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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트위터, 6개 스피커, 6개 사운드
서울 성수동 코튼스튜디오에 내로라하는 스피커 6조가 모였다. 윌슨오디오의 The WATT/Puppy, 탄노이의 Kensington GR, 마르텐의 Parker Trio Diamond Edition, MBL의 120, 엘락의 Concentro S509, 피에가의 Coax 811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브랜드와 디자인, 설계, 사운드를 가진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런데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이 있다. 이들 모두 트위터 타입이 서로 다르다는 것. 윌슨 더 와트/퍼피는 전통의 실크 돔 트위터, MBL 120은 360도 무지향 트위터, 마르텐 파커 트리오 다이아몬드 에디션은 다이아몬드 트위터이다. 다른 3개 트위터는 동축 유닛 안에 박혔는데, 탄노이 켄싱턴 GR은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 엘락 콘센트로 S509는 JET 5 AMT 트위터, 피에가 코액스 811은 리본 트위터다.
실크 돔 트위터 : 윌슨오디오 The WATT/Puppy
실크 돔 트위터는 말 그대로 진동판 재질로 실크, 즉 패브릭을 썼다는 것이고 그 형태가 볼록한 돔을 이룬다. 패브릭은 가볍고 질겨서 빨리 움직여야 하는 트위터 진동판 재질로서 오랫동안 각광을 받고 있다. 자연스럽고 귀에 익숙한 사운드 질감도 장점. 그럼에도 다이아몬드나 평판 진동판보다는 무거워서 고역 상한은 20kHz 대에 머문다.
윌슨오디오의 더 와트/퍼피는 지난 2013년에 단종됐던 와트/퍼피 8 이후 13년만에 부활한 와트/퍼피 시리즈로 사샤(Sasha) V 아래 라인업이다. 상부 와트 모듈에 1인치 실크 돔 트위터와 7인치 미드레인지, 하부 퍼피 모듈에 8인치 우퍼 2개를 장착했다. 공칭 임피던스는 4옴(최저 2.87옴), 감도는 89dB, 주파수응답특성은 -3dB 기준 26Hz~30kHz.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 : 탄노이 Kensington GR
탄노이의 시그니처는 1946년 모니터 블랙부터 시작되어 온 콘센트릭 동축 유닛. 말 그대로 미드우퍼 가운데에 고음 유닛을 집어넣어 정확한 음상과 정교한 사운드스테이지를 노린 설계다. 고음 유닛은 일반 돔 드라이버와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 중 하나를 쓰는데, 켄싱턴 GR에는 음을 압축시켰다가 내뿜는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를 투입했다. 시원시원한 음의 감촉과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가 장점이다.
켄싱턴 GR은 웨스트민스터 로얄, 캔터베리에 이은 탄노이 GR 시리즈의 서열 3위 스피커로, 10인치 우퍼 안에 2인치 컴프레션 드라이버를 수납한 동축 유닛을 장착했다. 2인치 컴프레션 드라이버 앞에는 후추통처럼 구멍이 송송 뚫린 페퍼 포트 가이드가 있어서 좁은 출구 역할을 맡는다. 페퍼 포트 앞에는 24K 금도금을 한 짧은 혼이 붙어있다. 공칭 임피던스는 8옴, 감도는 93dB, 주파수 응답특성은 29Hz~27kHz,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1.1kHz.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 : 마르텐 Parker Trio Diamond Edition
다이아몬드 트위터는 얇고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원톱 수준으로 높은 다이아몬드의 물성을 100% 활용했다. 진동판이 얇고 가벼우며 튼튼하면 그만큼 더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트위터 대부분이 40kHz, 50kHz까지 초고음을 내는 이유다. 1인치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를 쓴 마르텐 파커 트리오 다이아몬드 에디션 역시 +/-2dB 기준 40kHz까지 커버한다.
파커 트리오는 콜트레인, 밍거스, 파커, 오스카로 이어지는 마르텐 4개 라인업 중 하나로 모델명 그대로 전면에 3개 유닛(1인치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 7.5인치 세라믹 우퍼 2개), 후면에 9인치 알루미늄 패시브 라디에이터 2개를 장착했다. 인클로저는 최대 두께 35mm의 M보드. 아이소 어쿠스틱스의 4점 지지 아이솔레이터도 눈길을 끈다. 공칭 임피던스는 6옴(3.1옴), 감도는 91dB, 주파수 응답특성은 26Hz~4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2.2kHz(2.5웨이).
