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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글: 음악성이란... - 로버트 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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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2024년 3월호 (통권347호)에 실린글입니다.
음악성이란...
"음악성"이라는 단어는 한때 유행했던 용어로, 청취자를 음악적 표현에 끌어들이는 오디오 기기의 능력을 설명하는 용어입니다. '음악성'은 하나의 음향적 특성이 아니라 기기의 다양한 특성의 집합체, 즉 제품의 형상입니다. 음악성은 정확하게 정의된 적이 없으며, 모호한 포괄적인 용어로 남아 있습니다. 오디오 애호가 커뮤니티에서는 '음악성'을 알 수 없고 정의할 수 없는 신비로운 속성으로 취급해 왔습니다.
저는 '음악성'이 다시 어휘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지만, 그 의미가 더 명확하게 이해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보는 바로는 이 용어는 음향적 속성의 특정 조합을 표현하며, 이 조합을 통하여 음악과 연결될 수 있는 효과적인 인식을 도출해냅니다. 누구나 음악을 들으면 음악성을 알아볼 수 있으니, 이제는 어떤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더 '음악적'인지 파악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어떤 음향적 특성이 특정 조합으로 나타날 때 이 애매한 인식에 기여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언어와 이해 사이의 연관성은 모든 분야에서 중요하지만, 특히 특정 오디오 기기를 통하여 음악을 듣는 경험을 묘사하고 설명하려고 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정확한 언어는 다른 사람에게 제품의 특정 특성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그 특정 특성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해리 피어슨은 50여 년 전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오디오용어를 발명하기 시작했을 때 이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해리와 앱솔루트 사운드가 나오기 전에는 음향에 대한 설명이 '현장같은(present)', '꽉 찬(full)', '찬란한(brilliant)', '선명한(clear)' 등의 상상력이 결여된 용어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오디오 기기가 음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는 이러한 단어로 표현할 때 당연히 원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에는 '음색의 밀도감', '음상의 명확함', '연속성', '내부 디테일', '음정의 또렷함', '과도음 충실도' 등의 개념을 표현하는 어휘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폴라니는 1958년 저서 “개인적 지식: 후기비판적 철학을 향하여”에서 언어와 이해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를 탐구하였습니다. 그는 의대생이 폐 엑스레이를 보면서 아직 보이지 않는 현상을 설명하는 숙련된 방사선 전문의의 말을 듣고 있는 것에 대해 언급하며 "그리고 결국 그가 지적으로 인내한다면 생리적 변화와 병리학적 변화 또는 흉터, 만성 감염 및 급성 질환의 징후에 대한 중요한 세부 사항의 풍부한 파노라마가 그에게 드러날 것입니다. 그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 것입니다. 그는 여전히 전문가가 볼 수 있는 것의 극히 일부만 볼 수 있지만, 이제 사진들은 확실히 의미가 있으며 사진에 대한 대부분의 커멘트들도 이해가 됩니다. 따라서 폐 방사선학의 언어를 배운 순간, 그 학생은 폐 방사선 사진을 이해하는 법도 배웠을 것입니다. 이 둘은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가리키는 이해할 수 없는 텍스트가 우리에게 던져진 양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같이 이끌어주며, 결국에는 그 단어와 사물에 대한 공동의 이해로 구성된 개념을 발견함으로써 함께 해결됩니다."
"음악성"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며, 실제로 하이엔드 오디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므로 우리의 이해를 벗어난 신비로운 개념으로 치부하기보다는 탐구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 용어는 우리가 음악성을 경험할 때 개별 음향 특성에 대한 분석적인 해부와 분류를 중단하고 우리가 경험하는 바로 그 품질, 즉 음악적 몰입을 우리가 선호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정의된 용어입니다.
하지만 많은 오디오 기기의 소리를 듣고 설명한 경험을 통하여 음악성이란 주로 상호 배타적인 두 가지 요소의 조합이라는 추측에 도달하였습니다. 첫 번째 요소는 편안함, 즉 소리에 압도당하지 않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편안하게 들리는 시스템은 종종 관심을 사로잡지 못합니다. 이 시스템은 정보 층을 제거하여 음악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특성인 음색의 진정성, 과도(transient) 속도, 미세한 디테일을 음악으로부터 빼앗습니다.
우리는 모두 반대편의 극단인 밝기가 지나치거나 상위 중음역대가 딱딱하든지, 과도음 앞가장자리의 에칭 흔적 또는 악기 음색에서 약간의 눈부심 현상이 나타나는 시스템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디테일을 강조하기 때문에 매력적이지만, 음악과 거리를 두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감탄할 수는 있지만 즐길 수는 없는 소리입니다.
문제는 앞서 설명한 특성들이 서로 배타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고해상도 제품은 분석적이어서 불쾌감을 주고, 부드러운 제품은 디테일이 부족해서 몰입을 방해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성은 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전반적인 프레젠테이션 내에서 보다 세련된 유형의 해상도, 단적인 예로 악기 소리를 실제처럼 들리게 하는 놀랍도록 미세한 음색 디테일을 전달하는 시스템의 능력입니다. 편안한 느낌은 당신을 빠져들게 이끌고 실제 음악적 디테일의 노출은 당신을 사로잡습니다.
최고의 시스템은 당신으로 하여금 그 모든 다른 생각을 버리게 하고 뮤지션이 선사하는 스릴 넘치는 음악에 빠져들도록 당신을 부추깁니다.
그것이 바로 음악성입니다.
로버트 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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