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케이스 뒷면이나 내지 혹은 음반의 인쇄면을 보시면 ⓟ 마크와 © 마크와 함께 연도 및 음반사 이름이 인쇄된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마크와 연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초보분들은 잘 모르실 수 있어서 설명드립니다. 이하 편의상 ©는 (c)로 ⓟ는 (p)로 표시하겠습니다.
일단 2가지 마크는 각각 copyright의 c와 published (혹은 produced)의 p를 줄인 것입니다. 통상 (c)는 음반 내지의 해설에 대한 저작권 연도를 표시합니다. 즉 서적에서 쓰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인쇄물의 저작자와 공표연도를 의미합니다. 이는 음악 연주가 아니라 내지 해설을 쓴 사람이 가지는 저작권 표시입니다. 해당 음반이 발매될 때 내지를 새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래된 녹음이라도 (c) 연도는 최근연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p) 마크후 연도는 최초공표연도를 의미하도록 음악저작권에 관련된 국제 조약에서 정해두고 있습니다 (실연자 , 음반제작자 및 방송사업자의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 제 11조, 관련 사이트: http://www.copyright.or.kr/copy/main.asp?ht=./law/trt_b_ro.htm&ca=6&se=2 ).
즉, (p) 마크는 해당 음원의 최초 공표 (즉, 발행) 연도를 표기하는 것이 정석이며 연도 뒤의 이름은 저작권자를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메이저 음반사 즉, 유니버설 뮤직, EMI, SONY, 워너 등의 음반사들이 이 규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SONY의 경우 내지보다는 CD 표면에 주로 최초 발행연도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음반과 EMI는 트랙별로 최초 발행연도를 내지에 매우 정확히 표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RCA/BMG 음반들만은 무슨 이유에선지 최초 발매연도를 숨기고 잘 표기를 하지 않습니다. BMG 음반들은 해당 음반이 가장 최근 발행된 연도를 (p) 마크 뒤에 주로 표기합니다.
그런데 음반에 (p) 마크가 2개 이상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위의 국제협약에서 정해둔 (p) 마크는 그중 녹음트랙별로 붙은 (p) 뒤의 연도이며 흔히 녹음연도에 1을 더한 연도가 됩니다. 예를 들어 (p) 1956가 트랙 1-4, (p) 1957가 트랙 5-8이라면 두 곡은 각각 1956년과 1957년이 공표연도가 되는 것입니다.
거기에 추가로 두 번째 (p) 마크를 써서, 예를 들어, This compilation and digital remastering (p) 1997이라고 되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는 해당 CD (LP가 아니라)가 그러한 수록곡 (compilation)과 음질 (remastering)로 최초 발매된 연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날로그 녹음일 경우, 이 두번째 (p) 마크는 재발매 연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주로 EMI 음반들이 이러한 규칙을 철저히 적용하여 2가지 다른 (p) 마크를 쓰고 있습니다.
한편 이런 2개의 (p)마크는 국제협약에서 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혼돈을 피하기 위해서 유니버설이나 워너 뮤직의 경우 대부분 이 두번째 (p)마크는 표시하지 않고 (p) 마크를 최초 공표연도를 위해서만 사용합니다.
이제 예를 좀더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음반에
(p) 1974 TELDEC CLASSICS INTERNATIONAL GMBH
(c) 1993 TELDEC CLASSICS INTERNATIONAL GMBH
라고 되어 있다면 이 녹음은 1974년 최초로 공표됐으며, 1993년에 내지 해설을 새로 썼다는 뜻으로 통상 1993년에 해당 디자인과 포맷으로 처음 발매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예로
(p) 1959 The copyright in these sound recordings is owned by EMI Records Ltd.
This compilation and digital remastering (p) 1995 EMI Records. Ltd.
(c) 2005 EMi Records Ltd.
라고 되어 있다면 역시 1959년에 최초로 공표됐으나 1995년에 새로 마스터링해서 발매했다는 뜻입니다. 만약 이 음반이 2005년에 표지 디자인이 바껴서 새로 발매된 음반이라면, 위의 2번째 (p) 연도가 2005년이 아니라 1995년이므로 1995년에 발매됐던 음반과 그 음질은 차이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새로 리마스터링을 하지 않고 1995년도 것을 썼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2005년 재발매인 것은 내지를 새로 제작한 연도인 (c) 2005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음반에 (p)마크나 (c) 마크를 유심히 보시면 최초 공표연도, 재발매 연도, 리마스터링 연도 등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凡石 2009.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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