360도 무지향 라디알슈트랄러 트위터 : MBL 120
MBL의 상징은 오무려진 꽃봉오리 모양의 유닛 라디알슈트랄러다. ‘모든 방향으로’(radial), ‘음을 방사하는 기기'(Strahler)라고 해서 라디알슈트랄러다. 라멜라(Lamella)라는 얇은 진동판 여러 장이 활처럼 360도 전방향으로 움직여 소리를 낸다. 진동판 지름이 작을수록 고역대, 클수록 중저역대를 담당한다. 라멜라 진동판 겉모습만 보고 ‘이게 어디 쉽게 움직이겠어?’ 싶지만 실제 만져보면 깃털처럼 부드럽다. 재질은 카본 섬유.
MBL 120은 트위터와 미드레인지에 각각 HT37과 MT50 라디알슈트랄러 유닛, 우퍼에 6.5인치 알루미늄 콘 유닛 2개를 투입한 3웨이 하이브리드 스피커. 트위터에는 24개 라멜라, 미드레인지에는 12개 라멜라가 투입됐고, 우퍼는 전용 인클로저 양쪽 사이드에 한 발씩 장착됐다.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82dB, 주파수 응답특성은 49Hz~3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600Hz, 3.5kHz를 보인다.
AMT 트위터 : 엘락 Concentro S509
AMT 트위터는 독일 오스카 하일 박사가 개발한 에어 모션 트랜스포머(Air Motion Transformer) 유닛. 보이스코일이 깔린 주름잡힌 진동판이 주위에 형성된 자기장에 의해 아코디언처럼 움직여 소리를 낸다. 엘락은 1993년 JET(Jet Emission Tweeter)라는 이름의 AMT 트위터를 개발, 현재 6세대 JET까지 내놓았다. 최대 장점은 역시 50kHz까지 뻗는 주파수 응답특성이다.
콘센트로 S509는 전면에 Step X-JET 동축 유닛과 7인치 크리스탈 멤브레인 AS-XR 미드우퍼, 양 측면에 7인치 알루미늄 샌드위치 AS 우퍼가 2발씩 장착됐다. Step X-JET은 알루미늄 미드레인지 가운데에 JET5c AMT 트위터가 자리잡고 있으며, 3가지 웨이브가이드를 탈부착해 음의 분산 패턴을 컨트롤한다.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88dB, 주파수 응답특성은 22Hz~5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120Hz, 400Hz, 2.6kHz.
리본 트위터 : 피에가 Coax 811
AMT 트위터와 항상 비교되는 것이 리본 트위터다. 둘 다 평판 진동판을 썼지만, AMT 트위터는 아코디언처럼 좌우로 움직이고, 리본은 필름에 부착된 알루미늄 포일이 앞뒤로 움직여 소리를 낸다. 피에가 리본 트위터의 경우 보이스코일은 독자적인 스프레이 에칭 프로세스를 통해 납작한 형태로 진동판 뒷면에 이식된다. 마그넷은 진동판 앞과 뒤에 막대 바 형태의 네오디뮴이 투입됐다.
코액스 811은 압출 알루미늄 인클로저에 C212+ 리본 동축 유닛과 8.6인치 UHQD(Ultra High Quality Driver) 우퍼 2개, 8.6인치 UHQD 패시브 라디에이터 2개가 장착됐다. UHQD 유닛 진동판은 세라믹 코팅한 알루미늄.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92dB, 주파수 응답특성은 22Hz~50kHz. C212+ 리본 동축 유닛이 450Hz부터 초고역대인 50kHz까지 풀로 커버한다.
트위터별로 정리를 해보면
이상 스피커 6조와 트위터 6종을 간략히 살펴봤다. 트위터별로 정리를 해보면, 고역 상한이 가장 높은 것은 진동판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평판 AMT와 리본 트위터로, 엘락 콘센트로 S509와 피에가 코액스 811 모두 50kHz까지 뻗는다. 다음은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를 쓴 마르텐 파커 트리오 다이아몬드 에디션이 40kHz, 라디알슈트랄러 트위터를 쓴 MBL 120과 실크 돔 트위터를 쓴 윌슨오디오 더 와트/퍼피가 30kHz, 2인치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를 쓴 탄노이 켄싱턴 GR이 27kHz를 보인다.
이들 트위터의 저역 하한, 즉 크로스오버 주파수도 크게 다르다. 6가지 모델 중 크로스오버가 공개된 것만 따져보면, 탄노이 2인치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가 1.1kHz로 가장 낮은 대역까지 커버한다. 이쯤 되면 중역대까지 내는 유닛인 셈. 이어 마르텐 파커 트리오 다이아몬드 에디션의 다이아몬드 트위터가 2.2kHz, 엘락 콘센트로 S509의 JET5c AMT 트위터가 2.6kHz, MBL 120의 라디알슈트랄러 무지향 트위터가 3.5kHz를 보인다. 더 와트/퍼피와 코액스 811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위터는 고음만 낸다고?
