 머물러 있었던 사람이다. 그는 1990년대 초 일루미나티(Illuminati)라는 메이커를 시작으로 디지털 케이블을 개발해냈던 인물로만 알려져 있으나 사실 그의 공헌과 성과는 지대하다. 

 

일루미나티는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킴버에 매각되었다. 그럼에도 그가 남긴 유산은 오랜시간 하이엔드 오디오 씬을 지켜본 사람들에겐 꽤 친근한 것들이다. 킴버에서 출시되어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으며 현재도 여러 오디오파일들이 레퍼런스 디지털 케이블로 사용하는 케이블. 킴버 오키드와 D60을 아는가 ? 바로 그 케이블을 설계, 제작한 장본인이 바로 일루미나티를 이끌었던 크리스 소모비고(Chris Sommovigo)다.

 

 

▲ Kimber Kable D60 Digital Cable

 

 

크리스 소모비고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매우 박학다식한 인물이며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넘쳐나는 사람이다. 모든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사람들이 그렇듯 미친 기술력과 지식은 물론 끝없는 호기심과 연구에 함몰되어 있다. 그는 일루미나티를 창립해 디지털 전송 표준 SPDIF 에 최적화된 75옴 디지털 케이블의 하이파이 표준을 정립했다. 그는 단지 케이블 제작에만 머물지 않았다. 

 

스테레오복스, 쉐도우 커넥터에 그의 연구가 기여했으며 오디오파일과 호흡을 매우 중요시했다. TheHighFidelityReport.com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헤드폰.그루 사이트를 운영하며 리뷰어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관심사는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부터 헤드파이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었다. 미국인이면서 그는 일찍이 미국 시장에 뛰어난 유럽 메이커를 수입, 소개하기도 했다. Signals-Superfi 벤처를 통해 저먼 피직스, 컨티넘 오디오랩, 피크 컨설트, 다본, 비투스 오디오 등 유럽 메이커를 선도적으로 소개한 것도 그였다. 

 

▲ Stereovox의 SEI-600 인터커넥터

 

 

1990년대 후반의 그의 족적에서는 일루미나티를 잇는 또 하나의 굵직한 케이블 메이커를 발견할 수 있다. 스테레오랩, 스테레오복스 케이블들이 그것이다. 방송통신과 항공 우주 커뮤니케이션, 우주항공 등은 신호 전송에 있어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분야다. 크리스 소모비고는 해당분야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스테레오복스 케이블에 응용해 극도도 치밀한 해상력과 정교한 신호 전송을 얻어냈다. 음악 신호 전송에 최적화된 도체와 지오메트리 구조 등은 매스 프로덕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케이블과는 다른, 상상 이상의 퍼포먼스를 구현했다. 당연히 여러 매체와 평단, 오디오파일로부터 극찬을 받아냈다. 중요한 것은 전송에 따른 음질적 차이를 증명함과 동시에 스테레오복스 케이블을 일종의 하이엔드 스탠다드의 위상에 올려놓았다는 사실이다.

 

 

 

▲ Black Cat Cable Digit75 / Tron Digital Cable

 

최근 리뷰와 함께 발견하게 된 케이블을 리뷰하면서 블랙 캣이라는 브랜드 이름과 Digit75 그리고 TRØN이라는 모델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교 테스트를 위해 시스템에 적용했을 때 단지 한 줄의 케이블로 인해 이런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에 놀랐다.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던 상태였지만 나는 BNC 커넥터를 주시했어야했다. 이런 소리의 정체는 내게 잠시 과거 킴버 오키드, D60 등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또한 해외에서 어렵게 구했던 스테레오복스 XV 시리즈 케이블을 연상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의구심은 확신으로 굳어졌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케이블은 크리스 소모비고가 새롭게 런칭한 블랙캣 케이블의 몸통들이었다.

