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회로를 구성하는데 있어서는 R (저항, 임피던스), L (코일, 인덕턴스), C (콘덴서, 캐퍼시터) 등의 소자와 배선을 기본으로 합니다. 두 개의 회로가 연결될 때 내부와 외부의 차이점이 있을 수 있음을 지난 회차에 이야기했습니다. 배선에 해당하는 도체에 전기가 흐르니 뭘로 연결하든 동일한거 아닐까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간단하게는 그렇습니다 그래야 최대한 싸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전기라는게 집에 들어오는 AC같은 교류, 어댑터 출력같은 DC가 있습니다 교류는 50Hz 또는 60Hz 같이 고정된 주파수를 갖습니다. DC는 주파수가 0입니다. 이 말은 주파수 상관 관계에서는 DC는 자유로운 편에 속합니다. 오디오 신호는 수십 kHz까지의 주파수가 한꺼번에 다 나옵니다.
전자공학에서는 작은 숫자는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실제 제품의 개발에서는 무시해도 될 만한 숫자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케이블 무용론을 주장하는 분들도 대부분 케이블 길이에 따라 소리가 바뀌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건 경험치 때문에 반박이 불가능합니다. “이유는 케이블이 길어지면 저항치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라고 결론을 내면 세상 참 쉽죠.
하지만 그것만 있겠습니까? 일단 동일 두께, 동일 길이의 동선과 은선을 비교해 보면 대부분 동일한 반응을 보입니다. 은선은 상대적으로 밝고 동선은 상대적으로 어둡게 들립니다. 은은 전기전도도가 106이고 동은 전기전도도가 100이라고 합니다. 이 숫자는 큰 의미가 없으니 상대적인 숫자라 가정하고 은이 전기가 더 잘 통하는구나 하면 됩니다.
전기가 잘 통하는지 안 통하는지 하는 부분은 인류가 관심을 가져서일뿐 그 광물의 가치와 상관없이 원자들의 결합관계에서 비롯됩니다. 물은 전기가 안통하지만 소금을 넣으면 전기가 통하지요. 전도도가 낮다는 것은 저항이 높다는 것을 말합니다. 반대로 전도도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겠죠. 자 이제 저항이 변하는 두가지 조건을 찾았습니다. 저항이 높으면 무슨일이 생길까요? 케이블이 의해 Low Pass Filter 의 Fc가 낮아집니다. Fc는 Center Frequency의 기호로 단순히 변곡점으로 이해하는게 좋습니다. Low Pass Filter는 고역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 정도로 보면 됩니다.
https://www.electronics-tutorials.ws/filter/filter_2.html
궁금하신 분들은 공부해보셔도 좋습니다. 그림의 R은 케이블, C는 케이블 자채의 커패시턴스와 입력 받는 기기의 입력 커패시턴스로 간주하면 됩니다. Fc가 낮아진다는 말은 고주파 성분이 점점 줄어든다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케이블에 R (저항)이 있는데 C (커패시터)는 없잖아요? 라고 하실거 같아서 미리 설명드리면 크고 작음의 차이이지 모든 도선에는 커패서턴스가 있으며 또한 모든 회로의 입력은 저항 성분과 커패시터 성분이 있습니다. 커패시터가 안달렸다고 없지는 않습니다. 그냥 작으니까 무시하자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케이블이 길어지면 고역이 답답해지고 잘리는 것이며 은선을 쓰면 상대적으로 고역이 열리는데 때로는 고역이 쏘기도 합니다. 이정도로 많은 분들이 개인적으로 테스트해봤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라고 봅니다. 그러면 케이블이 일정의 이퀄라이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항이 많으면 Fc가 낮아지면서 저역이 많아지고 저항이 없으면 Fc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고역이 많이 통과하게 되는 것이죠.
금은 전도도가 매우 낮습니다. 72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금선과 은선을 두개의 별도 라인으로 구성하여 케이블을 구성하면 특정 대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중고역 노이즈 영역인 3kHz ~ 7kHz를 살짝 줄여주는게 가능하겠죠. 금선을 잘 이용하면 Fc = 3kHz로 만들고, 은선을 잘 조정하여 고역을 잘 통과하게 해주고 두개를 최종단에서 합치면 됩니다.
이렇게 하여 크게 성공한 케이스가 있지만 문제는 오디오마다 호환성이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이미 증고역 노이즈가 해소된 기기에서는 이상하게 들리기 때문이죠. 해당 대역이 줄어들어 무대는 저 뒤로 가버리고 허전해지죠. 이때부터 사람들은 오디오가 잘못된 걸까? 케이블이 잘못된 걸까? 고민하게 됩니다.