트위터는 흔히 고음만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이는 잘못됐다. 트위터는 크로스오버 설계에 따라 고음 뿐만 아니라 상당 부분의 중음까지 내고, 이 때문에 스피커 전체 사운드의 키를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 귀가 익숙한 것은 낮은 중음과 중음이지만 소리가 먹먹하다, 개운하다, 밀도가 있다, 싱싱하다, 쏜다, 피곤하다, 탁 트였다, 이런 포인트는 대개 높은 중음과 고음에서 이뤄진다.
고음 : 4kHz 이상 (C8 4kHz) – 트위터 담당
높은 중음 : 2kHz~4kHz (C7 2kHz) – 미드레인지, 트위터 담당
중음 : 500Hz~2kHz (C6 1kHz, C5 523Hz) - 미드우퍼, 미드레인지, 트위터 담당
낮은 중음 : 250Hz~500Hz (C4 262Hz) – 미드우퍼 담당
저음 : 60Hz~250Hz (C3 130Hz, C2 65Hz) – 미드우퍼, 우퍼 담당
초저음 : 16Hz~60Hz (C1 32Hz, C0 16Hz) – 우퍼, 서브우퍼 담당
악기의 음색을 결정짓는 트위터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세상 거의 모든 악기의 배음과 일부 악기의 기음이 일반적인 트위터 재생 대역(2kHz 이상)에 포함된다는 사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고음 악기인 피콜로는 기음 자체가 587Hz~4.2kHz, 바이올린은 195Hz~3.1kHz, 플루트는 261Hz~2.1kHz, 클라리넷은 146Hz~2.1kHz에 걸쳐 있다.
중저음 악기의 음색도 트위터가 키를 쥐고 있다. 음색을 결정짓는 2차, 3차, 4차, 5차 배음이 대부분 트위터 재생 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 예를 들어 색소폰의 기음은 125Hz~900Hz이지만 2차 배음은 최대 1.8kHz, 3차 배음은 최대 2.7kHz, 4차 배음은 최대 3.6kHz, 5차 배음은 최대 4.5kHz까지 뻗는다. 트럼펫의 기음은 164Hz~1.0kHz이지만, 3차 배음은 최대 3.0kHz, 5차 배음은 최대 5.0kHz까지 올라간다.
스피커/트위터별 청음평
이들 스피커 6조 소리를 트위터에 집중해서 들어봤다. 룬과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으로 들은 청음곡은 칸타테 도미노의 Psalm 62(Soli Deo Gloria), 앨리슨 발섬의 Gymnopedie No.3(Paris), A.R. 레이먼의 Dacoit Duel(Between Heaven and Earth). 스피커별 매칭 소스기기와 앰프 면면은 다음과 같다.
윌슨오디오 더 와트/퍼피, 탄노이 켄싱턴 GR
eMM랩스 NS1 : 룬/UPnP 플레이어
eMM랩스 DA2 : 1비트 DSD1024 DAC
패스 XP-22 : 전원부 분리형 프리앰프
패스 X350.8 : 클래스AB MOSFET 스테레오 파워앰프. 8옴 350W, 4옴 700W
마르텐 파커 트리오 다이아몬드 에디션, MBL 120, 엘락 Concentro S509, 피에가 Coax 811
MBL N31 : 네트워크 DAC 겸 CD플레이어
MBL N51 : LASA 2.0 인티앰프, 8옴 210W, 4옴 380W, 2옴 620W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 - 마르텐 Parker Trio Diamond Edition
처음 들은 것은 마르텐. Psalm 62의 경우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스피커가 사라진 가운데 풍성하면서도 깨끗한 소리가 넓은 시청실을 가득 메운다. 음상이 또렷하게 맺히는 점도 인상적. 짐노페디 3번은 트럼펫이 내는 중고음이 맑으면서도 힘이 배어 있으며 배경이 놀랄 만큼 정숙하다. Dacoit Duel은 거의 모든 음들이 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모습이 압권. 후면 패시브 라디에이터 덕분에 저음이 매우 탄력적인 점도 특기할 만하다. 정리해보면, 기대했던 대로 다이아몬드 트위터 특유의 맑고 깨끗하며 탁 트인 고음이 압권. 은근히 강단있고 심지가 곧은 고음이 매력적인 스피커다.
무지향 라디알슈트랄러 트위터 - MBL 120
다음은 중고음 유닛에 라디알슈트랄러 2개를 투입한 MBL 120. Psalm 62의 경우 360도 전방향으로 음을 방사하는 라디알슈트랄러 스피커답게 음들이 청자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감싼다. 마르텐 다이아몬드 트위터와 세라믹 미드우퍼 조합과는 인상 자체가 다르다. 짐노페디 3번은 라디알슈트랄러가 애써 뭘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청감상 고음이 롤오프 없이 쭉쭉 뻗는다. 다코잇 듀엘은 약간 순한 맛 버전으로 시청실 공기를 뒤흔드는 저음의 양감이 두드러진다. 전체적으로 편하게 말하듯 노래하고 연주하는 스피커로 피부에 와닿는 포근한 중고음의 감촉이 대단하다.
