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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르십니다 - 오디오 성향에 따른 선택법

by onekey 2024. 10. 10.

풀레인지

2020.02.26. 1

(제목을 다소 자극적으로 적었습니다. 그렇지만, 유사한 글을 수차례 작성했음에도 그다지 회자되지 않은 것 같아서, 다소 심각성을 부여하기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함을 양해 바랍니다)

오디오를 하는데 있어서 개인에게 만족감을 주는 제품의 선택 기준은 막연하게 ‘좋은거’ 가 아니라 제품의 성향이 되어야 합니다.

어렸을 때는 여자를 볼 때, 예쁜 것만 보다가 결국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면 성격이나 말이 통하는 것도 보듯이 오디오의 선택도 절대로 ‘좋다’ 라는 간단한 명제만 보면 되는 것이 아니고 성향과 매칭을 볼줄 알아야 되고 또 그렇게 관심을 가져야 결국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종종 질문을 받다보면 저렴한 제품도 아닌데 성향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고 질문을 하시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고급 오디오 기기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디오에 대해서 경험이 아예 없는 경우도 아닌 경우도 완전히 정반대로 상반된 성향의 제품을 본인에게 맞을지 안 맞을지를 전혀 가늠을 못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커피숍에 와서 아이스커피가 차가운 음료인지 뜨거운 음료인지도 구별을 못하는 수준인 것입니다.

심지어는 아이스 커피는 차가운 커피고, 따뜻한 커피는 아니니 차가운게 싫으시면 아이스 커피를 선택하시면 안된다고 해도, 정말로 그게 맞냐면서 아리까리 하시다가 결국은 다른데서 아이스 커피가 묻지도 따지지도 마시고 그냥 무조건 좋다고 하면 그냥 그걸 선택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는 좋아도 좋은줄 모르고 안 좋아도 안 좋은줄 모르고 그냥 사용하시는 경우가 절반일 것이고, 차가운거 싫었는데 차갑다고 설명을 해드렸는데도 아리까리 하다가 결국은 무조건 좋다는 말만 믿고 아이스커피를 구입했다가 직접 사용해 보시고서는 이거 왜 이렇게 차가워~ 하는겁니다.

아주 싸구려 제품이면 그래도 큰 손해는 아니지만 단품으로 1000만원 넘는 제품을 구입하시는 분들 중에도 그런 경우가 꽤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30kg 넘는 앰프랑 10kg짜리 앰프의 성능이나 성향 차이를 모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앰프는 그정도 무게 차이가 나면, 음질 차이는 뻔합니다. 뻔한 사실이 이렇게 전달이 어려워요.

좋다는 말을 보지 마세요. 성향을 파악하세요.

물론, 모를 수 있습니다. 경험이 없으시니 당연히 모를 수 밖에요. 그래서 이렇게 설명을 하는겁니다.

그런데 왠만하면 그런정도 차이는 리뷰에도 나옵니다. 하나는 음이 풍부하고 중후하고 깊이감이 있다거나 다른 하나는 그런건 없다거나…

하나는 음이 얇고 중저음이 조금 가벼운 편이라거나 다른 하나는 대단히 중후하고 풍부하다거나…. 이정도 설명은 한다는 겁니다.

어떤 제품은 유일한 단점은 음이 쎄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유일하게 조심해야 되는 것이 쎈 성향의 제품과 매칭하지 말라고 했는데, 딱 쎈 성향하고 매칭합니다. 그러니까. 좋은 제품의 선택은 커녕, 그냥 주의하라는 것만 주의해도 꽤 좋은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걸 구분을 못하는 겁니다.

왜냐?? 오로지 넘쳐나는 좋다는 말만 듣기 때문에…. 제발 쎈 성향하고만 매칭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쎈 성향과 매칭하셨냐고 물으면 대답은 항상 똑같습니다.

워낙 좋다고 해서…

다른거 다 안 보고 그 말만 보는거에요.

다른말 다 안 듣고 그 말만 듣는거에요.

그래서 좋다는 말을 보지 말라는 겁니다.

좋다는 말만 빼고 보세요.

좋다는 말은 빼고, 제발 성향을 보시라는 겁니다.

이해하기 힘들면, 딱 상반된 두가지 성향만이라도 이해를 하세요

풍부한 성향과 심플하고 깔끔 단정한 성향

두툼한 성향과 얇은 성향

강한 성향과 부드러운 성향

개방감과 이탈감이 강한 것과 무딘 것 등등

차가운 성향에 또 차가운 성향을 매칭해서 정말로 짜릿한 음을 만드는 것이 더 나은건지… 부드러운 성향에 또 부드러운 성향을 매칭해서 엄청 부드러운 음을 만드는 것이 더 나은건지… 아니면 이미 충분히 따스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는 음을 약간 더 치고 나오게 하는게 더 나은건지…

아니면 현재의 음질이 다소 차갑고 까칠한 느낌이 있으니, 음의 밀도를 더해서 음을 풍부하게 만들고 포근하게 만드는 것이 더 나을지 등을 생각해야 된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그걸 하기가 힘듭니다. 그걸 청음도 안해보고 매칭을 바꿔가면서 테스트도 안해본 상태에서는 당연히 알 수가 없습니다. 청음해 보면 다 알 것 같지만, 안 그래요. 청음해 봐도 몰라요.