검정색은 금, 노란색은 은, 그리고 파란색은 결과입니다. 아마도 들어본 분들은 대충 이해가 될겁니다. 반대로 중역을 부스트 시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렇듯 케이블이 이퀼라이져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 인해 혼란을 겪을 수 있어서 좋은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디오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따르기 때문에 좋고 나쁨을 이야기할 수 없고 다만 이러한 케이블이 들어간 상태에서는 다른 기기들을 아무리 바꿔도 원하는 겨로가를 얻을 수 없고 지속적인 바꿈질의 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케이블과 외부 환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케이블 도체 자체의 특성, 그리고 도체들의 조합에 따른 차이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도체가 공기 중에 노출되었을 때는 어떠한 이슈가 있을까요? 빛과 오디오 편에서 다룬 것처럼 빛마저도 신호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외부로 노출된 케이블은 필연적으로 각종 전파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소량이니 영향 없어요”
네 소량이니 영향이 없는 게 상업적으로는 맞습니다. 그 정도 영향이 일반 오디오에서는 음악을 듣는 데 지장 없고 통신하는데도 지장이 없을 수 있습니다. 단 하이엔드 오디오는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케이블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로 나뉩니다. 실드 케이블과 비 실드 케이블이죠.
왜 실드 케이블을 사용할까요? 외부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포노 카트리지와 포노 앰프 사이에 실드가 안된 케이블을 쓰면 어떤 소리가 날까요? 거의 모든 무선 노이즈들이 다 들어오고 이를 소리로 듣게 됩니다. 마이크 케이블도 실드 선이 아니면 노이즈 때문에 제 기능을 못할 것입니다.
그럼 왜 비실드 케이블을 사용할까요? 비실드 케이블을 쓰는 이유는 전송하는 신호가 커서 상대적으로 유입된 노이즈가 적기 때문입니다.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라는 것이죠. (상업적으로) 즉 외부로 노출된 모든 케이블을 실드여야 하는데 상업적으로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어 싸게 만들기 위해 실드를 안 한 것이지 노이즈 유입이 없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하이엔드에서는 신호용이든 스피커용이든 실드 케이블이 원래 신호를 전달하는데 용이합니다. 도선에 흐르는 신호의 전달 특성은 “지상전”에 속하고 외부 노출에 따른 RF 신호의 유입은 “공중전”에 속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 그러면 실드는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하겠죠. 일부 케이블 중에는 꼬아서 만든 케이블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이렇게 해석하면 됩니다. 어떤 와이어가 안테나가 되려면 해당 주파수의 웨이브 길이만큼 노출되어야 한다는 이론에 의거 꼬여있는 케이블에 RF가 안 들어온다고 보는 방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즉 케이블을 꼬면 꼬여있는 다른 케이블과의 반 바퀴 길이보다 작은 웨이브 길이를 가지는 주파수만 유입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서 오해는 이렇습니다. 안 들어온 다와 덜 들어온다는 차이인데 만약 포노 케이블을 꼬아서 만들어도 노이즈가 안 들어와야 하는데 실제 노이즈 유입은 심각합니다.
이제 금속 성분을 이용한 실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실드에 이용되는 금속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흔히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하고 구리도 많이 사용합니다. 실드의 방식도 메쉬망으로 구성하기도 하고 테이프 형태로 감아서 만들기도 합니다. 결국 외부에서 오는 전파를 차단하게 위해서입니다.
랜선의 경우 STP와 UTP가 있는데 여기서 S는 실드이고 U는 비 실드입니다. UTP가 존재하는 이유는 “실드 안 해도 통신하는 데 지장이 없는 용도”에 싸게 적용하자는 취지입니다. STP는 당연히 속도도 높고 전달 거리가 멀어야 하니 외부 간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렇듯 노이즈 유입을 인정하지만, 용도에 맞게 경제적으로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이엔드에서는 더 잘 차폐하고 고비용을 들여 만든 원래의 신호가 외부 유입에 의해 손상되지 않고 전달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적용한 케이블이 사용되어야 하겠지요?
물리학, 전자공학 같은 학문은 우주의 근본을 알아보기 위한 학문으로 이러한 학문은 현재의 IT산업 전반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주에는 4가지 힘이 있습니다.