 

 

Black Cat Cable, Made in Japan

 

크리스 소모비고가 블랙캣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오래전부터 꿈꾸어온 이상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던 열망이었다. 기존에 그가 제작했던 케이블은 물론 당시에 뛰어난 결과물을 얻었다. 그러나 모두 하도급 업체들과 함께 제작을 진행해야했으며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을 터. 크리스 소모비고는 블랙캣을 시작하며 모든 공정을 자신의 회사에서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커다란 프로젝트를 위해 그가 자리 잡은 곳은 생뚱맞게도 우리나라의 이웃 일본이다. 일본 가나와와의 유가와라에 그는 그의 작업실과 부티크를 차렸고 그의 가족과 함께 정착했다. 그는 그곳에서 케이블 제작과 판매 등 모든 면에서 이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Black Cat Cable 제작 과정

 

 

그는 언제라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한 밤중에라도 작업실로 뛰어나가 단 몇 피트의 케이블이라도 제작할 수 있어야했다. 기존에 하청 제조 파트너와 함께 일정에 쫒기며 제품을 개발하고 혹시나 실패할 경우 많은 제조, 개발비용을 떠안아야하는 구조에서 탈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신 소유의 제조 공정과 설비를 구축한 후 크리스 소모비고는 수많은 절연기법과 도체들을 실험했으며 무수히 많은 케이블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런 창조적이며 즉각적인 실험과 연구 과정 속에서는 의도치 않은 매우 특별한 성과가 튀어나오기도 했다.

 

결국 크리스 소모비고는 특정 하청 업체와 함께 작업하며 수천 킬로미터의 완성품을 가지고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을 버렸다. 대신 자신의 독보적인 아이디어를 담아 손수 모든 케이블을 만들고 터미네이션하며 마지막 포장과 배송까지 자신의 회사에서 일임한다. 소비자가 블랙캣 케이블을 주문한 후 받을 땐 그 제품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크리스 소모비고의 손길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Black Cat Cable Line-up

 

전체 라인업은 ELEMENTA, REDLEVEL, SUPERLEGGERA, DIGITAL 등 초 네 개 라인업으로 구분되어 제작중이다. 현재 런칭중인 것은 REDLEVEL 라인업과 DIGITAL 라인업으로 특히 크리스 소모비고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디지털 케이블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REDEVEL 라인업으로 개발되어 있는 아날로그 케이블 또한 그 도체와 지오메트리에서 매우 비범한 모습이다.

 

 

- REDREVEL

 

REDREVEL 에는 총 여섯 가지 아날로그 신호 전소용 케이블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케이블은 서로 다른 도체와 지오메트리를 갖는다. 

 

▲ Black Cat Cable COEUR 

COEUR 는 엔트리급 스피커 케이블로 블랙캣 케이블만의 독자적인 지오메트리가 적용되었다. 256가닥의 순동이 튜브 형태로 라미네이션되어 사용되며 매우 타이트하게 조여진 가는 나일론 필라멘트가 적용되어 있다. 도체의 표면 효과와 근접 효과를 모두 제거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 Black Cat Cable The TUBE

 

TUBE 는 인터케이블 및 스피커 케이블로 개발된 제품으로 이것은 십년 이상 크리스 소모비고가 여러 실험 끝에 개발한 결과물이다. 이것은 공기 절연에 CuTube™, 일종의 구리 튜브를 만들어 처음 적용한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크리스는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 이 정도로 뛰어난 지오메트리를 구현한 케이블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LUPO 또한 인터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이 개발되어있다. LUPO 는 99.999% 순도에 솔리드코어 형태의 순은 도체를 사용한다. 공기가 충진된 테프론 튜브로 절연되어 완벽한 순은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음색과 디테일 등 음악적 늬앙스가 매우 풍부한 케이블로 튜닝된 케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 Black Cat Cable The MATRIX의 내부

 

The MATRIX 는 RCA, XLR, 스피커 케이블 모두 개발되어 있는 모델이다. 이 모델은 에나멜 처리된 순동 16가닥을 도체로 사용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도체들이 상호 교류 나선 배열에 확장되어 배치되는, 일종의 InterPole™ 구조를 가진다는 점이다.