실크 돔 트위터 - 윌슨오디오 The WATT/Puppy
Psalm 62의 경우 앞서 들은 두 스피커에 비해 훨씬 풍성한 음과 입체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확실히 윌슨오디오는 음의 고운 입자보다는 이렇게 견고하고 뎁스가 깊은 사운드스테이지와 뚜렷한 음상으로 승부하는 스피커다. 짐노페디 3번은 트럼펫 중고음의 질감과 에너지가 두드러지고, Dacoit Duel은 뉴트럴한 톤 밸런스 속에서 저음의 강력한 펀치력이 일품이다. 더 와트/퍼피는 결과적으로 6개 스피커 중 가장 착색이 적고 힘차며 카랑카랑한 소리를 들려줬는데, 실크 돔 트위터에 집중해보면 섬세하게 뻗는 에어리한 맛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중고음의 밀도와 자연스러운 질감 표현은 가장 뛰어났다.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 - 탄노이 Kensington GR
탄노이 동축 스피커는 모델에 따라 아주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는데 켄싱턴 GR은 해상력에 관한 한 동생 모델들과는 체급이 다르다. 물론 2인치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 덕분. Psalm 62는 합창단의 음상이 잘 맺히는데 이 역시 탄노이 동축 유닛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짐노페디 3번은 트럼펫의 중고음이 맑고 깨끗하게 위로 잘 뻗지만, 대신 무대감은 아주 넓거나 깊지는 않다. Dacoit Duel에서는 10인치 동축 우퍼의 빠른 스피드와 풍부한 양감이 두드러진다. 요약컨대, 켄싱턴 GR은 어느 경우에서나 음의 윤곽선이 흐트러지지 않았고, 그 일등공신은 2인치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와 동축 유닛 설계다.
리본 트위터 - 피에가 Coax 811
앞서 4개 스피커는 패스 프리앰프 조합으로 들었고, 피에가와 엘락 스피커는 MBL 인티앰프로 들었다. 코액스 811의 첫인상은 중고음이 의외로 가늘지 않고 사각사각 그 음의 디테일이 대단하다는 것. 알루미늄 인클로저 덕도 크게 봤겠지만, 리본 유닛을 그것도 미드레인지에까지 적용시키면 이런 음이 나오는가 싶다. Psalm 62는 합창단원 수가 역대급으로 많게 들렸고, 짐노페디 3번은 쭉 뻗는 고음에 힘이 가득했다. Dacoit Duel은 중저음이 오와 열을 딱 맞춰 일사불란하게 나오는 모습이 압권. 추가로 도미니크 피스 에메의 ‘Rise’도 들어봤는데 보컬의 그 실감나는 목소리에 소름마저 돋았다.
AMT 트위터 - 엘락 Concentro S509
Psalm 62를 들어보면 직전에 들었던 피에가 동축 리본 트위터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측면 우퍼가 전해주는 저음은 풍성하고도 자연스럽다는 인상. 짐노페디 3번은 트럼펫 소리에서 리본 트위터보다는 입자가 굵지만 실크 돔 트위터보다는 예리한 맛이 느껴진다. 뽀얗고 담백하다. Dacoit Duel의 경우 측면 우퍼 덕분에 질좋은 중저음이 시청실을 보다 가득 메운다. Rise는 정확하게 맺힌 보컬의 음상과 기민하게 움직인 중고음 덕분에 뭉쳤던 근육이 갑자기 탁 풀어지는 듯한 쾌감도 전해졌다.
총평
정리해본다. 개인적으로 이번 청음에서 퍼포먼스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축 리본 중고음 유닛을 단 피에가의 Coax 811이었다. 음의 디테일과 에너지, 두 마리 토끼를 가장 확실하게 잡았다. 가장 편안한 음과 자연스러운 무대를 그려준 것은 라디알슈트랄러 중고음 유닛을 단 MBL 120, SN비와 해상력에 있어서 가장 하이엔드적인 사운드를 들려준 것은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를 단 마르텐 파커 트리오 다이아몬드 에디션이 주인공이었다.
가장 모니터적인 음과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지는 실크 돔 트위터를 쓴 윌슨오디오 더 와트/퍼피, 어느 위치에서 들어도 흐트러지지 않는 음의 또렷한 윤곽선은 동축 유닛에 컴프레션 혼 드라이버를 쓴 탄노이 켄싱턴 GR이 원톱. 결국 트위터 특성대로 각 스피커의 사운드 시그니처와 캐릭터가 결정된 셈이다. 영화 ‘킹스맨’에서 주인공 콜린 퍼스가 말한 명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를 흉내내면 이렇다. ‘트위터가 스피커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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