- 중력 : 모든 질량을 가진 물체가 서로 잡아당기는 힘
- 전자기력 : 전기나 자기를 가진 물체가 서로 잡아당기거나 미는 힘
- 강한 핵력 : 양성자와 중성자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
- 약한 핵력 : 중성자가 양성자로 스스로 변하는 힘
모두 잘 알겠지만, 중력은 무거우면 발생하는 힘입니다. 볼링볼이 당구공 정도에 미치는 중력은 너무 작고 지구 정도 크기여야 우리가 공중에 뜨지 않고 걸어 다닐 정도의 거시적인 중력이 발생합니다. 중력의 거시성은 태양이 지구를 잡아두는 정도이고 지구가 달을 잡아 두었지만, 달이 너무 큰 바람에 달의 중력에 의해 다시 지구와 밀물과 썰물이 발생하고 수많은 생명체의 번식 주기에 관여하는 정도의 스케일입니다. 물론 빛을 잡아둘 정도의 중력을 가진 블랙홀도 있습니다.
3, 4번의 힘은 원자 중에서도 원자핵 안에서 이뤄지는 힘으로 우리가 관찰하거나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몰라도 됩니다. 결국 그 이외의 모든 힘은 전자기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노벨상으로 받기 위해 5번째 힘을 열심히 찾고 있지만 역시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느끼거나 영향을 받기 어렵겠죠.
전자기력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자신과도 연결되어있는 중요한 힘입니다. 모든 물질이 순수 원자 상태로 분리되지 않는 힘도 전자기력이며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힘도 전자기력입니다. 원자는 사실 매우 작은 크기의 핵과 전자로 이루어진 텅 빈 공간이지만 투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전자기력으로 붙어있는 원자들이 전자기력의 방해에 의해 보이지 않도록 막기 때문입니다. 물(H2O)은 수소 두 개와 산소 한 개로 결합하여 있지만 다른 물질을 혼합하여 전기를 흐르게 하면 수소와 산소로 분리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전자기력을 해제할 수 도 있습니다.
전자기력은 전기력과 자기력으로 나뉘며 이 힘이 미치는 범위를 전기장, 자기장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이 둘 사이는 공생관계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트랜스포머는 전기력을 자기력으로 전환하고 이 자기력을 다시 전기력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전기 모터 또한 전기력을 통해 발생시킨 자기력을 이용해 회전 같은 운동 장치로 전환하게 됩니다. 어릴 적 철로 된 못에 전선을 감아놓고 전기를 흘리면 못이 자석이 되는 실험을 많이들 해봤을 겁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전자공학에서 어렵기로는 가장 악명이 높은 전공과목 중 하나가 전자기학입니다. 전자기학을 통달하고 수많은 물질의 특성을 대입한 수식을 정의한 후에 풀어내야 설계가 가능한 것이 오디오용 트랜스포머입니다.
트랜스포머도 특정 주파수만 전달하는 전원트랜스와 달리 오디오용 트랜스포머는 모든 주파수를 동시에 전달해야 하므로 그 복잡도가 매우 높습니다. 트랜스포머가 아니더라도 전기가 흐르는 도선에도 자기력이 발생합니다. 이전 회차에서 주파수가 있는 전기가 도선에 흐르면 발생하는 자기력에 의해 도선의 표피 쪽으로만 전기가 흐르는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저항 중에는 자력을 발생시키는 질 낮은 저항도 있습니다. PCB 패턴도 미약하지만, 자력을 발생시킵니다. 스피커 유닛의 구동방식도 보이스 코일에 흐르는 전기에 의해 발생한 자기력의 극성과 영구 자석 간의 극성 차에 의해 움직임, 즉 운동에너지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저는 이 현상을 역기전력과 별개로 반작용 전력이라 부르겠습니다. 이 전기는 트위터 네트워크를 통해 트위터에 전달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별도의 앰프를 연결하는 방식을 바이앰핑이라 부릅니다. 사람마다 의견이 다른 부분이기는 하지만 저는 바이앰핑은 저역에서 발생하는 반작용 전력이 고역으로 전파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는 방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400W 한 개를 넣는 것과 200W를 두 개 넣어서 바이엠핑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냅니다. 바이와이어의 경우에도 비슷합니다. 우퍼에서 나온 반작용 전력이 앰프까지 왔다가 다시 트위터에 영향을 미쳐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앰프의 낮은 임피던스로 인해 많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전자기력의 방향을 바꿔가며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경우 반작용이 발생하고, 이 반작용이 오디오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큽니다. 오디오에서는 특히 전자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이 전자장에 의해 발생하는 노이즈가 많이 분포됩니다. 스피커 옆에 턴테이블을 두면 스피커가 발생하는 전자장이 카트리지에 영향을 미쳐서 에코 또는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이렇듯 전지가 흐르는 도선으로만 알았던 전선과 관련한 사연이 생각보다 많으며 몇 가지 생각만으로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힘든 것입니다. 몇 가지 사실만을 이야기하며 좋음을 역설하는 것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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