왜냐면, 엄청나게 부드러운 성향의 매칭기기에 차가운 성향의 기기를 매칭해서 들려주면 차가운 성향의 오디오 기기도 왜 이렇게 부드럽냐고 그래요. 반대로 엄청 까칠한 성향의 매칭기기들에 부드러운 성향의 기기 하나를 매칭해서 들려주면 그 부드러운 성향의 기기까지 왜 이렇게 까칠하냐고 그럽니다. 대부분 다 그래요. 오디오 경력이 많아도 그럴 수밖게 없고 저도 바꿔가면서 테스트 해보지 않고서는 잘 모릅니다. 저도 그럽니다. 잘 알기 힘들어요.

그런데 오디오 전문가가 제품의 좋고 나쁨을 약간 과장을 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어도 성향까지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을 하지는 않습니다. 예컨데, 콩 심은데 팥이 난다거나 차가운 성향을 따스한 성향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의 성향 자체는 어느정도 청음을 해보지 않고도 어느정도 파악이 가능하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현재의 상태에서 어떤 성향이 필요한지 정도는 본인이 직접 파악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뭔가 특정한 제품이 무조건 좋다는 이야기를 할려는 것이 아닙니다. 성향에 따라서는 모든 제품이 좋을 수도 있고, 모든 제품이 반대로 안 좋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다만, 취향과 상황과 매칭에 따라서 항상 좋고 나쁨이 바뀔 수 있으니 그 성향만큼은 본인이 결정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해도, 결과는 똑같아요.

그게 그렇게 좋아요??

그걸로 끝이에요.

아무리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사람보다, 그냥 “진짜 끝내줘요. 진짜 좋아요. 그냥 이거 사시면 되요” 하는 사람의 말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의외로 이런 이야기를 아마추어가 할수록 더 의심없이 신뢰를 얻고 그냥 그대로 집중이 되는 듯 합니다.

겨울 혹한에..아이스커피를 마실지 뜨거운 커피 마실지는 선택할 수 있어야죠

정말로 극단적으로,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일려고 카페에 들어온겁니다. 그 상황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셔야 되는지 차가운 커피를 마셔야 되는지 정도는 본인이 결정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조언자는 그 중간에서 그 사람이 뜨거운 음료를 좋아하는지 차가운 음료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그 성향에 대해서 가능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몸을 녹이고 싶은데, 차가운 커피를 시켰다가 너무 차갑고 춥기만 하고 이가 시리고 그러겠죠. 그리고 나서 그렇지 않아도 추워 죽겠는데 너무나 차가운 커피 때문에 너무 실망이었다며 이집 커피맛 정말 엉망이라고 일갈을 하면 과연 그게 맞는 말일까요?

제대로 된 조언자라면 그 상황에서 추워서 차가운 음료 싫다는데 차가운 성향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차가운 성향을 무조건 좋다고 추천하는건 조언자로서 그냥 낙제에요. 그건 조언을 하는 사람도 그 성향을 모르는겁니다.

이런 일들 때문에 제품의 정확한 성향이나 장단점은 잘 전달이 되지 않고 하나의 제품이 발휘할 수 있는 여러가지 특징과 잠재력과 매칭. 조건이 바뀌었을 때 발휘될 수 있는 포인트들이 공유가 되지 않게 됩니다. 혹은 공유가 되더라도 잘못된 정보가 알려지게 됩니다.

과거에 엄청 좋았던 제품도 매칭이 하나 바뀔 때는 완전히 안 좋은 제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컨데, 스피커나 앰프나 소스기 중에서 하나를 바꾸게 되면, 매칭하는 케이블 중에 성향이 다소 극단적인 성향의 케이블이 있다면, 그 케이블도 바뀌어야 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좋았던 케이블이 매칭기기가 바뀌면 아주 좋지 않은 케이블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의 경우는 나중에 들어온(구입한) 제품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면, 그 제품을 매칭하기 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렇지만, 어떤 제품이 비중이 더 높은지를 생각해야 됩니다.

모범생이 전학을 와서 일진한테 집단 구타를 당했는데, 그 학생이 전학오기 전에는 싸움이 없었는데, 그 학생이 전학오고 나서 싸움이 났으니 그 학생이 문제라고 하지는 않잖아요. 이런 잘못된 정보가 만들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성향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과거에는 문제가 없었던 제품도 매칭이 새롭게 하나라도 바뀌면 나쁜 제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반대로 과거에는 별로였던 장비가 갑자기 꼭 필요한 장비가 되기도 합니다.

소금을 예로 생각해 보세요 소금은 그 하나로는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음식재료입니다

소금을 종종 예로 듭니다. 소금이 소금 하나로만 보면 그게 좋은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냥 짜기만 하죠.

오디오로 치자면 그 하나로는 아무짝에도 쓸데 없는 그냥 너무 짜기만 한 음식이죠. 오디오 중에도 그런 제품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쓰임새에 따라서는 소금이 다른 음식과 조합이 되었을 때는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는 것처럼, 우리가 좀 더 만족스러운 오디오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소금 같은 존재들을 찾아내야 됩니다. 그런데 짠 음식을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소금도 별로겠죠. 그게 왜 별로고, 아니면 왜 좋은지를 이해해야 됩니다.

오디오 좋다는거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것보다 먼저는 성향이 먼저입니다.

소금이 짠맛인지 단맛인지 정도는 알고 먹어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