 

 

▲ Black Cat Cable TRIODE의 내부

 

 

TRIODE 는 상기 케이블에 적용한 CuTube™ 와 InterPole™을 단 하나의 케이블에 모두 적용한 케이블이다. 매우 복잡한 케이블 지오메트리가 연상되는데 매우 까다로운 제조 과정을 필요로 한다. 모델명은 Triode 지만 진공관, 솔리드스테이드 모두를 위한 케이블이며 RCA, XLR, 스피커케이블 모두 개발되어 있다.

 

▲ Black Cat Cable ULTRANOVA의 도체

 

 

ULTRANOVA 는 크리스 소모비고에게 있어 리본 형태 도체의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타원형의 도체를 사용한 적도 있으나 결국 리본형 도체를 새롭게 개발해 케이블을 만들어냈다. 에나멜 처리된 99.999% 순도의 도체를 활용해 매우 신중하게 디자인했다. 가장 넓은 표면 면적과 중량 그리고 공기 절연을 통해 매우 빠른 속도를 얻었다. ULTRANOVA는 REDLEVEL 케이블 중 가장 중립적인 성향의 케이블이다.

 

 

- DIGITAL

 

킴버 오키드, D60 외에 스테레오복스의 XV 시리즈 등 SPDIF 75옴 디지털 케이블의 스탠다드를 만들어온 크리스 소모비고. 블랙캣 케입블의 디지털 케이블 라인업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도체와 단자 등 소량, 수공 생산하는 블랙캣 케이블은 그 완성도가 더욱 뛰어날 수밖에 없다.

 

 

▲ Black Cat Cable Silverstar 75

 

Silverstar! 75 디지털 케이블은 2010년 블랙캣 케이블이 처음으로 출시한 디지털 케이블이다. 75옴 SPDIF 규격에 충실하며 현재까지도 훨씬 더 비싼 타사 케이블과 비교될만큼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케이블이다. 75옴 BNC 커넥터 마감에 BNC:RCA 어댑터가 제공된다.

 

 

 

▲ Black Cat Cable Digit 75

 

Digit 75 는  플래그십 디지털 케이블 TRØN 의 하위 모델로 TRØN 의 특성을 물려받은 모델이다. 블랙캣 고유의 QuieTex 메터리얼을 사용해 RF/EM 노이즈를 효율적으로 제거했다. 매우 정확히 75옴을 구현하고 있으며 밴드위스 면에서 탁월한 수치를 보여준다.

 

Digit USB 는 보편적인 USB 케이블과는 매우 다른 전기적, 물리적 특성을 가진다. 두 개의 45옴 케이블이 사용되며 순도 높은 데이터 송신을 위해 은도금 코퍼 포일로 절연되어 있다. 전원과 그라운드 신호는 역회전 나선 구조의 분리된 레이어를 통해 전달하도록 설계해 전원 노이즈를 완벽히 차단하고 있다.

 

 

 

▲ Black Cat Cable TRON

 

TRØN 은 블랙캣 케이블의 최상위 기종으로 75옴 SPDIF 케이블 중 그 어떤 것도 이 제품과 비교할만한 것은 없다고 크리스는 단언하고 있다. 수년간 경험을 통해 과거 그가 만든 모든 디지털 케이블의 성능을 압도하는 디지털 케이블을 완성했고 TRØN 이 그 결과물이다. 단지 전기적인 파라미터를 제어하는 것을 넘어 다른 미세한 부분까지 철저히 제어한 케이블이 TRØN이다. 복잡한 금속 구조의 내부 및 도체와 재킷 사이의 열분해 공정 등 독보적인 기술로 완성된 케이블. 블랙캣의 고유의 QuieTex 메터리얼을 적용, RF/EM 노이즈를 효율적으로 차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