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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Key 가 참여한 국제 오디오쇼

아날로그 초고수의 AES 2024 방문기

by onekey 2024. 11. 20.

SAL 부스

나긋한 사운드로 부드럽게 초고역 까지 올라가는 고음에  가볍게 치고 빠지는 저음이 인상적입니다. 우퍼와 트위터의 연결이 자연스러워서 소리가 오르내릴 때 위화감이 없었습니다.

빠르고 스피디한 저음이 인상적이어서 우퍼를 살펴보니 수프라복스 같이 보였습니다. 확인해보니 프레임만 수프라복스이고 콘지 엣지 코일 자석 모두 새로 주문해서 제작했다고 힙니다. 빠르고 단정한 저역은 우퍼의 능력이 좋아서 이기도 하지만 후면 개방형의 설계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아래는 스피커 뒷면 사진으로 후면 개방형임을 알수 있습니다.

후면 개방형의 장점인 깔끔한 저음으로 일반적인 덕트형의 양은 많지만 위상이 겹쳐져서 혼탁한 저음과는 다른 질 좋은 저음을 냅니다. 후면 개방형이라 저음이 빠르면서도 잔향도 짧아서 저음 악기의 위상 표현이 좋았습니다. 빠르게 연석해서 나오는 타격음의 처리도 잔향이 짧아서 잘 소화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나긋하면서도 고급스런 음색에 빠르고 타이트한 저음으로 인상적인 소리를 들려준 부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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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오디오 부스

PMC 스피커로 시연중이었습니다.  

바하 무반주 파르티타 들었는데, 소리가 가격을 감안하면 괜찮았습니다. 초고역까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이 가격대 제품에서 그런걸 기대하면 무리입니다. 그런데 음색의 결이 묘합니다. 케이블 매칭을 중점으로 하는 부스인 것 같은데요. 음색이 실제 바이올린 소리에 익숙한 나에게는 약간은 어색하게 들렸습니다. 매력이라고 해야하나 착색이라고 해야하나 애매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특히 바이올린 질감 표현이 독특합니다. 이걸 매력으로 받아들일 애호가도 있겠지만 실연을 자주 듣는 나에게는 약간의 어색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케이블 비교 시청 흔히 줄질이라고 불리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그것을 즐기는 매니아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동안 케이블 비교를 해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각 브랜드의 입문이나 중간 가격대 케이블 중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걸 선택해서 한 브랜드로 도배하지 않고 적절히 섞어쓰는 것이 좋았습니다. 고가의 케이블로 올라갈수록 음색도 고급스러워지고 대역도 넓어져서 신기한 마음에 그것에 매달려 케이블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그 끝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전문용어로 주화입마에 빠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이상하고 실재하지 않는 괴상한 음색의 소리를 마치 천상의 소리라고 생각하고 듣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얘기하자면 고가의 케이블이 기존에 듣지 못하던 음색이나 뉘앙스를 보여주는데, 그것에 빠져서 계속 특정 브랜드 위주로 매칭을 하다보면 소리가 실연의 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음색의 이상한 소리가 되어버리는 경우를 많습니다. 고가의 케이블을 쓰기 보다는 중급 케이블에 머물면서 그돈으로 기기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현명하게 오디오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자기 돈으로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것까지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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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Audio 부스

바이스 502 Dac에 PILIUM 인티 앰프에 아발론 스피커 매칭했습니다. 첫 인상은 적막하고 조용합니다. 빈 배경 표현이 무언가 뿌옇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어있는 공간 그자체로 표현하는것이 탁월합니다. 빈공간에 정확하게 악기 음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담백하고 나긋하면서도 고급스런 사운드입니다. 볼륨 경쟁을 펼치는 오디오쇼 현장에서 이런 소리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휴식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뭔가를 계속 더하고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여백의 미를 느끼게 해주는 사운드입니다. 심플하고 담백하다고 하면 보통은 속이 비거나 빈약한 사운드를 상상하는데 그런 것과는 다릅니다. 채워야 하는 악기의 음상은 채우고 악기가 없는 빈공간은 비워두는 그런 사운드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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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맨 부스

베리티 오디오 Lakme 스피커에 마크레빈슨 5805 오렌더 A1000 연결했습니다. 무대가 뒤로 들어가는 점잖은 사운드입니다. 듣기에 편안한 사운드로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편안하게 음악 듣는데는 충분히 좋은 시스템이었습니다. 예리하게 뻗는 고음과 깊게 아래로 뚝 떨어지는 저음을 내주지는 못했지만, 무난하고 딱히 문제될 만한 구석도 없는 사운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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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쿤,  케이원, 원키 부스

질량분리형 헤드쉘에 전류형 카트리지에 클라디오 턴테이블에 월슨 스피커에 바쿤 프리 파워 앰프에 연결했습니다. 엘피 재생시 치찰음이 살짝 강조되어 들렸습니다. 이건 중가 카트리지에서 흔하게 느껴지는 증상입니다. 카트리지의 정체가 궁금해서 문의하니 바쿤의 제직자인 나가이씨가 중국산 MC 카트리지를  튜닝해서 개조한 것이라고 합니다.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튜닝했다고 하지만 내 귀에는 여전히 치찰음이 거슬리는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질량분리형 헤드쉘이라는 것은 나소텍의 스윙 헤드쉘과 비슷한 개념으로 스타일러스 끝을 중심으로키트리지가 좌우로 움직일수 설계된 헤드쉘입니다. 이 헤드쉘은 톤암 끝이 안쪽으로 구브러진 옵셋각을 갖는 일반적인 톤암에 장착할 때 트래킹 에러를 줄이고 바늘이 레코드의 소릿골에 좀더 자연스럽게 접촉하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리니어 트래킹 톤암에는 이게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옵셋각이 없이 직선으로 움직이는 톤암에는 질량분리 헤드쉘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카트리지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가벼운 헤드쉘이면 충분합니다.

비유하자면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상태로 스케이드 보드 위에 올라탄 것과 비슷합니다. 스케이트 보드의 바퀴가 굴러가는데 그 위에 보드에 롤러 스케이트를 신은 발로 딛고 서 있는 셈입니다. 불필요한 바퀴가 이중으로 작동하는 상황으로 왠만한 운동 신경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앞으로 가기는 커녕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소리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기 보다는 기준선이 미세하게 출렁거리는 느낌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출렁거림이 클래식의 비브라토나 트로트의 꺽는 것과 비슷한 매력으로 느낄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일반 헤드쉘 장착이 안정적이고 더 좋은 사운드를 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반 헤드쉘로 바꾸어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스를 나왔습니다.

엘피를 주로 시연하는 부스중에서 음반 상태 관리가 잘되어서 레코드 상태가 좋게 느껴졌던 점은 칭찬할만 했습니다. 원키 오원기님의 엘피 크리닝 노하우와 클라디오의 레코드 크리너 덕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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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리스 부스

BLOCK 프리 파워에 ARETAI 스피커를 연결했습니다. 트위터에 백색의 혼을 사용했습니다. 호소력 짙은 보컬이 매력입니다. 다만 가수의 입이 스피커 연결선에서 약간 앞으로 나오는 사운드 스테이지를 형성합니다. 이는 아마도 혼을 채용한 때문이어서 인것 같습니다. 저음도 생각보다 깊고 웅장하면서도 단정합니다. 아주 빠른 하이스피드까지는 아니어도 빠르고 여운이 짧아서 엉키지 않고 윤곽이 정확한 편이었습니다.  예상보다 소리가 좋았던 부스로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 소노리스 부스는 신선한 기기로 좋은 소리 만들어냈던 곳이었습니다. 한동안 이상한 기기를 들고 나오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가다가 다시 전통의 강자로 돌아온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초저역 재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쳤겠지만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소리를 들려준 부스였습니다.

여기서 2부를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